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인정 사실
다음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 을 제1 내지 10호증, 을 제14, 15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원고들은 선박 및 중장비 등의 제조·판매업을 영위하는 회사인 피고에게 고용되어 건설장비 판매 등의 업무를 담당하며 재직하다가, 아래 퇴직급여 및 공제금 내역표 '퇴직일'란 기재 각 해당일에 퇴직하였다.
원고들의 퇴직 후 피고는 아래 퇴직금 및 공제금 내역표 '퇴직급여'란 기재 각 해당 금원(원고들의 법정퇴직금과 퇴직위로금, 미지급 급여 등을 합한 금액이다)에서, 원고들이 재직 당시 피고의 업무기준 및 규정을 위반하여 업무를 처리한 탓에 피고에게 손해가 발생하였다는 이유로 그 손해액 중 일부인 같은 표 '공제금'란 기재 각 해당 금원(이하 통틀어 '이 사건 공제금'이라고 한다)을 공제하고, 원고들이 부담하여야 하는 국민연금 및 건강보험 본인 부담부분도 공제하여, 결과적으로 같은 표 '실공제액'란 기재 각 해당 금액을 원고들의 퇴직급여에서 공제한 뒤 그 나머지 금원인 같은 표 '실지급액'란 기재 각 해당 금원만을 원고들에게 지급하였다.
피고는 위와 같이 원고들에게 지급할 퇴직급여에서 이 사건 공제금을 공제할 당시, 원고들로부터 '피고 재직 당시 회사 채권관리 업무기준 및 제 규정을 위반한 사실을 인정하며, 결손 예상금에 대한 변제각서에 의거하여 피고로부터 수령할 퇴직금 및 급여 등에서 공제함에 일체의 이의가 없다'는 내용이 기재된 공제동의서를 작성받았고, '피고 재직 중 회사의 업무기준과 지침을 위반하여 결손이 발생하였음을 인정하고, 발생한 손해금을 변제하겠다'는 내용 아래 이 사건 공제금의 구체적 액수가 기재된 변제각서도 작성받았다.
원고들의 주장
원고들은 다음과 같이 주장하면서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공제금 및 이에 대한 각 퇴직일 다음날부터의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피고는 원고들이 재직 당시 피고의 업무기준 및 지침을 위반하여 업무를 처리함에 따라 피고에게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주장하면서 그 손해배상채권으로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퇴직금채권과 상계하여 이 사건 공제금을 뺀 나머지만을 퇴직급여로 지급하였다. 그러나 원고들은 재직 당시 피고의 업무기준 및 지침을 위반한 사실이 없고, 피고가 이 사건 공제금을 공제한 것은 피고가 회수하지 못한 미수금을 원고들에게 전가한 것인바, 피고의 위와 같은 상계는 그 자동채권이 존재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원고들로부터 자유로운 의사에 따른 동의를 받은 바 없어 임금 전액지급의 원칙을 규정한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 및 임금 지급사유 발생일로부터 14일 이내의 금품청산 원칙을 규정한 같은 법 제36조에 위반하여 무효이고, 피고가 우월적인 지위를 이용하여 강압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서 민법 제103조에서 정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행위에 해당하고, 퇴직자의 궁박한 상황을 이용하여 이루어진 것으로서 민법 제104조에서 정한 불공정한 법률행위에 해당하여 무효이다.
피고는 이와 같은 무효인 상계를 통하여 법률상 원인 없이 이 사건 공제금 상당액의 이익을 얻고 원고들에게 손해를 입혔으므로, 원고들에게 이 사건 공제금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
설사 피고의 부당이득반환의무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① 피고가 한 상계가 무효인 이상 이 사건 공제금 상당액에 관한 원고들의 퇴직금지급청구권은 소멸하지 않고 여전히 존재하는 것이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이 사건 공제금 상당액의 미지급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 ② 피고가 위와 같이 이 사건 공제금 상당액을 상계하고 지급하지 아니한 행위는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임금 전액지급원칙에 반할 뿐만 아니라 피고의 우월적 지위에 기초하여 강압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서 위법행위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으로 원고들에게 이 사건 공제금 상당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주위적 청구(부당이득반환청구)에 관한 판단
상계 또는 상계계약이 자동채권의 부존재 등의 이유로 효력이 없다면 그 대상이 된 상대방의 수동채권은 소멸하지 않고 여전히 존재하는 것이므로 상계 또는 상계계약을 내세워 수동채권의 소멸을 주장하는 자가 단순히 그 채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점만으로는 법률상 원인 없이 이익을 얻었다고 할 수 없고, 그 채권이 이후 시효로 소멸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채권 소멸로 인한 이득은 소멸시효라는 별개의 법률상 원인에 기초한 것일 뿐이므로 채무자가 법률상 원인 없이 이익을 얻었다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1992. 5. 12. 선고 91다28979 판결, 대법원 2005. 4. 28. 선고 2005다3113 판결 등 참조).
