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북부지방법원판결

서울북부지방법원 2022. 4. 6. 선고 2020가합27581 판결

주문

1.

이 사건 소 중 해고통지 무효확인 청구 부분을 각하한다.

2.

피고는 원고에게 16,5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2. 1. 18.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3.

소송비용 중 4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제2항 및 피고가 2020. 8. 23. 원고에게 한 해고통지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서울 동대문구 C에 있는 집합건물인 B건물(이하 ‘이 사건 집합건물’이라고 한다)의 구분소유자들을 구성원으로 하여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23조에 따라 설립된 관리단이다.

나.

피고는 2018. 10. 1. D생으로 당시 만68세이던 원고와 근로계약기간을 2018. 10. 1.부터 2019. 9. 30.까지로 정하여 원고를 피고 관리사무소장으로 채용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피고는 다시 2019. 9. 26. 원고와 월 급여액을 3,300,000원(식대 및 제수당 포함), 근로계약기간을 2019. 10. 1.부터 2020. 9. 30.까지로 변경하는 것 외에는 위 2018. 10. 1.자 근로계약과 동일한 내용으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

다.

피고는 2020. 8. 23.경 원고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이 기간 만료로 종료되면 더 이상 갱신을 하지 않겠다는 의사표시를 하였고(이하 ‘이 사건 갱신거절’이라 한다), 이에 따라 2020. 9. 30. 원고의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되었으나, 원고는 이 사건 갱신거절에도 불구하고 계속하여 2021. 2. 28.까지 피고 관리사무소장으로 근무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갑 제3호증의 3, 갑 제5, 6, 20호증, 을 제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1)

원고와 피고 사이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원고에게는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다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된다. 피고가 아무런 합리적인 이유 없이 이 사건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것은 부당해고에 해당하여 효력이 없으므로, 이 사건 갱신거절 통지(원고는 이를 ‘해고통지’라고 표현하고 있다)의 무효 확인을 구한다.

2)

이 사건 갱신거절이 효력이 없는 이상 이 사건 근로계약의 기간이 만료된다고 하더라도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관계는 종전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게 계속하여 존속한다. 한편 원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기간의 만료 이후에도 계속하여 피고 관리사무소장으로 근무하면서 F 주식회사(이하 ‘소외 회사’라 한다)가 이 사건 집합건물의 관리업무를 위탁받아 실제 이를 수행하기 전인 2021. 2. 28.까지 피고의 관리업무를 수행하였고, 피고는 이에 따라 관리사무소장 급여 상당의 부당이득을 얻었다. 따라서 선택적으로, 피고는 원고에게 2020. 10. 1.부터 2021. 2. 28.까지의 기간 동안 월 3,300,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임금을 지급하거나 같은 금액 상당의 부당이득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주장

피고는 원고와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하였으므로 이 사건 근로계약은 기간 만료로 당연히 종료되었고, 원고에게 근로계약 갱신에 관한 정당한 기대권이 있다고 볼 수 없다. 만약 원고에게 이와 같은 기대권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원고는 이 사건 갱신거절 당시 이미 피고의 취업규칙에서 정한 정년을 초과하였고 그 밖에 원고의 건강상태와 근무 여건 등을 고려하여 보면 이 사건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할 합리적인 이유가 있었다.

3.

이 사건 소 중 무효확인 청구 부분에 관한 직권 판단

가.

