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부지방법원판결

서울동부지방법원 2018. 2. 21. 선고 2015가합108923 판결

2015

주문

1.

피고(반소원고)는 원고(반소피고) 6. F, 9. I, 14. N, 15. O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반소피고)들에게 별지 1. ‘원고들 청구 내역’의 ‘임금 및 퇴직금 공제액’ 난 기재 각 해당 금액 및 이에 대하여 2015. 4. 15.부터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피고(반소원고)에 대한,

가.

원고(반소피고) 3. C, 6. F, 10. J, 12. L, 16. P, 17. Q, 18. R의 자녀학자금 대출금 채무는 존재하지 아니함과,

나.

가항 기재 원고(반소피고)들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반소피고)들의 자녀학자금 대출금 채무는 아래 3항 기재 각 금액을 넘어서는 존재하지 아니함을

각각 확인한다.

3.

피고(반소원고)에게,

가.

원고(반소피고) 1. A, 2. B, 4. D, 5. E, 11. K, 13. M은 별지 2. ‘피고 청구내역’의 ‘미상환 잔액1(F)’ 난 기재 각 해당 금액, 원고(반소피고) 7. G, 8. H, 9. I, 14. N, 15. O은 같은 표의 ‘미상환 잔액2(G)’ 난 기재 각 해당 금액 및 각 이에 대하여 2016. 1. 14.부터 2018. 2. 21.까지 연 5%, 그 다음 날부터 갚는 날까지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고,

나.

원고(반소피고) 1. A, 2. B, 4. D, 5. E, 11. K, 13. M은 별지 2. ‘피고 청구내역’의 ‘원고 주장 공제액(D)’ 난 기재 각 해당 금액 및 이에 대하여 2016. 6. 17.부터 2018. 2. 21.까지 연 5%, 그 다음 날부터 갚는 날까지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4.

원고(반소피고) 3. C, 6. F, 10. J, 16. P, 18. R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반소피고)들의 나머지 본소청구와 피고(반소원고)의 나머지 반소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5.

본소, 반소를 통틀어,

가.

원고(반소피고) 3. C, 6. F, 10. J, 15. O, 16. P, 18. R과 피고(반소원고) 사이에 생긴 소송비용은 피고(반소원고)가 부담하고,

나.

가항 기재 원고(반소피고)들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반소피고)들과 피고(반소원고) 사이에 생긴 소송비용 중 20%는 위 원고(반소피고)들이, 나머지는 피고(반소원고)가 각각 부담한다.

6.

제1, 3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 사실

가.

원고들의 지위

원고들은 피고의 직원으로 근무하다 퇴직(원고 3. C, 10. J, 13. M: 2014. 3. 31. 퇴직, 원고 6. F: 2015. 9. 30. 퇴직, 나머지 원고들: 2015. 3. 31. 퇴직)한 사람들이다.

나.

1999년 이후 자녀학자금 제도의 변화

1)

피고는 직원들에게 대학생 자녀의 학자금(이하 ‘자녀학자금’이라 한다)을 무상으로 지원하였는데, 1998년 감사원으로부터 자녀학자금 지원을 무상 지원에서 융자로 전환할 것을 권고받았다.

2)

이에 따라 피고는 1999. 1. 12. 노사협의회를 통해 피고가 직원들에게 자녀학자금을 대출해주고, 직원들은 자녀 졸업 후 2년의 거치기간을 가진 뒤 5년(전문대학은 3년) 동안 분할 상환하되, 상환 시 S공사 사내근로복지기금(이하 ‘복지기금’이라 한다)에서 상환자금을 지급하도록 추진하기로 결의하였다.

3)

피고는 1999. 5. 3. 위 내용을 반영하여 복리후생관리규정 시행세칙을 개정하였고, 1999. 7. 14. 학자금 업무처리지침을 제정하여 자녀학자금 무이자 대출을 시행하였다. 위 각 규정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아래와 같다.

4)

이후 피고는 1999. 12. 27. 피고 소속 4직급 이하 직원들이자 피고의 전 직원 과반수로 구성된 T노동조합과, ‘자녀학자금은 무이자 융자 후 상환 시 융자금 상환액에 대하여 복지기금에서 1인 2자녀 범위에서 지급토록 한다’는 내용의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다.

