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17,387,096원과 이에 대하여 2019. 11. 27.부터 2020. 5. 7.까지 연 6%의, 그 다음 날부터 갚는 날까지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5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건축물의 설계와 감리 등을 목적으로 하는 법인이다.
원고는 2018. 8.경 피고와 계약기간 2018. 8. 20.부터 2019. 11. 12.까지, 월급여 385만 원(각종 제수당 포함)으로 각 정하여 책임건설사업관리기술자(이하 '책임건설관리자'라 한다)로서 조전지구 밭기반 정비사업 건설사업관리용역 현장(이하 '이 사건 공사현장'이라 한다)에 상주하는 내용의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이 사건 공사의 발주자는 영월군이고, 시공자는 주식회사 C이다.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라 원고는 2018. 8. 20.부터 책임건설관리자로서 이 사건 공사의 건설사업관리업무를 총괄하는 감리업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피고는 2019. 5. 3. 원고에게 "귀하는 2018. 8. 20.부터 2019. 11. 12.까지 근로계약을 체결하여 근무키로 하였으나, 근로자의 과실로 회사 이미지가 실추하였고, 회사의 막대한 손해가 발생하여 부득이 귀하의 근로관계 유지가 어렵다고 판단되어 계약해지를 통지하오니 2019. 5. 3.부로 현장에서 철수하기 바란다"는 내용으로 근로계약 해지통지서(이하 '이 사건 1차 통지'라 한다)를 교부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1차 통지시까지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근무하였고, 피고로부터 2019. 4.까지의 임금을 지급받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호증(가지 번호 있는 것은 가지 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1차 통지가 해고통지로서 적법한지 여부
피고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근로계약 해지는 실질적으로 사용자가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으로서 근로기준법상 해고에 해당하므로, 먼저 이 사건 1차 통지가 해고통지로서 적법한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그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를 통해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를 해고하는 데 신중을 기하게 함과 아울러, 해고의 존부 및 시기와 그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용이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고, 근로자에게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사용자가 해고사유 등을 서면으로 통지할 때는 근로자의 처지에서 해고의 사유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어야 하고, 특히 징계해고의 경우에는 해고의 실질적 사유가 되는 구체적 사실 또는 비위내용을 기재하여야 하며 징계대상자가 위반한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의 조문만 나열하는 것으로는 충분하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1다42324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의 경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보건대, 피고가 원고에게 보낸 이 사건 1차 통지서에는 해고사유로 "근로자의 과실로 회사 이미지가 실추하였고, 회사의 막대한 손해가 발생하였다."라고만 기재되어 있다. 위 사유는 이 사건 근로계약서 제6조에 있는 내용을 거의 그대로 옮겨 적는 수준에 불과하고, 구체적으로 원고의 어떠한 행위가 해고사유가 되는지에 관한 내용이 전혀 기재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피고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1차 통지는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한 절차상 중대한 하자가 있어 무효이다.
해고에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 여부
당사자의 주장요지
피고의 주장요지
피고는 이 사건 1차 통지가 절차상 하자로 인하여 무효라면 아래와 같은 사유를 해고사유로 하여 이 사건 답변서 송달로써 해고를 통지한다고 주장한다.
감리업무 소홀
원고는 책임건설관리자로서 착공과 동시에 공사 설계도서 및 자료, 공사계약문서 등을 발주청으로부터 인수하여 관리번호를 부여하고, 관리대장을 작성하여 공사관계자 이외의 자에게 유출을 방지하는 등 관리를 철저히 하여야 한다. 그런데 원고는 2018. 12. 19. 원주지방국토관리청의 이 사건 공사현장에 대한 정기 점검에서 이러한 감리업무를 다하지 아니한 점이 확인되었고, 기타 감리인으로서 의무불이행 사항이 지적되었다.
청렴·성실의무 위반
원고는 책임건설관리자 또는 감리원으로서 청렴의무에 위반하여 이 사건 공사의 시공사 및 그 직원에게 출퇴근을 지시하여 매일 감리단 숙소에서 현장 사무실까지 시공사 차량 및 직원을 이용하여 출퇴근하였고, 감리현장에서 원고가 직접 작성하여야 할 감리문서 및 보고서 등의 워드작업 등을 시공사 직원으로 하여금 작성하도록 하였다. 또한 시공사에 원고 숙소의 가스비 상당을 매월 지급할 것을 요구하여 지급받아 왔다.
원고의 주장요지
원고는 피고 주장의 해고사유가 존재하지 않거나, 정당한 해고사유로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근로계약 해지는 무효라고 주장한다.
