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반소원고)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본소, 반소를 통틀어 피고(반소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인정사실
피고는 서울 성동구 C에서 셔츠 및 체육복 제조업체인 D를 운영하고 있다.
원고는 종전에 E가 운영하는 봉제공장에 근무하면서 월 1,800,000원의 급여를 받았다. 원고는 피고와 월 2,100,000원을 받기로 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2014. 3. 3.부터 2015. 10. 3.까지 위 D에서 근무하였다.
피고는 2016. 11. 15. 서울동부지방법원 2016고정303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사건에서 원고에게 퇴직금 3,419,890원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범죄사실이 인정되어 벌금 500,000원의 유죄 판결을 선고받았고, 위 판결은 2016. 11. 23. 확정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주장과 판단
본소청구에 대한 판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 3,419,890원과 이에 대하여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이 지난 2015. 10. 18.부터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및 반소청구에 대한 판단
주장의 요지
원고와 피고는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원고가 종전에 E로부터 받던 월급 1,800,000원에 퇴직금을 포함하여 월 2,100,000원을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 이에 따라 피고는 원고에게 2014. 3. 3.부터 2015. 3. 3.까지는 퇴직금 300,000원을 포함하여 매월 2,100,000원을, 2015. 3. 4.부터 2015. 10. 3.까지는 퇴직금 400,000원을 포함하여 매월 2,200,000원을 지급하였다. 이러한 방식으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을 모두 지급하였다.
피고가 원고에게 퇴직금으로 지급한 합계 6,006,575원이 퇴직금 지급의 효력이 없다면, 원고는 피고에게 이를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 피고는 위 부당이득반환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원고의 퇴직금채권 중 1/2을 초과하는 부분에 해당하는 금액과 상계하고, 반소로 상계 후의 나머지 금원의 지급을 구한다(피고는 제1심에서 반소로 위 6,006,575원 전액의 지급을 구하다가, 당심에서 상계 후의 나머지 4,296,812원의 지급을 주장하였다).
판단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이하 '퇴직금 분할 약정'이라 한다)하였다면, 그 약정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 전문 소정의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같은 법 제8조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그 결과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09도8248 판결 등 참조).
한편,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퇴직금 지급의 효력이 인정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임금 지급의 효력도 인정되지 않는다면,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 취지를 고려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수 있다. 따라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해당 약정이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사용자가 퇴직금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즉, ①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하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②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③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 내용이 종전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여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대법원 2010. 5. 27. 선고 2008다9150 판결, 대법원 2012. 12. 13. 선고 2012다77006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원고와 피고가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특정하였다거나 원고와 피고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상계주장 및 반소청구는 모두 이유 없다.
결론
원고의 본소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고 피고의 반소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본소 및 반소에 대한 항소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한숙희(재판장) 원용일 윤진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