다.

2010년 이후 자녀학자금 제도의 변화

1)

이후 복지기금은 직원들에게 자녀학자금 상환자금을 전액 지원하였는데, 피고는 2008년 감사원 감사에서 자녀학자금을 복지기금에서 무상으로 지원하는 일이 없도록 하라고 재차 주의를 받았다.

2)

이에 피고는 2009. 12. 30. T노동조합과 사이에, 자녀학자금 지원제도를 성적에 따른 장학금 제도로 전환하는 내용으로 아래와 같이 노사합의를 하였다. 이에 따라 피고는 2010. 1. 28. 아래와 같이 학자금 업무처리편람을 제정하여 2010. 1. 1.부터 소급시행하면서 앞선 학자금 업무처리지침은 폐지하였다. 또한, 복지기금도 2010. 1. 28. 아래와 같이 장학금지원지침을 제정하였다.

라.

2015년 이후 자녀학자금 제도의 변화

2014년부터 복지기금의 재정이 어려워지자, 피고는 2015. 3. 16. 아래와 같이 장학금 지원규모를 축소하는 내용으로 대학교 학자금대부 업무처리편람을 새롭게 제정하여 2015. 1. 1.부터 소급 시행하였고, 복지기금도 2015. 3. 12. 장학금지원지침을 아래와 같이 개정하여 2015. 1. 1.부터 소급 시행하였다.

마.

자녀학자금 제도 변경 요약

위에서 살펴본 피고의 자녀학자금 제도 변경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바.

원고들의 학자금 대부 내역

원고들은 2002년부터 2015년까지 별지 3. ‘원고별 대출금 및 면제 내역’에서 보는 바와 같이 피고로부터 자녀학자금을 대출받았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11, 16, 17, 18호증, 을 제20, 22, 23, 24, 28, 29, 32~4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요지

가.

원고들

1)

임금인상분 및 경영평가성과금 청구

피고는 원고 2. B, 4. D, 5. E, 7. G, 8. H, 11. K, 12. L, 14. N, 17. Q에게 별지 1. ‘원고들 청구 내역’의 ‘미지급 임금’ 난 기재 각 해당 금액(임금인상분 또는 경영평가성과금)을 지급하지 않았으므로, 위 원고들에게 위 각 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자녀학자금 대출금 상환 명목으로 공제한 임금 및 퇴직금 청구

피고는 원고 6. F, 9. I, 14. N, 15. O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의 임금 또는 퇴직금에서 별지 1. ‘원고들 청구 내역’의 ‘임금 및 퇴직금 공제액’ 난 기재 각 해당 금액을 자녀학자금 대출금 상환 명목으로 공제하고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그러나 아래 3)항에서 보는 바와 같은 이유로 위 원고들은 피고에 대하여 자녀학자금 대출금 채무를 부담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설령 이를 부담한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대출금 상환 명목으로 임금 및 퇴직금을 공제한 채 미지급한 것은 임금 전액지급 원칙을 규정한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에 반하여 무효이다.

따라서 피고는 위 원고들에게 위 각 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자녀학자금 대출금 채무부존재확인 청구

다음과 같은 이유로,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자녀학자금 대출금 채무는 존재하지 않는다.

①

원고들은 피고로부터 자녀학자금을 대출받은 것이 아니라 무상으로 지원받은 것이므로,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자녀학자금 대출계약은 통정허위표시로 무효이다.

②

설령 자녀학자금 대출계약이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복지기금을 통하여 원고들에게 자녀학자금을 전액 지원하기로 하는 노사 합의 또는 관행이 존재하므로, 피고가 원고들에게 대출금 상환을 구할 수는 없다.

③

피고가 원고들과 다른 시기에 퇴직한 직원들에게는 자녀학자금 대출금 상환을 요구하지 않으면서 원고들에게만 그 상환을 요구하는 것은, 근로기준법 제6조에서 금지하는 차별적 처우에 해당하여 부당하다.

④

설령 대출계약이 유효하다고 하더라도, 일부 대출금에 대하여는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

나.