판단
관련법리
해고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행하여져야 정당하다고 인정되고, 사회통념상 당해 근로자와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에 이르렀는지 여부는 당해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당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 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되, 근로자에게 여러 가지 징계혐의 사실이 있는 경우에는 징계사유 하나씩 또는 그중 일부의 사유만을 가지고 판단할 것이 아니고 전체의 사유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하며, 징계처분에서 징계사유로 삼지 아니한 비위행위라도 징계종류 선택의 자료로서 피징계자의 평소 소행과 근무성적, 당해 징계처분 사유 전후에 저지른 비위행위 사실 등은 징계양정을 하면서 참작자료로 삼을 수 있다(대법원 2003. 7. 8. 선고 2001두8018 판결, 대법원 2011. 3. 24. 선고 2010다21962 판결 등 참조)
정당한 사유의 존재
위 기초사실과 갑 제3 내지 5호증, 을 제1, 3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 등을 참작하면, 원고는 책임건설관리자 또는 감리원으로서 법령·계약상 의무를 소홀히 하고, 시공사에 대하여 감리원의 지위를 이용하여 부당한 이익을 취하는 등 원고의 귀책사유로 말미암아 피고로 하여금 향후 관급공사 수급을 어렵게 하고, 피고 회사의 이미지를 중대하게 실추시키는 등 손해를 가하였다고 인정된다. 이는 이 사건 근로계약 제6조에 정한 해지사유로서 이를 이유로 피고가 원고를 해고한 것에는 정당한 이유가 있다.
원주지방국토관리청은 2018. 12. 19. 이 사건 공사현장을 정기점검하였다. 그 점검결과 "① 기술지원기술자는 담당분야의 공종이 진행되는 경우 월 1회, 분기별 각 1회 발주청과 협의하여 현장시공 상태를 종합적으로 점검하여야 하는데 점검일 현재 비상주 감리원이 현장점검을 실시하지 않고 있다(비상주 감리원의 현장점검 미실시). ② 책임건설관리자는 설계도서 등을 검토하여 발주청에 보고하여야 하는데, 점검일 현재 상주 감리원은 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감리업무 소홀). ③ 공사현장 내 화재의 위험이 있는 장소에 소화기 등 화재예방 기구를 배치하여야 하는데, 감리원 사무실 및 철근 가공장 등에 이를 배치하지 않았다(화재예방기구 미설치)."라는 점이 지적되었다.
원고는 위 지적을 받은 후 감리원 사무실과 철근 가공장에 소화기를 각 설치하였고, 원고가 이 사건 공사현장에 상주하기 이전인 2018. 3. 16. 이 사건 공사가 시작되어 착공과 동시에 설계도서 등을 검토하여 발주청에 보고할 수 없었던 점은 인정된다. 그러나, 원주지방국토관리청이 2019. 2. 21. '현장시공상태 점검 소홀'을 이유로 피고와 비상주감리원인 D에게 각 벌점 1점을 부과하였는데, 비상주감리원의 현장점검도 상주감리원이자 책임건설관리자인 원고의 감독하에 행하여지는 것이고, 비상주감리원의 현장점검 실시여부를 확인하고, 그 결과를 발주청에 보고할 의무도 원고에게 있으므로, 위 벌점 부과사항이 원고의 책임건설관리업무와 무관한 사항이라고 볼 수 없다.
피고는 벌점 부과로 관급공사 입찰참가자격이 제한될 수 있으며, 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시 감점의 불이익을 적용받게 되고, 벌점부과사실을 공개당하게 된다.
한편, 원고는 2018. 8. 20.경부터 2019. 5. 2.까지 매일 숙소에서 현장사무실까지의 왕복 약 20km 상당의 거리를 시공사 차량을 이용하였다. 또한 원고는 자신이 직접 작성하여야 할 감리문서 및 보고서의 워드 작업 등을 시공사 직원으로 하여금 작성하도록 하였고, 동절기 5개월 동안 합계 약 50만 원의 숙소난방비를 시공사가 지급하도록 하였다.
