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북부지방법원판결

서울북부지방법원 2019. 3. 28. 선고 2018고정1395 판결

주문

피고인은 무죄.

피고인에 대한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1.

공소사실

피고인은 주식회사 B에 택시기사로 입사하여 2014. 4. 25.자로 징계 해고된 자이다. 피고인은 부당해고 당했음을 주장하며 주식회사 B을 상대로 중앙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 신청하여 2014. 8. 8.자로 기각판정 받은 바 있고, 서울북부지방법원에는 '해고무효확인 등' 소를 제기하여 2016. 3. 16.자로 기각판결을 받았으며, 위 판결은 2016. 9. 20. 확정되었다.

가.

2017. 11. 9.부터 2018. 1. 28.까지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피고인은 2017. 11. 9.부터 2018. 1. 28.까지 서울 도봉구 C에 있는 주식회사 B 정문 앞에서, 사실은 주식회사 B의 대표이사인 고소인 D이 부가가치세 감면분을 착복한 사실이 없고, 피고인에 대한 해고가 정당함에도 불구하고, '택시 노동자의 권리를 짓밟는 (주)B 대표의 부가세 감면분 착복, 부당해고 규탄한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걸고 집회를 계속함으로써 공연히 허위사실을 적시하여 B 대표이사인 고소인의 명예를 훼손하였다.

나.

2017. 1. 29.부터 2018. 6. 25.까지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피고인은 2017. 1. 29.부터 2018. 6. 25.까지 위 주식회사 B 정문 앞에서, 사실은 피고인에 대한 해고가 정당함에도 불구하고, '부당해고 규탄한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걸고 집회를 계속함으로써 공연히 허위사실을 적시하여 주식회사 B 대표이사인 고소인의 명예를 훼손하였다.

2.

판단

가.

관련 법리

명예훼손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사실의 적시가 있어야 하고, 적시된 사실은 이로써 특정인의 사회적 가치 내지 평가가 침해될 가능성이 있을 정도로 구체성을 띠어야 한다. 이때 사실의 적시란 가치판단이나 평가를 내용으로 하는 의견표현에 대치되는 개념으로서 시간과 공간적으로 구체적인 과거 또는 현재의 사실관계에 관한 보고 내지 진술을 의미하며, 그 표현내용이 증거에 의한 입증이 가능한 것을 말하고, 판단할 진술이 사실인가 또는 의견인가를 구별할 때에는 언어의 통상적 의미와 용법, 입증가능성, 문제된 말이 사용된 문맥, 그 표현이 행하여진 사회적 상황 등 전체적 정황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12. 5. 선고 2017도15628 판결 등 참조). 구체적 사실이란 표현에 사용된 의미를 일반적으로 수용되는 의미에 좇아 이해할 때 오관의 작용에 의해 감지할 수 있을 정도로 현실화되고 증거에 의하여 증명할 수 있는 특정인의 과거 또는 현재 구체적 사건 또는 상태를 말하고, 의견은 가치 판단이어서 단순한 사실과 구별되어 사실관계나 사람에 대하여 어떤 인식 또는 견해를 갖거나 평가하거나 판단하거나 태도를 결정하는 등 정신적 활동의 표현을 뜻한다(대법원 2004. 2. 26. 선고 99도5190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피고인이 현수막에 기재한 '택시 노동자의 권리를 짓밟는 (주)B 대표의 부가세 감면분 착복', '부당해고 규탄한다'는 내용이 사실의 적시에 해당하는지에 대하여 본다.

나.

'택시 노동자의 권리를 짓밟는 (주)B 대표의 부가세 감면분 착복' 부분에 대하여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주식회사 B(이하 'B'이라 한다)이 구청에 제출한 지급명세서에 기재된 부가가치세 감면분과 피고인이 B으로부터 받은 급여명세서상 '부가수당'의 액수 사이 차이가 있는 사실, 피고인이 B 대표인 D을 업무상 횡령으로 고소한 사건(서울북부지방검찰청 2017형제7516)에서 B은 부가가치세 감면분을 2009년 6월 이전, 이후부터 2012년 10월까지, 이후부터 2013년 11월까지, 이후부터 피고인이 퇴사할 때까지 항목을 바꾸어 가며 기본금에 포함시키거나, 기준운송 수입금을 감액하는 방법으로 지급함으로써 급여명세서 상 '부가수당' 외의 항목에 포함시켜 전부 지급하였다고 주장하였고 이러한 주장이 받아들여져 D이 혐의 없음 처분을 받은 사실, 피고인은 B 측 주장에 동의하지 아니하고 검찰의 처분에 대하여 항고 등의 절차를 통해 다투었던 사실이 각 인정된다.

'착복'이란 남의 금품을 부당하게 자기 것으로 한다는 의미로, 피고인은 조세특례제한법 제106조의7 제2항에 따라 일반택시 운수종사자의 실질적인 처우개선을 도모하려는 목적에서 일반택시 운수종사자에게 현금으로 지급하기로 되어 있는 부가가치세 경감세액을 B 측에서 택시기사들에게 전부 지급하지 아니하였다고 의혹을 제기하고 있고, 피고인의 이러한 문제 제기는 급여명세서상 '부가수당'과 실제 부가가치세 경감세액 사이 차액이 발생함을 근거로 삼고 있다.

피고인이 D을 업무상 횡령으로 고소하였고, '부가세 감면분 착복'이라는 표현이 겉으로 보기에 증거에 의해 입증 가능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서술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기는 하나, 피고인이 이전부터 줄곧 사측에 대하여 주장해 온 내용, 위와 같은 표현이 시위를 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인 점 등을 감안하면 이와 같은 표현이 곧 'D이 횡령하였다'는 사실을 적시하였다고 보기는 어렵고, 다만 피고인이 사측과 분쟁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의견을 강조하기 위한 수단으로 그와 같은 부정적 의견 내지 평가를 표명한 것으로 볼 여지가 상당하다.

다.

'부당해고 규탄한다' 부분에 대하여

피고인이 '부당해고 규탄한다'와 같은 표현을 현수막에 넣게 된 전후 사정, 해당 표현의 증명가능성, 피고인과 B 사이 오랜 기간 민사소송이 진행되어 온 경과, 특히 위 표현이 시위에 사용된 것인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위와 같은 표현은 사측과 오랜 기간 다투어 온 피고인이 'B으로부터 해고당한 것이 억울한 면이 있다'는 자신의 판단 내지 의견을 기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부당해고'라는 표현은 경우에 따라 , 가령 근로기준법 제28조부터 제33조까지에서 정한 부당해고로부터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를 적용받지 못한 사실을 다투거나, 제110조, 제111조에서 부당해고를 한 자에 대한 처벌조항에 따라 형사 처분을 받았다는 사실을 적시하는 경우와 같이 '근로기준법 등의 법률과 단체협약 및 사내규정 등에 정한 해고사유와 절차에 따르지 아니한 해고'라는 의미로 사용된다면 사실의 적시에 해당할 수도 있겠지만, 이 사건에서 피고인은 노동조합 활동 때문에 자신이 B으로부터 해고당하였다고 믿는 근로자로서 억울함을 표현하기 위하여 '부당하다'는 부정적인 판단 내지 의견을 표현한 것으로 보일 뿐, 징계해고 사유의 적법 여부와 같이 이미 민사소송을 통해 확정된 사실관계를 적시하려는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라.

소결론

따라서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구체적인 허위 사실의 적시를 했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2.

판단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따라 무죄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판사 김이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