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북부지방법원판결

서울북부지방법원 2018. 4. 13. 선고 2017노1596 판결

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이 법원의 심판범위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근로자 C, D, E, F, G, H, I, J에 대한 각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관하여는 무죄를, 근로자 K, L, M에 대한 각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관하여는 공소기각을 각 선고하였다. 한편 검사가 무죄 부분에 대하여만 법리오해를 이유로 항소를 제기한 이 사건에서 위 공소기각 부분은 이미 확정되었으므로, 원심판결 중 무죄 부분만이 이 법원의 심판대상이 된다.

2.

항소이유의 요지(법리오해)

피고인은 2015. 4. 24. 경까지 주식회사 N(이하 '이 사건 회사'라고 한다)의 대표이사로 등기되어 있었으므로, 피고인이 대표이사로 재직하였던 동안 고용된 근로자들에 대하여는 피고인에게 임금 지급의 책임이 있다. 또한 피고인이 채권단에게 이 사건 회사의 경영권, 회사 소유 재산, 채권 등의 권리를 양도하면서 명시적으로 근로자들의 임금, 퇴직금에 대한 지불 합의를 하지 않았으므로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위반죄가 인정된다고 보아야 함에도, 원심판결에는 이와 달리 판단한 위법이 존재한다.

3.

원심의 판단

원심은, 사용자인 피고인이 체불임금의 지급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으나 경영부진으로 인한 자금사정 등으로 지급기일 내에 지급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인정된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는 피고인의 책임이 조각되어 근로기준법 위반죄의 죄책을 물을 수 없다고 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였다.

4.

당심의 판단

가.

관련 법리

1)

근로기준법 제36조는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기타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도록 규정함으로써, 퇴직근로자 등의 생활안정을 도모하기 위하여 법률관계를 조기에 청산하도록 강제하는 한편, 사용자 측에 대하여 그 청산에 소요되는 기간을 유예하여 주고 있으므로, 임금 등의 체불로 인한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위반죄는 지급사유 발생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하는 때에 성립하고, 따라서 사업주가 법인일 경우에는 위 14일이 경과할 당시에 퇴직금 등의 지급권한을 갖는 대표자가 그 체불로 인한 죄책을 짐이 원칙이고, 14일이 경과하기 전에 그 지급권한을 상실하게 된 대표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죄책을 지지 않는다(대법원 1995. 11. 10. 선고 94도1477 판결, 대법원 2002. 11. 26. 선고 2002도5044 판결 등 참조). 여기서 퇴직금 등의 지급권한 상실의 원인에는 해임, 사임 등 법인과의 고용계약 종료에 기한 것은 물론 법령에 의한 지급권한 상실 또한 포함된다(대법원 2010. 5. 27. 선고 2009도7722 판결 참조).

2)

한편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36조 위반죄의 주체는 사용자인바, 형식상으로는 대표이사직에서 사임하였으나 실질적으로는 사주로서 회사를 사실상 경영하여 온 자는 임금 지불에 관한 실질적 권한과 책임을 가지는 자로서 근로기준법 소정의 사용자에 해당한다(대법원 2002. 11. 22. 선고 2001도3889 판결 참조).

나.

구체적 판단

1)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① 피고인이 이 사건 회사의 최대주주이자 대표이사로 재직하고 있었는데, 2015. 3. 말경에 이 사건 회사가 발행한 어음이 부도난 사실, ② 피고인은 2015. 4. 6. 경 채권단에게 이 사건 회사의 경영권 일체와 판매권, 법인통장, 법인인감 등을 양도하기로 하는 내용의 이행각서 (공판기록 제110쪽)를 작성해 주었고, 그 무렵부터 채권단이 이 사건 회사를 실질적으로 운영하면서 피고인의 출근을 막았던 사실<1>, 3 피고인은 2015. 4. 24.경에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 사내이사직을 모두 사임하고, 채권단 측의 AD이 새롭게 사내이사로 등기된 사실(공판기록 제133쪽), ④ 피고인과 채권단은 2015. 4. 30. 경 피고인이 보유하고 있던 이 사건 회사에 대한 주식 모두를 주식회사 AE에 양도하기로 약정한 사실이 각 인정된다.

2)

이에 비추어 보면, 근로자 C, D, E, F, G, H, I, J은 모두 2015. 4. 12. 경 이후에 퇴직하였기 때문에 그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할 당시 피고인이 아니라 AD이 위 회사를 대표하고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또한 피고인이 2015. 4. 30. 경에야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주식을 주식회사 AE에 모두 양도하기로 하는 약정을 체결하기는 하였지만,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인이 대표이사직에서 사임하기 이전부터 채권단에 의하여 출근을 저지당하고 법인통장과 법인인감을 모두 양도하여 실질적으로 사주로서 회사를 경영하였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어느 모로 보더라도 피고인이 2015. 4. 26. 이후에 근로기준법 제36조에서 규정하는 '사용자의 지위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3)

따라서 피고인에게 위 각 근로자에 대한 금품청산의무위반에 따른 형사책임을 물을 수 없고, 달리 피고인이 위 형사책임을 진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의 판단은 결론에 있어 정당하고, 거기에 검사의 주장과 같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검사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이 사건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헌숙(재판장) 한상술 강면구

각주1) 피고인과 원심 증인 Q, P, S는 일치하여 위와 같이 진술하고 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