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 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금융위원회의 허가를 받아 신용조사업, 채권추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원고는 2009. 12. 1.부터 2021. 9. 3.까지 피고의 인천지점에서 위임직 영업중개인으로서 피고가 영위하는 신용조사업, 채권추심업 등의 계약체결에 관하여 영업업무를 수행하였다.
피고는 2014. 10. 28.경 피고의 모든 지점장과 팀장에게 위임직 영업중개인은 피고의 근로자가 아니므로, 출·퇴근 구속 금지, 조회·석회 등 금지, 비자발적 참석 교육·안내 금지, 예상 매출 작성·보고 금지 등 사항에 대해서 유념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고, 위임직 영업중개인과 체결하는 계약을 위임계약에 부합하는 내용으로 개정하였다.
원고는 2016. 11. 15. 피고와 사이에 아래와 같이 개정된 영업중개업무 위임계약을 체결한 뒤 1년마다 위임계약을 갱신하였다("위임인"은 피고, "수임인"은 원고를 가리킨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20호증, 을 제6, 11, 12, 21, 22, 23, 3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의 주장
원고
원고는 피고의 지점장, 팀장 등을 통하여 피고의 구체적인 지휘 · 감독을 받는 등 실질적인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근로기준법에 따른 퇴직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아래와 같은 사유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원고는 피고와 이 사건 위임계약을 체결하고 스스로의 판단과 재량에 따라 수임받은 업무를 처리하였을 뿐 임금을 목적으로 피고에게 종속되어 피고의 지휘 · 감독을 받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원고가 근로관계의 징표로 주장하는 사항들은 피고와 같은 채권추심회사가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등의 관계 법령 및 금융감독원의 가이드라인에서 규제된 내용을 준수하기 위한 조치에 불과할 뿐 원고의 근로자성을 나타내는 징표로 볼 수는 없다.
설사 원고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원고는 2021. 12.1. 피고와 제휴마케팅 위임계약을 체결하여 피고에게 영업중개인의 업무와 동일한 성 질의 근로를 계속 제공하고 있는바,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 관계가 단절되었다고 볼 수 없다.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위임계약인지보다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 · 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 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 · 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 · 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1. 25. 선고 2015다59146 판결 참조).
원고의 근로자성 여부에 대한 판단
앞서 든 증거들, 갑 제4 내지 7, 10, 11, 13 내지 18, 22호증, 을 제7, 15 내지 20호증의 각 기재, 제1심법원의 인천세무서에 대한 과세정보회신 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임금을 목적으로 피고에 대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원고와 피고 사이의 계약체결 경위 등
앞서 기초사실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는 2014. 10. 28.경 피고의 모든 지점장 및 팀장에게 위임직 영업중개인은 피고의 근로자가 아니므로 이를 유념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고, 위임직 영업중개인과 체결하는 위임계약서 양식을 위임계약의 본지에 더욱 부합하는 내용으로 개정하였으며, 이에 따라 원고는 2016. 11. 15.부터 변경된 위임계약서에 따라 피고와 계약을 체결하고 이를 갱신하여 왔다.
원고와 피고 사이에 작성된 영업중개업무 위임계약서에 기재된 원고의 신분은 '독립사업자(제2조 제1항)' 이고, 원고는 이와 같은 명칭을 인지하고 피고와 계약을 체결하였다.
원고와 피고가 체결한 계약은 원고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지 아니함을 전제로, 원고에 대하여 취업규칙이나 상벌규정 등을 적용하지 아니하고 근로기준법도 적용되지 않는다고 명시하는 한편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한 수수료의 환수가 가능하고,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신용정보법'이라 한다), 채권의 공정한 추심에 관한 법률(이하 '채권추심법'이라 한다) 등 관련법규에서 정한 바를 제외하면 업무수행에 있어서 시간적, 장소적 제약을 받지 않고 겸업도 가능한 것으로 정하고 있다.
원고는 겸업이 허용되어 피고에 전속되지 아니하였고, 실제로 피고 이외에도2016년 E 주식회사에서 64,311,155원, F 주식회사에서 699,036원, 2017년 G 주식회사에서 194,696원, H 주식회사에서 9,234원, E 주식회사에서 13,415,653원, F 주식회사에서 180,789원 등의 사업소득을 올렸다.
