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반소원고의 반소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반소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전제사실
피고는 2014. 12. 8. 주식회사 서초동피에프브이로부터 공사대금 246,400,000원(부가가치세 포함)에 서울 서초구 B 지상 건물철거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를 수급하였다.
개인업체인 C을 운영하던 D은 피고의 위임을 받은 E과의 합의(이하 '이 사건 합의'라 한다)로 약 85,000,000원에 위 건물의 고철·비철에 대한 처분권한을 획득하였다.
D이 고용한 원고는 2014. 12. 26. 12:40~13:00경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사다리를 설치하고 그 위에 올라앉아 고철 등의 해체·분리작업을 하던 중 사다리 아래로 추락하는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를 당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2호증, 을 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파견근로를 이유로 한 손해배상책임 인정 여부
원고는, 피고는 사용사업주로서 파견사업주인 D이 파견한 파견근로자인 원고에 대한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 위반(이하 '편의상 '보호위무'라고만 한다)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이 있다고 주장하나, D이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2조에 정한 "근로자파견을 업으로 행하는 근로자파견사업을 행하는 자"로 볼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이 부분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실질적 사용자로서의 손해배상책임 인정 여부
피고는 E을 통하여 이 사건 공사 중 고철비철 해체·분리작업을 D에게 하도급 준 것이라고 스스로 인정하고 있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원수급인인 피고는 원고에 대한 구체적인 지휘·감독권을 유보한 실질적 사용자이므로 보호의무위반으로 인한 채무불이행책임 또는 불법행위책임이 있다고 주장한다(원고는 별도로 원수급인인 피고가 하수급인 소속 근로자인 원고의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원수급인이라는 사정만으로 하수급인 소속 근로자의 재해를 보상할 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직접적 고용관계가 없는 경우 실질적 사용관계에 대한 입증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자에게 있는바, 전제사실, 증인 F, E의 각 증언과 증인 G, D의 각 일부 증언(믿지 아니하는 부분 제외)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을 2~5, 11, 12호증의 각 기재와 증인 G, D의 각 일부 증언만으로는 원고 주장과 같은 실질적 사용관계가 있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D이 고용한 원고 등이 비철·고철 해체·분리작업을 담당하였는데, F, E의 증언에 따르면, D 운영의 C가 위 해체·분리작업을 완료하면 이후 피고가 본격적인 건물 전체 파괴·철거작업을 개시한다는 것이다.
고철·비철량이나 해체·분리 대상인지 여부는 주로 D의 이익에만 직결되고 피고의 이익과는 크게 관계가 없으므로, 피고가 해체·분리할 대상을 구체적으로 특정하거나 그 작업을 감독할 이유가 크게 없어 보인다.
실질적 사용관계가 인정되려면 구체적인 해체·분리작업의 운영 및 시행을 직접 지시·지도하고 감시·독려함으로써 위 작업 자체를 관리함을 말한다. 따라서 피고가 일부 해체·분리작업의 순서(예컨대 고층→아래층)를 조율하였거나 작업 독촉을 하였더라도, 이는 원수급인으로서 건물 전체 파괴·철거라는 전체 공사기간 안배를 위한 것일 뿐, 그것만으로 원고에 대한 구체적인 지휘·감독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한편 해체·분리 장비인 전기커트기, 집조기(전기톱의 일종), 산소용접기, 사다리 등은 작업에 필요한 설비는 모두 하수급인측인 D, G의 소유이고, G의 주장에 따르더라도 해체·분리작업은 매우 숙련된 기술을 필요로 한다(원고와 G는 5년간 해체·분리작업 팀으로 활동해왔다고 한다).
근로내역확인서에 원고가 피고 소속 일용근로자로 되어 있기는 하나 D이 투입한 원고와 같은 지위에 있는 근로자인 G 등의 내역이 없는 걸 보면 원고의 산업재해보험급여 수령을 위한 편의를 위하여 작성해 주었다는 피고의 주장은 설득력이 있고, 위 확인서 기재로 곧 실질적 사용관계가 추인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산업안전보건법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책임 인정 여부
원고는 피고가 사업주로서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제3항에 정한 추락 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안전조치를 다하지 아니한 잘못이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제3항에서 말하는 사업주는 예컨대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35조 제1항과 같은 사업주 의제 규정이 있거나 실질적 사용관계가 있는 경우가 아닌 한 한, 근로자와 직접 고용관계를 체결한 사용자를 말하는 것인데, 피고가 이에 해당하지 않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가 원고를 근로자로 사용하는 사업주라는 전제에서 한 원고의 주장<1>은 이유 없다.
점유관리자로서의 손해배상책임 인정 여부
원고는 피고가 이 사건 공사현장 점유·관리자로서 철거업무의 일환인 고철·비철의 해체·분리 등 작업을 하는 원고에게 안전한 작업 환경을 보장할 의무가 있는데도 이를 위반하여 철거자재를 방치하고 사다리를 놓을 공간을 확보하기 어렵게 하거나 바닥 물기를 제거하지 않은 등 잘못이 있다고 주장한다.
하도급인인 피고가 하수급인 소속 근로자인 원고에 대하여 위와 같은 의무를 부담하는 근거가 무엇인지 의문이나, 피고가 예컨대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3항과 같은 경우<2>가 아닌 한(이에 해당한다고 볼 근거도 없다), 하도급인이라는 사정만으로 바로 하수급 작업장소에서 하수급인 소속 근로자의 추락 등 재해 예방을 위한 조치 혹은 안전한 작업환경을 보장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나아가 원고 주장을 민법 제758조에 정한 공작물책임 주장으로 선해하더라도 원고 주장과 같은 방치, 공간부족, 물기 등의 사정을 토지와 철거예정인 건물로 구성된 철거 공사현장인 이 사건 공사현장이 통상 갖추어야 할 안전성을 결여한 것으로 평가하여야 하는지 의문일뿐더러 원고 제출의 증거들만으로는 사다리에서 추락한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하여 공작물책임에서 말하는 통상의 용도에 따른 안전성을 결여한 하자가 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위 공사현장의 안전성 결여와 인과관계가 있는지 조차도 불분명하다), 달리 증거가 없으므로, 결국 이 부분 원고의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재경
각주1)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3항이 적용되기도 어려운 경우에 해당한다.
각주2)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3항,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제30조 제4항 참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