피고

1)

임금인상분 및 경영평가성과금 청구에 관하여

이 부분 원고들은 자유로운 의사로 임금인상분 및 경영평가성과금을 반납하기로 하였으므로, 피고에게는 위 금액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2)

자녀학자금 대출금 청구

피고는 원고들에게 자녀학자금으로 별지 2. ‘피고 청구내역’의 ‘대출액(A)’ 난 기재 각 해당 금액을 대출하였으므로, 원고들은 직접 상환한 금액과 복지기금을 통하여 지원받았거나 지원받아 상환할 예정인 금액을 제외한 같은 표의 ‘피고 청구금액’ 난 기재 각 해당 금액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예비적 반소 청구

만약 피고가 원고 6. F, 9. I, 14. N, 15. O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 주장처럼 이들의 임금 또는 퇴직금에서 자녀학자금 대출금 상환액을 공제한 것이 무효가 된다면, 위 원고들은 여전히 피고에게 같은 금액 상당의 대출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판단

가.

본소 중 임금인상분 및 경영평가성과금 청구에 대하여

피고가 2013. 12. 25. 원고 2. B, 4. D, 5. E, 7. G, 8. H, 11. K, 12. L, 14. N, 17. Q에 대하여 별지 1. ‘원고들 청구내역’의 ‘미지급 임금’ 난 기재 각 해당 금액(임금인상분 및 경영평가성과금)을 지급하지 않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그러나 을 제21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위 원고들은 ‘피고의 경영위기 극복을 위한 자구노력에 동참하고자 2013년도 임금인상분 해당액과 경영평가 성과금의 20% 해당액을 반납하는 데 동의’한 사실이 인정되고, 달리 위 동의가 위 원고들의 자유로운 의사에 의한 것이 아님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위 원고들의 이 부분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는다.

나.

본소 중 자녀학자금 대출금 상환 명목으로 공제한 임금 및 퇴직금 청구에 대하여

1)

피고가 원고 6. F, 9. I, 14. N, 15. O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의 임금 또는 퇴직금에서 별지 1. ‘원고들 청구 내역’의 ‘임금 및 퇴직금 공제액’ 난 기재 각 해당 금액을 자녀학자금 대출금 상환 명목으로 공제하고 지급하지 아니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그리고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위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는 자녀학자금에 관하여 유효하게 대출계약이 성립하였으며, 위 대출계약을 통정허위표시라고 볼 수도 없다.

2)

그런데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 본문은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한다.’라고 함으로써 이른바 임금 전액지급 원칙을 선언하고 있다. 그 취지는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임금을 공제하는 것을 금지하여 근로자가 임금 전액을 확실하게 지급받도록 함으로써 근로자의 경제생활을 위협하는 일이 없도록 그 보호를 도모하려는 데 있으므로,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으로 근로자의 임금채권과 일방적으로 상계하는 것은 금지된다. 또한, 사용자가 근로자의 동의를 얻어 근로자의 임금채권에 대하여 상계하는 경우에 그 동의가 근로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터 잡아 이루어진 것이라고 인정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때에는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 본문에 위배되지 아니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나, 임금 전액지급 원칙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그 동의가 근로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기한 것이라는 판단은 엄격하고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대법원 2001. 10. 23. 선고 2001다25184 판결 등 참조).

3)

