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부지방법원판결

서울동부지방법원 2023. 2. 1. 선고 2022나21257 판결

주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서울시 일대에서 택시운송업을 영위하는 법인이고, 원고는 피고에게 택시운전근로자로 고용되어 2014. 4. 22.부터 2017. 1. 31.까지 근무하다가 정년퇴직한 후 2017. 2. 1.부터 2019. 1. 31.까지는 촉탁직으로 근무하였다.

나.

원고는 택시 운행으로 발생하는 운송수입금 중 일정액만 사납금 명목으로 피고에게 납부하고 이를 제외한 나머지 운송수입금(이하 ‘초과운송수입금’이라 한다)을 자신의 수입으로 하며 피고로부터 일정한 고정급을 지급받는 방식인 이른바 정액사납금제 형태의 임금을 지급받고 있었다.

다.

2008. 3. 21. 법률 제8964호로 개정된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이하 ‘이 사건 특례조항’이라 한다)이 2009. 7. 1.부터 피고가 소재한 서울시 지역에 시행되어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이 제외되었다.

라.

피고는 2014. 1. 16. 피고 소속 근로자의 과반수로 구성되어 있는 피고 노동조합(이하 ‘이 사건 노조’라 한다)과 사이에 임금협정(이하 ‘2014년 임금협정’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그 주요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운전자의 임금구성은 정액급여(기본급 + 제수당 + 상여금)와 성과급으로 구성한다.

마.

피고는 그 이후로 이 사건 노조와 사이에 임금협정 및 노사합의서를 체결하여 왔는데, 각 임금협정 및 노사합의서에서 정한 소정근로시간, 1일 사납금 합계 등은 아래와 같다. 그 중 소정근로시간은 2015년 임금협정에서는 6시간으로, 2018년 임금협정에서는 4시간 40분으로 각 단축되었다(이하 피고와 이 사건 노조가 2014년 임금협정 체결 후 2015년 임금협정 및 2018년 임금협정에서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여 합의한 것을 통틀어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8, 10호증, 을 제29 내지 33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2.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는 실제 근무형태나 근로시간의 변경 없이 강행법규인 최저임금법을 잠탈하기 위한 취업규칙으로서 무효이므로, 최저임금 미달액 및 퇴직금을 산정함에 있어 2014년 임금협정이 정한 소정근로시간인 6시간 40분이 적용되어야 하는바, 피고는 원고에게 [표1] 기재와 같이 최저임금액에서 기 지급액을 공제한 차액 7,380,124원과 [표2] 기재와 같이 위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다시 산정한 퇴직금에서 이미 지급받은 퇴직금을 공제한 차액 837,120원 합계 8,217,244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표2] 평균임금 및 퇴직금 산정표

나.

판단

1)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1주간의 근로시간은 40시간을, 1일의 근로시간은 8시간을 초과할 수 없도록 기준근로시간을 정하여 규제하면서(제50조 제1항, 제2항), 그 기준근로시간의 범위 내에서 근로자와 사용자가 합의한 근로시간을 ‘소정근로시간’으로 규정하고 있다(제2조 제1항 제8호). 근로자는 합의한 소정근로시간 동안 근로의무를 부담하고, 사용자는 그 근로의무 이행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하게 되는데, 사용자와 근로자는 기준근로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한 원칙적으로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에 관하여 합의할 수 있다. 다만, 소정근로시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거나, 노동관계법령 등 강행법규를 잠탈할 의도로 소정근로시간을 정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로서의 효력을 부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헌법 및 최저임금법 관련 규정 내용과 체계, 이 사건 특례조항의 입법 취지와 입법 경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의 규정 취지 및 일반택시운송사업의 공공성,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합의 관련 전후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정액사납금제 하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사용자가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택시운전근로자 노동조합과 사이에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경우, 이러한 합의는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위 대법원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2)

인정사실

갑 제13 내지 15호증, 을 제2, 5 내지 12, 16 내지 18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가)

원고의 2017. 1.부터 2019. 1.까지의 운행일지에 의하면 월별로 사용한 연료량, 미터금 및 입금계(실제로 입금 받은 금액 합계)은 다음과 같다.

나)

주식회사 C는 2014. 12. 17. D조합, 주식회사 E와 사이에 ‘승객이 모바일 앱을 통해 승객의 현재 위치나 지정지역으로 택시를 호출하면 가까운 거리에 있는 택시가 배차되는 방식’의 F 서비스 업무협약 체결을 위한 양해각서를 작성하였다.

다)

서울시 도시교통본부 택시물류과 2017. 4. 13.자 보도자료에 의하면 2013년과 2016년을 기준으로 서울법인택시의 1일 평균 결제건수, 1일 평균 운행거리, 1일 평균 영업거리 등을 비교하면 다음과 같다.