관련업무지침상(국토교통부 고시 제2018-385호, 국토교통부고시 제2013-74호) 원고는 이 사건 공사가 관계 법령이나 기준, 설계도서 또는 그 밖의 관계 서류 등에 따라 적정하게 시행될 수 있도록 관리하는 책임건설관리자로서 업무관련자로부터 일체의 금전·선물 등을 수수할 수 없도록 되어 있는 점, 위와 같은 청렴의무를 3회 이상한 경우 발주청은 해당 건설사업관리기술자를 교체하도록 되어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 주장과 같이 감리업무에 차량 및 난방비 등이 필요하였음에도 피고가 이를 지원하지 않은 사정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원고가 자신의 편의를 위하여 업무관련자인 시공사로부터 금전, 사무보조업무 및 차량 등을 수회 제공받은 것이 정당화된다고 볼 수는 없다.
해고의 효력발생 시기
위와 같이 피고는 원고를 해고할 정당한 사유가 있고, 해고사유를 명확히 한 이 사건 답변서가 2019. 8. 16. 원고에게 도달한 것은 기록상 명백하므로(답변서 송달로 인한 해고통지를 '이 사건 2차 통지'라 한다), 원고는 2019. 8. 16. 해고되었다고 할 것이다.
미지급 임금, 해고예고 수당, 퇴직금 청구에 대한 판단
임금 청구부분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는, 원고에 대한 해고는 부당해고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 만료시인 2019. 11. 12.까지의 임금 2,464만 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관련법리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해고처분이 무효이거나 취소된 때에는 그동안 고용관계는 유효하게 계속되고 있었는데도 근로자가 근로를 제공하지 못한 것은 부당한 해고를 한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말미암은 것이므로, 근로자는 계속 근로하였을 경우에 받을 수 있는 임금 전부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2014. 3. 13. 선고 2011다95519 판결 등 참조).
원고에 대한 미지급 임금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피고로부터 월 급여 385만 원을 2019. 4.까지 수령하였고, 이 사건 2차 통지로 원고는 2019. 8. 16. 해고되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2019. 5. 1.부터 2019. 8. 16.까지의 임금으로 13,537,096원[=(385만 원×3)+(385만 원×16/31)]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해고예고 수당 청구부분
당사자의 주장요지
원고는, 피고가 해고의 예고를 하지 않고 원고를 해고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해고예고수당 지급예외사유가 있다고 주장한다.
해고예고 수당 지급의무
근로기준법 제26조의 규정에 의하면,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를 포함한다)하려면 적어도 30일 전에 예고를 하여야 하고, 30일 전에 예고를 하지 아니하였을 때에는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근로자가 고의로 사업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거나 재산상 손해를 끼친 경우로서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 등에는 해고예고수당 지급사유에서 제외된다. 근로기준법 시행규칙 제4조 별표 '해고 예고의 예외가 되는 근로자의 귀책사유' 규정에 의하면 "1. 납품업체로부터 금품이나 향응을 제공받고 불량품을 납품받아 생산에 차질을 가져온 경우, 5. 영업용 차량 운송 수입금을 부당하게 착복하는 등 직책을 이용하여 공금을 착복, 장기유용, 횡령 또는 배임한 경우, 9. 그 밖에 사회통념상 고의로 사업에 막대한 지장을 가져오거나 재산상 손해를 끼쳤다고 인정되는 경우" 등을 해고예고수당 지급사유에서 배제하고 있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시공사로부터 금품 등을 수수한 사실은 있으나 이로 인하여 시공이 불량하게 되었다거나 이 사건 공사에 차질을 가져왔다는 점에 관한 아무런 증거가 없다. 또 원고의 금품 수수 등이 직책을 이용하여 공금을 착복, 유용한 경우에 해당한다거나, 원고의 감리업무 소홀로 피고에게 벌점이 부과되어 관급공사 수급에 어려운 사정 등이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원고가 고의로 피고의 사업에 막대한 지장을 가져오거나 재산상 손해를 끼쳤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그 밖에 위 규정에서 정한 해고예고수당 지급배제사유가 해당한다고 볼 증거도 없다. 따라서 해고의 예고없이 원고를 해고한 피고는 원고에게 해고예고수당으로 385만 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퇴직금 청구부분
원고는, 원고에 대한 해고는 부당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으로 4,643,389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근로자 퇴직급여보장법 제4조 제1항에 의하면, 사용자는 계속근로기간이 1년 이상인 근로자에 대하여서만 퇴직금 지급의무가 있다.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2018. 8. 20.부터 근무하여 2019. 8. 16. 해고되었으므로 계속근로기간이 1년 미만이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소결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임금과 해고예고수당을 합한 17,387,096원(13,537,096원+3,850,000원)과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2019. 11. 27.부터 피고가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한 이 판결선고일인 2020. 5. 7.까지 상법이 정한 연 6%의, 그 다음 날부터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한다.
판사 문혜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