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서울시 일대에서 택시운송업을 영위하는 법인이고, 원고들은 피고에게 택시운전근로자로 고용되어 근무하다가 퇴직한 근로자들이며, 각 입사일 및 퇴사일은 다음과 같다.
원고들은 1일 2교대 및 월 26일 만근(2월 말일이 29일인 경우 25일, 28일인 경우 24일) 방식으로 근무하면서, 택시 운행으로 발생하는 운송수입금 중 일정액만 사납금 명목으로 피고에게 납부하고 이를 제외한 나머지 운송수입금(이하 '초과운송수입금'이라 한다)을 자신의 수입으로 하며 피고로부터 일정한 고정급을 지급받는 방식인 이른바 정액사납금제 형태의 임금을 지급받고 있었다.
2008. 3. 21. 법률 제8964호로 개정된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이하 '이 사건 특례조항'이라 한다)이 2009. 7. 1.부터 피고가 소재한 서울시 지역에 시행되어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이 제외되었다.
피고와 피고 소속 근로자의 과반수로 구성되어 있는 E연맹 피고 분회 사이에 체결된 임금협정서에 의하면 각 기간별 정액사납금, 소정근로시간 등은 다음과 같은바,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여 합의한 것을 통틀어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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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법에 따라 고용노동부장관이 결정·고시한 시간당 법정 최저임금은 다음과 같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호증, 을 제7, 9, 11 내지 13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경우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원고들의 주장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는 실제 근무형태나 근로시간의 변경 없이 강행법규인 최저임금법을 잠탈하기 위한 취업규칙으로서 무효이므로, 최저임금 미달액 및 퇴직금을 산정함에 있어 2016년 이전에 합의된 1일 소정근로시간인 6시간 40분이 적용되어야 하는바, 피고는 원고들에게 소정근로시간 1일 6시간 40분을 기준으로 재산정한 최저임금액에서 기 지급액을 공제한 차액과 위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재산정한 퇴직금에서 기 지급받은 퇴직금을 공제한 차액 및 위 이에 대한 각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1주간의 근로시간은 40시간을, 1일의 근로시간은 8시간을 초과할 수 없도록 기준근로시간을 정하여 규제하면서(제50조 제1항, 제2항), 그 기준근로시간의 범위 내에서 근로자와 사용자가 합의한 근로시간을 '소정근로시간'으로 규정하고 있다(제2조 제1항 제8호). 근로자는 합의한 소정근로시간 동안 근로의무를 부담하고, 사용자는 그 근로의무 이행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하게 되는데, 사용자와 근로자는 기준근로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한 원칙적으로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에 관하여 합의할 수 있다. 다만, 소정근로시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거나, 노동관계법령 등 강행법규를 잠탈할 의도로 소정근로시간을 정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로서의 효력을 부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헌법 및 최저임금법 관련 규정 내용과 체계, 이 사건 특례조항의 입법 취지와 입법 경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의 규정 취지 및 일반택시운송사업의 공공성,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합의 관련 전후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정액사납금제 하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사용자가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F 노동조합과 사이에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경우, 이러한 합의는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위 대법원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인정사실
을 제3 내지 5, 15 내지 2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다.
서울시는 2013년부터 약 2∼3년에 한 번씩 피고를 비롯하여 서울시를 사업구역으로 한 택시운송사업자들로 구성된 G조합과 구성원들의 위임을 받아 서울지역 택시운수종사자들로 구성된 E연맹 H본부 사이의 중앙임금협정 체결을 주도하였는데, 그에 따르면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대신 1일 사납금을 인하하거나, 기본급 혹은 기타 급여를 인상하며, 소정근로시간에 대한 연료공급량을 늘리는 등의 근로조건의 개선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서울시는 개별사업장에서 중앙임금협정 내용을 준수하여 임금협정이 체결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중앙임금협정을 기준으로 한 가이드라인을 준수하지 않으면 카드결제 수수료 지원, 카드단말기 관리비 및 통신비, 차고지 밖 교대 근무허용 등 경영 인센티브 지원 대상에서 제외시킬 것임을 통보하였고, 각 택시운송사업자가 위 가이드라인을 준수하였는지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합동점검을 실시하였으며, 회사별로 임금협정을 체결하지 않거나 임금협정서 사본을 제출하지 않을 경우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음을 고지하였다.