그러므로 원고의 주장대로 피고가 원고들에게 지급할 퇴직급여에서 이 사건 공제금을 상계한 행위가 무효라고 하더라도 그로 인하여 피고가 법률상 원인 없이 이익을 얻고 원고들에게 손해를 입혔다고 할 수는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제1 예비적 청구(퇴직금지급청구)에 관한 판단
피고가 한 상계의 효력에 관한 판단
구 근로기준법(2007. 4. 11. 법률 제8372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42조 제1항 본문은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여 이른바 임금 전액지급의 원칙을 선언하고 있다. 그 취지는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임금을 공제하는 것을 금지하여 근로자에게 임금 전액을 확실하게 지급 받게 함으로써 근로자의 경제생활을 위협하는 일이 없도록 그 보호를 도모하려는 데 있다. 그러므로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을 가지고 일방적으로 근로자의 임금채권을 상계하는 것은 금지된다고 할 것이지만, 사용자가 근로자의 동의를 얻어 근로자의 임금채권에 대하여 상계하는 경우에 그 동의가 근로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기초하여 이루어진 것이라고 인정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때에는 구 근로기준법 제42조 제1항 본문에 위반하지 아니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다만 임금 전액지급의 원칙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그 동의가 근로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따른 것이라는 판단은 엄격하고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대법원 2001. 10. 23. 선고 2001다25184 판결 참조).
을 제1 내지 13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들이 피고에 재직할 당시 건설장비 판매 업무를 진행하면서 저당권을 설정받지 않은 채 판매하거나, 중고장비의 판매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명의를 먼저 이전하는 등 피고의 업무기준과 지침을 위반함으로써 피고가 이 사건 공제금 이상의 손해를 입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에 어긋나는 갑 제3, 6호증의 각 기재는 믿기 어렵다. 그러므로 피고는 원고들이 퇴직할 당시 원고들에 대하여 이 사건 공제금 상당의 손해배상채권을 보유하고 있었다고 할 것이다.
한편, 피고가 위 손해배상채권으로 원고들의 퇴직금지급채권과 상계하면서 원고들로부터 상계에 동의한다는 내용의 공제동의서 및 공제되는 금액이 구체적으로 기재된 변제각서를 작성받았고, 위 공제동의서 및 변제각서에는 모두 '피고에 재직할 당시 업무기준 및 제반 지침을 위반하여 결손이 발생하였음을 인정한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을 제1 내지 10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들이 작성하여 피고에게 교부한 각 공제동의서 및 변제각서는 비록 다른 사람이 내용을 미리 기재하거나 부동문자를 사용하여 마련된 양식을 사용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원고들이 자필로 주소와 성명, 주민등록번호를 기재한 뒤 지장 또는 인감도장을 날인하거나 서명을 하였고, 원고들은 그 작성 당시 인감증명서도 발급받아 함께 제출한 점, ② 원고들은 퇴직 후 피고의 대리점을 운영할 예정이었기 때문에 위와 같은 서류를 작성하지 않으면 피고와 대리점계약을 체결할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위 각 서류를 작성한 것이라고 주장하나, 갑 제3, 6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피고가 대리점계약의 체결을 빌미로 원고들에게 위 각 서류 작성을 종용 또는 강요하였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는 점, ③ 원고들은 이 사건 소를 제기하기 전까지는 피고를 퇴직한 때로부터 약 9년의 시간이 지나는 동안 피고의 위와 같은 상계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가 이 사건 공제금 상당의 손해배상채권으로 원고들에게 지급할 퇴직금채권과 상계한 것은 원고들의 자유로운 의사에 기초한 동의를 얻어 이루어진 것이라고 인정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할 것이다.
또한, 갑 제3, 6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피고가 원고들로부터 동의를 얻어 한 위와 같은 상계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여 일방적으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고, 위 각 증거만으로는 피고가 위 상계를 할 당시 원고들이 궁박한 상태에 있었고 피고가 그러한 궁박상태를 이용하였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그러므로 피고가 한 위 상계가 민법 제103조에서 정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를 위반한 행위 또는 민법 제104조에서 정한 불공정한 법률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수도 없다.
