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부지방법원판결

서울동부지방법원 2020. 12. 2. 선고 2020나461 판결

주문

1.

제1심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액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299,069원 및 이에 대하여 2019. 7. 16.부터 2020. 12. 2.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3.

소송 총비용 중 95%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 중 금전지급 부분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

피고는 일반택시운송사업을 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2013. 1. 18.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택시운전기사로 근무하다가 2016. 10. 31. 정년퇴직하였다.

○

원고를 비롯한 피고 소속 근로자들은 운송수입금에서 일정액의 책임운송수입금을 피고에게 납입하고, 이를 초과하는 운송수입금을 자신이 가져가며, 피고로부터 기본급 및 승무수당, 근속수당과 상여금을 고정 급여로 지급받는 방식인 이른바 정액사납금제 형태의 임금을 지급받아 왔다.

○

2007. 12. 27. 법률 제8818호로 개정된 최저임금법은 제6조 제5항에 '일반택시 운송사업에서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경우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는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임금으로 한다.

'는 조항(이하 '이 사건 특례조항'이라고 한다)을 신설하였다. 이에 따라 같은 법 시행령이 2009. 6. 26. 대통령령 제21572호로 개정되면서 신설된 제5조의2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임금이란 단체협약, 취업규칙, 근로계약에 따라 정해진 지급조건과 지급률에 따라 매월 1회 이상 지급하는 임금'을 말하고, '소정 근로시간 또는 소정의 근로일에 대하여 지급하는 임금 외의 임금' 및 '근로자의 생활 보조와 복리후생을 위하여 지급되는 임금'의 경우에는 최저임금에 산입하지 않도록 규정하게 되었다. 위 개정된 최저임금법과 시행령 규정은 부칙(제8818호, 2007. 12. 27. ) 제1호에 따라 피고가 소재한 서울특별시의 경우 2009. 7. 1. 부터 시행되었다.

○

피고와 피고 노동조합은 아래 임금협정표 내용과 같이 임금협정(이하 '이 사건 각 임금협정'이라 한다)을 각 체결하였다.

○

원고는 2016. 11. 11. 피고를 상대로 서울동부지방법원 2016가소66542호로, 상여금은 최저임금과의 비교대상 임금에서 제외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하면서 원고의 근무기간 동안 최저임금 미달 차액에 해당하는 미지급 임금의 지급을 구하는 소(이하 '전소'라 한다)를 제기하였는데, 2017. 6. 14. 청구 기각의 판결을 선고받았고, 이에 대한 원고의 항소와 상고가 모두 기각되어 위 판결은 2018. 7. 27. 그대로 확정되었다(이하 '전소 확정판결'이라 한다).

○

최저임금법에 따라 노동부장관이 결정·고시한 최저 시급은 2013년 4,860원, 2014년 5,210원, 2015년 5,580원, 2016년 6,030원이다.

[인정근거] 을 제1, 7, 8, 10, 12호증, 제13호증의 13, 14, 15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2015년도 임금협정 중 소정 근로시간을 1일 6시간 40분에서 1일 6시간으로 단축한 부분(이하 '이 사건 소정 근로시간 단축 합의'라 한다)은 이 사건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 무효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① 원고의 근무기간 동안 최저임금 미달 차액에 해당하는 미지급 임금 1,519,952원, ② 소정 근로시간을 초과하여 근무한 시간에 대한 연장근로수당 10,383,014원, ③ 최저임금을 반영한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재산정한 퇴직금과 이미 지급받은 퇴직금과의 차액 388,801원 합계 12,291,767원(= 1,519,952원 + 10,383,014원 + 388,801원) 및 위 돈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주장

이 사건 청구는 전소 확정판결의 기판력에 반하여 허용될 수 없다.

2015년도 임금협정은 이 사건 특례조항 시행 이후 오랜 시간이 지난 이후에 개정된 것이며 피고와 피고 노동조합 사이의 자발적인 합의에 근거한 것이므로, 이와 같은 합의를 두고 최저임금법을 잠탈할 목적이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무효가 아니다.

원고가 2015년도 임금협정의 무효를 주장하는 것은 신의칙에 반하여 허용되지 않는다.

3.

판단

가.