을 제1~3, 5, 7, 9~11, 13~16, 18, 19, 25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위 원고들이 2010. 1. 1. 이후 피고로부터 자녀학자금을 대출받으면서 작성한 대학학자금 차용증서에는 ‘퇴직 시에는 퇴직금에서 대부금 잔액을 우선 공제방법으로 상환하는 데 동의’한다는 문구가 부동문자로 기재된 사실은 인정된다. 그리고 피고의 학자금 업무처리지침(1999. 7. 14. 시행) 제11조 제3호, 학자금 업무처리편람(2010. 1. 1. 시행) 제12조 제2호, 대학교 학자금 대부 업무처리편람(2015. 1. 1. 시행) 제10조 제2호에는 자녀학자금은 매분기 성과연봉 지급 월 급여지급 시 균등분할 상환하거나 퇴직 시 퇴직급여에서 미상환금 전액을 일시상환한다고 규정되어 있는 점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대학학자금 차용증서는 2010. 1. 1. 이후 이루어진 대출에 관하여서만 작성된 것일 뿐만 아니라, 위 문구 또한 부동문자로 인쇄되어 있어, 앞서 본 임금 전액지급 원칙의 취지에 비추어 보면, 이러한 사정만으로는 위 원고들이 자유로운 의사로 임금 또는 퇴직금 공제에 동의하였다고 선뜻 인정하기는 어렵다(더구나 위 문구 자체에 의하더라도, 퇴직금이 아닌 임금의 경우에는 위 원고들이 공제에 동의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 나아가 피고의 학자금 업무처리지침 등 규정들만으로는 원고들이 구체적이고 개별적으로 임금 및 퇴직금 공제에 동의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현재 위 원고들은 자녀학자금 대출 사실 자체를 다투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사정들을 종합하면, 위 원고들이 자유로운 의사로 임금 또는 퇴직금에서 자녀학자금 대출금을 공제하는 것에 동의하였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피고가 위 원고들의 임금 또는 퇴직금 중 일부를 자녀학자금 대출금 상환 명목으로 공제한 것은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피고는 이 부분 임금 및 퇴직금을 미지급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4)

따라서 피고는 위 원고들에게 별지 1. ‘원고들 청구 내역’의 ‘임금 및 퇴직금 공제액’ 난 기재 각 해당 금액 및 이에 대하여 이 부분 임금 및 퇴직금 지급사유 발생일 이후로서 위 원고들이 구하는 2015. 4. 15.(가장 늦은 퇴직일인 2015. 3. 31.부터 14일이 지난 다음 날)부터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 시행령상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위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인다.

다.

본소 중 자녀학자금 대출금 채무부존재확인 청구 및 반소청구에 대하여

1)

자녀학자금 대출계약의 존부 및 통정허위표시 여부

가)

다음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자녀학자금 대출계약이 체결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①

피고는 1998년 감사원의 지적을 받은 뒤 자녀학자금을 무상 지원에서 대부 지원으로 전환하였고, 원고들도 피고의 학자금 업무처리지침 제9조 제2호, 학자금 업무처리편람 제9조 제2호에 따라 대학학자금 대부신청서, 대학학자금 차용증서 등을 작성하였다.

②

원고들이 받은 대출 중 일부는 일시가 오래되어 대부신청서 등이 멸실되었고, 원고들의 서명이 없거나 원고들의 서명이 아닌 것처럼 보이는 서류들도 있다. 그러나 원고들은 피고로부터 자녀학자금을 받은 사실 자체는 인정하고 있고, 위 각 규정상 대부신청서 등이 있어야만 자녀학자금이 지급되는 점, 피고로서는 원고들이 대부신청서 등을 제출하지 않으면 지급할 자녀학자금(대학등록금)이 얼마인지 알 수도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이 일부 서류가 미비하다는 점만으로 대출계약이 체결되지 않았다고 볼 수는 없다.

나)

다음과 같은 점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대출계약이 통정허위표시로서 무효라고 볼 수도 없다.

①

통정허위표시는 표시자 일방의 내심의 의사만으로 성립하는 것이 아니라 표시자에게 표시행위와 다른 내심의 의사가 존재함을 상대방도 알고 이를 의욕해야 성립한다. 그런데 피고는 원고들에게 자녀학자금을 대출할 의사를 가지고 대출계약을 체결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을 뿐 달리 원고들에게 자녀학자금을 증여하려는 의사를 가졌다고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②

또한, 복지기금은 피고와는 다른 별개의 법인이므로, 피고가 직원들에게 자녀학자금을 대출하는 것과 추후 복지기금의 지원을 통하여 상환이 이루어질 것이 예정되어 있다는 점은 원칙적으로 별개라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원고들 주장처럼 복지기금이 자녀학자금 대출금 전액을 지원하였고 피고도 이를 예정하고 자녀학자금을 대출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이유로 자녀학자금 대출계약이 통정허위표시로서 무효라고 볼 수는 없다(다만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피고가 자녀학자금 대출금 상환을 면제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는지는 별론으로 한다).

자녀학자금 대출계약의 효력을 다투는 취지의 이 부분 원고들 주장은 모두 받아들이지 않는다.