그러므로 피고가 이 사건 공제금 상당액의 손해배상채권으로 원고들의 퇴직금채권과 상계한 것이 무효라고 할 수 없고, 피고가 한 위 상계가 효력이 없어 이 사건 공제금상당액에 관한 미지급 퇴직금채권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전제 아래 그 미지급 퇴직금을 구하는 원고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는 원고들의 퇴직금채권이 시효로 소멸하였다고 항변하는바, 퇴직금은 임금의 후불적 성격을 갖는 것으로서 퇴직금채권은 3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시효로 소멸하고, 퇴직금채권의 소멸시효는 근로자가 퇴직한 다음날부터 진행하는 것인데(대법원 2001. 10. 30. 선고 2001다24051 판결 참조), 원고들의 이 사건 소는 각 원고들의 퇴직일 다음날로부터 3년이 지난 뒤인 2014. 6. 2. 제기되었음이 기록상 명백하므로, 설사 원고들의 주장대로 피고가 이 사건 공제금 상당액의 손해배상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한 상계가 무효라고 하더라도 원고들의 퇴직금채권은 이 사건 소 제기 전에 이미 시효로 소멸하였다고 할 것이다. 원고들의 위 주장은 이러한 점에서도 이유 없다.
이에 대하여 원고들은, ① 법률전문가가 아닌 원고들로서는 피고가 이 사건 공제금 상당액에 관하여 한 상계가 위법하여 효력이 없는 것을 알지 못하였고, 이 사건 소송에서도 위 상계의 효력이 다투어졌는바, 이 사건 소송에서 위 상계가 무효인 것으로 확인되기 전까지는 원고들이 미지급 퇴직금채권의 발생 여부를 객관적으로 알기 어려운 상황으로서 이를 알지 못한 데 원고들의 과실도 없으므로 위 퇴직금채권의 소멸 시효가 진행된다고 할 수 없고, ② 원고들에게는 위와 같은 이유로 객관적으로 위 퇴직금채권을 행사할 수 없는 장애사유가 있었을 뿐만 아니라, 원고들과 동일한 조건에 있는 다른 퇴직금채권자인 K이 피고를 상대로 미지급 퇴직금의 지급을 구한 울산지방법원 2012가합9108호 사건에서 피고에게 미지급 퇴직금에 상당하는 금원의 지급을 명하는 화해권고결정이 내려졌고, 이에 피고가 이의하지 아니하여 위 화해권고결정이 확정됨에 따라 K이 미지급 퇴직금을 수령하였는바,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볼 때 피고가 원고들의 퇴직금채권이 시효로 소멸하였다고 주장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권리남용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소멸시효의 진행은 당해 청구권이 성립한 때로부터 발생하고 원칙적으로 권리의 존 재나 발생을 알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소멸시효의 진행에 장애가 되지 않는 것이 원 칙이다(대법원 1992. 3. 31. 선고 91다32053 판결 등 참조). 그러나 법인이나 사단의 결의가 부존재함에 따라 발생하는 제3자의 부당이득반환청구권처럼 법인이나 사단의 내부적인 법률관계가 개입되어 있어 청구권자가 권리의 발생 여부를 객관적으로 알기 어려운 상황에 있고 청구권자가 과실 없이 이를 알지 못한 경우에도 청구권이 성립한 때부터 바로 소멸시효가 진행한다고 보는 것은 정의와 형평에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소멸시효제도의 존재이유에도 부합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객관적으로 청구권의 발생을 알 수 있게 된 때로부터 소멸시효가 진행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대법원 2003. 2. 11. 선고 99다66427, 73371 판결, 대법원 2003. 4. 8. 선고 2002다64957, 64964 판결, 대법원 2011. 5. 26. 선고 2010다78470 판결 등 참조).
