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북부지방법원판결

서울북부지방법원 2022. 2. 9. 선고 2020가단117920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선택적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원고들의 근로계약에 따른 임금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원고들의 주장

원고들은 별지 청구금액표 근무기간일란 기재 각 해당 기간 동안 피고와 사이에 직접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피고회사가 시행하는 공사현장에서 일하였으나 피고회사로부터 같은 표 미지금 임금란 기재 각 해당 임금을 지급받지 못하였다. 따라서 피고회사는 원고들에게 같은 표 청구금액란 기재 각 해당 임금 및 그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판 단

1)

관련 형사판결에서 인정된 사실은 달리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민사재판에서도 유력한 증거자료가 되나, 민사재판에 제출된 다른 증거 내용에 비추어 형사판결의 사실 판단을 그대로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법원이 이를 배척할 수 있다(대법원 1994. 2. 8. 선고 93다19153, 19160 판결, 대법원 1997. 8. 29. 선고 96다14470 판결 등 참조).

2)

갑 제2, 7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검사는 피고회사의 대표자 사내이사 T에 대하여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2020고약4734호로 근로기준법위반으로 약식명령을 청구하여 위 법원이 약식명령을 발령하였으나, T이 위 약식명령에 대하여 위 법원 2020고정700호로 정식재판을 청구하였고, 위 법원이 2021. 4. 28. 아래와 같은 근로기준법위반의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여 T에게 벌금 5,000,000원을 선고하였음에도 T이 항소하지 아니하여 2021. 5. 7. 위 판결이 확정된 사실(이하 ‘관련 형사확정판결’이라고 한다)을 인정할 수 있다.

3)

그러나 한편 갑 제4, 7 내지 9, 12, 13호증, 을 제1 내지 3, 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을 인정할 수 있다.

①

Z이라는 업체를 운영하는 V은 2018. 1. 18. 피고회사에 그 소유의 이 사건 토지상에 건축된 지상 2층 규모의 기존 건물을 지상 3층으로 증축하는 이 사건 도급공사를 도급해주었고, 수급인인 피고회사는 이 사건 도급공사의 일부인 이 사건 하도급공사를 Y 이라는 상호를 사용하는 X에게 하도급해주었다. 그에 따라 X이 원고들을 비롯한 인부들을 고용하여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이 사건 하도급공사를 진행하였다.

②

피고회사가 이 사건 도급공사를 진행하던 중 원고 R이 추가공사 사유를 발견하여 건축주인 V에게 추가공사를 요구하게 되었고, 그에 따라 추가공사까지 진행되었다.

③

한편 원고들을 비롯한 인부들은 X으로부터 임금을 제때 지급받지 못하게 되자 작업을 거부하면서 피고회사에게 체불임금을 책임질 것을 요구하였고, 이에 피고 회사는 X이 피고회사로부터 받은 하도급공사대금 중 일부를 개인적으로 사용하고 인부들에게 임금을 체불한 사실을 확인한 후 인부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인부들의 대표격인 원고 R(자신을 제외한 나머지 인부들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았다)에게 필요한 자재비나 인건비를 직접 지급해주면서도 하수급인인 X으로부터 해당 금원을 지급받았다는 영수증을 작성받았다.

④

위와 같은 상황에서 피고회사 전무 AA은 원고 R이 작성한 작업일지(작업일별 작업내용, 이 사건 공사현장 투입 인원과 물품, 경비 등이 기재되었다) 토대로 엑셀계산표를 작성한 후 이를 토대로 건축주인 V와 사이에 공사비를 정산하였다.

⑤

피고회사가 위와 같이 원고들을 비롯한 인부들의 임금을 원고 R에게 직접 지급해주기로 약속한 이후에도 이 사건 하도급공사의 하수급인인 X이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완전히 배제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갑 제12호증의 일일현황에는 피고회사가 2018. 4. 10.부터 2018. 5. 12.까지 사이에 지출한 27,000,000원 중 5,000,000원이 X(Y) 수중에 들어간 사실이 확인된다].

⑥

그 후 피고회사는 건축주 V을 상대로 의정부지방법원 2019가단139248호로 이 사건 도급공사와 관련한 미지급 공사대금 청구의 소를 제기하여 현재 소송계속 중이다).

