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부지방법원판결

서울동부지방법원 2019. 10. 31. 선고 2018가단109630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원고들은 한국전력공사가 지분을 전액 출자하여 설립한 자회사인 J 주식회사(이하 'J'이라고 한다)에 고용되어 전력량계의 검침업무를 담당하던 중 J과 K단체(이하 'K단체'라고 한다) 사이의 영업양도에 따라 K단체로 전적하였다가 다시 피고 회사로 전적하여 전력량계 검침업무 등을 수행하였다.

피고 회사는 한국전력공사로부터 검침업무 등을 수탁 받아 원고 등의 검침원으로 하여금 검침업무 등을 하게 한 법인이다.

나.

검침원 지위의 변경

정부는 1994. 10.경 실시한 '통합공과금제 분리시행 정책'에 따라 전기계기 검침, 요금청구서 송달 및 체납요금 수금업무 등을 한국전력공사로 이관하였고, 한국전력공사는 J과 수의계약 형식의 업무용역계약을 체결하여 그 중 검침업무를 위탁하였다. 정부는 위 통합공과금제 정책의 시행에 즈음하여 1994. 9.경 종래 공무원 신분인 검침원들의 J로의 소속 변경을 유도하기 위한 목적으로 '한전이관검침원 처우대책'(이하 '이 사건 처우대책'이라고 한다)을 마련하여 정년, 승진제도 및 퇴직금 등에 있어 이관으로 인한 불이익을 최소화하고자 하였다. 이에 위 통합공과금 정책의 시행시점을 기준으로 당시 공무원이던 약 7,000여 명의 전체 검침원들 중 약 2,100여 명이 한국전력공사로의 이관을 신청하여 소속이 변경되었다.

다.

제한경쟁입찰의 실시와 근로조건 보장의 합의

이후 정부는 경쟁을 통한 검침업무의 효율성 개선 등이 필요하다는 국회 및 감사원의 지적에 따라 공기업·준정부기관 계약사무규칙을 통해 '제한경쟁입찰제도'를 도입하였다. 이에 따라 2011년경 실시한 제한경쟁입찰 결과 J이 위 입찰에서 탈락하는 대신 K단체가 한국전력공사로부터 기존의 검침업무를 수주하였다. 위 입찰 당시 한국전력공사가 작성한 '제안요청서'에는 입찰업체가 제출하는 제안서의 평가기준으로 '현장원 고용승계' 항목을 두어 '기존 검침회사 현장원의 고용승계 방법과 임금보전 방안 등의 계획에 대한' 평가 결과에 따라 최대 10점(위 점수를 포함한 '기술능력평가' 항목에는 80점이, 나머지 '입찰가격평가' 항목에는 20점이 각각 배정되었다)을 부여하도록 하였다. 한편 한국전력공사는 위 입찰과 관련하여 계약상대자는 소속 회사가 변경된 현장원에 대해 변경 전 회사에서 받던 업무량 대비 급여수준을 보장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계약특수조건'을 정하기도 하였다.

K단체는 위 입찰에 참여한 후 한국전력공사의 위와 같은 지침 등에 따라 '검침용역계약 기간 동안 현장원 개인별 월평균 1,774,210원(장려금 제외) 이상을 임금으로 지급할 것'과 '기존 회사와 비교하여 업무량 대비 급여수준을 보장할 것'을 내용으로 하는 '근로조건 이행확약서'를 제출하였으며, 2011. 7. 28. J과 사이에 임금은 불이익이 없이 승계되고 기존 회사의 임금수준을 보장한다는 내용이 담긴' 고용승계에 따른 근로조건에 관한 합의사항'을 작성하였다.

K단체가 위 입찰을 통해 한국전력공사로부터 검침업무를 위탁받은 이후 검침원들은 J을 퇴사하여 K단체와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당시 작성한 근로계약서에는 임금의 경우 K단체의 '보수규정'이 정하는 바에 따른다는 내용이 명시되었다.

라.

배전상여금 등 미지급을 둘러싼 분쟁의 발생

검침원들은 종래 직원연봉규정 제12조 제2항 등이 정하는 바에 따라 J로부터 반기별로 배전상여금을 지급받았으나 K단체로 소속을 옮긴 이후부터는 동일한 명목의 급여를 지급받지 못하였다. 또한 검침원들은 직원연봉규정 제12조 제1항 및 직원연봉규정 시행세칙 제15조 등에 따라 J로부터 '기본상여금'을 지급받았으나, K단체로의 전적 당시 전적일까지의 근무일수를 반영한 상여금은 별도로 지급받지 못하였다. J은 2011. 9. 20. K단체에 공문을 발송하여 '배전상여금' 등 일부 급여항목을 전적한 검침원들의 보수에 반영하여 줄 것을 요청하였고, 같은 해 10. 6.에도 공문을 통해 같은 취지의 요청을 하였다.