한편, 채무자의 소멸시효에 기한 항변권의 행사도 우리 민법의 대원칙인 신의성실의원칙과 권리남용금지의 원칙의 지배를 받는 것이어서, 채무자가 시효완성 전에 채권자의 권리행사나 시효중단을 불가능 또는 현저히 곤란하게 하였거나, 그러한 조치가 불필요하다고 믿게 하는 행동을 하였거나, 객관적으로 채권자가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장애사유가 있었거나, 또는 일단 시효완성 후에 채무자가 시효를 원용하지 아니할 것 같은 태도를 보여 권리자로 하여금 그와 같이 신뢰하게 하였거나, 채권자보호의 필요성이 크고, 같은 조건의 다른 채권자가 채무의 변제를 수령하는 등의 사정이 있어 채무이행의 거절을 인정함이 현저히 부당하거나 불공평하게 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채무자가 소멸시효의 완성을 주장하는 것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권리남용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대법원 1994. 12. 9. 선고 93다27604 판결, 대법원 2013. 3. 14. 선고 2012다37565 판결 등 참조). 그러나 위와 같은 특별한 사정 중 채권자에게 객관적으로 자신의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장애사유가 있었다는 사정을 들어 소멸시효 완성의 항변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허용되지 아니한다고 평가하는 것은, 소멸시효의 기산점에 관하여 변함없이 적용되어 왔던 법률상 장애와 사실상 장애의 기초적인구분 기준을 일반조항인 신의칙을 통하여 아예 무너뜨릴 위험이 있으므로 매우 신중하여야 한다. 그리고 '채권자 보호의 필요성이 크고, 같은 조건의 다른 채권자가 채무의 변제를 수령하는 등의 사정이 있어 채무이행의 거절을 인정함이 현저히 부당하거나 불공평하게 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어 피고의 소멸시효 완성 항변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경우'는 채권자보호의 필요성이 큰 상태에서 채무자가 동일하게 시효가 완성된 다른 채권자에게는 임의로 변제를 하면서 당해 채권자에 대해서만 소멸시효 완성을 들어 채무이행을 거절하는 것과 같은 정도의 특별한 사정이 있어 시효 완성을 인정하면 현저히 부당하거나 불공평한 결과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등의 경우를 의미한다(대법원 2013. 5. 16. 선고 2012다202819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14. 9. 4. 선고 2014다208194 판결 등 참조).
원고들이 피고가 이 사건 공제금 상당액에 관하여 한 상계의 효력 유무를 알지 못하였다는 사정은 원고들이 주관적으로 피고에 대한 미지급 퇴직금채권의 존재를 인식하지 못하였다는 사실상의 장애에 불과하므로, 법인이나 사단과 같은 단체의 내부적 법률관계가 개입되어 있어 채권자가 권리의 발생 여부를 객관적으로 알기 어려운 상황에 있다거나 채권자가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객관적 장애사유가 있다고 할 수 없다.
한편, 갑 제4, 5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들과 마찬가지로 피고에 고용되어 재직하다 퇴직한 K이 울산지방법원 2012가합9108호로 피고가 자신에게 지급할 퇴직금 중 66,672,356원을 부당하게 상계처리하였고, 미수금을 지급하라고 요구하여 자신으로부터 83,275,824원을 받아 갔으며, 자신과 체결한 대리점계약을 위반하여 손해를 가하였다는 등의 청구원인을 주장하면서 피고에게 총 218,515,902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한 사실, 위 법원은 2013. 12. 20. '피고는 K에게 67,000,000원을 2014. 1. 29.까지 지급하고, 원고는 나머지 청구를 포기한다'는 내용의 화해권고결정을 한 사실, 위 화해권고결정은 K과 피고 모두 이의하지 않음에 따라 확정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위 각 증거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K은 위 소송에서 퇴직금에 대한 부당한 상계 이외에 대리점계약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 등 다른 여러 청구원인도 함께 주장하면서 총 218,515,902원의 지급을 구하였고, 위 법원은 해당 사건에서 K이 주장한 개별청구원인의 당부를 최종적으로 판단한 것이 아니라 K의 청구 전체에 대하여 공평한 해결을 도모하고자 모든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화해권고결정을 내린 것이므로 위 법원이 위 화해권고결정에서 피고에게 67,000,000원의 지급을 명하였다고 하여 K의 여러 주장 가운데 퇴직금에 대한 부당 상계로 인한 청구 부분을 받아들인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는 점, ② 피고가 위 화해권고결정에 이의하지 않은 행위는 K이 위 소송에서 구한 여러 청구에 대하여 분쟁 전체의 원만한 해결과 상호 간의 이익을 고려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 있을 뿐 K의 미지급 퇴직금청구를 그대로 수용하여 임의로 변제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볼 수는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위와 같은 사실만으로 원고들과 같은 조건의 다른 채권자가 채무의 변제를 수령하는 등의 사정이 있어 채무이행의 거절을 인정함이 현저히 부당하거나 불공평하게 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므로 원고들의 퇴직금채권의 소멸시효가 상계의 무효를 알게 되었을 때까지 진행되지 않았다거나,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이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허용될 수 없다는 원고들의 위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제2 예비적 청구(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에 관한 판단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가 원고들에 대한 손해배상채권으로 원고들의 퇴직금채권 중 이 사건 공제금 상당액을 상계한 행위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임금 전액지급의 원칙을 위반하였다고 할 수 없고, 피고가 우월적인 지위를 이용하여 강압적으로 그러한 행위를 하였다고 인정할 수도 없으므로, 피고가 원고들에게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고 할 수 없다. 이 부분 원고의 주장도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종문(재판장) 김웅재 박현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