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공소사실
피고인은 서울 강동구 B에 있는 C어린이집의 실제 운영자로서 상시근로자 8명을 사용하여 보육시설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를 채용할 때 근로자에게 임금, 소정근로시간, 휴일, 연차유급휴가 등의 근로조건을 명시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7. 11. 1.부터 같은 해 12. 29.까지 근로하고 퇴직한 D을 채용할 때 임금 등 상기 근로조건을 명시하지 아니하였다.
판단 가. 관련법리
영업의 양도라 함은 일정한 영업목적에 의하여 조직화된 업체 즉 인적, 물적 조직을 그 동일성을 유지하면서 일체로서 이전하는 것을 말하고, 영업이 포괄적으로 양도되면 양도인과 근로자 간에 체결된 고용계약도 양수인에게 승계된다(대법원 1991. 8. 9. 선고 91다15225 판결 참조). 한편 이 경우에 근로자가 자의에 의하여 계속근로관계를 단절할 의사로써 사업을 양도하는 기업에 사직서를 제출하고 퇴직금을 지급받은 다음 사업을 양수하는 기업에 입사하였다면 전자와의 근로관계는 일단 단절되고, 근로자가 사업을 양수한 기업에서 근무하다가 퇴직하는 경우에 그 기업에서의 근속기간에 상응하는 퇴직금만을 지급받게 될 것이지만, 그것이 근로자의 자의에 의한 것이 아니라 사업을 양도하는 기업의 퇴직금을 지급하기 위한 방편이나 사업을 양도·양수하는 기업들의 경영방침에 의한 일방적인 결정에 따라 퇴직과 재입사의 형식을 거친 것에 불과하다면 이러한 형식을 거쳐서 퇴직금을 지급받았더라도 근로자에게 근로관계를 단절할 의사가 있었다고 할 수 없으므로 계속근로관계도 단절되지 않는다(대법원 2005. 7. 8. 선고 2003다40798, 40804 판결 참조).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C어린이집(이하 '이 사건 어린이집'이라 한다)의 운영자 E은 고소인 D을 보육교사로 채용한 후 2017. 3. 2. 위 고소인과 근로시간, 휴일과 휴가, 임금 등의 사항이 명시된 근로계약서(보육교직원)를 작성한 사실, 피고인은 E과 사이에 E에게 6,000만 원을 지급하고 위 고소인을 포함한 6명의 보육교사 전원의 근로관계를 승계하는 조건으로 이 사건 어린이집의 영업을 양수한 사실, 피고인은 2017. 11. 1.부터 동일한 상호를 사용하면서 기존 보육교사를 통해 기존 원아들을 보육하는 업무를 수행해 온 사실이 인정되고, 당시 보육교사들이 E으로부터 기존 근로기간에 대한 퇴직금을 지급받기는 하였으나, 이는 보육교사들의 요구에 따른 것이 아니라 E이 피고인의 요구를 수용한 결과에 불과한 점(E은 이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피고인이 교사들을 통해서 피고인에게 전화하도록 한 후 보육교사들에게 퇴직금을 정산해 줄 것을 요청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당시 보육교사들이 E에게 이 사건 어린이집 보육교사직을 사직한다는 의사를 표시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퇴직금을 지급받은 사정만으로 보육교사들에게 근로관계를 단절할 의사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으므로, 피고인과 E 사이에서 이 사건 어린이집의 인적·물적 조직을 그 동일성을 유지한 채 일체로서 포괄적으로 이전하는 이른바 영업양도가 이루어졌고, 이에 따라 E과 보육교사들 사이에 체결된 근로계약 역시 영업양수인인 피고인에게 승계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결국 피고인은 E과 위 고소인 사이에 근로계약이 체결되고 근로조건이 명시할 근로계약서가 이미 작성되어 있는 상황에서 위 근로계약을 승계하였을 뿐 별도로 위 고소인과 근로계약이 체결되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피고인에게 위 고소인에 대하여 근로기준법 제17조 제1항 전문에 따른 근로조건 명시의무가 존재한다고 볼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되,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않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재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