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북부지방법원판결

서울북부지방법원 2019. 8. 27. 선고 2019나30424 판결

임금

주문

1.

원고의 항소 및 이 법원에서 확장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항소비용(청구확장으로 인하여 생긴 비용 포함)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주식회사 B(이하 'B'이라 함)은 기계설비공사업을 하는 주식회사이고, 원고는 2013. 8. 11.부터 B에 고용된 상무이사로서 2016. 4.경부터 B이 시공 중인 원주시 D에 있는 'E'의 기계설비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함) 현장소장으로 근무하였다.

나.

원고는 2016. 7. 11.경 이 사건 공사현장 사무실에서 B의 대표이사인 피고에게 현장 근로자들의 '2016년 6월분 노무비'를 신청하면서 F이 G의 명의를 빌려 도면작업을 한 것처럼 G에 대한 허위의 '노무비지급명세서'를 작성하여 이메일로 제출하였는데, 사실은 사전에 원고가 피고에게 보고한 것과 달리 F은 G 명의를 빌려 도면작업을 한 사실이 없었고, 현장근로자가 아닌 원고가 도면작업을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원고는 이와 같이 B을 기망하여 이에 속은 B으로부터 같은 날 원고가 보관하며 사용 중이던 G 명의의 농협 예금계좌로 G의 2016년 6월분 노무비 명목으로 782,920원을 송금 받은 것을 비롯하여 그 때부터 2016. 11. 15.경까지 사이에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총 5회에 걸쳐 합계 16,133,644원을 송금받아 이를 편취하였다.

다.

피고는 2016. 11. 초순경 이 사건 공사의 원도급업체인 H으로부터 B이 도면을 제출하지 않는다고 독촉을 받는 등 이 사건 공사 진행에 문제가 생기자 이 사건 공사현장을 방문하여 그 경위를 조사하게 되었고, 2016. 12. 1. 사전 예고 없이 원고를 해고하였으며, 원고는 2016. 12. 7. 피고에게 해고통지서를 보내달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냈고, 이에 B은 원고에게 해고통지서를 보냈는데 그 해고통지서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적혀 있다.

다음

귀하는 아래 사유로 인해 2016년 12월 1일자로 해고되므로 통지합니다.

아래

1.

사유 : 현장소장으로서 자질이 부족하므로 상기명 A(원고) 상무이사를 2016년 11월 22일 예고 후 11월 30일까지 근무후 12월 1일자로 해고통보를 하는 바입니다.

라.

관련 형사사건들의 경과

1)

서울북부지방검찰청 검사는 위 나항 기재 사실에 터 잡아 2017. 6. 2. 이 법원 2017고단2125호로 원고를 사기 혐의로 기소하였고, 이 법원은 2018. 6. 15. 원고의 위 나항 기재 사실을 사기죄로 인정하면서 원고에게 벌금 400만 원을 선고하였다.

2)

이에 원고는 이 법원 2018노1120호로 항소하였으나 항소심 법원은 2018. 11. 2.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고, 원고가 대법원 2018도18439호로 상고하였으나, 대법원은 2019. 1. 11. 상고를 기각하는 결정을 선고하였고, 동 결정이 확정되었다.

3)

한편, 원고는 2017. 2. 20.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원주지청에 B이 원고에게 해고 예고수당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내용의 진정을 제기하였고, 춘천지방법원 원주지청 검사는 2017. 7. 17. 'B의 대표이사인 피고가 원고를 2016. 12. 1. 사전예고 없이 즉시 해고하면서 해고 예고수당으로 통상임금의 30일분에 해당하는 440만 원을 해고일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내용의 공소사실로 춘천지방법원 원주지원 2017고정181호로 기소하였으나, 동 법원은 피고가 원고를 해고하면서 해고 예고수당을 지급하지 않은 사실은 인정되나, 피고의 위 행위는 근로기준법 시행규칙 제4조 별표 제9호가 정하고 있는 '사회통념상 고의로 사업에 막대한 지장을 가져오거나 재산상 손해를 끼친 경우'에 해당하므로, 근로기준법 제26조 단서와 근로기준법 시행규칙 제4조에 정해진 '해고 예고의 예외가 되는 근로자의 귀책사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하여 2018. 7. 19. 피고에게 무죄판결을 선고하였고, 동 판결은 확정되었다.