수수료 지급, 세금 부과 등
피고의 위임직 성과수수료 지급기준에 의하면, 피고는 원고에게 근속기간이나 업무내용과 관계없이 채권의 수임 및 회수 실적에 따라 일정 비율의 수수료만을 지급하였을 뿐 기본급이나 고정급을 지급한 바 없다. 수수료 자체는 상한과 하한 없이 지급되었고, 원고와 피고 사이의 계약기간 동안 원고는 가장 적은 수수료를 지급받은 달에는 865,770원(2016. 2.)을, 가장 많은 수수료를 지급받은 달에는 6,997,760원(2020.7.)을 지급받았는데 그 편차는 약 8배에 이른다. 이러한 수수료 지급의 편차는 이윤의 창출 및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이 수임인인 원고의 부담이 되었음을 의미하는바, 원고에게 지급된 월별 수수료는 근로 자체에 대한 대상적 성격(즉, 근로를 제공하기만 하면 그 질을 판단하지 않고 고정된 급여가 지급되는 형태)을 지닌다고 보기는 어렵다.
원고는 피고로부터 지급받은 수수료에 대하여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납부하였고, 피고를 사업자로 한 국민연금이나 건강보험, 고용보험 등에 가입된 바 없다. 또한 원고는 '개인사업자'임을 전제로, 세금 납부 시 필요경비를 공제받는 등의 혜택을 누리기도 하였다. 구체적으로, 원고는 3.3%의 세율을 적용받으면서 사업소득세만을 납부하였는데, 이는 원고의 본인 소득액을 근로소득에 따른 세금으로 처리하였을 경우와 비교할 때 약 27,918,970원이 유리하다.
또한 원고는 종합소득신고 당시 일반 개인사업자와 같이 접대비, 차량유지비등 명목으로 필요경비를 공제받기도 하였는데, 공제받은 필요경비가 원고의 총 수입금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래 표 기재와 같이 최소 62.5%에서 최대 77%에 달한다.
(단위: 원, %)
피고는 원고에게 사무실 자리를 배정하고 각종 비품 등을 제공해 주었으나, 이는 위임계약 관계에서도 가능한 일이다(민법 제687조, 제688조 참조).
업무지시 및 근태관리 등
피고는 영업중개인의 요청에 따라 원고에게 추심할 채권들을 배정하였을 뿐,그 배정된 채권들 중 어느 채권을 먼저 추심할 것인지, 구체적인 추심방법은 어떻게 할지 등의 업무수행방법은 모두 원고가 스스로 결정하였다.
피고는 원고로 하여금 개인별로 등록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하여 피고의 채권관리 전산시스템에 접속한 후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였는데, 이는 신용정보법에서 정한 신용정보전산시스템에 대한 제3자의 불법적 접근을 방지하고(신용정보법 제19조), 타인의 신용정보 등의 업무목적 외 사용을 금지하며(같은 법 제42조), 이를 위반할 경우의 민 · 형사상 책임 발생<1>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조치의 일환으로 보인다.
피고는 그 소속 지점장이나 팀장 등을 통하여 원고에게 피고의 공지사항을 전달한 바 있으나, 이는 위임계약관계에서도 발생할 수 있는 상황으로 보이고, 피고가 원고에게 세미나 등의 참석을 강제하였다거나 참석하지 않았다고 하여 불이익을 주었다고 볼 만한 근거가 없다.
그 밖에 원고가 피고의 업무지시나 출퇴근을 포함한 근태관리에 관한 자료로 제출한 증거들(갑 제8, 9호증)은 그 작성 시기가 불분명하거나 원고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것으로서, 위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의 원고에 대한 상당한 지휘 · 감독으로 볼만한 업무지시 또는 근태관리가 있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 한 증거가 없다.
실적 관리, 교육 등
피고는 원고로 하여금 채권회수 실적 등을 피고의 채권관리 전산시스템에
입력하게 하였으나, 이는 위임사무의 처리상황을 보고하게 하는 수단(민법 제683조 참조)으로 보일 뿐이고, 피고가 원고의 실적을 바탕으로 원고를 평가하고 이를 처우에 반영하였다고 볼 근거가 없다. 나아가 피고는 위임인으로서 수임인인 원고의 실적에 관하여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으므로, 피고가 원고의 실적을 관리하는 것이 종속적인 근로계약관계에서만 가능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피고가 원고를 비롯한 위임직 영업중개인을 대상으로 직무교육을 주기적으로 실시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이는 금융감독원의 '채권추심 및 대출채권 매각가이드라인'에 근거한 것으로서 피고의 입장에서는 불가피한 조치로 보이는 점, 원고가 위 직무교육에 불참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로부터 불이익을 받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가 위와 같은 직무교육을 통하여 원고의 업무수행을 지휘 · 감독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소결
따라서 원고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퇴직금 산정 등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허일승(재판장) 송승우 이종채
1채권추심인의 불법적인 채권추심이나 신용정보법 위반행위가 발생하면 피고 역시 손해배상 외에 신용정보법이나 채권추심법 등에 따른 벌칙, 과태료, 금융위원회 등 감독기관의 조치명령 등의 대상이 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