⑦

관련 형사확정판결의 첫 번째 범죄사실은 피고회사의 대표자인 사내이사 T이 하수급인 X이 원고 R을 비롯한 5명의 근로자의 임금을 체불한 데 대하여 근로기준법 제44조의2에 따른 직상 수급인으로서의 연대책임을 이행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런데 근로기준법 제44조의2는 2차례 이상의 도급계약이 체결된 경우, 즉 하도급계약 또는 재하도급계약 등이 체결된 경우 건설산업기본법 또는 다른 법률에 따라 등록 등을 하지 않은 건설사업자에게 공사를 하도급 또는 재하도급해준 직상 수급인으로 하여금 귀책사유가 없더라도 하수급인 또는 재하수급인이 체불한 임금의 지급책임을 부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위 형사사건의 피고인인 T으로서는 관련 형사확정판결의 두 번째 범죄사실대로 원고들을 비롯한 인부들의 사용자 지위가 인정되는 경우뿐만 아니라 그 사용자 지위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근로기준법 제44조의2에 따라 결국 무등록건설업자인 X(관련 형사확정판결에 따라 X이 무등록 건설사업자라는 사실은 확인되었다고 볼 여지가 있다)이 체불한 원고들을 비롯한 인부들에 대한 임금을 X과 연대하여 지급할 책임을 부담하게 될 상황에 있었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므로, T이 유죄판결에 항소하지 않은 사실만으로 피고회사가 원고들과 근로계약을 체결한 사실을 시인하였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관련 형사확정판결의 증거의 요지를 보면 T이 공소사실을 다투었음을 알 수 있다).

⑧

그렇다면 피고회사가 원고들을 비롯하여 이 사건 공사현장에 투입된 인부들의 사용자 지위에 있다고 인정한 관련형사판결의 사실 판단을 그대로 채용하기 어려운 특별한 사정이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4)

위에서 살펴본 바를 모두 종합하면, 피고회사가 이 사건 도급공사에 필요한 이 사건 하도급공사의 지연을 막기 위하여 원고들을 비롯한 인부들과 사이에 이른바 ‘직불합의’를 하였다고 볼 수는 있을지언정, 피고회사가 당초 원고들을 비롯한 인부들을 이 사건 공사현장에 투입한 하수급인인 X(Y)을 배제하고 원고들과 사이에 직접 근로계약을 체결하여 원고들의 사용자 지위에 있다고 볼 수 없고, 위 2)의 일부 인정사실 또는 이에 갑 제1, 2, 7호증의 각 기재를 비롯하여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1>을 보태어 보더라도 위 인정을 뒤집기에 부족하며, 달리 위 인정을 뒤집을만한 증거가 없다.

다.

소결론

그렇다면 피고회사가 원고들과 사이에 근로계약을 체결하여 원고들의 사용자 지위에 있음을 전제로 한 원고들의 이 부분 청구원인에 관한 주장은 나머지 점에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3.

원고들의 근로기준법 제44조 제1항이 정한 직상 수급인의 연대책임에 따른 임금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원고들의 주장

설령 원고들이 피고회사로부터 이 사건 하도급공사를 하도급받은 X(Y)의 근로자라고 하더라도 피고회사가 위 Y에 공사대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은 귀책사유가 있으므로, 피고회사는 근로기준법 제44조 제1항에 따라 피고는 원고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 및 그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책임이 있다.

나.

판 단

1)

근로기준법은, 사업이 한 차례 이상의 도급에 따라 행하여지는 경우에 하수급인이 직상 수급인의 귀책사유로 근로자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못한 경우에는 그 직상수급인은 그 하수급인과 연대하여 책임을 지도록 규정하면서(제44조 제1항 본문) 그 귀책사유 범위를 대통령령에 위임하고 있고(제2항), 같은 법 시행령 제24조는 정당한 사유 없이 도급계약에서 정한 도급금액 지급일에 도급금액을 지급하지 아니한 경우(제1호), 정당한 사유 없이 도급계약에서 정한 원자재 공급을 늦게 하거나 공급을 하지 아니한 경우(제2호), 정당한 사유 없이 도급계약의 조건을 이행하지 아니하여 하수급인이 도급사업을 정상적으로 수행하지 못한 경우(제3호)로 직상 수급인의 귀책사유를 제한하여 규정하고 있다.

2)

따라서 이 사건 하도급공사와 관련하여 피고회사에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24조 각 호가 정한 귀책사유가 있는지 살피건대,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 이 사건 하도급공사의 하도급인인 피고회사가 정당한 사유 없이 ㉠ 하도급계약에서 정한 하도급금액 지급일에 하도급금액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거나, ㉡ 하도급계약에서 정한 원자재 공급을 늦게 하거나 공급을 하지 아니하였다거나 ㉢ 하도급계약의 조건을 이행하지 아니하여 하수급인인 X이 하도급사업을 정상적으로 수행하지 못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오히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피고회사는 건축주 V을 상대로 미지급 공사대금의 지급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거나, 피고회사로부터 하도급대금을 지급받고도 원고들을 비롯한 인부들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않은 하수급인인 X을 신뢰하지 못하여 인부들에게 일부 임금을 직불해주기로 한 사실이 확인될 뿐이다.

다.

소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부분 청구원인에 관한 주장 또한 원고들이 지급받지 못한 임금의 액수 등에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2>

4.

결 론

따라서 원고들의 이 사건 선택적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이순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