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 및 제2 원심판결을 모두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3년 6월에 처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별지 범죄일람표 I 순번 2의 부정수표단속법위반의 점은 무죄.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해자 Q에 대한 사기의 점 (제1 원심판결 중 2017고단681 사건)
피고인이 N에게 적극적으로 어음할인을 요청한 것이 아니라, N이 주식회사 C의 어음을 빌려주면 할인받아 사용한 후 정상적으로 결제하겠다고 하여 그 말을 믿고 어음을 빌려주었고, 피고인은 그 당시 어음을 결제할 의사와 능력이 있었으므로, 피해자를 기망하여 어음할인을 받은 사실이 없다.
부정수표단속법위반의 점
제1 원심판결 중 2017고단726 사건의 수표금 미지급 부분
당좌수표는 견질담보로 발행된 것인데, 이를 보관하던 DV이 약정에 반하여 임의로 유통시켰다.
제1 원심판결 중 2017고단1596 사건
별지 범죄일람표 I 순번 2
'액면금 700만 원, 발행일 2017. 1. 28.'로 기재하여 DR에게 교부하였는데, DR이 임의로 '액면금 1억 5,000만 원, 발행일 2017. 2. 28.'로 변조하여 유통하였다.
별지 범죄일람표 I 순번 8, 10, 11, 12
당좌수표를 할인하여 주겠다는 말을 믿고 DW 등에게 교부하였으나, 할인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소지자들이 임의로 유통하였다.
무고의 점
제1 원심판결 중 2017고단935 사건
고소과정에서 착오를 일으켜 AB에 대하여 고소를 하였다가 곧바로 고소를 취소한 것으로 무고의 범의가 없었다.
제1 원심판결 중 2017고단2112 사건
약속어음의 부도를 모면하기 위하여 한 것일 뿐 AL를 무고할 범의가 없었다.
피해자 I 에 대한 사기의 점 (제1 원심판결 중 2017고단1596 사건)
피고인은 피해자의 카드론 대출금 3,200만 원을 대납함으로 인한 채권이 있었고, 피해자로부터 차용한 돈은 5,000만 원이 아니라 3,800만 원인데다가 이를 직원 급여 등 회사 운영비로 사용하였으므로, 피해자를 기망하여 돈을 편취한 사실이 없다.
양형부당
원심의 각 형(제1 원심판결: 징역 3년, 제2 원심판결: 징역 8월)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병합에 따른 직권파기
당심에서 원심판결들의 항소사건을 병합하였고, 제1 원심판결의 유죄부분과 제2 원심판결의 각 죄는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에 해당하여 형법 제38조 제1항에 따라 하나의 형이 선고되어야 하므로, 제1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 및 제2 원심판결은 그대로 유지될 수 없다.
다만, 이 경우에도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판단 대상이 되므로, 아래에서 이를 판단한다.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피해자 Q에 대한 사기의 점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따라 인정되는 아래의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의 기망행위 및 편취 범의를 모두 인정할 수 있다.
피고인은 N·P을 통하여 피해자로부터 약속어음을 할인받았다. 피고인이 약속어음을 발행한 이상, 그 할인을 누가 먼저 제의하였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대외적으로는 피고인이 지급기일에 어음금 전부를 지급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것이고 이에 대한 지급책임이 있다. 따라서 피고인이 약속어음 발행 당시 지급기일에 어음금 전부를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면, 그 자체로 기망행위 및 편취 범의가 인정된다.
피고인 N·P은 내부적으로 어음할인금을 나누어 사용하면서 각자의 부담 부분을 정하였다. 지급기일에 이르러 P이 부담 부분 전액을, N이 부담 부분 중 일부분을 피고인에게 교부하여 어음금으로 지급되도록 하였음에도, 피고인은 자신의 부담 부분은 물론 N·P으로부터 교부받은 돈조차 피해자에게 전혀 지급하지 않았다. 지급기일에 어음금 전액을 지급하지 못한 것은 N이 부담 부분 중 일부만 지급한 것도 하나의 원인이기는 하지만, 지급기일에 어음금을 전혀 지급하지 않은 사정은 적어도 피고인이 약속어음 발행 당시부터 자신의 부담 부분을 지급할 능력조차 없었음을 보여준다.
피고인은 본건 약속어음을 포함하여 원심판결들의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다량의 어음·수표를 발행하고서도 이를 지급하지 못하였고, 지급기일에 이르러 지급은행에 허위의 사고 신고를 하여 지급책임을 면하려고 했다. 이는 피고인이 본건 약속어음 발행 당시부터 지급기일에 어음금 전부를 지급할 의사와 능력(특히 현금유동성)이 모두 없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징표이다.
부정수표단속법위반의 점
제1 원심판결 중 2017고단1596 사건의 별지 범죄일람표 I 순번 2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피고인은 2016. 말경 '수표번호 BA호, 액면금 1억 5,000만 원, 지급지 우리은행, 발행일 2017. 2. 28., 발행인 ㈜AO 대표이사 AS'으로 기재한 당좌수표 1장을 발행하였으나, 소지인이 지급제시기간 내인 2017. 2. 28.경 위 은행에 제시하였음에도 예금부족으로 지급되지 아니하게 한 것이다.」라는 점이다.
원심은 피고인의 법정 자백에다가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를 바탕으로 유죄를 인정하였다.