미지급 임금 청구 부분에 관하여

확정판결의 기판력은 소송물로 주장된 법률관계의 존부에 관한 판단에 미치는 것이므로 동일한 당사자 사이에서 전소의 소송물과 동일한 소송물에 대한 후소를 제기하는 것은 전소 확정판결의 기판력에 저촉되어 허용될 수 없다. 또한 동일한 소송물에 대한 후소에서 전소 변론종결 이전에 존재하고 있던 공격방어방법을 주장하여 전소 확정판결에서 판단된 법률관계의 존부와 모순되는 판단을 구하는 것은 전소 확정판결의 기판력에 반하는 것이고, 전소에서 당사자가 그 공격방어방법을 알지 못하여 주장하지 못하였는지 나아가 그와 같이 알지 못한 데 과실이 있는지는 묻지 아니한다(대법원 2014. 3. 27. 선고 2011다49981 판결 등 참조).

위 기초사실 및 원고의 주장에 의하면, 전소의 소송물과 이 사건 소 중 미지급 임금 청구의 소송물은 모두 원고 근무기간 동안 최저임금 미달 차액에 해당하는 미지급 임금의 지급을 구하는 것으로 동일하고, 최저임금 미달 차액에 해당하는 미지급 임금 청구권의 발생 사유가 상여금 제외에 있는지 또는 이 사건 소정 근로시간 단축 합의의 무효로 인한 것인지에 관한 주장은 위 청구를 이유 있게 하는 소송물에 관한 공격방어 방법에 불과하며, 이는 모두 전소 변론종결 전에 주장할 수 있었던 사유이다. 따라서 원고가 이 사건에서 이 사건 소정 근로시간 단축 합의의 무효를 주장하여 전소에서의 미지급 임금 청구에 관한 판단과 모순되는 판단을 구하는 것은 전소 확정판결의 기판력에 반하여 허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청구에 관한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나.

연장근로수당 청구 부분에 관하여

우선,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이 전소 확정판결의 기판력에 반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펴본다. 위 기초사실에 의하면 연장근로수당은 이 사건 특례조항에서 정한 최저임금에 산입될 수 없는 '소정 근로시간에 대하여 지급하는 임금 외의 임금'이라고 할 것이므로, 원고의 이 부분 청구가 원고가 전소에서 구한 최저임금 미달 차액에 해당하는 미지급 임금 청구와 소송물이 동일하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이 점에 관한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다음으로, 원고가 연장근로수당을 청구할 법적 근거가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펴본다. 을 제7, 8호증, 제13호증의 13, 14, 15호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면, 피고와 피고 노동조합 사이에 각 체결한 각 임금협정 제1조 제3항은 "회사는 소정의 근로시간 이외 초과근로를 강요할 수도 없고 근로자의 근로제공의무도 없다. 따라서 근로자는 소정 근로시간 이내에 정액급여산정을 위한 기준운송수입금 납입을 하여 책임을 다했을 경우 소정근로시간에 구애 없이 근로제공의 의무가 완수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4조 제3항은 "노, 사는 택시사업장의 근로가 순항식(※도로를 배회하며 손님을 맞음) 영업 형태이므로 초과근로 여부를 측정하기 어려운 택시운송사업의 특성을 고려하여 정하여진 근로시간 이외의 시간에 대하여는 운행 여부에 상관없이 당해 근로자의 사용(私用)의 시간으로 하고, 초과(연장)근로시간으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어 연장근로수당을 정하지 않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연장근로수당을 청구할 법적 근거가 있다고 할 수 없다.

결국, 원고의 이 부분 청구에 관한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다.

퇴직금 청구 부분에 관하여

1)

기판력에 반하는 주장 여부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이 전소 확정판결의 기판력에 반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펴본다. 원고가 청구하는 퇴직금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계약이 종료된 후에야 비로소 이를 청구할 수 있어 근로계약이 존속되는 상태에서 발생함을 전제로 하는 임금 등의 청구권과 그 소송물이 동일하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이 점에 관한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2)

이 사건 소정 근로시간 단축 합의의 유효 여부

가)

관련 법리

헌법 및 최저임금법 관련 규정 내용과 체계, 이 사건 특례조항의 입법 취지와 입법 경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의 규정 취지 및 일반택시운송사업의 공공성,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합의 관련 전후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정액사납금제 하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사용자가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C 노동조합과 사이에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경우, 이러한 합의는 강행법규인 최저임금법상 이 사건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나)

