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한다.
위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소송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제1, 2항과 같다.
이유
인정사실
원고는 ‘C’이라는 상호로 인테리어업을 운영하는 사람으로, 2016. 3.경 서울 중구 D, 1층 E호(이하 ‘이 사건 매장’이라 한다)의 인테리어 공사를 도급받아, 그 중 전기․배선공사를 2016. 3. 6.경 피고에게 하도급 주었다.
피고는 2016. 3. 6.경부터 2016. 3. 12.까지 전기공 F를 불러 2인 1조로 이 사건 매장의 전기․배선공사를 진행하였다. 피고는 2016. 3. 12. 원고로부터 그 다음 날(2016. 3. 13.)에도 배선 관련 공사를 해줄 것을 요청받았는데, 개인 일정으로 참석이 어렵게 되자 원고에게 이를 알리고 피고가 전기공사를 할 때 가끔씩 동행하거나 일을 소개하여 주던 전기공 G에게 연락하여 F와 함께 이 사건 매장에서 공사를 하게 하였다.
원고의 직원인 H은 2016. 3. 13. 오전 8시경 이 사건 매장에 도착한 F와 G에게 계산대 아래에서의 배선 관련 작업을 요청하였다. 이에 F는 계산대 아래에서 작업을 하고 G이 그 작업을 돕기 위해 계산대를 기울였는데, 대리석이 부착된 계산대가 지나치게 무 거워 위험이 예상되자 H은 G에게 ‘다른 인부들을 불러올테니 더 이상 움직이지 말라’고 이야기하고 자리를 떠났다. 그 후 H이 자리를 떠난 사이 G 쪽으로 기울어있던 계산대가 넘어지면서 G의 왼쪽 다리가 계산대에 깔리는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가 발생하였다.
G은 이 사건 사고로 부상을 입어 2016. 3. 13.부터 2016. 9. 13.경까지 국립중앙의료원 등에서 입원치료 등을 받게 되었다.
원고는 2016. 10. 18. G과 사이에 ‘원고가 G에게 이 사건 사고에 따른 기 발생 치료비, 향후 발생될 일체의 치료비(후유증, 재발병에 따른 치료비, 요양비 포함), 퇴직 위로금 등으로 24,421,040원을 지급하고, G은 원고에 대하여 민․형사상 어떠한 이의도 제기치 않겠다’는 내용의 합의각서를 작성하였고, G에게 24,421,040원을 지급하였다.
한편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16. 12. 5.경 원고에게 ‘이 사건 사고는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여 G이 국립중앙의료원 등에서 건강보험으로 진료받음에 따라 건강보험공단이 부담한 22,583,850원을 원고가 부담할 의무가 있으므로 이를 반환하라’는 내용의 환수고지를 하였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44,562,786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5%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항소취지
원고
제1심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30,461,319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피고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제1심 증인 G, 당심 증인 H, F의 각 일부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의 주장 요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사고는 피고가 원고로부터 이 사건 매장에서의 전기․배선공사를 수급하여 수행하던 중 자신의 피용자인 G에 대한 보호의무 내지 안전배려의무를 위반하거나 자신의 피용자인 F가 H의 지시에도 불구하고 G에게 계산대를 더 기울이라고 하여 발생한 사고이므로, 피고는 G에게 불법행위나 채무불이행 또는 사용자책임에 따라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발생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한편 원고는 위 전기․배선공사에 관하여 단순히 도급인의 지위에 있으므로 이 사건 사고에 관하여 사용자책임을 지지 않고, 위 사고와 관련하여 원고에게 G에 대한 안전배려의무의 위반이 있었다고 할 수도 없다.
이처럼 아무런 책임이 없음에도 원고는 G에게 합의금을 지급하고,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G의 치료비 중 건강보험으로 진료받은 부분에 관하여 환수고지를 받은바, 이는 전적으로 피고가 부담해야 할 몫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위 합의금 및 환수액의 합계액 중 원고가 구하는 44,562,786원을 부당이득반환금 또는 선택적으로, 구상금으로서 지급할 의무가 있다<1>.
