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52,093,160원 및 이에 대하여 2023. 4. 26.부터 2023. 9. 14.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 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40%는 원고가, 나머지 60%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 사실
피고는 우편물 운송사업 및 발착사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재단법인이고, 원고는 2012. 7. 2.경 피고에 기간제 근로자로 입사한 이후 2014. 7. 1.부터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간주되어, 2021. 10. 기준으로 부평물류사업소 소속 공무직으로 근무하고 있는 근로자이다.
원고가 2014. 7. 1. 자로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간주되면서 피고와 체결 한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피고의 물류센터 공무직 근로자의 근무형태는 중근(14:00~23:00), 석근 (18:30~23:00), 야근(21:00~06:00), 심야(23:30~06:00)로 나뉜다. 원고는 당초 전일제 근 무인 '야근'으로 근무하였으나, 건강상의 이유로 단시간 근로를 희망한다는 의사를 밝 혔다. 이에 피고 부평물류사업소장(이하 '피고 부평사업소장'이라 한다)은 2016. 12. 14. 경 피고 이사장과 국내물류팀장을 수신자로 하여 '근무형태 변경 신청자'가 있음을 보 고하며 2017. 1. 1. 자로 조치를 취해달라는 공문을 발송하여 위 신청이 수리됨으로써, 피고는 2017. 1. 1.부터 원고의 근무를 야근에서 석근으로 변경(이하 '이 사건 변경조 치'라 한다)하였다.
원고는 2018. 5.경 피고 부평사업소장에게 전일제 근무로의 복귀를 신청하였으나 피고 부평사업소장은 '가을까지 기다려 달라'고 하였고, 이후로도 원고는 여러 차례 전 일제 복귀 의사를 밝혔으나 피고 부평사업소장은 답변하지 않았다. 원고는 2018. 11. 19. 피고 부평사업소장에게 '전일제 복귀신청서'라는 제목의 신청서를 내용증명우편물 로 발송하여 그 무렵 피고 부평사업소장에게 도달하였다.
이후로도 원고는 2020. 1. 20.경 및 2020. 9. 4.경 피고의 당시 이사장에게도 '피 고 부평사업소장에게 2018. 5.경 전일제 복귀를 신청하였으나 원고의 신청에는 응하지 않고 다른 단시간 근무자는 주 2일 근무에서 주 5일 근무로 변경해주었다'는 취지의 내용증명우편물을 보냈다. 또한, 원고는 2020. 12. 29.경에도 피고 부평사업소장에게 '2020. 12. 28. 회사의 규정된 절차에 따라 피고 부평사업소장에게 야간 복귀 신청서, 시간제 근무 해제 신청서를 제출하였으나 받기를 거부하여 내용증명을 보낸다'는 취지의 내용증명우편물을 보냈다.
피고의 시간선택근로제 운영 세칙(이하 '이 사건 세칙'이라 한다)은 별지1 기재와 같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를 21:00부터 06:00까지 근무하는 전일제 근무로 복귀시키는 절차를 이행 하라. 피고는 원고에게 89,948,882원 및 이에 대하여 2023. 4. 26.부터 이 사건 청구취 지 변경신청서 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 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 주장의 요지
원고
원고는 전일제 근로자로서 야근 근무를 하다가 2017. 1. 1.경부터 이 사건 변경조치에 따라 시간선택제 근로자로서 석근 근무를 하였는데, 이후 원고는 2018. 5.경 피고에게 본래대로 전일제 근무인 야근 근무로 복귀시켜 줄 것을 요청하였고 그 이후로도 수차례 복귀 신청을 하였다. 그러나 피고는 이에 대해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은 채 2023. 4. 현재까지도 원고를 전일제 근무로 복귀시켜주지 않고 있는바, 이는 피고의 사용자로서의 인사재량권 불행사 내지 그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거나 재량권을 남용한 위법한 처분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의 전일제 근무 복귀 신청에 따라 원고를 이 사건 변경조치 이전의 전일제 근무인 야근 근무로 복귀시키는 절차를 이행할 의무가 있다. 그리고 위와 같은 위법한 인사조치로 인하여 원고는 적법하게 전일제 근무로의 복귀가 이루어졌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과 시간선택제 근로인 석근 근무로 실제 받은 임금 사이의 차액에 해당하는 손해를 입었으므로, 피고는 늦어도 원고의 2018. 11. 19. 자 내용증명우편물을 받은 이후의 첫 급여 지급일인 2018. 12. 25.부터 이 사건 변론종결일 무렵의 급여 지급일인 2023. 4. 25.까지의 야근 근무 임금과 석근 근무 임금 사이의 차액 상당 손해인 합계 89,948,882원(구체적인 산정 내역은 별지2 기재와 같다)을 원고에게 배상할 의무가 있다.