서울시는 각 택시운송사업자에게, 2016. 10. 7. 당해 연도 중앙임금협정에 관한 교섭이 진행 중이므로 개별사업장에서도 그 결과를 준수하여 임금협상을 진행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하였으며, 2017. 3. 16.에는 반대로 유류비 부담의 대가로 사납금을 인상하는 내용의 당해 연도 중앙임금협정에 대한 서울시의 부정적인 입장을 전달하면서 이를 그대로 수용하는 사업장의 경우 현장조사를 실시하고 운송비용전가금지 위반행위에 대하여는 강력한 행정처분을 실시할 예정임을 통보하였고, 2018. 12. 13. 각 택시운송사업자로 하여금 택시요금이 인상된 때로부터 6월 이내에는 사납금을 조정할 수 없고 그 동안의 수입증가분 중 최소경영비용(20% 이내)을 제외하고는 모두 택시운전근로자에게 수익으로 배분하도록 하면서 이를 위반할 경우 사업일부정지처분 또는 과징금부과처분을 할 것임을 공고하였다.
서울시 도시교통본부 택시물류과 2017. 4. 13.자 보도자료에 의하면 2013년과 2016년을 기준으로 서울법인택시의 1일 평균 결제건수, 1일 평균 운행거리, 1일 평균 영업거리 등을 비교하면 다음과 같고, 2019. 9. 18.자 업무협약 관련 수입증가분 분석결과 알림에 의하면 택시요금 인상 후 운전자당 2019. 5.부터 같은 해 6.까지의 일평균 운송수입이 20,912원이 증가하였다.
구체적 판단
살피건대 위 인정사실 및 위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제출한 갑 제3, 4, 9 내지 17, 19 내지 21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정액사납금제하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피고가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F 노동조합과 사이에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가 무효임을 전제로 미지급 최저임금 및 퇴직금 지급을 구하는 원고들 청구 부분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원고들은 피고의 택시를 운행하여 피고 차고지 밖 도로에서 일하면서 승객들로부터 받은 수익을 관리하였고, 이른바 정액사납금제에 따라 원고들이 승객으로부터 받은 운임 중 일정액을 피고에게 지급하고 나머지 수입의 전부 또는 일부를 원고들이 갖는 방식으로 일하였는바 사용자인 피고가 원고들의 근로 여부나 행태를 실질적으로 지휘·감독하거나 실제 근로시간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려웠다. 이러한 택시운수업의 특성에 비추어 보면, 노사합의를 통하여 소정근로시간을 정해놓을 필요성이 있고, 노사합의로 정한 소정근로시간은 앞서 본 법리에서 설시한 바와 같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유효하다고 보아야 한다. 나아가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는 이 사건 특례조항이 서울시에서 시행된 2009. 7. 1.로부터 약 9년이라는 상당한 기간이 경과한 2016년부터 비로소 체결되어왔으며 위 기간 동안 1일 소정근로시간은 6시간 40분으로 계속 유지되어 왔고 피고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들이 그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였다고 보이지도 않는다.
서울시는 2013년부터 2017년까지 행정제재 또는 행정조사 등 비권력적 사실행위를 수단으로 하여 각 택시운송사업자로 하여금 단축된 소정근로시간을 내용으로 하는 중앙임금협정을 준수하도록 사실상 강제한 측면이 있는바, 이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의 단축, 고정급의 인상, 사납금의 인하 내지 제한적 인상 등과 같은 중앙임금협정의 주요 내용을 그대로 수용하여 온 피고에게 노동관계법령 등 강행법규를 잠탈할 의도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서울특별시 도시교통본부 택시물류과 2017. 4. 13.자 보도자료에 의하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택시를 호출하는 서비스가 보편화되어 감에 따라 승객이 탑승하기까지의 대기시간 및 공차시간이 점차 감소하여 택시운전근로자의 영업 효율성이 제고되었을 것으로 보이며, 2013년과 비교하였을 때 2016년에는 1일 대당 운송수입금은 7.2% 증가하였고 1일 대당 영업거리는 5.1% 감소하여 서울시 택시운전근로자들의 평균 운행시간이 실질적으로 감소하였다고 볼 수 있다.
피고의 경우 택시요금 인상과 위에서 본 바와 같은 택시운전근로자의 영업 효율성 개선, 연료 전부 제공, 격려금 지급 등으로 택시운전근로자들의 실질적인 근로조건이 변경되었다고 볼 여지가 있는데, 2017년 운송비용 전가금지 제도의 시행, 최저임금의 급격한 상승에도 불구하고 감독기관과 근로자들의 반대로 인해 정액사납금을 인상할 수 없는 상황에서 소정근로시간을 조정할 실질적인 유인이 있었다고 볼 수 있으며, 소정근로시간의 단축 또한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약 3년에 걸쳐 비교적 완만한 정도로 이루어졌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각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다. 원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기로 한다.
판사 김동현(재판장) 박희근 박태안
각주1) 월 소정근로시간의 경우, 당해연도 일 소정근로시간 × (만근 26일 × 11개월 + 2월의 경우 만근 24일) ÷ 12개월로 각 계산한 것이다(소수점 둘째 자리 미만 버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