피고의 주장
피고는 G, F의 사용자가 아니므로 이 사건 사고에 관하여 책임이 없다. 즉, 피고는 원고로부터 수급한 이 사건 매장의 전기․배선공사를 2016. 3. 12.까지 마쳤고, 다만 위 3. 12.에 원고로부터 위 공사와 별개인 CCTV 관련 배선공사의 부탁을 받게 되자 G과 F를 원고에게 소개하였을 뿐이다. 그러므로 피고는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하여 G에 대한 보호의무 내지 안전배려의무 위반의 불법행위책임을 지지 않고, F의 불법행위에 대한 사용자책임도 지지 않는다.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에 따라 이 사건 매장의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의무는 원수급인인 원고에게 있고, 근로기준법 제90조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사고의 재해보상 책임은 원수급인인 원고에게 있으므로, 피고에게는 보상책임이 없다.
설령 피고에게 이 사건 사고에 관한 책임이 있더라도, G에게 이 사건 사고에 대한 과실이 40% 인정되고, 위 사고 당시 원고의 직원인 H이 현장을 지휘․감독한 점, 피고는 이 사건 사고 당일 현장에 있지 않아 직접 지휘․감독을 하지 않았던 점, 원고가 갑작스레 공사를 요청한 점, F와 G이 투입된 과정 등 제반사정을 고려할 때, 피고의 위 사고에 관한 책임비율은 G의 과실정도 40%를 제외한 나머지 중에서 최대 10% 남짓에 불과하다. 3. 판단
이 사건 사고에 관한 원고와 피고의 각 손해배상책임 부담 여부
피고의 손해배상책임 부담 여부
피고가 G, F의 사용자인지 여부
민법 제756조의 사용자와 피용자의 관계는 반드시 유효한 고용관계가 있는 경우에 한하는 것이 아니고, 사실상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을 위하여 그 지휘․감독 아래 그 의사에 따라 사업을 집행하는 관계에 있을 때에도 그 두 사람 사이에 사용자, 피용자의 관계가 있다(대법원 1996. 10. 11. 선고 96다30182 판결 등 참조).
제1심 증인 G의 증언, 당심 증인 F의 각 일부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가 사업자등록을 하지 아니한 사실, 피고와 G, F 사이에 명시적인 고용계약이 체결된 적은 없는 사실,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2016. 3. 13. 피고가 현장에서 G과 F의 공사를 직접 지휘․감독하지는 아니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의 주장 및 당심 증인 F의 증언에 의하더라도 2016. 3. 13. 있었던 공사는 CCTV 관련 배선공사로 피고가 원고로부터 하수급하여 그 전날까지 수행한 전기․ 배선공사와 질적으로 다르다고 할 수 없는 점, ② 따라서 2016. 3. 13.자 공사가 원고의 요청에 의해 뒤늦게 추가된 것이라고 하더라도, 이는 원고와 피고 사이의 이 사건 매장에 관한 전기․배선공사의 하도급관계의 연장선상에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봄이 상당한 점, ③ F는 피고로부터 일당을 받는 조건으로 이 사건 매장에 관한 전기․배선공사 현장에 임하였고[F가 원고로부터 2016. 3. 13.자 공사의 일당을 직접 받기로 하였다는 취지의 사실확인서(을 제2호증)의 기재는 당심 증인 H의 증언 및 F가 이 사건 현장에 가게 된 경위 등에 비추어 믿기 어렵다], G 역시 피고로부터 공사를 해달라는 요청을 받아 위 공사에 임하였으며 노임도 피고로부터 지급받기로 한 점, ④ 이 사건 사고 당시 G은 그 전날까지 피고와 함께 이 사건 매장의 전기․배선공사를 계속하여 수행해 온 F의 현장 및 공사내용의 설명에 따라 공사에 임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앞서 본 인정사실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사고 당일을 비롯한 이 사건 매장에 관한 전기․배선공사에 있어서는 피고가 G, F의 사용자 지위에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사용자는 고용 또는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 의무로서 피용자가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물적 환경을 정 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마련하여야 할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를 부담하고, 이러한 의무를 위반함으로써 피용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진다. 이러한 보호의무는 신의칙상 인정되는 부수적 의무로서 산업안전보건법상의 사업주 여부와 상관없이 인정된다. 