피고
원고는 시간선택근로제에 따른 근무 신청을 한 것이 아니라 근무형태를 야근에서 석근으로 근무시간 변경을 요청한 것이고, 피고도 이를 받아들여 근무시간 변경을 허가한 것이다. 따라서 시간선택근로제에 관한 이 사건 세칙은 이 사건에서 적용되지 않는다.
설령 원고의 근무형태 변경이 시간선택제 근무라고 보더라도,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원고의 전일제 근무로의 전환 신청에 대한 피고의 거부는 정당하다.
즉, 시간선택근로자가 전일제근로 전환을 신청하더라도 피고가 이를 수리하여 전일제로 전환하여야 할 계약상 · 법령상 의무는 없고, 피고의 경영환경, 인력운영상황, 대상 업무, 전환신청 근로자의 직무수행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전환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광범위한 재량이 피고에게 인정된다. 피고는 사업소 내 물량 대비 인원 배치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하여 다른 근로자들의 근무형태를 변경해왔고, 전일제 근무 전환에 있어 원고와 다른 근로자를 차별한 적이 없다.
또한, 원고가 소속 사업소 내 직원들에 대하여 형사고발을 하거나 불필요한 민원제기를 하고, 피고의 고유한 경영판단에 대하여 부당하게 문제를 제기하는 등의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원고가 전일제 근무를 성실하게 수행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
설령 원고 주장대로 피고가 원고를 전일제 근무로 복귀시킬 의무가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는 원고가 청구하는 바와 같이 특정 시간대의 전일제 근무로 복귀시켜야 할 의무는 없다. 원고가 주장하는 손해액 또한 피고의 이 사건 세칙 및 「무기계약 및 기간제근로자 인사운영 세칙」에 따라 산정되어야 한다.
판단
판단의 전제(이 사건 변경조치의 성격)
먼저, 피고는 이 사건 변경조치가 원고의 시간선택근로제 신청에 따른 것이 아니라 단순히 근로형태의 변경으로서 근무시간 변경 조치를 한 것에 불과하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피고의 위와 같은 주장은 원고가 기존에 근무하던 21:00부터 06:00까지의 '야근'과, 이 사건 변경조치에 따라 원고가 근무하게 된 18:30부터 23:00까지의 '석근'이 실질적으로 동일한 근무형태 사이의 근무시간대 이동에 해당함을 전제로, 피고가 인사재량권의 행사로서 이 사건 변경조치를 할 권한이 있고, 마찬가지로 원고의 복귀신청과 상관없이 원고를 전일제 근무로 복귀시키지 않을 권한도 있다는 취지로 보인다.
