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이 법원의 심판범위
제1심 법원이 원고의 선택적 청구 중 하나만을 판단하여 기각하고 나머지 청구에 대하여는 아무런 판단을 하지 아니한 조치는 위법한 것이고, 원고가 이와 같이 위법한 제1심판결에 대하여 항소한 이상 원고의 선택적 청구 전부가 항소심으로 이심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선택적 청구 중 판단되지 않은 청구 부분이 재판의 탈루로서 제1심법원에 그대로 계속되어 있다고 볼 것은 아니다(대법원 1998. 7. 24. 선고 96다99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살펴보면, 원고는 제1심에서 임금 및 퇴직금 청구를 주위적 청구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 및 부당이득반환청구를 예비적 청구로 구하였는데, 위 각 청구는 양립할 수 있는 여러 개의 경합적 청구권을 근거로 하여 동일 취지의 급부를 구하는 경우로서, 그 어느 한 청구가 인용될 것을 해제조건으로 하여 여러 개의 청구에 관하여 심판을 구하는 선택적 병합 형태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제1심 법원은 임금 및 퇴직금 청구만 판단하여 이를 기각하고,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 및 부당이득반환청구에 대하여는 판단을 누락하였다. 이에 원고가 항소한 이상 임금 및 퇴직금 청구 뿐만 아니라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 및 부당이득반환청구도 항소심으로 이심되어 당심의 심판대상이 된다 할 것이다.
기초사실
다음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3, 8, 15호증, 을 제6, 7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피고는 여객자동차운송사업 등을 목적사업으로 하는 법인이다.
원고는 2002. 10. 21. 피고에게 고용되어 근무하다가, 2011. 8. 1. 총무부장에서 비등기 임원인 총괄관리 상무로 승진하고, 2015. 10. 31. 퇴직하였다.
피고의 취업규칙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서울특별시버스운송사업조합과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서울시버스노동조합 사이에 작성된 2015년도 단체협약서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피고의 정관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생략)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원고
주위적 청구원인
원고는 피고에게 고용된 근로자임에도 피고는 원고가 임원이라는 사유로 휴일근로수당, 연차휴가근로수당, 상여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원고는 ① 2013. 10. 19.부터 2015. 10. 31.까지 매주 토요일과 격주 일요일에 8시간씩 근무하고 휴일근로수당 54,178,633원을 받지 못하였고, ② 2012. 11.부터 2015. 10.까지 발생한 상여금 합계 68,535,000원을 받지 못하였으며(원고는 제1심에서는 50,080,000원을 주장하다가 당심에서 2018. 3. 22.자 준비서면으로 미지급 상여금 범위에 관한 주장을 변경하였으나, 청구취지를 확장하지 아니하였다), ③ 2013. 10. 21. 발생한 19일분, 2013. 10. 20. 발생한 20일분, 2014. 10. 20. 발생한 20일분의 각 연차휴가근로수당 12,780,525원을 받지 못하였다. 또한, 원고는 피고로부터 ④ 위와 같은 수당과 상여금을 평균임금에 가산하지 않고 산정한 퇴직금을 받았는바, 이를 가산하여 산정한 미지급 퇴직금은 19,209,573원이고, 위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의 합계는 154,703,731원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그 중 일부인 136,248,731원(= 휴일근로수당 54,178,633원 + 상여금 + 50,080,000원 + 연차휴가근로수당 12,780,525원 + 퇴직금 19,209,573원) 및 그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가사 원고가 근로자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취업규칙이 상여금의 지급대상을 '전종사자'로 규정하는 점(제16조 제10호), 단체협약이 상여금의 지급대상을 '종업원(조합원)'으로 규정하고(제22조), 여기서 종업원이란 취업규칙 제2조에 의하여 '사무직'을 포함하며, 서울시의 표준운송원가 협상결과에서 원고와 같은 비등기 임원을 '관리직(사무직)'에 포함하는 점, 피고의 정관 제36조 제4호에서도 임원 상여금을 규정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에게도 상여금이 지급되어야 한다.