판단

위 기초사실에 의하면 법정 최저 시급이 2015년 5,580원에서 2016년 6,030원으로 인상되었는데, 2013년도까지 유지되어 오던 소정 근로시간 1일 6시간 40분, 1개월 203시간을 기준으로 이 사건 소정 근로시간 단축 합의 당시의 고정 급여 기준액 1,158,342원을 시급으로 환산하면 5,706원(= 1,158,342원/203시간, 원 미만 버림, 이하 같음)이 되어 2016년 최저 시급 6,030원에 미달하게 되는데 이 사건 소정 근로시간 단축 합의에 따른 소정 근로시간 1일 6시간, 1개월 183시간을 기준으로 2016년 고정 급여 기준액 1,158,342원을 시급으로 환산하면 6,329원(= 1,158,342원/183시간)이 되어 2016년 최저 시급을 초과하게 되는 점, 이 사건 소정 근로시간 단축 합의 당시 책임운송수입금액(사납금)이 2013년 임금협정에서 정한 오전 122,000원, 오후 142,000원에서 137,000원으로 단일화되기는 하였으나 위 소정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한 최저 임금 미달의 효과를 상쇄할 정도로 감액되었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이 사건 소정 근로시간 단축 합의 당시 원고를 비롯한 피고 소속 택시운전근로자들의 근무형태나 운행시간 등이 실질적으로 변경되었다고 볼만한 별다른 자료도 제출되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이 사건 특례조항의 시행시기와 이 사건 소정 근로시간 단축 합의 시기의 차이 등과 같은 점을 함께 고려하여 보더라도 이 사건 소정 근로시간 단축 합의는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하기 위한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최저임금법상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의 신의칙 위반 주장과 관련하여, 단체협약 등 노사합의의 내용이 근로기준법 등의 강행규정을 위반하여 무효인 경우에, 그 무효를 주장하는 것이 신의칙에 위배되는 권리의 행사라는 이유로 이를 배척한다면 강행규정으로 정한 입법 취지를 몰각시키는 결과가 되므로, 신의칙을 적용하기 위한 일반적인 요건을 갖춤은 물론 강행규정성에도 불구하고 신의칙을 우선하여 적용하는 것을 수긍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 한 그러한 주장이 신의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3. 12. 18. 선고 2012다89399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이 사건에 돌아와 살피건대,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최저임금법의 강행규정성에도 불구하고 신의칙을 우선하여 적용하는 것을 수긍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도 없으므로, 이 점에 관한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3)

미지급 퇴직금 지급 의무

가)

법정 최저 임금에 의한 퇴직금 산정

2016년도 최저시급이 6,030원임은 앞서 본 바와 같고, 갑 제13호증의 2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퇴직일 이전 3개월 동안 만근일을 모두 채워 근무한 사실이 인정된다. 그렇다면 원고가 지급받아야 할 2016년도 최저임금액은 월 1,224,090원(최저시급 6,030원 × 이 사건 소정 근로시간 단축 합의 이전의 1개월 소정 근로시간 203시간)이 되고,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에 따른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1일 평균임금은 39,915원(= 1,224,090원 × 3개월 ÷ 92일)이 되며, 원고의 계속근로일수 1,383일(2013. 1. 18. 부터 2016. 10. 31. 까지)에 해당하는 퇴직금은 4,537,187원(= 1일 평균임금 39,915원 ×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서 정한 30일 × 계속근로년수 1,383일/365일)이 된다.

나)

미지급 퇴직금의 산정

을 제13호증의 2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는 피고로부터 퇴직금 4,238,118원을 지급받은 사실이 인정되므로, 원고에 대한 미지급 퇴직금은 299,069원(= 4,537,187원 – 4,238,118원)이 된다.

다)

소결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퇴직금 299,069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소장 부본이 송달된 다음날임이 기록상 명백한 2019. 7. 16. 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20. 12. 2. 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그 부분을 취소하고 피고에게 이 법원에서 인정한 위 돈의 지급을 명하며, 원고의 나머지 항소는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평근(재판장) 민철기 김광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