그러나 피고 물류센터 공무직 근로자의 근무형태는 앞서 기초 사실에서 본 바와 같이 14:00부터 23:00까지 근무하는 중근, 18:30부터 23:00까지 근무하는 석근, 21:00부터 06:00까지 근무하는 야근, 23:30부터 06:00까지 근무하는 심야 근무로 나뉘는데, 그중 전일제 근무인 중근, 야근과 시간선택제 근무인 석근 사이에는 근로시간 차이로 인한 임금 차이가 분명히 존재하고(아래에서 살펴보는 바와 같이 약 2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이에 덧붙여 ① 이 사건 세칙에서도 시간선택제 채용형으로 입사한 근로자는 애당초 소정 근로시간을 1일 8시간 미만으로 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이어서 전일제로 전환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는 점, ② 피고도 공무직 근로자들의 근무시간을 조정할 때 해당 근로자로부터 사전에 동의서를 작성받도록 하고 있는 점, ③ 피고의 근로자들 간 직장내 괴롭힘 문제로 인해 가해 근로자의 근무시간을 '중근(주 40시간)'에서 '심야(주 30시간)'로 조정한 사례에서도 해당 가해 근로자의 동의서를 받고 근무시간을 단축 조정한 점 등의 사정에다가, 피고는 인사재량권의 행사로서 이 사건 변경조치를 할 수 있었다는 취지로 주장하면서도 어떠한 취업규칙에 근거하여 그와 같은 권한을 행사할 수 있었다는 것인지(나아가 어떠한 취업규칙에 근거하여 그와 같은 권한을 행사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인지)에 대하여는 아무런 주장이나 증명을 하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하여 고려하면, 원고의 종전 근무(야근)보다 소정근로시간의 단축 및 그에 따른 임금 감축이 수반되는 이 사건 변경조치는 단순한 인사재량권의 행사로서 동일한 근무형태 사이의 근무시간대를 이동하도록 한 조치에 불과하다고는 볼 수 없다.
나아가 살피건대, 피고는 2014. 10. 15.부터 피고의 처무규정 제14조의2에 근거하여 시간선택근로제, 즉 소정 근로시간을 전일제 근로자의 근무시간보다 단축하여 근무할 수 있도록 하는 일종의 근로시간 단축제도를 마련하여 시행하고 있다. 위 제도의 시행에 따라 피고의 전일제 근로자의 경우에는 본인의 신청에 따라 시간제 근로로 전환하여 소정 근로시간을 단축할 수 있고, 그와 동시에 피고는 처음부터 시간선택제 일자리로 채용하는 채용형 시간제 근로자(이는 근로기준법 제2조의 '단시간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를 둘 수 있다.
앞서 본 기초 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당초 1일 8시간, 1주 40시간을 기본 소정근로시간으로 정하여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한 전일제 근로자에 해당하였고, 건강상의 이유로 단축 근로를 희망한다는 의사를 피고 부평사업소장에게 밝혔으며, 이에 피고 부평사업소장은 2016. 12. 14.경 피고 이사장과 국내물류팀장을 수신자로 하여 '근무형태 변경 신청자'가 있음을 보고하며 2017. 1. 1. 자로 조치를 취해달라는 공문을 발송하여 수리됨으로써 이 사건 변경조치에 이르렀음을 알 수 있다. 위와 같은 경위에 비추어 보면, 원고에 대한 이 사건 변경조치는 전일제 근로자인 원고의 신청에 따른 소정 근로시간의 단축, 즉 피고가 당시 이미 시행 중이던 시간선택근로제에 의한 조치라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하에서는 원고가 '시간제 근로'에서 '전일제 근로'로 복귀 신청을 하였음에도 이에 대하여 피고가 아무런 응답을 하지 아니하고 전일제 근로로 복귀시키지도 아니한 것이 위법한지 여부에 관하여 살펴본다.
원고의 전일제 근무 복귀 신청에 대한 피고의 무응답 내지 거부조치가 위법한지 여부
기초 사실과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에 대한 이 사건 변경조치의 근거가 된 피고의 시간선택근로제는, 피고의 전일제 근로자가 그 신청에 의해 시간제 근로로 전환 근무하게 된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연히 전일제 근무로의 복귀가 예정되어 있는 제도라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는 2014. 10. 15.부터 시간선택제 근로, 즉 1주 동안의 소정 근로시간을 전일제 근무 직원의 1주 동안의 근무시간보다 단축하여 근무하는 제도를 시행하면서, 시간선택제 근로 직원의 운영 및 관리 등에 필요한 사항을 정하기 위해 이 사건 세칙을 마련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세칙은 사용자인 피고가 당해 사업장의 근로자 전체에 통일적으로 적용될 근로자의 복무규율과 근로조건에 관하여 규정한 준칙, 즉 취업규칙에 해당한다(대법원 1998. 11. 27. 선고 97누14132 판결 등 참조). 다만, 이 사건 세칙 제3조에서 그 적용 범위에 관하여 "피고의 임원과 1급을 제외한 정원 내 인력(정규직)에 한함"이라고 정하고 있으나, 피고의 근로자 중 이른바 '정규직'이 아닌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에 대한 시간선택근로제 운영에 관하여 별도의 취업규칙을 마련해두고 있지 아니한 이상,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에 대한 피고의 시간선택근로제의 운영에 있어서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 세칙이 기본적인 취업규칙으로 적용되거나 적어도 기본적인 운영 지침 및 해석 지침으로서 작용한다고 보아야 한다.