관련 법리

해고무효확인의 소는 근로계약상 지위 회복을 목적으로 하므로, 사실심 변론종결 당시 다른 사유로 해당 근로관계가 종료되어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회복하는 것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해당 해고의 무효확인을 구할 확인의 이익이 없다(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2다57362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을 제6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는 2020. 12. 21. 소외 회사와 사이에 피고가 소외 회사에게 이 사건 집합건물 관리업무를 위탁하는 내용의 인건비 도급관리계약을 체결한 사실, 위 인건비 도급관리계약의 계약기간은 2021. 2. 1.부터 2023. 1. 31.인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다. 그런데 원고는 위 인건비 도급관리계약의 체결로 인해 원고의 피고 관리사무소장으로서의 지위가 소멸하였음을 인정하면서 이를 전제로 소외 회사의 실제 관리업무 개시 전날인 2021. 2. 28.까지의 급여만을 청구하고 있는바(2021. 11. 3.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제2쪽, 2022. 3. 11.자 준비서면 제2쪽), 위 인정사실에 원고의 주장을 보태어 보면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관계는 2021. 1. 31.경 또는 늦어도 2021. 2. 28.경 종료되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로서는 이 사건 갱신거절 통지가 무효임을 확인받더라도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회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할 것이어서,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한 이 사건 갱신거절 통지(해고통지)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것은 과거의 법률관계에 대한 것으로 현재 회복할 지위나 신분이 존재하지 아니하여 확인의 이익이 없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소 중 해고통지 무효확인을 구하는 부분은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4.

임금 지급 청구 부분에 대한 판단

가.

원고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에 대한 갱신 기대권을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

1)

관련 법리

가)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며, 근로계약을 갱신 체결하지 못하면 사용자의 갱신 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당연 퇴직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이 만료되더라도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를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고, 이 경우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대법원 2011. 4. 14. 선고 2007두1729 판결, 대법원 2014. 12. 24. 선고 2012다17035 판결 등 참조). 나) 정년이 지난 상태에서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는 위에서 본 여러 사정 외에 해당 직무의 성격에서 요구되는 직무수행 능력과 근로자의 업무수행 적격성, 연령에 따른 작업능률 저하나 위험성 증대의 정도, 해당 사업장에서 정년이 지난 고령자가 근무하는 실태와 계약이 갱신된 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근로계약 갱신에 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지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2. 3. 선고 2016두50563 판결, 대법원 2019. 10. 31. 선고 2019두45647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인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보건대, 앞서 본 사실과 갑 제2, 6, 2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모두 종합하여 보면, 원고와 피고 사이에 이 사건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원고에게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된다.

가)

피고의 취업규칙 제9조는, “근로자의 근로계약기간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것을 제외하고는 1년 이내로 한다. 다만,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갱신계약을 체결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나)

피고는 2018. 10. 1. 원고를 관리사무소장으로 채용하였고, 다시 2019. 10. 1.부터 1년간 원고와의 근로계약을 갱신하는 내용의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그 외에도 피고는 아래 표 기재와 같이 관리사무소 직원 대부분과 2021. 9. 30.까지 1년 단위로 근로계약을 반복·갱신하여 왔다.

라)

피고와 위 표에 기재된 각 근로자 사이에 작성된 근로계약서에는 근로기간을 1년으로 명시하고 있을 뿐 갱신계약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 등에 관해서 특별한 언급은 없고, “본 계약서에 정함이 없는 사항은 취업규칙과 근로기준법령에서 정한 바에 따르기로 한다”고만 정하고 있다.

마)

피고의 취업규칙 제17조 제1항은, “직원의 정년은 만 60세로 하며 정년에 도달한 달의 말일에 퇴직한다. 단, 직무의 성격과 그 특성에 따라 직급별로 정년의 연령을 차등으로 적용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원고는 2020. 9. 30. 당시 이미 정년을 지난 상태이기는 하다. 하지만 원고는 2018. 10. 1. 피고와 처음으로 근로계약을 체결할 당시에도 이미 정년을 지난 상태였는데, 피고는 이를 전혀 문제 삼지 않고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고 한 차례 갱신까지 하였다.

바)

또한, 피고 관리사무소 직원들 중 I, J, K, L, N, O, Q, R은 위 표 기재와 같이 피고와 처음으로 근로계약을 체결할 당시 모두 정년을 도과한 상태였음에도 피고는 이를 전혀 문제 삼지 않고 근로계약을 체결한 뒤 2021년경까지 이를 갱신하였다.

