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E은 내부객공으로서 거래처에서 보내준 작업지시서와 세부내역서에 따라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가지고 스스로 작업하는 자영업자일 뿐, 사업주인 피고인에게 지휘·감독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판단
원심 판단의 요지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같은 취지로 주장하였으나,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자세한 사정을 들어 피고인의 업장에서 의류 재단사로 근무한 E의 근로자성이 인정되고, 피고인 역시 E의 근로자성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인정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당심의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 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기 때문에,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9. 10. 29. 선고 2009다51417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원심이 설시한 사정에 더불어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E은 피고인의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인 피고인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인정되고, 피고인이 이러한 점을 인식하였다는 점 또한 인정할 수 있다. 원심판결은 타당하고, 거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사실오인의 위법은 없다.
E은 원심 법정에서 '피고인이 작업 순서에 관한 지시를 한 적이 있었고, 개인적인 사정으로 회사를 빠지거나 지각을 할 경우에는 피고인에게 보고를 하였다. 통상적으로 평일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근무하였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공판기록 76면). 이러한 근로조건은 피고인의 사업장에서 캐드 업무를 담당한 근로자들과 사실상 동일하고, 달리 E에게 근무 시간과 출근일을 자유롭게 조정할 권한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또한 E의 재단 업무는 거래처에서 보내준 작업지시서, 원부자재, 원단, 패턴 등에 의해 정해졌고, 거래처와의 거래는 피고인에 의하여 이루어졌으며, E은 하루에 일정한 양의 작업을 반복적으로 수행하였다. 이렇듯 E의 업무 방식과내용은 큰 틀에서 피고인에 의하여 결정되었으며, 재단 업무 자체를 제외하면 E은 피고인의 지시에 따라 근로를 제공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은 의류 임가공 사업에서 내부객공과 근로자는 같은 장소에서 동종 업무를 수행하므로 근무시간과 근무방식이 유사하게 나타날 뿐, E이 피고인의 지휘·감독을 받은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나, E이 피고인에 의하여 정해진 근무시간과 근무방식에 따라 일정한 작업장에서 일률적으로 업무를 수행하였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피고인의 지휘·감독이 있었음을 드러내는 사정이다.
피고인은 2019. 8. 12.부터 2022. 1. 1.까지 4대 보험료를 납부하지 않고 자유롭게 살겠다는 E의 요청에 따라 용역도급계약을 체결하고 내부객공의 지위를 부여한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E의 진술에 따르면 근로계약을 체결한 시기에 E에게 부과된 근로조건 및 임금과 용역도급계약을 체결한 시기의 근로조건 및 임금 사이에 실질적으로 큰 차이는 없었고, 다만 용역도급계약서에는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하는 약정이 추가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공판기록 76~78면). 달리 E이 근로계약을 체결한 시기보다 용역도급계약을 체결한 시기에 더 많은 임금을 받았다고 볼 만 한 자료는 없다.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면, E이 스스로 요청하여 용역도급계약서를 작성하였다는 피고인의 주장보다는 피고인이 용역도급계약서를 작성할 것을 요구하였다는 E의 진술이 더욱 신빙할 만하다.
피고인은 E의 작업 수량과 품목 단가를 기준으로 대가를 지급하였던 사정을 근거로, E은 근로자가 아닌 독립적 수급인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피고인이 제출한 증거에 의하면 E이 작업 내역 수량을 매일 기재하였고, 피고인은 작업 내역에 근거하여 E에게 일정 비율로 계산한 수당을 지급하였던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E은 피고인의 사업장에서 근무한 기간 동안 대체로 월 200만 원 후반에서 300만 원 초반의 일정한 금액을 급여로 지급받았고, 금액 변동은 매우 미미한 수준에 머물렀다. 이러한 점과 더불어 임금을 계산하는 방식은 사용자인 피고인이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에서 사실상 임의로 정할 수 있는 것이고, 달리 E이 위와 같은 임금 체계를 통하여 경제적 이익을 추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음을 고려하면, E의 임금이 작업내역에 따라 계산되었다는 사정만으로는 E의 근로자성을 부정하기 어렵다.
결론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한다.
판사 김순열(재판장) 이유지 곽신재
증거목록1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