이 사건 세칙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이 사건 세칙 제4조에서는 "모든 직원은 직급, 직무, 직군 등에 제한 없이 시간제 근무를 신청할 수 있으며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이를 허용하여야 한다."라고 정하고, 나아가 '법률 등에 의한 제한이 있는 경우'와 '근무자의 근무시간에 제한이 따르는 경우' 및 '직원이 이동을 회피하거나 상급자의 정당한 직무명령에 따르지 않을 목적으로 신청하는 것이 명백한 경우'를 피고가 시간제 근무를 허가하지 않을 수 있는 특별한 사유로서 별도로 명시함으로써, 피고의 시간선택제 근로는 전일제 근로자의 신청이 있으면 위와 같은 거부 사유가 없는 한 피고가 의무적으로 허가하여야 하는 제도로서 운영하고 있다.
또한, 이 사건 세칙 제5조 제1항에서는 시간선택제 근무를 희망하는 전일제 근로자에 대하여 기본적으로 최대 12개월까지 시간선택제 근무를 명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기간의 갱신이 없는 한 전일제 근무자는 원칙적으로 12개월 이내의 범위에서 시간선택제 근무를 할 수 있는 것으로 정하고 있다. 그리고 같은 조 제2항에서는 전일제근무에서 시간제 근무로 전환한 직원이 12개월을 초과하여 시간제 근무를 희망하는 경우 피고의 해당 관리부서는 마찬가지로 최소 1개월에서 최대 12개월 단위로 기간을 갱신할 수 있는 한편, 그 갱신 횟수에는 제한이 없는 것으로 정하고 있다. 즉, 전일제 근무에서 시간제 근무로 전환한 근로자는 기간의 갱신이 없는 한 원칙적으로 12개월 이내의 범위에서 관리부서가 허가한 기간 내에서 시간선택제 근무를 할 수 있고, 그 허가 기간이 만료하면 전일제 근무자는 갱신 신청을 하지 않는 한 한시적인 시간선택제근무가 종료되어 다시 전일제 근무로 복귀하는 것을 예정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같은 조 제4항에서는 "시간선택제로 전환한 전일제 근무자가 시간선택제근무 신청사유 소멸 등의 사유로 전일제 '복귀'를 신청하는 경우 그 신청서를 작성하여 15일 전에 피고의 운영지원팀으로 제출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즉, 전일제근무에서 시간선택제 근무로 전환한 전일제 근로자는 허가받은 기간 동안 시간선택제근무를 할 수 있는 한편, 그 기간 중에라도 시간선택제 근로 신청사유 소멸 등의 사정이 발생하는 경우 해당 근로자는 사용자 측에 그 소멸 사유를 밝혀 전일제 복귀를 신청할 수 있으며, 복귀 희망 시점으로부터 늦어도 15일 전까지는 피고 측에 신청서를 제출하도록 함으로써, 결국 위 조항 역시 전일제 근로자는 한시적인 시간선택제 근무신청 사유가 소멸하면 다시 원래대로 전일제 근무로 복귀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게다가 이 사건 세칙에서는 앞서 본 바와 같이 전일제 근로자가 시간선택제 근무를 신청하는 경우에는 법률 등에 의한 제한 등의 사유가 없는지를 살펴 피고가 시간제 근무를 '허가'할 수 있는 것으로 정하고 있는 것과 달리, 전일제 근로자가 허가받은 시간선택제 근로 기간이 종료하거나 그전에라도 시간선택제 근무 신청 사유가 소멸하여 다시 전일제 근무로 복귀하는 경우에는 근로자가 신청서만 제출하도록 되어 있을 뿐 피고의 허가가 필요하다는 규정은 두고 있지 않다.