라)

서울시는 2013년 D조합과 G본부 사이의 중앙임금협정 체결을 주도하고 이를 서울시에서 영업하는 각 택시운송사업자에 전달하여 중앙임금협정 내용대로 임금협정을 체결하도록 하였으며, 중앙임금협정을 기준으로 한 가이드라인을 준수하지 않으면 카드결제 수수료 지원, 카드단말기 관리비 및 통신비, 차고지 밖 교대 근무 허용 등 경영 인센티브 지원 대상에서 제외시킬 것임을 통보하였고, 각 택시운송사업자가 위 가이드라인을 준수하였는지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합동점검을 실시하였으며, 회사별로 임금협정을 체결하지 않거나 임금협정서 사본을 제출하지 않을 경우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음을 고지하였다.

마)

서울시는 2017년에도 각 택시운송사업자에게 당해 연도 중앙임금협정에 대한 서울시의 입장을 전달하면서 이를 준수하지 않은 사업장의 경우 조사 및 행정처분을 실시할 예정임을 통보하였으며, 2018. 12. 13. 각 택시운송사업자로 하여금 택시요금이 인상된 때로부터 6월 이내에는 사납금을 조정할 수 없고 그 동안의 수입증가분 중 최소경영비용(20% 이내)을 제외하고는 모두 택시운전근로자에게 수익으로 배분하도록 하면서 이를 위반할 경우 사업일부정지처분 또는 과징금부과처분을 할 것임을 공고하였다.

바)

택시운송사업의 발전에 관한 법률이 2019. 8. 20. 법률 제16500호로 일부 개정되면서 ‘일반택시운송사업 택시운수종사자의 근로시간을 근로기준법 제58조 제1항 및 제2항에 따라 정할 경우 1주간 40시간 이상이 되도록 정하여야 한다’고 정한 제11조의2(택시운수종사자 소정근로시간 산정 특례)가 신설되었는데, 위 법률 일부개정안의안원문에 의하면 그 입법취지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담을 소정근로시간 축소로 상쇄하는 등 제도를 악용하면서 저임금노동자 보호를 위한 최저임금제도의 본질적인 취지가 훼손’되는 것을 방지함에 있다.

3)

판단

위 인정사실 및 위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원고의 월별 사용연료량, 미터금, 입금계가 2017년에서 2018년까지 비교적 일정한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보이며 나머지 2014년부터 2016년도까지의 자료는 찾을 수 없을 뿐 아니라 위 자료 역시 피고 소속 택시운전사들 중 원고 1명의 운행일지에 불과한 점, F 애플리케이션이 2015년경 도입된 이래로 보편화되어 감에 따라 승객이 탑승하기까지의 대기시간 및 공차시간이 점차 감소하여 택시운전근로자의 영업 효율성이 제고되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실제로 서울시 도로교통본부 택시물류과 보도자료에 의하면 2013년과 비교하였을 때 2016년에는 1일 대당 운송수입금은 7.2% 증가하였고 1일 대당 영업거리는 5.1% 감소하여 서울시 택시운전근로자들의 평균 운행시간이 실질적으로 감소하였다고 볼 여지가 있는 점, 반면 소정근로시간은 2015년 40분 단축된 이후 2017년까지 그대로 유지되어 오다가 2018년에 이르러 비로소 1시간 20분 단축된 점, 위와 같은 택시운전근로자의 영업 효율성 개선 및 정액사납금의 감액(2018년에는 오전·오후 모두 3,000원씩 감액되었다), 기본급의 증액, 근속수당 및 안전수당의 신설, 연료 전부 제공 등 당해 임금협정에서 정한 여러 근로조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이러한 소정근로시간 단축이 반드시 형식적으로만 이루어졌다고 섣불리 판단할 수는 없고 오히려 적어도 2017년까지는 소정근로시간이 그대로 유지되는 가운데 위와 같이 영업효율이 제고되어 택시운전근로자들의 실질적인 근로조건이 개선되었다고 볼 여지도 있는 점, 나아가 서울시는 2013년부터 2017년까지 행정제재 등을 수단으로 하여 각 택시운송사업자로 하여금 단축된 소정근로시간을 내용으로 하는 중앙임금협정을 준수하도록 실질적으로 강제한 측면도 있는바 이를 준수하여 임금협정을 체결하여 온 피고에게 노동관계법령 등 강행법규를 잠탈할 의도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오히려 피고는 2017년의 경우 1일 소정근로시간을 5시간 30분으로 감축하는 내용의 중앙임금협정을 그대로 적용하지 않고 이 사건 노조와 사이에 별도로 노사합의서를 체결하여 종전과 같이 1일 6시간으로 소정근로시간을 유지했던 점, 최저임금제 잠탈 목적의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를 막기 위하여 택시운송사업의 발전에 관한 법률 제11조의2가 신설된 것이라고 하더라도 오히려 그 시행일을 서울시와 이외의 지역으로 구분하여 명시하고 있는바(특히 서울시의 경우 위 법 개정일로부터 약 1년 6개월이나 지난 이후인 2021. 1. 1.이다) 이를 위 법 개정 이전의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가 무효임을 확인한다거나 무효로 본다는 내용으로까지 해석할 수는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가 제출한 갑 제6, 8, 11, 13 내지 15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가 무효임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하는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윤경아(재판장) 박남천 박태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