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들은 각 무죄.
피고인들에 대한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이 사건 공소사실
피고인 B 주식회사(이하 '피고인 B'라고만 한다)는 하남시 D에서 건설외장공사, 건설자재 임대 및 판매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으로 상시근로자 10명을 사용하여 서울 동대문구 E, F에 있는 G병원 신축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에서 곤돌라 임대 및 설치, 이동작업 등을 하는 사업주이고, 피고인 A은 피고인 B의 대표이사로 근무하면서 위 회사 소속 근로자들의 안전보건관리를 맡고 있는 안전보건관리책임자이다.
피고인 A
피고인은 2012. 4. 2. 10:45경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위 회사 소속 근로자인 피해자 H(31세)로 하여금 곤돌라 케이지 이동, 설치작업을 하게 하였다.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르면 사업주는 작업 중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 토사·구축물 등이 붕괴할 우려가 있는 장소에는 그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하는바, 기계·기구 또는 설비에 설치한 방호장치를 해체하거나 사용을 정지해서는 아니 되고, 곤돌라의 운반구에 근로자를 탑승시킬 때는 추락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안전대나 구명줄을 설치하고 안전난간을 설치할 수 있는 구조인 경우이면 안전난간을 설치하는 등 추락에 의한 근로자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하는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다.<1>
그럼에도 피고인은 위와 같은 산업안전보건법의 규정에 위반하여 추락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구명줄을 설치하지 아니하고, 안전대를 착용하지 아니하고 방호장치인 비상정지장치에 연결되어 있는 보조와이어도 해체한 상태로 위 H에게 위와 같이 곤돌라 케이지 이동, 교체작업을 하게 한 업무상과실로 위 공사현장 4층 부근에서 곤돌라 케이지 이동, 교체작업 중이던 위 H로 하여금 우측 메인와이어가 곤돌라에서 빠져 곤돌라 케이지가 기울면서 그 충격으로 곤돌라 케이지 밖으로 이탈하여 약 16m 아래 콘크리트 바닥으로 추락하게 하여 그 자리에서 다발성 장기손상으로 인한 저혈량성쇼크로,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이로써 피고인은 위와 같은 업무상 과실로 위 H를 사망에 이르게 함과 동시에 산업안전보건법을 위반하여 위 H를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피고인 B
피고인은 위 1항 기재 일시 장소에서, 피고인의 사용인인 A이 위와 같이 근로자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안전상의 조치를 이행하지 아니하여 산업안전보건법을 위반하였다.
판단
피고인들에 대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에 관한 판단
살피건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사업주인 피고인 B는 건설공사에 사용되는 곤돌라를 임대·설치하는 소규모 회사로서, 이 사건 공사의 시공사인 I 주식회사(이하 'I'이라 한다)와 곤돌라 임대계약을 체결하고 이 사건 공사현장에 외벽 창틀 및 유리 시공 등을 위한 곤돌라를 설치한 다음, 위 곤돌라의 이동이 필요한 경우에만 I의 요청을 받아 2~6명의 직원을 보내 이동설치작업을 해주었던 점, ② 당시 이 사건 공사현장의 안전관리책임자는 I의 현장소장인 J으로서, 위 J은 위 공사현장에서의 제반 업무를 총괄하면서 최초 곤돌라 설치작업을 위해 현장에 투입된 피고인 B의 직원들에게 안전교육을 실시하기도 하였던 점, ③ 반면, 피고인 A은 이 사건 공사현장에는 직접 나가지 않고 피고인이나 K 이사 등이 매일 아침 직원들에게 당일 작업지시를 하면서 안전장비 착용 등의 안전교육을 하였고, 각 현장에서는 팀장을 정하여 그에게 안전관리를 책임지도록 하였던 점, ④ 위 J은 작업 진척에 따른 필요에 따라 그때그때 피고인 B의 설치담당자에게 곤돌라 이동설치작업을 요청하였는데, 이 사건 사고 당일도 위 J의 요청에 따라 팀장 L과 H가 피고인 B 사무실에서 안전장비 지급 및 안전교육을 받은 후 이 사건 공사현장에 도착하였으나, 이들은 작업의 편의를 위해 안전장비인 안전대 및 구명줄을 매지 않고 곤돌라의 추락방지장치(블록스탑)를 와이어에 연결하지 아니하였으며, 곤돌라 케이지 내 안전난간도 해체한 채로 작업하던 중 이 사건 사고를 당한 점, ⑤ 그런데, 당시 피고인 A은 실제 현장에서 작업자들이 작업 편의를 위해 종종 안전장비를 착용하지 않기도 한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⑥ 한편, I과 B 사이에 체결된 임대차계약서 제11조에 의하면 안전망은 I이 준비해야 하는 것으로 정해져 있는데, I은 이 사건 사고 발생 2개월 전 창틀 설치를 위한 곤돌라 사용을 위해 기존에 설치되어 있던 안전망을 해체하기도 하였던 점 등 위 곤돌라 임대차계약의 내용 및 실제 작업의 형태, 이 사건 공사현장 안전관리책임자의 선정현황, 피고인의 업무와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의 곤돌라 관련 작업 간의 관계, 이 사건 사고 발생의 원인 및 경위 등에 비추어 볼 때,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직접 근로자들을 지휘·감독하지 않았던 피고인 A이 산업안전보건법 제66조의2, 제23조 제3항이 정한 위험방지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아니하여 근로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행위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따라서, 피고인 A에 대한 공소사실이 인정됨을 전제로 한 피고인 B에 대한 공소사실도 마찬가지의 결론에 이른다).
피고인 A에 대한 업무상과실치사의 점에 관한 판단
살피건대, 앞서 인정한 위 ③ 내지 ⑥과 같은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A에게 대표이사로서 일반적인 관리감독의무 이외에 위 L, H 등의 직원이 곤돌라 이동 작업상의 안전수칙을 위반하여 사고가 날지 모른다고 하여 위 각개의 개별 작업에 대하여 일일이 세부적인 안전대책을 강구할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주의의무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할 것이고(대법원 1989. 11. 24. 선고 89도1618 판결 등 참조), 달리 피고인 A에게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하여 어떠한 주의의무 위반이 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들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모두 범죄사실에 대한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각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의하여 피고인들에 대한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판사 이창열
각주1) 위 공소사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들에 대한 공소장 기재 각 적용법조 중 "산업안전보건법 제71조, 제66조의2, 제23조 제1항"은 "산업안전보건법 제71조, 제66조의2, 제23조 제3항"의 오기임이 명백하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