그리고 피고는 이 사건 세칙 제7조에서, 처음부터 시간선택제 근로자로 채용된"채용형" 근로자(이 사건 세칙 제2조 제6호 참조)의 경우에는 전일제 근무로 전환할 수 없다는 별도의 금지 규정을 두어, 전일제 근로자가 시간제 근로로 전환하는 경우와 '채용형'으로 입사하여 처음부터 시간제 근로를 하는 근로자를 구별하여 규율하고 있다. 이는 앞서 본 바와 같이 채용형 시간제 근로자의 경우에는 소정 근로시간을 애당초 1일 8시간 미만(4시간 이상 6시간 미만)으로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를 반대해석 해보면 처음부터 소정 근로시간이 단축되어 채용된 근로자와 달리 전일제 근로자가 시간제 근무를 신청하여 '전환'한 경우에는 다시 전일제 근무로 복귀하는 데에 아무런 제한을 두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이라 한다) 제7조 제2항<1>에서 통상근로자가 단시간근로를 신청하는 때에는 해당 근로자를 단시간근로자로 전환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 법령상 전환 '의무'를 규정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들어, 마찬가지로 시간제 근무로 전환된 근로자가 전일제 근무로 복귀하고자 하는 경우에도 사용자가 이를 복귀시켜야 할 법령상 의무가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기간제법의 위 조항은 통상근로자가 근로시간의 단축을 신청하는 경우 단시간 근로자로 전환하여 근무할 수 있도록 사용자가 노력하여야 한다는 취지로서, 근로자의 신청에 의한 근로시간 단축제도의 도입을 장려하는 취지의 규정이라고 해석된다(피고 역시 위와 같은 취지에 부합하여 당시 공공기관으로서 시간선택근로제를 도입한 것으로 보인다). 피고의 주장은 위와 같은 취지에 오히려 반하는 해석이어서 타당하지 않다.
이 사건 근로계약의 내용을 해석해 보더라도, 원고는 앞서 본 바와 같이 당초 피고와 사이에 전일제 근무를 하는 것을 내용으로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고, 임금 또한 전일제 근무를 전제로 정하였다. 이 사건 변경조치에 따라 원고가 시간제근무를 함으로써 임금 역시 근로시간에 비례하여 감소하였는데, 만일 이 사건 변경조치 이후로 원고가 피고의 인사재량권의 불행사 또는 남용으로 인하여 전일제 근무로 복귀할 수 없는 것으로 해석한다면, 이는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조건을 일방적으로 변경할 수 있다는 것이 되어 매우 불합리하다. 더욱이 원고가 처음 피고 부평물류소장에게 근로시간 단축을 신청할 당시에 피고 측으로부터 이 사건 변경조치가 있게 되면 향후 다시 전일제 근무로 복귀할 수 없다는 점에 대하여 사전에 안내가 이루어졌다고 볼 만한 자료도 없다.
위와 같이 이 사건 변경조치의 근거인 피고의 시간선택근로제가 해당 신청 근로자(전일제 근로자)의 전일제 근무로의 복귀가 예정되어 있는 제도인 이상, 본래 전일제 근로자인 원고가 복귀 신청을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피고가 이에 대해 아무런 응답도 하지 아니한 부작위는 그 자체로 인사재량권의 불행사로서 위법하다고 판단된다. 나아가 피고는 이 사건 변론 과정에서 원고의 복귀 신청을 피고가 거부하였다는 전제에서 그 거부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아래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의 거부처분은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거나 재량권을 남용한 위법이 있다고 판단된다.