예비적 청구원인
피고는 조직적으로 원고를 비롯한 직원들에게 수당을 지급하지 않았고, 중간퇴직금 정산 시 및 퇴사 시 각종 수당을 반영하지 않은 채 퇴직금을 계산하여 원래 지급하여야 할 금액보다 더 적게 지급하였다. 이는 고의에 기한 불법행위이자 피고가 법률상 원인 없이 부당한 이득을 취한 것이므로, 피고는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 또는 부당이득으로서 앞서 1)항에서 구하고 있는 바와 마찬가지로 위 136,248,731원 및 그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본소에 대한 주장
원고는 2011. 8. 1.부터 임원으로 승진하여 근로자가 아니므로, 그 이후에는 휴일근로수당과 연차휴가근로수당을 받을 수 없고, 상여금에 관한 취업규칙과 단체협약은 근로자에 한하여 적용되므로 상여금도 받을 수 없다. 원고는 임원 승진 이전에 근로자로 재직한 기간에 대한 퇴직금을 2011년 8월경 받았고, 임원으로 재직한 기간에 대한 퇴직금을 2011. 11월경 받았으므로, 추가로 받아야 할 퇴직금도 없다. 따라서 피고가 고의에 기한 불법행위를 하였다거나 법률상 원인 없이 부당한 이득을 취하였다는 원고의 주장도 부당하다.
예비적 반소 청구원인
만약 원고의 근로자 지위가 인정되어 피고가 원고에게 연차휴가근로수당을 지급하여야 한다면, 원고는 2015. 4. 7.부터 2015. 10. 31.까지 208일 동안 출근하지 않고도 27,820,000원의 임원 급여를 수령하였으므로, 예비적으로 위 돈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하여야 한다.
판단
원고가 근로자인지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주식회사의 이사, 감사 등 임원은 회사로부터 일정한 사무 처리의 위임을 받고 있는 것이므로,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고 소정의 임금을 받는 고용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며, 따라서 일정한 보수를 받는 경우에도 이를 근로기준법 소정의 임금이라 할 수 없다.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므로, 회사의 이사 또는 감사 등 임원이라고 하더라도 그 지위 또는 명칭이 형식적·목적인 것이고 실제로는 매일 출근하여 업무집행권을 갖는 대표이사나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면서 그 대가로 보수를 받는 관계에 있다거나 또는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외에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고 그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면 그러한 임원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2다64681 판결 등 참조).
상법상 주식회사의 이사는 주주총회의 선임 결의를 거쳐 임명되고(상법 제382조 제1항), 그 등기를 하여야 한다. 이러한 절차에 따라 적법하게 선임된 이사만이 이사회의 구성원으로서 회사의 업무집행의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등 상법에서 정한 권한을 행사할 수 있고, 이러한 주식회사의 이사는 회사로부터 일정한 사무 처리의 위임을 받고 있다(상법 제382조 제2항). 따라서 이사가 상법상 정하여진 이사로서의 업무를 실질적으로 수행하는 한편 회사의 경영을 위한 업무를 함께 담당하는 경우에, 그 담당하고 있는 전체 사무의 실질이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는 것에 그치지 아니한다면, 그 이사는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2도6537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의 경우
살피건대, 원고가 2011. 8. 1. 임원인 총괄관리 상무로 승진한 사실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고, 갑 제12호증의 1 내지 4, 갑 제13, 14, 19, 21 내지 35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위와 같은 임원의 지위 또는 명칭이 형식적, 명목적이라거나, 2011. 8. 1. 이후에 원고가 일정한 위임 사무의 처리를 담당하지 않고 대표이사 등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아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오히려 을 제5호증의 1, 2, 을 제8, 9, 11, 12, 16 내지 20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① 원고는 총괄관리 상무로서 개인별 임금인상안, 작업일지, 음주측정 기록부 등과 같은 기안문서나 공문 및 대체전표를 결재하거나 전결의 형식으로 대표이사의 서명을 대신함으로써 중간 결재권자 또는 최종 결재권자로서의 권한을 행사하고, 사고처리와 배차 등 업무에서 하급 직원을 관리, 감독한 사실, ② 원고는 2011. 8. 1. 임원으로 승진하면서 그 전에 근로자로 재직한 기간에 대한 퇴직급여를 신청하여 2011. 8. 22. 피고로부터 퇴직금 24,319,722원을 수령하고, 퇴직한 후인 2015. 11. 13. 임원으로 재직한 2011. 8. 1.부터 2015. 10. 31.까지의 기간에 대한 퇴직급여를 신청하여 퇴직금 16,310,449원을 수령한 사실, ③ 원고는 임원으로 승진하기 전에는 다른 근로자들과 마찬가지로 기본급 외에 각종 수당(주휴수당, 제수당 등)을 급여로 받았으나, 임원으로 승진한 후에는 다른 임원들과 마찬가지로 고정 기본급만을 보수로 받은 사실, ④ 원고는 2015. 4. 7.부터 2015. 10. 31.까지 개인적인 사정으로 회사에 출근하지 않았음에도 피고로부터 그 기간 동안의 급여 27,820,000원을 지급받은 사실이 인정된다. 이러한 사실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총괄관리 상무로서 피고로부터 그 권한에 속하는 일정한 사무를 위임받아 처리하였으므로, 실질적으로도 임원으로 봄이 타당하다.