그리고 이러한 사용자의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 위반 행위가 불법행위의 요건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채무불이행책임과 경합하여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도 부담하게 된다(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1다60247 판결, 대법원 1997. 4. 25. 선고 96다53086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인정사실 및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G은 이 사건 사고 발생 전날인 2016. 3. 12. 피고의 연락을 받고 피고 대신 공사에 투입되었으나, 피고로부터 공사의 구체적인 내용이나 이 사건 매장의 현장상태 및 유의점 등에 관하여는 아무런 고지를 받지 못한 점(현장에서 F로부터 들은 것이 전부로 보인다), G이 계산대를 기울이던 중 H이 위험을 예상하고 주위의 도움을 요청하려 이동을 하였음에도 F는 이 사건 매장에 처음 온 G의 안전을 살피거나 이에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G이 계속 계산대를 기울이게 놔둔 채로 그 아래에서 작업을 계속하다가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점 등의 사정이 인정된다.
사정이 이와 같다면, G의 사용자인 피고로서는 G과 F에게 이 사건 매장에서 공사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유의할 점이나 필요한 안전교육을 취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충분히 이행하지 아니하였고, 이로 인해 G과 F가 위 공사현장에 위험요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방호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공사를 계속함으로써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게 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는 G에 대하여 직접 보호의무 내지 안전배려의무 위반에 따른 책임을 부담할 뿐만 아니라, 위와 같이 이 사건 사고를 야기한 F의 과실에 대하여 민법 제756조에 따른 사용자책임을 부담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한편, 구 산업안전보건법(2019. 1. 15. 법률 제16272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29조 제1항, 구 같은 법 시행령(2019. 12. 24. 대통령령 제30256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26조 제2항에 의하면, 같은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사무직에 종사하는 근로자만 사용하는 사업 제외)으로서 사업의 일부를 분리하여 도급을 주어 하는 사업 또는 사업이 전문분야의 공사로 이루어져 시행되는 경우 각 전문분야에 대한 공사의 전부를 도급을 주어 하는 사업의 사업주는 그가 사용하는 근로자와 그의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가 같은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에 생기는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고, 근로기준법 제78조 제1항, 제90조에 의하면 근로자가 업무상 부상 또는 질병에 걸리면 사용자는 그 비용으로 필요한 요양을 행하거나 필요한 요양비를 부담하여야 하되, 사업이 여러 차례의 도급에 따라 행하여지는 경우의 재해보상에 대하여는 원수급인을 사용자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법 규정의 입법취지는 통상 재정적으로 영세한 처지의 관계수급인 내지 하수급인에 비하여 그 능력이 양호한 도급인 내지 원수급인에게 보다 강한 안전예방조치를 취하게 할 근거를 마련함과 아 울러 영세한 관계수급인 내지 하수급인에게 고용된 재해근로자가 재해보상을 충분하고 원활히 받을 수 있도록 보호하기 위한 취지일 뿐이므로, 위 법 규정으로 인하여 관계수급인 내지 하수급인의 피용자에 대한 안전배려의무나 사용자책임이 면책된다고 할 수는 없다. 