인사명령에 대하여는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 사용자에게 상당한 재량이 인정되나, 이 사건 변경조치와 같은 시간선택제근로 명령은 근로자 스스로의 신청이 선행되고, 단축된 근로시간에 비례하여 임금도 감축된다는 점에서, 근로자가 한시적인 기간 동안 임금 감축을 수인하고 근로시간 단축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에 해당하고, 일반적인 경영상의 필요에 의한 인사명령과는 성격을 달리한다. 따라서 사용자의 인사재량권 행사의 위법 여부 판단에 있어서도 시간선택근로제의 이러한 특수성이 고려되어야 한다. 그런데 시간선택근로제의 위와 같은 취지와 달리 전일제 근로자가 시간제 근무에서 전일제 근무로 복귀하고자 할 경우에는 피고의 지나치게 광범위한 인사재량권 행사에 따라 그 허부가 결정된다고 보면, 위 제도의 취지와는 맞지 않게 오히려 사용자가 사실상의 인사상 불이익 조치로서 시간선택근로제를 남용할 여지도 있다.
종래 전일제 근로자였던 자가 시간제 근무를 하다가 전일제 근무로 복귀하고자 할 경우 피고가 이를 거부할 수 있는 사유가 이 사건 세칙이나 피고의 다른 취업규칙상 명시된 바 없기 때문에, 해당 근로자로서는 시간제 근로를 신청할 경우 향후 다시 전일제 근무로 복귀할 수 없을 것이라거나 전일제로 다시 복귀할 수 없는 제한 사유가 무엇인지에 관하여 쉽게 예상하기 어렵다. 오히려 이 사건 세칙 제4조 제2항에 따르면 피고가 근로자의 시간선택제 근무를 허용할 경우에는 '기간, 근무시간 등' 허가내용을 명시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에, 해당 근로자로서는 허가 기간이 만료되면 당연히 전일제로 복귀하는 것으로 인식한다고 보는 것이 경험칙에도 부합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가 인사재량권이 있음을 이유로 해당 근로자의 전일제 복귀를 거부하고자 한다면 적어도 납득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를 제시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그러나 이 사건의 경우, 피고는 원고에게 전일제 복귀 신청에 대한 거부 사유를 제시하지도 않았을 뿐만 아니라, 원고가 2018. 5.경부터 지속적으로 복귀 의사를 밝혀왔음에도 이 사건 소에 이르기까지 아무런 응답도 하지 아니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원고는 피고가 복귀 신청에 대한 거부 의사로서 자신에게 응답하지 않은 것이라는 점을 이 사건 변론 과정에서 처음 알게 되었다). 설령 피고가 어떠한 사유에서든 원고의 전일제 근무 복귀가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하였더라도, 2018. 5.경부터 복귀 희망 의사를 밝혀온 원고에 대하여 아무런 응답을 하지 아니함으로써 원고로 하여금 수년간 시간제 근무를 수인하도록 한 것은, 원고의 의사에 반하여 단축 근무 및 이에 따른 저임금(이 사건 세칙 제8조에서는 시간제 근무자의 임금 수준은 전일제 근무자 대비 주 근무시간에 비례하여 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을 강제한 것과 다름없다.
피고는 물류센터 공무직 근로자 근무형태 변경 검토안(갑 제5호증)에 예시된 사유, 즉 ① 맞트레이드(1대1) 원칙, ② 지사(사업소) 구인 및 인력 운영 효율성에 따라 운영[중근(야근) 구인 어려움 발생 시 야근(중근) 인력 배치, 작업환경 변화로 재배치 필요시 신청자 우선 배치], ③ 정당한 직무명령에 따르지 않을 목적 등의 악용 사례 발생 최소화 등의 사유를 고려하여 전일제 근무로의 복귀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그러나 위와 같은 피고 주장의 사유는 피고가 물류센터 공무직 근로자 근무형태 변경 검토안에서 제시한 기준에 불과하고, 원고에 대한 이 사건 변경조치가 있은 이후로 수년이 지난 2021. 9.경에 비로소 제안된 변경안이어서 원고에게 직접 적용되는 사유라고 보기도 어렵다. 나아가 살펴보더라도 원고에 대한 복귀 신청 거부조치가 위 사유들에 따른 것이라는 점을 뒷받침할 만한 자료도 보이지 않는다.
