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25. 6. 24. 선고 2024노1713 판결

주문

검사의 피고인들에 대한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이 법원의 심판범위

원심에서 원심 공동피고인 A, 주식회사 B(이하 'B'라 한다)에 대하여 각 유죄판결이 선고되었는데, 이에 대하여 위 원심 공동피고인들 및 검사가 항소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원심판결 중 위 원심 공동피고인들에 대한 부분은 분리·확정되었다. 따라서 이 법원의 심판범위는 피고인 C, D 주식회사(이하 'D'이라 한다)에 대한 부분에 한정된다.

2.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들은 도급업체 및 도급업체 현장소장으로서 하도급업체와 동일한 안전조치의무를 부담하고 있었던 점, 피고인 C은 이 사건 공법에 대해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고, 하도급업체에서 시공하면 곧장 시공 상태를 확인하는 작업을 하였으며, 안정성 평가 여부 및 작업계획서대로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지 여부에 대해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음에도 이를 하지 아니한 점 등을 고려할 때, 피고인들에게 이 사건 공사 중 '외부 강연성 보강 공사'를 감시·감독할 지위 및 그에 따른 사고 발생 예견가능성을 인정할 수 있음에도, 이와 달리 보아 피고인들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단에 채증법칙위반 및 사실관계를 오인한 위법이 존재한다.

3.

판단

가.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자세히 설시하여 피고인 D과 피해자 사이에 실질적인 고용관계가 있었음을 인정할 수 없고, 나아가 피고인 D이 그 소속 근로자로 하여금 하수급인의 작업을 현장에서 감시·감독하도록 지시하였다거나, 감시·감독할 지위에 있었다는 점을 인정할 수 없으며, 같은 취지에서 피고인 C에게 이 사건 사고 발생의 예견가능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피고인들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하였다.

나.

당심의 판단

(1)

산업안전보건법 제38조에 따른 '사업주'로서의 책임에 관한 판단

검사는 원심에서도 피고인 D이 피해자와 실질적 고용관계를 맺은 사업주에 해당하고 산업안전보건법 제38조의 '사업주'로서의 책임을 져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였으나, 원심은 이에 대한 판단을 자세히 설시하여 위 주장을 배척하였는바,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므로 검사의 이 부분 채증법칙위반 및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없다. 한편 원심에서 산업안전법보건법제63조의 '도급인'으로서의 책임에 관하여는 판단하고 있지 않으므로, 관련하여 아래에서 검토한다.

(2)

근로자사망으로 인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 및 업무상과실치사 부분에 대한 산업안전보건법 제63조에 따른 '도급인'으로서의 책임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2019. 1. 15. 법률 제16272호로 전부 개정(2020. 1. 16. 시행)된 산업안전보건법상건설공사 도급과 관련한 안전·보건조치의무 및 그 위반에 따른 형사처벌 규정의 해석에서는 산업안전보건법의 규정 체계나 입법 경위와 함께, 개정법상 도급 사업주의 안전·보건조치의무는 수급 사업주의 안전·보건조치의무와 중첩적으로 부과되는 것으로서, 산업안전보건법이 제167조에서 관계수급인 근로자 사망에 관한 형사처벌 규정을 신설한 것은 종래 도급 사업주의 안전·보건조치의무를 한정적으로만 인정하고 그 의무 위반에 대하여도 제한적으로 형사처벌하던 것에 비하여, 의무 인정범위를 확대함과 함께 그 위반의 결과인 사망사고에 대한 도급 사업주의 책임을 강화하여 도급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산업재해를 예방함으로써 근로자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입법적 결단이라는 점, 다만 개정 산업안전보건법은 건설공사의 경우 그 특수성을 감안하여 도급인의 범위를 시공을 주도하여 총괄·관리하는 자에 한정한 점 등을 고려하여야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건설공사를 도급하는 사업주가 자신의 사업장에서 사망한 관계수급인의 근로자와 관련하여 개정 산업안전보건법 제167조의 형사책임을 부담하는 도급인에 해당하는지는, 위와 같은 사항과 함께 도급 사업주가 자신의 사업장에서 시행하는 건설공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산업재해 예방과 관련된 유해·위험요소에 대하여 실질적인 지배·관리 권한을 가지고 있었는지를 중심으로, 도급 사업주가 해당 건설공사에 대하여 행사한 실질적 영향력의 정도, 도급 사업주의 해당 공사에 대한 전문성, 시공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규범적인 관점에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4. 11.14. 선고 2023도14674 판결 참조).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정한 안전·보건조치 의무를 위반하였는지 여부는 산업안전보건법 및 같은 법 시행규칙에 근거한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의 개별 조항에서 정한 의무의 내용과 해당 산업현장의 특성 등을 토대로 산업안전보건법의 입법 목적, 관련 규정이 사업주에게 안전 · 보건조치를 부과한 구체적인 취지, 사업장의 규모와 해당 사업장에서 이루어지는 작업의 성격 및 이에 내재되어 있거나 합리적으로 예상되는 안전·보건상 위험의 내용, 산업재해의 발생 빈도, 안전·보건조치에 필요한 기술 수준등을 구체적으로 살펴 규범목적에 부합하도록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1. 9. 30. 선고 2020도3996 판결 참조).

