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포괄임금계약의 유효성 주장
피고인의 사업장인 수영장, 골프연습장, 헬스클럽 등은 사업의 특성상 야간, 휴일, 연장 근무가 당연히 예정되어 있었으므로 피해자와 사이에 체결된 포괄임금계약은 유효하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포괄임금계약에 따라 이미 연장근로수당 및 연월차휴가수당을 모두 지급하였으므로 근로기준법위반죄는 성립하지 않는다.
탄력적 근로시간제, 보상 휴가제, 유급휴가 대체 주장
설령, 포괄임금계약이 무효라고 하더라도 피해자는 연장근로에 대하여는 다른 시간에 대체 휴가를 주거나 탄력적 근로를 실시하고 유급휴가근로에 대하여는 특정한 근로일에 근로를 면제하여 주었으므로 별도로 그에 관한 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할 것이어서 역시 근로기준법위반죄는 성립하지 않는다.
고의성이 없다는 주장
피고인은 피해자와 포괄임금계약을 체결하고 그 계약에 따라 성실하게 임금을 지급하여 왔으며 10년 동안 피해자로부터 아무런 이의를 제기받지 않았는바 피고인이 연장근로수당 및 연월차휴가수당의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으므로 이를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어서 결국 그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
판단
이 사건 포괄임금계약의 효력에 관한 판단
근로기준법 제17조는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에 근로자에게 임금, 소정근로시간, 제55조에 따른 휴일, 제60조에 따른 연차 유급휴가,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근로조건을 명시하여야 한다. 이 경우 임금의 구성항목·계산방법·지급방법, 소정 근로시간, 제55조에 따른 휴일 및 제60조에 따른 연차 유급휴가에 관한 사항은 서면으로 명시하고 근로자의 요구가 있으면 그 근로자에게 교부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같은 법 제56조는 "사용자는 연장근로(같은 법 제53조·제59조 및 제69조 단서의 규정에 따라 연장된 시간의 근로)와 야간근로(오후 10시부터 오전 6시까지 사이의 근로) 또는 휴일근로에 대하여는 통상임금의 100분의 50 이상을 가산하여 지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규정들과 통상임금에 관하여 정하고 있는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6조의 규정 등에 의하면,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기본임금을 결정하고 이를 기초로 하여 근로자가 실제로 근무한 근로시간에 따라 연장근로·야간근로·휴일근로 등이 있으면 그에 상응하는 연장근로수당·야간근로수당·휴일근로수당 등의 법정수당을 산정하여 지급함이 원칙이라 할 것이다.
이러한 원칙적인 임금지급방법은 근로시간 수의 산정을 전제로 한 것인데, 예외적으로 감시·단속적 근로 등과 같이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을 고려할 때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고, 이러한 경우에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아니한 채 법정수당까지 포함된 금액을 월급여액이나 일당임금으로 정하거나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면서도 법정 제 수당을 구분하지 아니한 채 일정액을 법정 제 수당으로 정하여 이를 근로시간 수에 상관없이 지급하기로 약정하는 내용의 이른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 지급계약을 체결하더라도 그것이 달리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고 여러 사정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유효하다 할 것이다(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3다66523 판결 등 참조).
그러나 위와 같이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경우가 아니라면 달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에 관한 규정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앞서 본 바와 같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에 따른 임금지급의 원칙이 적용되어야 할 것이므로, 이러한 경우에도 근로시간 수에 상관없이 일정액을 법정수당으로 지급하는 내용의 포괄임금제 방식의 임금 지급계약을 체결하는 것은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시간에 관한 규제에 위반되어 허용될 수 없다(대법원 2010. 5. 13. 선고 2008다6052 판결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원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해자는 이 사건 사업장의 관리실에서 사무직(관리부장)으로 근무하던 자로 근로시간을 산정하기 어려운 별다른 사정이 보이지 아니하고, 오히려 근로계약서상에는 근로시간을 09:00~18:00로, 휴게시간을 1일 60분으로 정하고 있었으므로 근로시간 산정이 수월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② 피고인은 이 사건 사업장에 근무하는 다른 직책의 근로자들(예를 들어 셔틀버스운전사, 주차관리반장, 주차관리요원, 시설관리소장)과 각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그 직책의 특성에 따라 근로시간과 임금을 각 달리 정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피해자와 체결한 포괄임금계약은 무효라고 할 것이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보상 휴가 등에 관한 판단
탄력적 근로시간, 보상 휴가 및 대체 휴일 관련 계약은 근로기준법 제51조, 제57조, 제62조에 따라 취업규칙에서 정하고 있거나 근로자대표와의 서면합의가 있어야 유효하게 성립하는바 피고인이 위와 같은 법정 조건을 갖추지 못한 것이 분명하므로, 위 각 제도에 따라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보상 휴가 또는 대체 휴일을 줌으로써 각 수당의 지급의무를 다하였다는 취지의 주장도 이유 없다.
고의 부존재 주장에 관한 판단
원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해자는 관리사무실 근무 사무직 직원으로서 근로계약서에 의하더라도 1일 8시간 근무하는 것으로 명확하게 기재되어 있어서 포괄임금계약을 체결할 필요성이 전혀 인정되지 않음에도 회사의 일방적인 업무 편의를 위하여 포괄임금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② 피고인은 피해자와 포괄임금계약을 체결하면서 연봉액에 1년분 퇴직금을 미리 포함하여 급여로 지급하기로 약정하였고 이에 따라 퇴직금을 미리 지급하여 왔는데 피해자의 퇴직과 동시에 퇴직금을 피해자에게 별도로 정산하여 지급한 점, ③ 피해자와의 근로계속기간 중인 2007. 4. 1.부터 주 법정 근로시간이 44시간에서 40시간으로 단축되었음에도 피해자는 계속하여 주 44시간을 근무하여 왔고 당시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법 개정에 따른 근무시간 조정을 요청하였으나 이것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이 사건 연장근무수당 및 연월차휴가수당의 미지급이 근로기준법에 위반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결론
따라서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여훈구(재판장) 임성실 김태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