피고는 원고가 소속 사업소 내 직원들에 대하여 형사고발을 하거나 불필요한 민원제기를 하고, 피고의 고유한 경영판단에 대하여 부당하게 문제를 제기하는 등의 사정을 근거로, 원고가 전일제 근무를 성실하게 수행할 가능성은 극히 낮기 때문에 원고의 전일제 복귀 신청을 거부한 것은 정당하다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가 주장하는 위와 같은 사정들을 이유로 원고의 위와 같은 전일제 복귀 신청에 대해 무려 4년 넘게 무응답으로 일관하는 것은 인사재량권의 한계를 일탈하여 원고에게 실질적으로 불이익을 주는 조치를 한 것으로 판단된다.
원고의 청구에 관한 구체적 판단
야근 근무로의 전일제 복귀명령을 이행하라는 청구 부분에 관하여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원고의 전일제 근무로의 복귀 신청에 대하여 피고가 응답을 하지 아니한 부작위는 위법하고, 나아가 위 복귀 신청을 거부한 것 또한 정당한 이유가 없어 인사재량권의 한계를 일탈하거나 그 재량권을 남용한 위법이 있다고 판단된다.
그러나 더 나아가 원고의 이 부분 청구와 같이 피고가 원고를 전일제 근무 중에서도 '야근' 근무로 복귀시킬 의무가 있는지에 관하여 살펴보면, ① 피고의 물류센터 공무직 근로자의 근무형태는 중근(14:00~23:00), 석근(18:30~23:00), 야근(21:00~06:00), 심야(23:30~06:00) 근무로 나뉘고, 그중 '중근'과 '야근'이 전일제 근로에 해당하는 점, ② 원고의 이 사건 근로계약은 전일제 근로를 내용으로 하고 있으나, 전일제 근로 중에서 '중근'이나 '야근' 등의 구체적 근무시간대까지 계약 내용으로 특정하고 있지는 아니한 점, ③ 물류센터의 인력 배치는 시간대별 인력 수요 현황과 현 배치 인원 등을 고려하여 이루어질 필요가 있는 점, ④ 이러한 이유로 피고가 2021. 9.경 마련한 피고의 물류센터 공무직 근로자의 근무형태 변경 검토안(갑 제5호증)에서도 발송물량 감소 및 구분작업 증가에 따라 인력 조정이 필요하다는 점이 언급되어 있고, 그 변경 기준 중 하나로서 '지사(사업소) 구인 및 인력 운영 효율성에 따라 운영'하며 중근(야근) 구인 어려움 발생시 야근(중근) 인력 배치가 이루어질 수 있음을 예정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적어도 원고가 복귀하여야 할 전일제 근무 형태, 즉 '중근'과 '야근' 중에서 어느 근무시간대로 복귀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피고가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 상당한 정도의 재량이 있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피고에게 원고를 전일제 근무 중에서도 반드시 '야근' 근무로 복귀시킬 의무가 있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서 '야근' 근무로의 복귀 명령을 구하는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손해배상청구에 관하여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원고의 전일제 근무로의 복귀 신청에 대하여 피고가 응답을 하지 아니한 부작위가 위법하고, 나아가 복귀 신청을 실질적으로 거부한 것 또한 정당한 이유가 없어 인사재량권의 한계를 일탈하거나 재량권을 남용한 위법이 있으므로, 이러한 피고의 조치는 원고에 대한 관계에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피고의 위법한 부작위 및 거부 처분이 없었더라면 원고가 전일제 근무로 복귀하여 받았을 적정한 임금과 실제 받은 임금과의 차액 상당의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손해액의 산정
손해의 발생 시점과 관련하여, 원고는 2018. 5.경부터 피고 부평사업소장에게 전일제 복귀 신청을 하였고, 당시 피고 부평사업소장은 가을 무렵에 이야기하자고 하였으며, 이후 원고는 2018. 11. 19.경 피고 부평사업소장에게 내용증명우편물을 발송하여 재차 복귀 의사를 밝힌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렇다면 피고로서는 2018. 5.경부터 원고의 복귀 희망 의사를 인식하고 있었으므로, 늦어도 피고 부평사업소장이 원고에게 언급한 '가을 무렵'이나 원고가 내용증명우편으로 분명하게 전일제 복귀 희망 의사를 밝힌 2018. 11. 중순경 무렵에는 원고의 전일제 복귀를 위한 조치가 이루어졌어야 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다만, 원고는 그 이후 시점으로서 2018. 11. 19.자 내용증명우편물이 도달한 이후의 첫 급여 지급일인 2018. 12. 25.부터의 손해를 구하고 있으므로,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2018. 12. 25.부터 발생한 임금 차액 상당의 손해액을 산정하기로 한다.
