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부지방법원판결

서울동부지방법원 2022. 7. 21. 선고 2021노1540 판결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이 법원의 심판범위

원심은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1,500,000원에 관한 근로기준법위반 부분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다고 판단하고, 이와 일죄 관계에 있는 나머지 근로기준법위반 부분, 이와 상상적 경합관계에 있는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부분만 유죄로 인정하여 위 1,500,000원 부분은 판결이유에서 무죄로 판단하였다. 그 후 피고인만 유죄 부분에 대하여 항소를 제기하고, 검사는 이유무죄 부분에 대하여 항소를 제기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원심이 피고인에 대하여 이유에서 무죄로 판단한 부분은 상소불가분의 원칙에 따라 당심에 이심되기는 하나 공격‧방어 대상에서 벗어나 사실상 심판대상에서 이탈하게 되었으므로(대법원 2010. 1. 14. 선고 2009도12934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중 이유무죄 부분은 다시 판단하지 않고 원심의 판단에 따르기로 한다.

2.

피고인의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가.

피해자는 C에게 고용되어 이 사건 공사<1> 현장에서 노무를 제공한 근로자이고, 피고인은 이 사건 공사와 관련하여 C에게 사업자 명의와 천공기 등록 명의를 대여하였을 뿐 C와 공동으로 사업을 운영하거나 동업관계에 있지 않았다.

나.

피고인과 C가 동업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데다, 피해자를 직접 지휘‧감독하지도 않아 피고인은 피해자의 사용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다.

위 가항 및 나항의 사정을 고려하였을 때, 피고인 자신도 피해자의 사용자임을 인식할 수 없었으므로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위반,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고의를 인정할 수 없다.

라.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① 2016. 9. 21.경 140만 원, ② 2016. 11. 9.경 560만 원을 각 송금하였다. 또한 피해자는 G의 F으로부터 노임직불 명목으로 ③ 2016. 9.경 240만 원, ④ 2016. 10.경 150만 원<2>, ⑤ 2016. 11.경 200만 원, ⑥ 2016. 12.경 240만 원 등을 직불 받았다. 따라서 피해자가 받지 못한 임금 및 퇴직금은 3,010,065원 상당이다.

3.

판단

가.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피고인은 C와 동업계약을 체결하지 않았고, 피해자의 사용자에 해당하지 않으며, 근로기준법위반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C와 공동으로 사업을 운영한 자로 근로자인 피해자의 사용자에 해당하고, 피고인에게는 이 사건 범행의 고의가 충분히 인정된다고 보아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한 뒤 이유 무죄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나.

당심의 판단

1)

피고인과 C가 공동으로 사업을 운영하거나 동업관계에 있지 않았다는 주장에 대하여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 사정에 의하면, 이 사건 공사와 관련하여 피고인은 C와 공동으로 사업을 운영한 사업주에 해당함을 인정할 수 있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가)

피고인과 C 사이의 합의

피고인은 2015년 초 C와의 사이에서, 이 사건 공사 등과 관련하여 ① 피고인이 부친 H 명의로 천공기(이하 ‘이 사건 각 천공기’라 한다)를 할부로 구입하고, ② 사업자 명의는 ‘D’과 ‘I’를 사용하되, ③ 공사대금은 피고인이 관리하고, 공사 수주 및 현장 운영은 C가 맡기로 하며 ④ 공사대금은 공사에 필요한 식대, 숙박료, 임금 등의 비용과 천공기 할부금에 먼저 충당하고, 남는 금액은 C의 피고인에 대한 채무에 충당하기로 하며, ⑤ 할부금을 다 갚고 나면 이 사건 각 천공기를 한 대씩 나누어 갖기로 합의하였다(이하 ‘이 사건 합의’라 한다, 공판기록 212쪽 참조)

나)

이 사건 합의의 이행과 업무 분담

(1)

피고인은 2015. 4. 1. 피고인을 대표 및 실경영주로 하는 ‘D’을 개업하였고(증거기록2-1 8쪽, 증거기록2-2 28쪽), 2015. 7.경에는 피고인의 부친 H 명의로 ‘I’를 사업자로 등록하였다(공판기록 206쪽). 이후 피고인은 이 사건 공사에 관한 세금계산서를 ‘D’과 ‘I’ 두 사업체 명의로 발급받고, G의 대표 F으로부터 받는 공사대금도 위 두 사업체가 사용하는 통장에 나누어 입금되도록 하였다(공판기록 139 ~ 142, 209쪽).

(2)

위 (1)항의 기재와 같이 들어온 공사대금은 C와의 협의하에 피고인이 관리하였다. 피고인은 공사대금이 들어오면 공사에 필요한 식대, 임금 등의 비용과 이 사건 각 천공기의 할부금에 우선적으로 처리하였다(공판기록 142, 144, 207, 208, 211쪽, 증거기록2-2 5쪽).

(3)

또한 피고인은 이 사건 공사에 착수하면서 선제적으로 필요한 비용 1,000만 원 이상을 지출하고(공판기록 205쪽), H의 명의로 이 사건 각 천공기를 할부로 구입하였으며(증거기록2-1 8, 15, 16쪽), 당월에 지출해야 할 비용이 공사대금보다 많을 때에는 피고인이 대여금을 차용하여 그 부족분을 메우는 등(공판기록 208쪽) 이 사건 공사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도 하였다.

