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택시 여객 운송사업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피고에 고용되어 2017. 4. 28.부터 2019. 5. 16.까지 근무한 택시운전근로자이다.
원고는 택시 운행으로 발생하는 운송수입금 중 일정액의 기준 운송수입금(이하 ‘사납금’이라 한다)을 피고에게 납입하고, 이를 제외한 나머지 운송수입금(이하 ‘초과운송수입금’이라 한다)을 자신의 수입으로 하며, 이에 더하여 피고로부터 일정한 고정급을 지급받는 방식인 이른바 ‘정액사납금제’ 형태로 임금을 지급받아 왔다.
2008. 3. 21. 법률 제8964호로 개정된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이하 ‘이 사건 특례조항’이라 한다)이 2009. 7. 1.부터 피고가 소재한 서울특별시에 시행되어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이 제외되었다.
원고와 피고는 2017. 4. 26. 계약기간을 2017. 4. 26.부터 2018. 4. 26.까지로 정하고, 소정근로시간을 임금협정서에 정하여진 1일 6시간으로 하되 소정근로시간을 초과한 시간에 대해서는 연장 근로시간을 인정하지 않기로 하는 내용의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피고는 2017. 10. 1. 피고의 노동조합과 사이에 단체협약을 체결하여 소정근로시간을 1일 5시간으로 변경하기로 합의하여 2017. 10. 1.부터 시행하기로 하였다.
피고는 2018. 1. 30. 피고의 노동조합과 사이에 소정근로시간을 1일 4시간 40분으로 변경하는 2018년 임금협정을 체결하였고, 위 임금협정은 2018. 1. 1.부터 효력이 발생하였다.
피고는 2018. 12. 31. 피고의 노동조합과 2019년 임금협정과 관련하여 소정근로시간을 1일 4시간 20분으로 변경하는 임금협정 보충 협약을 체결하였고, 위 임금협정 보충 협약은 2019. 1. 1.부터 시행하였다.
원고와 피고는 2019. 5. 2. 계약기간을 2019. 5. 1.부터 2020. 4. 30.까지, 소정근로시간을 임금협정서에 정하여진 1일 4시간 20분으로 정하여 근로계약을 재차 체결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을 제1, 7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주장 및 판단
원고의 주장
피고와 피고의 노동조합 사이의 임금협정 등은 실제 근로시간이나 근로형태에 변경이 없음에도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함으로써 강행규정인 최저임금법을 잠탈하기 위한 것으로서 무효이고, 원고는 소정근로시간을 초과하여 근무한 시간에 대하여 시간당 법정 최저임금에 의하여 계산한 임금을 지급받지 못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임금(시간 외 수당) 9,572,942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소정근로시간의 단축합의에 관한 임금협정 등이 무효인지 여부
정액사납금제하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사용자가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택시운전근로자 노동조합과 사이에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경우, 이러한 합의는 강행법규인 최저임금법상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이러한 법리는 사용자가 택시운전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내용으로 취업규칙을 변경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살피건대, 취업규칙의 변경 후에 변경된 취업규칙에 따른 근로조건을 수용하고 근로관계를 갖게 된 근로자에 대한 관계에서는 당연히 변경된 취업규칙이 적용되어야 하고, 기득이익의 침해라는 효력배제사유가 없는 변경 후의 취업근로자에 대해서까지 변경의 효력을 부인하여 종전 취업규칙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볼 근거는 없으므로(대법원 1992. 12. 22. 선고 91다45165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1999. 11. 12. 선고 99다30473 판결), 취업규칙 내지 단체협약이 이미 변경된 이후에 근로계약을 체결한 원고로서는 피고와 피고 소속 근로자들 사이의 2017년 단체협약 이전의 소정근로시간 변경 합의가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한 합의임을 이유로 무효라는 주장을 할 수는 없다.
나아가 2017년 단체협약 등 원고가 근로계약을 체결한 이후에 이루어진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단축합의(이하 ‘이 사건 임금협정 등’이라 한다)에 관하여 살피건대,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임금협정 등에서 정한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가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하는 합의로서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와 피고 사이의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가 무효인지 여부
근로자는 합의한 소정근로시간 동안 근로의무를 부담하고, 사용자는 그 근로의 무이행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하게 되는데, 사용자와 근로자는 기준근로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한 원칙적으로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에 관하여 합의할 수 있다. 다만 소정근로시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거나, 노동관계법령 등 강행법규를 잠탈할 의도로 소정근로시간을 정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로서의 효력을 부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살피건대, 자신의 근무형태나 근무시간 등에 비추어 원고와 피고가 정한 소정근로시간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정도라거나, 노동관계법령 등 강행법규를 잠탈할 의도에서 정하여졌다는 점에 관하여는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의 무효를 주장하는 원고가 주장․증명하여야 할 것이나, 이 사건에서 원고는 이 사건 임금협정 중 소정근로시간의 변경이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한 합의에 따라 이루어진 것으로서 무효”라는 주장만을 할 뿐 원고와 피고 사이의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가 무효에 해당한다는 특별한 사정에 관하여 아무런 주장 및 증명을 한 바 없다.
따라서 원고의 주장은 어느 모로 보나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근수(재판장) 박남천 박준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