(나)

판단

위 법리는 형식적으로 도급계약을 체결하였으나 실질적으로 건설공사발주자와 수급인 사이의 특약에 의하여 도급인이 수급인의 공사에 실질적인 지배·관리권을 행사하지 못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되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피고인 D이 B에 이 사건 공사 중 'G 공사'를 하도급하였다는 사실에 더하여 피고인들이 위 공사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산업재해 예방과 관련된 유해·위험요소에 대하여 실질적인 지배·관리권한을 가지고 있었는지를 검토하여야 한다. 특히 사전에 안정성 평가를 하여 근로자에게 미칠 위험성을 예견하고 제거할 능력 내지 권한이 있었는지, 작업계획서의 계획에 따라 작업하도록 지휘할 의무가 인정되는지를 중점적으로 살펴본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원심 설시와 같은 사정들에다가 이들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 등을 보태어 보면, 피고인들에게 B의 아래에서 보는 '이 사건 공법'을 활용한 이 사건 공사 중 'G 공사'를 감시·감독할 지위와 책임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같은 취지에서 피고인 C이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할 것을 예견할 수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결과적으로 이와 결론을 같이 한 원심 판단에 검사의 이 부분 주장과 같은 채증법칙위반 및 사실오인의 잘못은 없다.

1)

이 사건 공사의 발주자인 서울 강서도로사업소는 2020. 5. 8. B와 신기술·특허사용 협약을 체결하여 이 사건 공사 중 'G 공사'에 B의 'AB(특허번호 AC, 이하 위 특허를 사용한 공법을 '이 사건 공법'이라 한다)'<1>을 사용하기로 약정하였다. 피고인 D은 2020. 6. 30. 위 보강 공사와 관련하여 B의 위 특허기술을 사용하는 것을 조건으로 이 사건 공사를 도급받았고, 피고인 D은 2020. 9.경 발주자의 요청에 따라 B와 위 보강 공사와 관련하여 하도급계약을 체결하였으며, 이후 이 사건 공사의 발주자인 서울 강서도로사업소가 B에게 하도급 대금 전액을 직접 지급하기로 하는 직접지급합의를

하였다. 이처럼 B는 피고인 D이 이 사건 공사를 도급받기 전부터 발주처와 직접 이 사건 공법 활용에 관한 특약을 맺은 바 있다.

2)