2)

자녀학자금 대출금 채무의 범위

가)

일부 면제

앞서 든 증거와 갑 제28호증의 기재, 증인 U의 일부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원고들에 대하여 자녀학자금 대출금 채무 중 아래와 같이 복지기금 지원이 예정된 부분에 관하여는 처음부터 이를 면제해줄 것을 표시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①

피고는 1999. 12. 27. T노동조합과 ‘자녀학자금은 무이자 융자 후 상환 시융자금 상환액에 대하여 복지기금에서 1인 2자녀 범위 내에서 지급토록 한다’는 내용의 단체협약을 체결하였고, 위 단체협약에 따라 복지기금은 자녀학자금 대출금을 전액 지원하였다. 이후 피고는 2009. 12. 30. T노동조합과 ‘직원 자녀 중 국내 대학 입학 또는 재학 시 복지기금에서 등록금 전액을 지원하는 현행 제도를 성적에 의한 장학금 제도로 전환하며, 지원 규모를 합리적으로 조정한다’는 내용의 노사합의를 하였고 그에 따라 복지기금은 2010. 1. 1. 이후의 대출금에 대해서는 일정 금액을 한도로 지원하였다.

비록 복지기금이 피고와는 별개의 법인이기는 하나, 피고가 직접 T노동조합과 위와 같은 내용의 단체협약과 노사합의를 하였으므로 그 효력은 직접 피고에게 미치고, 실제로도 그 내용에 따라 복지기금의 지원이 이루어졌다. 또한, 원고들로서도 복지기금의 지원을 예정하고 피고로부터 자녀학자금을 대출받았고, 피고도 2013년까지 퇴직한 직원들에 대하여는 자녀학자금 대출금 변제를 청구한 적이 없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위 단체협약과 노사합의에 따라 제․개정된 피고의 업무처리지침 또는 업무처리편람, 복지기금의 장학금지원지침에 따라 복지기금으로부터 지원받을 부분에 대해서는 원고들에게 대출금 변제를 청구하지 않을 의사, 즉 이를 면제할 의사를 묵시적으로나마 표시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②

피고는 2015년 장학금 제도 변경을 앞두고 2014. 7. 7. 직원들에게 안내한 설명자료(갑 제4호증)에서도, ‘2009년 이전 대부액 중 본인부담금: 0%, 2010년 이후 대부액 중 본인부담금: B 학점 이상 20%’ 등이라고 기재함으로써, 위 면제조건과 같은 내용으로 대출금 면제액을 안내한 바 있다. 또한, 피고는 원고들과 달리 2014. 6. 및 2014. 12.에 퇴직한 직원 74명에 대하여는 위 면제조건과 같이 자녀학자금 대출금 채무를 면제하였다.

③

피고는, 2015. 3. 12. 개정된 복지기금의 장학금지원지침이 부칙 제2호에 따라 대출 일자와 관계없이 소급 적용되므로, 2010. 1. 1. 전에 이루어진 대출에 관하여도 학점에 따라 일부가 지원될 수 있을 뿐이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위 경과조치는 이미 종전규정(전액 지원 또는 350만 원을 한도로 한 성적별 차등지원)에 따른 지원을 예정하고 자녀학자금 대출을 받은 원고들의 정당한 이익을 침해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원고들이 이에 동의하였다거나 소급 적용이 가능하다고 볼 뚜렷한 근거가 없는 이상 원고들에게 그대로 적용된다고 보기 어렵다. 더구나 피고는 2015. 3. 12. 개정된 장학금지원지침이 시행된 후에도 원고들과 다른 시기에 퇴직한 직원들에 대하여는 여전히 종전규정을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 원고들에게만 개정규정을 소급 적용함으로써 원고들을 차별 대우할 합리적인 근거도 없다.

나)

원고별 대출금 채무 면제금액

위와 같은 기준에 따라 원고별로 대출액, 면제액, 상환의무액을 산정하면, 별지 3. ‘원고별 대출금 및 면제 내역’ 기재와 같다.