또한 위와 같이 총괄관리 상무 승진을 전후한 퇴직급여의 신청과 수령, 급여 내지 보수 체계의 변경, 그리고 원고가 상무로서 매년 직원들의 임금인상안에 대해 결재를 하면서도 자신의 수당에 대해서는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 스스로 근로자에서 임원으로 신분이 변동됨을 충분히 인식하고 이를 받아들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가 근로자임을 전제로 한 휴일근로수당, 연차휴가근로수당, 상여금, 퇴직금 청구는 모두 이유 없다.
상여금 관련 주장에 관한 판단
취업규칙 또는 단체협약에 기한 주장 부분
살피건대, 근로기준법 제5조, 제93조, 제94조, 제97조의 내용을 종합해 보면, 취업규칙이란 복무규율과 임금 등 근로조건에 관한 준칙을 담은 것으로서 그 규율대상은 근로자에 국한되고, 단체협약이란 노동조합이 사용자 또는 사용자단체와 근로조건 등에 관하여 체결하는 협정이므로, 노동조합원이 될 수 없는 임원은 그 규율대상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또한 을 제6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의 취업규칙 제1조 제1호도 "이 규칙은 근로기준법에 따라 회사에서 근로하는 종업원의 근로조건을 정함으로써…"라고 규정하여 취업규칙의 적용대상이 근로자임을 명백히 하고 있다.
따라서 근로자가 아닌 원고에 대해 취업규칙 또는 단체협약이 적용됨을 전제로 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정관에 기한 주장 부분
살피건대, 원고가 주장하는 정관 제36조 제4호의 임원 상여금이란, "제36조 매기 총수입금에서 총지출금을 공제한 잔액을 이익금으로 하여 이를 다음과 같이 처분한다. 제4호 임원상여금 약간"인데, 이 규정은 상법이 정관으로 정하도록 한 이익잉여금의 분배방법을 정한 것에 불과하므로, 피고의 임원에 대한 상여금 지급의무를 규정한 것으로 볼 수 없다.
그리고 주식회사의 이사에 대한 보수는 정관에 그 액을 정하지 아니한 때에는 주주총회의 결의로 정하여야 하는 점(상법 제388조), 주식회사의 임원이 일정한 보수를 받는 경우에도 이는 근로기준법에 정한 임금이라 할 수 없고, 회사의 규정에 의하여 퇴직금 등이 지급되는 경우에도 이는 재직 중의 직무집행에 대한 대가로 지급되는 보수의 일종인 점(대법원 2001. 2. 23. 선고 2000다61312 판결 등 참조) 등에 비추어 보면, 주식회사의 임원이 상여금을 보수로 받기 위해서는 정관, 주주총회 결의 또는 그 위임에 기한 회사 규정으로 임원에 대한 상여금 지급이 명시되어야 하는데, 갑 제15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의 정관 제33조는 "임원의 보수 또는 퇴직한 임원의 퇴직금은 주주총회의 결의로 정한다(단, 상근 임원에 한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을 뿐, 그 보수에 상여금이 포함되어 있다거나 그러한 주주총회의 결의가 있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 및 부당이득반환청구에 관한 판단
살피건대, 원고가 총괄관리 상무로서 피고로부터 그 권한에 속하는 일정한 사무를 위임받아 처리하여 실질적으로도 피고의 임원이라고 할 수 있으므로, 원고가 근로자임을 전제로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 등이 존재할 수 없고, 취업규칙, 단체협약 또는 정관에 기한 원고의 상여금 주장 역시 이유 없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따라서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급여를 고의로 지급하지 않음으로써 원고에게 고의에 기한 불법행위를 하였다거나 원고를 상대로 법률상 원인 없이 부당한 이득을 취하였다는 주장은 그 수액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여야 할 것인데, 제1심 판결은 원고의 선택적 청구 중 일부인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 및 부당이득반환청구에 대하여 아무런 판단을 하지 아니하여 위법하다. 따라서 제1심 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조우연(재판장) 송종환 임샛별
각주1)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원고의 주위적 및 예비적 청구가 그 실질상 선택적 병합 청구에 해당하나, 원고가 순위를 붙여 청구하는 취지로 선해하여 원고의 주위적 및 예비적 청구를 그 주장대로 예비적 청구로 지칭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