마.

원고는 2017. 4. 28. B을 상대로 이 사건 소송을 제기하였고, 제1심 소송을 진행하던 중 2017. 12. 15. B에 대하여 회생절차가 개시{대구지방법원 2017회합156(2017간회합1016)}되면서 B의 대표이사인 피고가 회생채무자 B의 관리인으로 선임되었으며, 피고는 이 사건 소송에서 B을 소송수계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 9, 10, 11, 12, 13호증, 을 제2, 5, 6, 7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 주장의 요지

B은 원고를 해고하려면 1개월 전에 예고를 하여야 함에도 예고를 하지 않고 해고 하였으므로, 원고에게 해고 예고수당으로 1개월 임금인 440만 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B이 시공도면 기사를 통해 도면완성이라는 용역을 실행하고 그 시공도면 기사에게 용역비를 지급해야 하는 상황에서 원고가 정당하게 용역을 제공하여 설계도면을 작성하였고 발주처에서 승인한 위 설계도면으로 시공이 된 이상 원고는 B에 어떠한 손해도 입히지 않았고, B은 해고 당시 원고를 자질부족을 이유로 해고통지를 하였을 뿐 F이 용역작업을 하지 않았다는 것을 해고한 이후인 2016. 12. 4. 인지하였으므로 피고가 주장하는 해고 예고의 예외사유에 해당되지 않는다.

또한 B이 하도급받은 이 사건 공사현장은 하도급사가 노무비를 소명하고 원도급사가 확인청구하여 청구와 동일하게 지급되었는지를 증빙보고하는 등 발주처가 직접 관리하는 현장이자 B과 원고가 인건비에 대하여 약속한 금액으로 공사를 끝내기로 한 노무비 실행현장인바, 원고와 피고가 도면기사를 구할 수 없자 원고가 현장공사 진행을 위하여 부득이 도면작업을 하였으므로, B은 원고에게 설계도면 작업으로 인한 추가근로 임금 16,133,644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 상습적으로 협력업체로부터 금품을 제공받아 편의를 봐주고 B에 손해를 입혔으며, 현장 공사비용 및 노무자의 인건비 등의 지출보고를 하면서 일하지도 않는 허위의 근로자를 만들어 일을 한 것처럼 B에 보고하여 그 노임을 편취하였는바, 위와 같은 사유는 근로기준법 및 근로기준법 시행규칙에서 해고 예고의 예외가 되는 근로자의 귀책사유에 해당하므로, B은 원고에게 해고 예고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그리고 노무비 실행현장은 독립된 사업주가 하는 일종의 도급계약에 따라 이루어지므로 이 사건 공사현장은 노무비 실행현장이 아니고, 원고가 작성한 도면이 정확하게 그려진 것도 아니며, 원고가 도면작업을 하였더라도 이는 원고가 현장소장으로서 원고가 한 정도의 도면작업을 하는 것은 당연하므로, B이 근로자인 원고에게 매월 급여를 지급한 이상 원고가 당연히 해야 할 업무를 가지고 과외업무를 했다면서 원고가 B에 추가임금을 청구할 수는 없다.

3.

판단

가.

해고 예고수당 청구 부분

B이 2016. 12. 1. 근로자인 원고를 구두로 해고한 사실, 위 해고한 날로부터 30일 전에 B이 원고에게 해고 예고를 하지 않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는바, 특별할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근로기준법 제26조 본문에 따라 원고에게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에 해당하는 해고 예고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근로자인 원고가 고의로 B에 재산상 손해를 끼쳤는데, 이는 근로기준법 제26조 단서의 해고 예고의 예외가 되는 근로자의 귀책사유에 해당하므로, B은 원고에게 해고 예고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항변한다.