(4)

한편 C는 새로운 공사를 수주하거나(공판기록 147, 207쪽), 이 사건 공사에 관하여 F과 논의하는 등(공판기록 160쪽, 증거기록2-2 5쪽) 공사 현장의 진행 전반을 주도하였다. 또한 C는 피해자를 직접 고용하여(공판기록 164, 207, 213쪽, 증거기록 2-2 4쪽) 2016. 8.경부터 천안 M 물류센터 현장에 투입하였고(공판기록 143, 152쪽), 이후 본인은 양산 현장에서 반장으로 근무하면서 피해자를 비롯한 현장 근로자들에게 작업을 지시하면서 인력을 관리하였다(공판기록 209, 213쪽, 증거기록 2-2 5쪽).

다)

사정이 위와 같다면, 피고인과 C 사이의 위와 같은 합의 및 업무수행 내용은 이 사건 공사와 관련하여 사업을 공동으로 운영하기로 하는 동업약정으로 봄이 상당하고, 피고인은 이 사건 공사와 관련하여 공동 경영 주체의 지위에 있다 할 것이다(이에 어긋나는 C의 일부 원심 법정 진술은 믿기 어렵다).

라)

또한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에 대하여 보건데, 피고인과 C는 피고인 명의사업체인 ‘D’ 명의를 사용하여 이 사건 공사를 수행하였다. 또한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급여를 피고인 명의로 지급하였다(공판기록 165쪽, 증거기록2-2 5쪽). 피고인이 아닌 F이 급여 일부를 직불처리하는 경우도 있었으나, F이 지급하는 돈 또한 피고인과의 협의하에 정해졌으므로(공판기록 149쪽) 결국 피고인이 피해자의 급여 지급을 담당하였음이 인정된다.

2)

피고인이 피해자의 사용자 지위에 있지 않다는 주장에 대하여

가)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2호에 따르면, ‘사용자’란 ‘사업주 또는 사업 경영 담당자, 그 밖에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여기에서 ‘사업주’란 사업 경영의 주체를 의미한다(대법원 2015. 6. 11. 선고 2014도14915 판결 등 참조).

나)

피고인은 피고인과 C가 동업관계에 해당하지 아니함을 전제로,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구체적인 업무 지시를 하지 않았고, 피고인이나 피해자 모두 상호 고용주와 근로자 관계에 해당함을 인식하지 못한 이상, 피고인은 피해자의 사용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① 피고인이 C와 동업 관계에 있어 ‘공동사업주’에 해당한다는 점, ② 피고인이 비록 피해자에게 구체적인 업무 지시를 하지는 않았으나 피고인이 피해자의 급여 지급을 담당하였다는 점, ③ 피고인이 피해자가 천공 작업에 사용한 이 사건 천공기의 실질적인 소유주라는 점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은 피해자에 대하여 근로기준법상 ‘사업주’로서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3)

고의가 없었다는 주장에 대하여

앞서 본 증거 및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 자신이 피해자의 사용자임을 인식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달리 피고인에게 피해자의 임금 및 퇴직금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다툴만한 근거가 있다고 보이지 않아, 피고인의 근로기준법위반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고의를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4)

이미 지급한 돈을 제외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하여

가)

앞서 본 증거에 의하면, 피해자는 피고인으로부터 2016. 9. 21. 1,400,000원, 2016. 11. 9. 5,600,000원, 합계 7,000,000원을 각 송금 받은 사실 및 F 작성의 현장별 금전출납부에 2016. 9.경 2,400,000원, 2016. 11.경 2,000,000원, 2016. 12.경 2,400,000원 상당이 피해자의 ‘노임직불처리분’으로 기재된 사실이 인정된다(피고인 제출 제2, 3호증).<3>

나)

그러나, ① 실질적으로 피해자를 지휘·감독한 C는 피해자와 피고인이 참석한 노동부청 양산지청에서 체불 금품 1,700만 원의 존재를 인정하고 이를 2018. 12. 30.까지 피해자에게 지급하기로 약정하는 2018. 6. 18.자 지불각서를 작성 및 서명하였고(공판기록 169, 210쪽, 증거기록2-1 9쪽, 증거기록2-2 6쪽, 10쪽), ② 또한 C는 원심 법정에서도 ‘위 지불각서의 기한까지 돈을 갚지 못하여 2019. 3.경까지 갚겠다고 피해자에게 양해를 구하였다‘고 진술(공판기록 210쪽)하고 있으며, ③ 위 ’현장별금전출납부‘에 기재된 ’노임직불처리분‘이 실제로 피해자에게 지급되었는지를 확인할 자료가 없는바(공판기록 186쪽 이하 참조), 위 부분의 각 돈은 이 사건 공소사실에 기재된 미지급 임금 또는 퇴직금의 지급을 위하여 지급된 것이 아니라 2016. 8.경 이전에 발생하였던 미지급 임금 등에 충당되어 이미 정산된 내역에 해당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다)

결국 피해자와 C의 수사기관 및 법정 진술과 검사가 제출한 E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에 첨부된 ’지불각서‘ 등 검사 제출 증거에 의하면, 적어도 2018. 6.경까지 피해자에게 미지급된 임금 및 퇴직금은 원심이 유죄로 인정한 합계 15,410,065원을 초과함을 인정할 수 있고, 피고인이 주장하는 위 가)항과 같은 사정만으로 이를 뒤집기에는 부족하다 할 것인바,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4.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다만, 원심판결문 제4쪽 제17행의 “근로기준법”은 “구 근로기준법(2017. 11. 28. 법률 제1510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은 ”구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2021. 4. 13. 법률 제1803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의 오기임이 분명하므로, 형사소송규칙 제25조 제1항에 의하여 이를 각 경정한다).

판사 김동현(재판장) 소병석 명재권

각주1) 원심판결문 기재 약칭을 그대로 사용한다.

각주2) 이 부분은 원심 이유무죄 부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

각주3) ‘2016. 10.경 150만 원’ 부분은 원심 판결의 이유무죄 부분에 해당하므로 따로 판단하지 않는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