한편, 검침원들 일부가 2013. 4. 10. K단체를 상대로 '체불된 배전상여금을 지급하여 달라'며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남부지청에 진정을 제기하였는데 해당 지청은 2013. 11. 11. K단체에 근로기준법 위반사항을 시정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마.

종전소송의 경과

검침원들 일부는 한국전력공사, J, K단체를 상대로 배전상여금 및 전력수당 추가 인상분 등의 지급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여 청구기각 판결을 받자{서울중앙지방법원 2013가합89858, 2014가합14547(병합) 사건} 이에 항소하였고, 항소심에서 2017. 7. 11. K단체가 원고 등에게 J과 K단체의 임금차액으로 계산된 금액의 40%를 지급하는 내용의 화해권고결정이 확정됨으로써 소송이 종결되었다{서울고등법원 2015나2014400, 2015나2014417(병합) 사건}.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2호증(각 가지 번호 포함),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주장 및 판단

가.

원고들의 주장

K단체는 신규 검침업체로 선정되다보니 검침업무에 대한 경험, 노하우가 전무했을 뿐만 아니라 검침업무를 직접 수행할 전문 인력을 확보해야만 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바로 오랜 전문능력을 갖고 있는 원고들을 J에서 K단체로 전적시키는 것이었는데 원고들을 전적시키기 위한 최소한의 요건이 안정적인 고용 및 임금수준보장이었다. 이에 따라 K단체는 J과 원고들의 전적 이전에 원고들의 전적을 적극적으로 유도하기 위하여 원고들의 고용승계 및 임금수준보장 약정이 담긴 '고용승계에 따른 근로조건에 관한 합의사항'을 체결하였다. 이후 예정된 수순에 따라 J은 전적대상자들인 원고들에게 임금수준보장의 내용 등을 포함한 위 합의사항에 대한 내용들을 충분히 설명, 교육하였고, 이는 K단체도 마찬가지라고 할 것이므로, 원고들에게 K단체로 전적한 이후에도 J에서 받던 수준의 임금을 약속하였다. 그런데 이러한 서류들은 한국전력공사에서 요구했던 것이기 때문에 원고들이 K단체에서 피고 회사로 전적했을 때에도 동일하게 작성되었을 것이 분명하다.

'고용승계에 따른 근로조건에 관한 합의사항'은 원고들의 전적을 적극적으로 유도하기 위해 작성된 것일 뿐만 아니라 원고들의 전적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고 할 것이고, 위 합의사항 자체로 K단체가 원고들에게 지급한 임금과 피고 회사가 원고들에게 지급한 임금의 차액 상당액에 대한 지급의무가 도출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종전소송에서 K단체가 J과 K단체의 임금차액 상당액 중 40%에 상당하는 금액을 원고들에게 지급한 점, 피고 회사는 K단체가 지급한 임금상당액을 지급하기로 한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 회사는 원고들에게 임금차액 중 종전사건의 화해권고결정 비율 상당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J에서 K단체로 전적하였다가 다시 J로 전적한 검침원들이 J과 합의를 하여 2018. 6. 이전의 배전상여금 상당 금원 중 일부를 지급받고 2018. 6.부터는 배전상여금 상당 금원을 지급받기로 하였다. J이 이러한 합의를 한 것은 K단체가 검침원들에게 임금을 적게 지급했다는 점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피고 회사의 전 대표이사 등 임원들은 원고들에게 다른 검침회사에서 K단체로의 전적으로 인한 임금차액분을 지급하면 피고 측에서도 원고들에게 해당 임금차액분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하였다. 피고 회사는 이러한 약정에 의해서도 J이 지급한 임금상당액을 지급해야 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회사의 주장

피고 회사는 원고들이 전적 이전 회사에서 받던 임금과 동일한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으며, 가사 그러한 의무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원고들 스스로 인정한 바와 같이 원고들이 피고 회사로 전적하기 전에 근무하던 K단체는 배전상여금을 지급한 사실이 전혀 없다. 피고 회사의 임금은 원고들이 피고 회사에 재직하기 직전에 근무하였던 K단체의 임금보다 높았음을 확인할 수 있다. 가사 피고 회사가 원고들이 전직하기 직전 회사인 K단체와 동일한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 회사가 그러한 의무를 이미 완벽하게 이행하였음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원고들은 J에서 K단체로 전적하였다가 다시 J로 전적한 검침원들이 J과 합의를 하여 2018. 6. 이전의 배전상여금 상당 금원 중 일부를 지급받고 2018. 6.부터는 배전상여금 상당 금원을 지급받기로 하였다고 주장하나, 이는 원고들이 아니라 "J → K단체 → J" 순서로 그 소속이 변경된 자들이 J과 체결한 합의일 뿐 이 사건 원고들의 청구의 정당성과는 무관하다.

피고 회사의 전 대표이사 등은 원고들에게 임금차액분을 지급하겠다고 약정한 사실이 없다.

