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에 대하여 형의 선고를 유예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피고인은 E가 사업장에서 무단으로 이탈한 뒤 소재불명되는 바람에 퇴직절차를 밟지 못하였을 뿐 고의로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않은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주장하지만, 피고인은 충분히 E와 연락하여 임금 등을 지급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지급하지 아니하였음이 인정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의 주장을 받아들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판단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서울 송파구 C 소재 D 대표로서 상시 근로자 10명을 사용하여 중국음식점을 운영한 사람이다.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1. 11. 29.부터 2013. 10. 8.까지 근무한 근로자 E의 임금, 연차미사용수당, 연장근로 및 휴일근로 가산수당, 퇴직금 합계 5,203,025원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E가 2013. 10. 9. 사업장을 무단으로 이탈한 점, ② 피고인은 2013. 9. 28.까지 월급여 180만 원씩을 매월 지급하였으며, 2013. 10. 31. 노동청에 처음 출석하여 조사받았는데, 2014. 3. 13. 이 사건 체불금품 등 5,203,025원을 근로감독관을 통해 전달받은 E 명의 계좌에 송금하여 지급한 점, ③ E가 피고인을 상대로 제기한 임금청구의 소는 소취하 또는 취하간주로 종결되었고 E는 원심 최종 공판기일까지 소재가 파악되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하여, 피고인이 임금 등을 지급하지 못한 불가피한 사정을 인정할 수 있어 적법행위의 기대가능성이 없다는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에 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당심의 판단
살피건대, 사용자는 근로자와의 사이에 일단 근로관계가 성립되면 근로기준법 소정의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는 것은 당연한 의무라 할 것이나, 사용자가 모든 성의와 노력을 다 했어도 임금의 체불이나 미불을 방지할 수 없었다는 것이 사회통념상으로 긍정할 정도가 되어 더 이상의 적법행위를 기대할 수 없는 특수한 사정이 있는 때에는 근로기준법 제36조 위반범죄의 책임조각사유가 된다고 할 것인데(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5도3568 판결, 대법원 2001. 2. 23. 선고 2001도204 판결 등 참조), 피고인의 당심 법정 진술을 비롯하여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E가 2013. 10. 7. 고용노동청에 제출한 진정서에 자신의 휴대전화번호를 기재한 점, ② E는 2013. 10. 9. 피고인 운영 사업장에 찾아가 퇴직의사를 밝히고 여권 등의 반환을 요구하였으나 거절당하자 이를 이유로 경찰에 신고하고 이후 경찰서에서 조사받은 점, ③ E는 2013. 10. 23. 고용노동청에서 임금체불 등과 관련하여 조사를 받았고, 피고인은 2013. 10. 11. 우편으로 위 일자에 출석할 것을 요구받았으며, 피고인은 위 사건으로 2013. 10. 31. 조사받은 점, ④ 피고인은 2013. 11. 11. 여권 반환 거부와 관련하여 경찰서에서 조사받은 점 등을 감안하면, E가 피고인에게 연락처를 직접 알려주지는 않았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수사기관 등을 통하여 E의 연락처를 알아내어 임금 등을 지급할 수 있었다고 보이므로, 적법행위의 기대가능성이 없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이와 달리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기대가능성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