서울 강서도로사업소는 이 사건 공사 관리, 감독에 대한 일체의 사무를 서울시설공단에 위탁하였는데, 서울시설공단이 2020. 11. 15.경 주최한 화상회의에서 작업계획서에 기재된 강봉·강연선의 긴장력보다 높은 긴장력으로 긴장할 것이 결정되었다. B의 담당 기술자는 위 회의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반면, 피고인 D은 위 회의의 참여 대상이 아니어서 참석하지 못하였다. A은 수사단계에서 '서울 강서도로사업소에서 B 측의 본사 설계이사에게 강연선의 긴장력을 높일 것을 지시하여 위 화상회의 결정에 이르게 된 것이며, 시방서는 수정하지 않고 B가 자체적으로 긴장량 계산서를 만들고 그에 따라 공사를 진행하였다.'라고 진술하였다. 또한 A은 원심 공판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강연선 긴장력 증가, 정착구 및 콘크리트 간 접촉면의 마찰력 감소 등에 대한 안전성 평가에 대하여 피고인들이 관여하거나 역할을 한 부분은 없고, 이 사건 공법 자체가 발주처와 B의 특약에 따른 것이라 그랬던 것 같다.'라고 진술하였다. 피고인들로서는 위 공법 활용 여부에 관한 결정권이 없었고, 위 공법에 따른 구체적인 시공 방향을 결정하는 데 전혀 관여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3)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이후 발주자인 서울 강서도로사업소는 2020. 12. 11. 각계 전문가로 구성된 'F공사 사고조사 자문단'을 설치하고 조사를 실시하였는데, 위 자문단은 사고의 발생 경위에 관하여 '이 사건 공법의 기본 개념은 정착구 PS강봉에 의해 마찰력이 확보되어 PS강연선을 긴장할 때 PS강봉은 인장응력만이 작용하도록 계획하였으나 정착구의 활동으로 인하여 PS강봉이 코어홀의 콘크리트면과 접촉하면서 복합하중(인장력 + 전단력 + 휨모멘트)에 의한 복합 응력이 작용하는 결과를 초래하여PS강봉의 파단이 발생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하였다. 또한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은 '강연선 긴장력 증가 등 작업계획서 미준수 시공, 정착구 및 콘크리트 간 접촉면 마찰력 감소 등의 원인으로 인해 정착구의 강봉이 거더 외측으로 빠져나오는 사고가 발생한 것이고, ① 부재의 낙하를 방지하기 위한 방법, ② 공사에 사용되는 가설 철구조물등의 설치, 사용 시 안전성 검토 방법, ③ 그 밖에 안전·보건에 관련된 사항 등에 관한 작업계획서를 작성하여 그에 따라 작업을 하도록 하였어야 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4)

한편, 산업안전보건법 제62조 제3항, 같은 법 시행령 제53조 제1항에 따른 안전보건총괄책임자의 직무는 '1. 법 제36조에 따른 위험성평가의 실시, 2. 법 제51조및 제54조에 따른 작업의 중지, 3. 법 제64조에 따른 도급 시 산업재해 예방조치, 4. 법 제72조 제1항에 따른 산업안전보건관리비의 관계수급인 간의 사용에 관한 협의·조정 및 그 집행의 감독, 5. 안전인증대상기계등과 자율안전확인대상기계등의 사용 여부확인' 등이다. 이 중에서 작업계획 수립과 가장 관련성이 있다고 보이는 산업안전보건법 제64조 문언을 살펴보면, 먼저 제1항에 따라 도급인이 이행하여야 할 사항은 '1. 도급인과 수급인을 구성원으로 하는 안전 및 보건에 관한 협의체의 구성 및 운영, 2. 작업장 순회점검,<2> 3. 관계수급인이 근로자에게 하는 안전보건교육을 위한 장소 및 자료의 제공 등 지원, 4. 관계수급인이 근로자에게 하는 안전보건교육의 실시 확인, 5. 발파작업, 화재·폭발, 토사·구축물 등의 붕괴 또는 지진 등에 대비한 경보체계 운영과 대피방법 등 훈련, 6. 위생시설 등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시설의 설치 등을 위하여 필요한 장소의 제공 또는 도급인이 설치한 위생시설 이용의 협조, 7. 같은 장소에서 이루어지는 도급인과 관계수급인 등의 작업에 있어서 관계수급인 등의 작업시기·내용, 안전

조치 및 보건조치 등의 확인, 8. 제7호에 따른 확인 결과 관계수급인 등의 작업 혼재로 인하여 화재·폭발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위험이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 관계수급인 등의 작업시기·내용 등의 조정'이다. 같은 조 제2항에 의하면 도급인은 고용노동부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자신의 근로자 및 관계수급인 근로자와 함께 정기적으로 또는 수시로 작업장의 안전 및 보건에 관한 점검을 하여야 한다. 이를 종합해 보면, 안전보건총괄책임자에게 부과된 직무의 성격은 사업장 전반의 안전한 작업환경 조성을 위한 관리·감독임을 알 수 있다. 이와 관련, 산업안전보건법 제64조 제1항 제7호에서 보듯안전보건총괄책임자는 도급인과 관계수급인이 같은 장소에서 작업을 하게 되는 경우 작업 혼재로 인한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관계수급인의 작업시기·내용, 안전조치및 보건조치를 확인할 의무가 있으나, 이는 위와 같은 '특정한 상황에 한하여' 관계수급인의 작업내용 등에 대한 '확인'의무를 부과한 것에 불과하다고 보이고, 도급인에게 관계수급인이 담당하는 개별 작업에 관한 작업계획을 '항상' '수립'하고, 그에 따라 작업이 이뤄지고 있는지 '관리·감독'할 의무를 부과하는 의미로 해석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안전보건총괄책임자였던 피고인 C에게 강연선의 긴장작업 및 정리작업이라는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작업에 관하여 작업계획서대로 작업이 이뤄지고 있는지까지 관리·감독할 의무가 부과된다고 보기 어렵다.