사)

특히, 원고가 이미 정년을 상당히 지난 나이에 피고 관리사무소장으로 채되어 1차례 근로계약을 갱신한 점, 피고 관리사무소장의 업무 내용이나 근무실태 등에 비추어 보면, 단순히 원고의 연령이 증가한다고 하여 곧바로 피고 관리사무소장 업무의 수행이 불가능할 정도로 직무수행 능력이나 작업능률이 현저히 저하된다고 볼만한 별다른 자료가 없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갱신거절 당시 정년이 도과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원고에게 근로계약 갱신에 관한 기대권이 배제된다고는 할 수 없다(따라서 이미 정년이 지나 통상의 근로계약 체결이 불가능하여 부득이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원고가 갱신 기대권을 주장하는 것은 권리남용에 해당한다는 취지의 피고 주장 또한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나.

피고에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할 합리적인 이유가 있었는지 여부

1)

관련 법리

근로자에게 이미 형성된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있는데도 사용자가 이를 배제하고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데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가 문제될 때에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 여건, 근로자의 지위와 담당 직무의 내용, 근로계약 체결 경위, 근로계약의 갱신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와 운용 실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지 등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갱신 거부의 사유와 절차가 사회통념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이고 합리적이며 공정한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그러한 사정에 관한 증명책임은 사용자가 부담한다(대법원 2017. 10. 12. 선고 2015두44493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인 판단

피고는, 원고가 이 사건 갱신거절 통지 당시 정년을 이미 도과하였고, 원고의 건강상태나 근무여건 상 관리사무소장으로 근무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인사위원회(관리단 임원회의) 결의를 거쳐 이 사건 갱신거절을 하였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피고가 2018. 10. 1. 이미 정년을 도과한 원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한 뒤 2019. 10. 1. 근로계약을 갱신한 사실은 앞에서 본 것과 같은바, 피고는 원고가 정년을 도과하였더라도 관리사무소장 업무를 수행하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고 판단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과 1년 후인 이 사건 갱신거절 당시 원고의 건강상태나 근무여건이 변동되어 더 이상 원고가 피고 관리사무소장의 직무를 수행할 수 없게 되었다는 등의 사유가 존재하여 이 사건 갱신거절을 합리화할만한 사정이 있었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피고는 이 사건 갱신거절을 위한 인사위원회 또는 관리단임원회의 결의를 거쳤다고 주장하면서도 이와 관련한 아무런 자료 또한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임금 지급 청구에 대한 판단

사용자의 부당한 해고처분이 무효이거나 취소된 때에는 그동안 해고자의 근로자로서의 지위는 계속되고, 해당 기간 근로를 제공하지 못한 것은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인한 것이므로 근로자는 민법 제538조 제1항에 의하여 계속 근로하였을 경우에 받을 수 있는 임금 전부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2012. 2. 9. 선고 2011다20034 판결, 대법원 2012. 2. 9. 선고 2011다20034 판결 등 참조).

앞에서 본 것과 같이 이 사건 갱신거절이 효력이 없는 이상 이 사건 근로계약은 그 기간이 만료되었다고 하더라도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게 존속한다고 보아야 한다. 원고가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라 피고로부터 급여로 매월 3,300,000원을 지급받은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그 이후의 임금도 이와 같은 액수일 것으로 추인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피고의 책임 있는 사유로 인하여 근로제공의무를 이행할 수 없게 된 2020. 10. 1.부터 원고의 최종 근로제공일인 2021. 2. 28.까지의 임금 합계 16,500,000원(= 월 3,300,000원 × 5개월)과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2022. 1. 14.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부본 송달 다음 날인 2022. 1. 18.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임금 지급 청구를 인정하는 이상 이와 선택적 청구관계에 있는 부당이득반환 청구에 관하여는 따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5.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소 중 해고통지 무효확인 청구 부분은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고, 원고의 이 사건 임금 지급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창열(재판장) 주철현 정경수

각주1) 원고는 2020. 8. 23. 피고 관리인 E으로부터 이 사건 갱신거절 통지를 받았다고 주장하고, 피고는 이에 대하여 명백히 다투지 않고 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