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부지방법원판결

서울동부지방법원 2023. 9. 22. 선고 2022나26887 판결

주문

1.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건설업 등을 하는 법인으로서 도급받은 건축공사에 관하여, 건설산업기본법 제2조 제7호 등에 따른 건설업자가 아닌 제1심 공동피고 주식회사 C(이하 'C'라 한다)와 하도급계약을 체결하였다(이하 위 하도급계약 사업장을 '이 사건 사업장'이라 한다).

나.

원고는 C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2020. 10. 28.부터 2021. 2. 20.경까지 이 사건 사업장에서 근로를 제공하였다.

다.

원고는 2021. 3. 22.경 아래와 같은 내용이 부동문자로 기재되어 있는 노무비 입금 확약서(이하 '이 사건 확약서'라 한다)의 하단에 있는 확약자란에 서명·무인하였다.

라.

H은 2021. 4. 3. "2021. 3. 작성·날인한 이 사건 확약서의 입금일자 2021. 3. 26.받기로 한 2,324만 원을 2021. 4. 3. 받았음을 확인합니다. 이에 피고에서 발주한 3개 현장 형틀목수 노무비를 전부 받았기에 이에 어떠한 이의제기도 하지 않을 것을 확약합니다."라는 내용의 입금일자 변경 확인서를 작성하여 피고에게 교부하였다.

마.

그런데 이후에도 C는 이 사건 사업장에 관하여 원고에게 임금 140만 원을 지급하지 않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1, 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본안 전 항변에 관한 판단

가.

피고의 본안 전 항변 요지

피고는, H에게 2021. 3. 26.까지 2,324만 원을 지급하면 원고는 이 사건 사업장에 관한 미지급 임금을 전부 받았기에 이에 어떠한 이의제기도 하지 않을 것을 확약한다는 이 사건 확약서를 작성함으로써 부제소 합의를 하였고, 피고는 2021. 4. 3. H에게 2,324만 원을 현금으로 지급하면서 이 사건 사업장의 노무비에 대하여 어떠한 이의제기도 하지 않을 것을 확약하는 내용의 입금 일자 변경 확인서를 교부받았으므로,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사업장의 임금을 청구하는 이 사건 소는 위 부제소 합의를 위반한 것으로서 부적법하다고 주장한다.

나.

판단

1)

부제소합의는 소송당사자에게 헌법상 보장된 재판청구권의 포기와 같은 중대한 소송법상의 효과를 발생시키는 것이다. 이와 같이 그 합의의 존부 판단에 따라 당사자들 사이에 이해관계가 극명하게 갈리게 되는 소송행위에 관한 당사자의 의사를 해석할 때는 표시된 문언의 내용이 불분명하여 당사자의 의사해석에 관한 주장이 대립할 소지가 있고 나아가 당사자의 의사를 참작한 객관적·합리적 의사해석과 외부로 표시된 행위에 의하여 추단되는 당사자의 의사조차도 불분명하다면, 가급적 소극적 입장에서 그러한 합의의 존재를 부정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19. 8. 14. 선고 2017다217151 판결 참조).

2)

살피건대, 이 사건 확약서에는 '피고가 H(I) 팀장에게 G 골조공사비 정산금액 2,324만 원을 2021. 3. 26.까지 입금하면 이 사건 사업장 형틀목수 노무비를 전부 받았기에 이에 어떠한 이의제기도 하지 않을 것을 확약한다'는 내용이 부동문자로 기재되어 있을 뿐 원고가 C로부터 임금을 모두 지급받지 못한 경우에도 직상 수급인인 피고를 상대로 임금 청구의 소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기재는 없는 점 등 이 사건 확약서의 내용과 형식, 작성 경위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이 사건 확약서에 서명·무인하였다는 사정만으로 피고에 대하여 미지급된 임금의 청구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부제소 합의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피고의 본안 전 항변은 이유 없다.

3.

본안에 관한 판단

가.

임금 지급의무의 발생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건설산업기본법 제2조 제7호 등에 따른 건설업자가 아닌 C로부터 고용되어 근로를 제공하고도 C로부터 임금 140만 원을 지급받지 못하였으므로, 피고는 근로기준법 제44조의2<1>에 따라 C의 직상 수급인으로서 C와 연대하여 원고에게 C의 원고에 대한 미지급 임금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주장에 관한 판단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가 퇴직 후 이 사건 확약서를 통하여 C가 피고로부터 골조공사비를 지급받으면 피고에게 형틀목수 노무비에 대하여 어떠한 이의제기도 하지 않을 것을 약정한 것은 임금채권을 포기한 것이라고 주장하나, 이 사건 확약서에 원고가 임금채권을 포기한다는 기재가 없는 점, 그 밖에 이 사건 확약서의 작성 경위, 내용, 형식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이 사건 확약서에 서명·무인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자신이 직접 수령하지 못한 임금에 대하여 그 임금채권을 포기하였다고 볼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또한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2>에서 임금을 직접 근로자에게 지급하도록 하는 원칙을 규정하는 한편 위 법 제109조에서 그에 위반하는 자를 처벌하도록 하는 규정을 두어 그 이행을 강제하고 있는 취지는 임금이 확실하게 근로자 본인의 수중에 들어가게 하여 그의 자유로운 처분에 맡기고 나아가 근로자의 생활을 보호하고자 하는 데 있는바(대법원 1988. 12. 13. 선고 87다카2803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위와 같은 법률 규정의 취지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H이나 피고 등으로부터 직접 임금을 지급받지 못한 이상 설령 피고가 H에게 원고의 임금을 모두 지급하였더라도 이를 가지고 원고에게 대항할 수 없으므로, 피고는 여전히 원고에게 미지급된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다.

소결론

피고는 C와 연대하여 원고에게 140만 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최종 근로를 제공한 날부터 14일이 경과한 다음날인 2021. 3. 7.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신신호(재판장) 오덕식 조규설

각주1) 근로기준법 제44조의2(건설업에서의 임금 지급 연대책임)

각주2) 근로기준법 제43조(임금 지급)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