5)

'F공사 사고조사 자문단'은 결론적으로 'B의 이 사건 공법 자체가 안정성이 확보되지 않은 것이어서, 공법을 보완하지 않고서는 동일 공법으로 재시공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서울 강서도로사업소는 2021. 6. 28.경 B에게 이 사건 공법을 사용할 수 없음을 통지하는 한편, 별도의 공법선정심의위원회를 개최하여 '강연석 부식방지용 정착구 공법'을 선정한 다음, 2021. 9. 1.경 피고인 D에게 이 사건 공법을 사용할 수 없어 공법을 변경하였음을 통지하였다. 이 사건 사고 이후 발주처가 공법을 변경한 것은 이 사건 사고가 시공 과정에서의 부주의나 안전조치의무 위반에 직접 기인한 것이 아니라 이 사건 공법 자체에 내재한 문제로 인해 발생한 것임을 방증한다.

6)

고용노동부에서 2022. 9. 2. 프랑스 본사 성능시험에 사용된 자재정보 및 환경변수에 대한 자료제출을 요청하였으나 B는 3차례에 걸쳐 '제출할 수 없다'고 답변하였고, A은 수사단계에서 '프랑스 본사가 기술보안 등의 사유로 한국지사인 B에도 위 자료를 공유하지 않고 제한된 정보들만 제공하였다.'라고 진술하였다. B 역시 이 사건 공법 성능시험에 관하여 제한된 정보만을 파악하고 있었고, B 뿐 아니라 발주자인 서울 강서도로사업소 및 응력측정 등 기술 회의에 참석한 감독기관인 서울시설공단마저도 이 사건 사고 발생을 전혀 예측하지 못하였는바, 피고인들에게 이 사건 사고를 예측하거나 예방하기 위한 조치가 가능했으리라 보이지 않는다.

7)

피고인들에게 이 사건 공사 중 'G 공사'에 대하여 실질적 지배·관리권한이 있었다는 점을 인정하기 부족한 이상, 동일한 취지에서 피고인 C이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리라는 것을 예견할 수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3)

안전조치 미이행으로 인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 부분에 대한 산업안전보건법 제63조에 따른 '도급인'으로서의 책임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사업주에 대한 2019. 1. 15. 법률 제16272호로 전부 개정(2020. 1. 16. 시행)된 산업안전보건법 제168조 제1호, 제38조 제2항 위반죄와 도급인에 대한 동법 제169조 제1호, 제63조 본문 위반죄는 사업주나 도급인이 사업주 또는 도급인이 운영하는 사업장에서 산업안전보건법 제38조 제2항, 제63조 본문이 규정한 안전상의 위험성이 있는 작업을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이 정하고 있는 바에 따른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하도록 지시하거나, 그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위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방치하는 등 그 위반행위가 사업주 또는 도급인에 의하여 이루어졌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성립하는 것이지, 단시 사업주 또는 도급인의 사업장에서 위와 같은 위험성이 있는 작업이 필요한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고 이루어졌다는 사실만으로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0. 11. 25. 선고 2009도11906 판결, 대법원 2022. 7. 14. 선고 2020도9188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원심 설시와 같은 사정들에다가 이들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 등을 보태어 보면, 피고인 C에게 차량계 하역 운반기계 사용에 관한 작업계획서를 작성할 의무가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고, 위 작업계획서가 작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작업이 이뤄지고 있음을 미필적으로 인식하고도 그대로 방치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원심 판단에 검사의 이 부분 주장과 같은 채증법칙위반 및 사실오인의 잘못은 없다.