이 사건 소장 접수일인 2018. 3. 20. 기준 3년이 경과한 부분에 대해서는 이미 소멸시효가 완성되었으므로 원고들의 청구 중 2014. 1. 1.부터 2015. 3. 20.까지 기간에 대한 임금 청구는 다른 사정을 살필 필요도 없이 이유 없다.

다.

판단

(1)

피고 회사가 원고들에게 K단체가 지급한 임금과 동일한 금액의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는지에 대하여 본다.

다툼 없는 사실, 증인 L의 증언, 갑 제1 내지 1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 회사는 한국전력공사의 제한경쟁입찰에 참여하면서 '계약특수조건'을 충족하기 위하여 K단체가 J과 체결한 '고용승계에 따른 근로조건에 관한 합의사항'과 동일한 취지 즉, K단체의 임금수준을 보장한다는 취지의 합의사항을 작성한 사실 및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를 비롯한 임원들이 원고들에게 종전에 근무하던 K단체에서 지급받은 것과 동일한 수준의 임금을 지급할 것을 약속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 회사는 원고들에게 약정한 수준의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고용승계에 따른 근로조건에 관한 합의사항'이 피고 회사와 K단체 사이에 합의된 사항이고, 피고 회사는 입찰을 통해 종래 K단체가 시행하던 검침업무를 한국전력공사로부터 위탁받은 것에 불과하여 검침용역계약 당사자의 위와 같은 교체·변경을 그로 인해 근로관계가 일체로 승계되는 영업양도 등과 같이 볼 수는 없으며, 위 합의사항의 골자는 기존 회사의 임금수준을 보장한다는 것으로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내용 없이 선언적 내용을 담고 있는 사정 등을 고려하더라도 달리 볼 것은 아니다.

(2)

종전소송에서 K단체가 검침원들에게 지급하기로 한 J과 K단체의 임금차액 상당액 중 40%에 상당하는 금액이 피고 회사가 원고들에게 지급해야 할 K단체가 지급한 임금과 동일한 금액에 포함되는지 여부에 대하여 본다.

앞서 본 것과 같이 피고 회사가 '고용승계에 따른 근로조건에 관한 합의사항'을 체결하였고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를 비롯한 임원들이 원고들에게 종전에 근무하던 K단체에서 지급받은 것과 동일한 수준의 임금을 지급할 것을 약속한 사실을 인정하더라도, 위 합의사항 또는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 등 임원들이 약속한 사항에 종전사건의 화해권고결정에 따른 금액이 포함된다고 보기 어렵고,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들의 주장과 같이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 등 임원들이 다른 검침회사에서 K단체로의 전적으로 인한 임금차액분을 지급하면 피고 회사에서도 원고들에게 해당 임금차액분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 회사가 원고들에게 지급해야 할 K단체가 지급한 임금과 동일한 금액에 종전 사건의 화해권고결정에 따른 금액이 포함된다고 볼 수 없고, J에서 K단체로 전적하였다가 다시 J로 전적한 검침원들이 J과 합의를 하여 2018. 6. 이전의 배전상여금 상당 금원 중 일부를 지급받고 2018. 6.부터는 배전상여금 상당 금원을 지급받기로 한 사정을 더하여 보더라도 달리 볼 것은 아니다.

(3)

피고 회사가 K단체가 지급한 임금과 동일한 금액의 임금을 지급할 의무를 위반하였는지에 대하여 본다.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K단체가 피고 회사보다 많은 금액의 임금을 원고들에게 지급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K단체는 종전사건의 화해권고결정에서 정한 금액 외에 배전상여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따라서 원고들이 위와 같은 의무를 위반하였다고 인정할 수 없다.

(4)

피고의 소멸시효 주장에 대하여 본다.

근로기준법 제49조에 의하면 임금의 소멸시효는 3년이고, 2014. 1. 1.부터 2015. 3. 20.까지 지급의무가 발생한 미지급 임금채권은 이 사건 소 제기일인 2018. 3. 20.로부터 3년 이전에 도래하였음이 역수상 명백하므로 원고들의 임금채권 중 2014. 1. 1.부터 2015. 3. 20.까지 지급의무가 발생한 부분은 시효로 소멸하였다. 따라서 피고 회사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이에 대하여 원고들은 피고 회사에 재직할 당시 종전소송이 진행 중이었고 그 결과에 따라 피고 회사에서도 원고들에게 임금 차액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한 점, 종전소송의 결과에 따라 임금차액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었던 점 등을 고려하면 종전소송의 화해권고결정이 확정된 이후부터 소멸시효가 진행된다고 보아야 한다고 주장하나, 앞서 본 것과 같이 피고 회사에서 원고들에게 종전소송의 결과에 따라 임금 차액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한 사실을 인정할 수 없으므로 이를 전제로 한 원고들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5)

소결

원고들의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3.

결론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임재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