근로기준법 제26조에서 규정하는 해고 예고제도는 근로자로 하여금 해고에 대비하여 새로운 직장을 구할 수 있는 시간적·경제적 여유를 주려는 것으로(대법원 2010. 4. 15. 선고 2009도13833 판결 참조), 해고의 효력 자체와는 관계가 없는 제도인바(대법원 2018. 9. 13. 선고 2017다16778 판결 참조), 원칙적으로 해고 30일 전에 예고를 하지 않았을 경우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지급해야 하지만, 예외적으로 계속근로기간이 짧거나 예고를 할 여유가 없거나 사업의 계속이 불가능한 경우, 근로계약관계의 당사자 사이의 신뢰가 중대하게 침해된 경우에는 해고 예고를 할 필요가 없도록 근로기준법 제26조 단서의 각 호 및 근로기준법 시행규칙 제4조 별표에 해고 예고의 예외사유를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한편, 민사재판에서 형사재판의 사실인정에 구속을 받는 것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동일한 사실관계에 관하여 이미 확정된 형사판결이 유죄로 인정한 사실은 유력한 증거 자료가 되므로 민사재판에서 제출된 다른 증거들에 비추어 형사재판의 사실 판단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와 반대되는 사실은 인정할 수 없다(대법원 1997. 9. 30. 선고 97다24276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서 B의 원고에 대한 해고가 근로기준법 제26조 단서의 해고 예고의 예외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피건대, 앞서 본 인정사실 및 거시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는 B에 대한 제1의 나항 기재 범죄사실로 관련 형사소송절차에서 사기죄로 유죄판결을 받아 위 유죄판결이 그대로 확정된 점, ② 원고가 이 법원에 제출하는 증거 대부분이 이미 관련 형사소송절차에서 제출되어 증거절차를 거친 것으로 보이고, 관련 형사소송절차에서 조사한 유죄증거를 배척할 만한 객관적인 증거를 찾아 보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원 고는 B으로부터 해고되기 전에 제1의 나항 기재와 같이 B으로부터 총 16,133,644원을 편취함으로써 B에 재산상 손해를 끼친 사실이 충분히 인정되고, 근로기준법 제26조의해고 예고규정은 해고의 효력과는 무관한 제도로서 근로자를 해고할 때 해고사유를 밝히거나 해고사유가 기재된 서면통지로 할 필요가 없고, 사용자가 해고 당시에 해고사유를 밝혔더라도 근로기준법 제26조 단서의 해고 예고의 예외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사용자가 해고 당시에 밝힌 해고사유에 국한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할 것인바, 피고가 2016. 12. 1. 원고를 해고할 당시에 원고가 제1의 나항 기재 범죄사실과 같이 고의로 B에 재산상 손해를 끼친 사실을 구체적으로 알지 못하여 이를 해고사유로 밝히지 않고 그 이후에 알았더라도 원고의 위 불법행위가 근로기간동안 저질러진 이상 근로기준법 제26조 단서 제3호, 근로기준법 시행규칙 제4조 별표 제9호의 해고 예고의 예외 사유에 해당한다 할 것이므로, B은 원고에게 해고 전 30일 전에 해고 예고를 하지 않았더라도 해고 예고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할 것이니, 피고의 항변은 이유 있다.

나.

도면작업 추가근로 임금청구 부분

원고는 이 사건 공사 진행을 위하여 부득이 도면작업을 하였으므로, B은 원고에게 도면작업으로 인한 추가근로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앞서 본 인정사실 및 거시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는 B의 기계설비공사 현장소장으로 근무하면서 B으로부터 정액제로 임금을 수령하고 있었던 점, ② 원고는 B과 사이에 원고가 행한 도면작업에 관하여 별도로 추가임금 지급약정을 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고, 오히려 제1의 나항 기재와 같이 원고는 B 대표이사 피고를 기망하면서 자신이 도면작업을 한 사실을 알리지 않은 점, ③ 실제로 원고가 도면작업을 한 것임을 B에서 알았더라면 B이 근로자인 원고에게 추가비용을 지급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판단되고 원고도 관련 형사사건의 수사기관에서 이와 같은 취지로 진술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B이 원고에게 원고가 행한 도면작업에 대하여 추가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는바,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 없고,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와 당심에서 확장한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조우연(재판장) 정우석 김성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