피고인은 원심을 제외한 경찰·검찰·당심에서 일관되게 이 부분 공소사실을 부인하며 위 1. 가. 2) 나) (1)항 기재와 같이 주장하였다.
이 부분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증거 중, ① 수사보고(당좌수표 사본 첨부 및 DR 진술 청취)(증거목록 84번), ② 당좌수표 및 당좌수표 보관증 사본 3매(증거목록 85번)에 따르면, DR은 피고인이 액면금 700만 원, 발행일 2017. 1. 28.로 기재하여 발행한 당좌수표(수표번호 BA호)를 보관하다가 볼펜 지우개로 위 두 부분을 지운 다음 액면금·발행일을 수정하여 유통시킨 사실이 인정된다.
이에 대하여 DR은 '당좌수표를 교부받은 다음 더 높은 금액의 당좌수표를 달라고 피고인에게 이야기하였더니 백지수표가 없으므로 금액을 지우고 다시 써서 사용하라고 하였다'고 진술하였으나, 이 사건 변론 및 기록을 종합하여 인정되는 아래의 사정에 비추어 선뜻 믿기 어렵다.
피고인이 원심을 제외한 나머지 형사소송절차에서 일관되게 이를 부인하고 있고, 변소의 내용도 동일할 뿐만 아니라 구체적이다.
피고인은 당좌수표 소지인이었던 DR으로 하여금 당좌수표 사본 및 보관증까지 작성하게 한 후 이를 보관하고 있었는데, 만일 DR의 주장과 같이 피고인이 당좌수표 기재 내용의 변경에 동의하였다면, 액면금이 전혀 다른 고액의 당좌수표가 새롭게 발행되는 것과 마찬가지인 중대한 변경에 관한 증빙자료를 남기지 않았다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비슷한 시기에 피고인이 저지른 별지 범죄일람표 I 기재 총 13장의 당좌수표 중 액면금은 이 부분 당좌수표만 '1억 5,000만 원'으로 현저하게 고액인 반면, 나머지 당좌수표는 최대 2,800만 원에 불과하다.
피고인은 그 무렵 다수의 백지수표를 이용한 부정수표단속법위반의 범행을 저질렀는데, 피고인이 '백지수표가 없으므로 금액을 지우고 다시 써서 사용하라'고 할 특별한 사정도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피고인이 원심에서 한 자백은 위 ①, ② 증거에 모순·저촉될 뿐만 아니라 그 내용 자체가 객관적으로 합리성이 결여된 것으로 신빙성이 의심스럽고, 검사가 제출한 나머지 증거만으로는 이 부분 공소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므로,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여 무죄를 선고하여야 함에도 원심이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것은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나머지 부분
부정수표단속법 제2조 제2항 위반죄는 결과 발생을 예견하고 발행인이 수표를 발행할 때에 성립하고 그 예견은 미필적인 것으로 충분하므로, 견질담보로 발행되었다거나 지급제시를 하지 않는다는 특약 등 수표 발행 경위나 지급하지 못하게 된 경위 등에 대내적 사유가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정수표발행의 죄책을 면할 수 없다{대법원 1982. 4. 13. 선고 80도537(분리) 판결 등 참조}.
피고인이 주장하는 '견질담보 또는 할인을 위한 당좌수표 발행' 사실은 수표 발행 경위에 관한 대내적 사유에 불과할 뿐 부정수표발행의 죄책을 면할 수 있는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무고의 점
무고죄의 범의는 미필적 고의만으로 충분하므로, 신고자가 진실하다는 확신 없는 사실을 신고함으로써 무고죄가 성립하고 그 신고사실이 허위라는 것을 확신함을 필요로 하지 않으며, 허위신고를 함에 있어서 다른 사람이 그로 인하여 형사 또는 징계처분을 받게 될 것이라는 인식이 있으면 족할 뿐 그 결과발생을 희망하는 것을 요하는 것은 아닌바, 고소장을 수사기관에 제출한 이상 그러한 인식은 인정된다(대법원 2006. 5. 25. 선고 2005도4642 판결 등 참조).
피고인의 주장 자체로도, ① 피고인은 AB에 대한 고소사실이 객관적 사실에 반한다는 것을 적어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하였고, ② 비록 피고인이 AL에 대하여 형사처벌의 확정적 고의를 가지지 않았더라도, 적어도 약속어음 부도를 모면하기 위한 목적으로 객관적 사실에 반하는 내용을 고소하였으며, ③ 피고인이 고소장을 수사기관에 제출하도록 한 이상 피고소인들이 형사처분 등을 받게 될 것이라는 인식은 있었으므로, 무고의 범의는 넉넉히 인정된다.
피해자 I에 대한 사기의 점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따르면, ① 피고인이 주장하는 채권이 존재한다고 볼 수 있을지 의문이고, ② 설령 그러한 채권이 존재하더라도, 이 부분 범죄사실과 같이 변제할 의사나 능력을 기망하여 피해자로부터 5,000만 원을 차용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그 채권의 존재 여부는 기망의 방법으로 돈을 차용하는 사기죄가 성립함에 장애가 되지 않으므로, 피고인의 기망행위 및 편취 범의는 모두 인정된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 중 1. 가. 2) 나) (1) 부분에 관한 항소는 이유 있고, 또한 병합에 따른 직권파기사유도 있으므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 제6항에 따라 제1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과 제2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제1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과 제2 원심판결에 대하여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