전일제 근무에 따른 임금과 원고가 시간제 근무로 실제 받은 임금 사이의 차액에 관하여 살펴보면, 피고의 공무직 근로자의 임금은 통상임금인 기본급 · 식비 ·야간수당 · 직무수당 · 근속수당 · 자격수당에다가 성과급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중 먼저 통상임금 항목에 관하여 보면, 원고는 전일제 근로자 대비 1/2에 해당하는 소정근로시간으로 시간제 근무를 하면서 위 항목 중에서 식비는 전일제 근로자와 동일하게 받았으나, 기본급, 직무수당, 근속수당은 전일제 근로자 대비 1/2을 지급받았으며, 야간수당은 "통상임금(기본급+식비+직무수당+근속수당+자격수당) × 0.5/[(1주 소정근로시간+주휴시간)×4.345주] × 야간근무시간"의 산식으로 계산하여 지급받았다(원고는 자격수당 지급 대상자는 아니다). 그렇다면 기본급, 직무수당, 근속수당 부분은 전일제 근로자 대비 지급받지 못한 나머지 1/2 부분이 각 손해액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원고는 야간수당 또한 전일제 근무 중 야근으로 근무하였을 경우 받았을 금액(위 야간수당 산식에서 야간근무시간을 160시간으로 적용하였을 경우의 금액) 대비 원고가 실제로 지급받은 야간수당 사이의 차액이 손해액이라고 주장한다. 이는 원고가 전일제 근무 중 야근 근무로 복귀하였을 경우를 전제로 손해액을 산정한 것이나, 앞서 1)항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피고가 원고를 전일제 근무로 복귀시킬 의무가 있음은 별론으로 하고, 피고에게 위 전일제 근무 중에서도 원고가 구하는 야근 근무로 원고를 복귀시켜야 할 구체적인 의무까지 인정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한편, 전일제 근무 중 '중근'으로 복귀하였을 경우 원고가 받았을 야간수당이 얼마인지에 관하여는 원고의 아무런 주장이나 증명이 없으므로, 결국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주장하는 바대로 원고가 전일제 근무로 복귀하였을 경우 받았을 야간수당과 원고가 실제로 받은 야간수당 사이의 차액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다음으로 성과급 항목에 관하여 보면, 원고는 갑 제20, 21호증의 기재를 들어시간제 근로자는 전일제 근로자 대비 절반의 성과급을 지급받았으므로 성과급 역시 전일제 근로자 대비 지급받지 못한 나머지 1/2 부분이 손해액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세칙 제8조 제5항에 따르면 성과급(경영평가, 부서평가)은 평가에 따라 차등지급하며 전일제 근로자의 지급 산식과 동일하게 지급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음을 고려하면, 원고에게 지급된 성과급이 원고의 시간제 근로로 인하여 전일제 근로 대비 적게 지급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고, 다만 원고에 대한 경영평가 또는 부서평가에 따라 차등지급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성과급 부분에 관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종합하면,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2018. 12. 25.부터 이 사건 변론종결일 무렵의 급여 지급일인 2023. 4. 25.까지의 기간 동안 원고가 전일제 근무로 복귀하였다면 받았을 것으로 인정되는 임금과 원고가 실제 받은 임금과의 차액은 별지3 기재와 같이 합계 52,093,160원임을 인정할 수 있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손해배상금 52,093,160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2023. 4. 26.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사건 판결 선고일인 2023. 9. 14.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완(재판장) 김찬미 박선임
사건정보
서울동부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1가합115458
판결선고
2023. 9. 14.
별지
각주1) 제7조(통상근로자로의 전환 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