1)

하수급업체인 B는 차량계 하역운반 기계(지게차 1대, 화물자동차 1대)를 사용하는 작업을 함에도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38조 제1항에 따른 작업계획서를 작성하지 않았다. 한편, 위 규정에 의하면 사업주는 (2. 차량계 하역운반기계등을 사용하는 작업을 하는 경우) 근로자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해당 작업에 대한 사전조사를 하고 그 조사결과를 고려하여 (별표 4 - 2. 가. '해당 작업에 따른 추락·낙하·전도·협착 및 붕괴 등의 위험 예방대책'을 포함한) 작업계획서를 작성하여 근로자들에게 그 계획에 따라 작업을 하도록 하여야 하고(제1항), 위 작업계획서의 내용을 해당 근로자들에게 알려야 한다(제2항). 안전보건규칙 제38조가 속한 장의 제목은 '제5장 관리감독자의 직무, 사용의 제한 등'이다. 또한 위 규칙 제35조 제1항 및 별표 2는 '사업주는 산업안전보건법 제16조 제1항에 따른 관리감독자(건설업의 경우 직장·조장 및 반장의 지위에서 그 작업을 직접 지휘·감독하는 관리감독자를 말한다)로 하여금 별표 2에서 정하는 바(별표 2의 제8의 가항 - 안전한 작업방법을 결정하고 작업을 지휘하는 일)에 따라 유해·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위 규칙 제39조 제1항은 '사업주는 규칙 제38조 제1항 제2호(차량계 하역운반기계등을 사용하는 작업)에 관한 작업계획서를 작성한 경우 작업지휘자를 지정하여 작업계획서에 따라 작업을 지휘하도록 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들을 종합해 보면, 작업계획서를 작성하고 그 내용을 근로자들에게 알리는 것은 해당 작업을 실제 담당하는 사업주 소속 관리감독자의 직무에 속하고, 현장에서 작업계획서 내용대로 작업이 이루어지는지 관리·감독하는 것은 그 사업주 소속 작업지휘자의 직무에 속한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 즉 이 사건에서 차량계 하역운반 작업계획서를 작성하고 이를 근로자들에게 교육할 의무는 하수급인인 B의 관리감독자에게 있고, 작업계획서에 따라 작업하도록 지휘할 의무는 B의 작업지휘자에게 있다. 따라서 도급업체 소속 현장소장인 피고인 C에게 위 작업계획서를 작성할 의무가 직접 부여된다고 볼 수 없다.

2)

산업안전보건법 제63조는 도급인의 관계수급인에 대한 산업재해 예방책임을 부여하고 있고, 동법 제66조 제1항은 도급인은 관계수급인 근로자가 산업안전보건법 또는 법에 따른 명령을 위반하는 경우 관계수급인에게 그 위반행위를 시정하도록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고 관계수급인은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그 조치를 이행하여야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하수급업체인 B가 차량계 하역운반 기계를 사용하는 작업을 함에도 작업계획서를 작성하지 않은 경우 피고인 C은 이를 관리·감독하고 시정조치를 취하여야 한다. 그러나, 앞서 살폈듯이 피고인들에게 이 사건 공사 중 'G 공사'를 감시·감독할 지위와 책임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나아가 피고인들은 B가 이 사건 공사 현장에 도착한 강연선 등 외부강선 보강공사에 필요한 자재의 상하차 작업에 화물차와 지게차를 이용한다는 사실 자체를 통보받지 않아 '차량계 하역운반기계 작업계획서'를 작성해야 한다는 인식이 없었다고 다투고 있는데(공판기록 81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 C이 B가 차량계 하역운반기계 사용에 관한 작업계획서를 작성하지 않은 사실을 알고도 고의로 방치한 사실을 인정하기 어렵다.

4.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피고인들에 대한 항소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장성훈(재판장) 우관제 김지숙

각주1) 이 사건 공법은 강봉의 긴장에 의해 구현되는 정착구와 콘크리트면 사이의 마찰력에 의해 강연선의 긴장력을 지지하는 시스템으로 구조물의 내하력 증진 및 성능을 개선하기 위한 외부텐던 보강 시스템이다.

각주2)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제80조 제1항 제1호 가목에 따르면 건설업의 경우 도급인은 수급인의 작업장에 대하여 2일에 1회 이상 순회점검을 실시하여야 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