3)

잔존 채무액 및 원고들의 지급의무

이상의 점을 토대로, 별지 2. ‘피고 청구내역’에서 원고들이 최종 상환할 대출금 액수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가)

대출액(A) 중 면제액(B)을 공제한 금액 즉 원고들에게 상환의무가 있는 금액은 상환의무액(C = A - B)이다.

한편 피고는 ① 원고들이 부당 공제되었다고 주장하며 본소로써 지급을 구하는 임금 및 퇴직금 공제액(원고 주장 공제액, D)을 상환액으로 보고, 여기에다가 복지기금 지원금액 또는 지원 예정금액을 추가 공제하여 원고들에 대한 청구금액을 산정하는 한편, ② 예비적으로 원고 주장 공제액(D)을 상환액으로 볼 수 없는 경우 해당 금액을 추가청구하고 있다.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 주장 공제액(D)은 피고에게 반환의무가 인정되므로, 이를 상환액으로 볼 수 없다. 한편 피고는 원고 주장 공제액(D) 외에 원고들이 직접 상환하였거나 원고들의 임금 등에서 상환 명목으로 공제한 금액(추가 공제액, E)을 추가로 밝히고 있으므로, 상환의무액(C)에서 추가 공제액(E)을 공제한 금액(미상환잔액 2, G = C - E)이 원고들이 최종적으로 부담할 상환액이 된다. 그리고 미상환잔액2(G)에서 원고 주장 공제액(D)을 뺀 금액 즉 원고들이 최종적으로 부담할 상환액에서 피고가 예비적 반소로 구하는 금액을 제외한 금액은 주위적 반소로써 인용될 금액(미상환 잔액1, F = G - D)이 된다.

나)

이와 같은 방법에 따라 원고들이 부담할 상환액을 산정하면 다음과 같다.

①

원고 1. A, 2. B, 4. D, 5. E, 11. K, 13. M

위 원고들은 원고 주장 공제액(D)이 미상환잔액2(G)에 미치지 못하므로, 미상환잔액2(G) 및 그중 ㉠ 미상환잔액1(F)에 대하여는 반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 날인 2016. 1. 14.부터, ㉡ 원고 주장 공제액(D)에 대하여는 반소청구취지 및 청구원인변경신청서 부본 송달일 다음 날인 2016. 6. 17.부터 각각 위 원고들이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18. 2. 21.까지 민법상 연 5%, 그 다음 날부터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상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 이를 넘는 자녀학자금 대출금 채무는 존재하지 아니한다.

②

원고 7. G, 8. H, 9. I, 14. N, 15. O

원고 7. G, 8. H의 경우 면제액, 추가 공제액 등으로 인하여 미상환잔액2(G)가 원고 주장 공제액(D)보다 작다[즉 원고 주장 공제액(D)을 제외하더라도 추가 공제액 등으로 인하여 최종 상환의무액인 미상환잔액2(G)는 원고 주장 공제액(D) 미만만 남게 된다].

그리고 원고 9. I, 14. N, 15. O의 경우 원고 주장 공제액(D) 없이 추가 공제액(E)만 있고, 이를 공제한 금액이 미상환잔액2(G)에 해당한다.

따라서 위 원고들은 미상환잔액2(G) 및 이에 대하여 반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 날인 2016. 1. 14.부터의 지연손해금 지급의무만 있고, 이를 넘는 자녀학자금 대출금 채무는 존재하지 아니한다.

③

원고 3. C, 6. F, 10. J, 12. L, 16. P, 17. Q, 18. R

위 원고들[미상환잔액2(G)가 0 또는 음수인 원고들]은 피고에 대하여 더는 대출금 상환의무를 부담하지 아니한다.

4)

소멸시효 완성 주장에 대하여

위에서 지급의무를 인정한 원고들은, 피고가 반소를 제기한 2015. 10. 5.로부터 역산하여 10년 전에 대출이 이루어진 자녀학자금 대출금 채권은 10년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자녀학자금 대출금 채권은 자녀가 대학을 졸업한 후 거치기간 3년이 지난 때부터 변제기가 도래하고, 달리 위 대출금 채권의 소멸시효 기간이 경과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4.

결론

원고들의 본소청구와 피고의 반소청구는 위 인정 범위에서 이유 있으므로 일부씩 인용한다.

판사 강화석(재판장) 고유강 김준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