따라서 위 법 규정에 따라 피고에게 보상책임이 없다는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의 손해배상책임 부담 여부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이 사건 매장에 관한 인테리어 공사 중 전기․배선공사를 피고에게 도급하였고, 이로써 원고가 사용하는 근로자인 H 등과 피고의 피용자로서 근로자로 볼 수 있는 G, F가 같은 장소(이 사건 매장)에서 작업을 하게 되었으므로, 원고는 앞서 본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피고의 피용자인 G, F가 이 사건 매장에서 작업을 할 때에 생길 수 있는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앞서 인정한 이 사건 사고의 발생 경위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직접 또는 당시 현장책임자이던 H을 통하여 G, F에게 발생할 수 있는 산업재해에 대한 충분한 예방조치를 하지 아니하였고, 이러한 잘못이 이 사건 사고 발생의 한 원인이 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 또한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G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이에 관하여 원고는 이 사건 사고 당일 무거운 계산대 이동을 위한 다수의 인력을 예약해 두는 등 재해예방조치 내지 안전배려의무를 다하였다고 주장하나, 당심 증인 H의 증언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며, 계산대를 기울이던 중 위험을 예상하고 주위에 도움을 요청하러 자리를 비운 H의 행위만으로는 충분한 안전조치를 취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살피건대, 원고가 G과 사이에 이 사건 사고로 인한 G의 손해 일체에 대한 배상금을 24,421,040원으로 합의하고 위 돈을 G에게 지급한 사실, 이후 원고가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위 사고에 따른 G의 치료비 중 공단부담금 22,583,850원의 환수고지를 받은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은바, 원고와 피고에게 배상책임이 있는 G의 손해는 일응위 합의금 상당액 및 환수액의 합계인 47,004,890원(= 24,421,040원 + 22,583,850원)으로 인정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이 사건 사고의 발생에 있어 G의 과실 또한 한 원인이 되었으므로, G의 과실이 원고와 피고의 책임범위를 정하는 데 있어 상당한 정도로 고려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사고 직전까지 F는 기울어져 있는 계산대 아래에서 계속 작업을 하고 있어, G으로서는 H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기울인 계산대를 원상태로 돌려놓기 어려운 상태였을 것으로 보이는바, 이러한 이 사건 사고의 경위에 비추어 볼 때 사고 발생에 관한 G의 과실은 다소 제한적이라고 보이는 점, ② 원고와 G은 기왕치료비(본인부담금), 향후치료비, 요양비와 일실손해 및 위자료의 성격을 가지는 퇴직위로금 등 손해 일체를 합의하면서 합의금액을 24,421,040원으로 정하였는바, G의 치료기간 및 그 동안 발생한 치료비의 규모 등에 비추어 볼 때 위와 같은 합의금액을 정하는 과정에서 G의 과실이 고려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해보면, 위에서 인정한 손해액 47,004,890원에 대하여 G의 과실에 따른 책임제한이 추가로 이루어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보이지 않으므로, 이에 관한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원고와 피고의 책임비율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은 이 사건 사고의 발생 장소 및 발생 경위, 관련자들의 관여 정도, 원․피고와의 관계, 특히 원고의 직원으로서 공사현장의 현장책임자인 H이 G, F의 작업 도중 위험요인을 인지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인부들을 불러올테니 더 이상 움직이지 말라’고 말하였을 뿐 G과 F의 작업을 완전히 중지시키지 아니한 채 현장을 이탈함으로써 F와 G이 계속 작업을 진행하던 중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게 된 점, 이 사건 사고는 전기공사 부분의 문제가 아닌 원고의 전적인 관리 하에 있던 공사현장 내 계산대로 인하여 발생한 것인 점, 피고가 이 사건 사고 당일에 공사현장에서 G, F를 직접 지휘․감독하거나 사고를 야기할 만한 지시를 하지는 아니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이 사건 사고에 대한 책임비율은 원고 70%, 피고 30%로 정함이 타당하다.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구상금 청구에 대한 판단
공동불법행위자는 채권자에 대한 관계에서는 연대책임(부진정연대채무)을 지되공동불법행위자들 내부관계에서는 일정한 부담 부분이 있고, 이 부담부분은 공동불법행위자의 과실의 정도에 따라 정하여지는 것으로서 공동불법행위자 중 1인이 자기의 부담 부분을 초과하여 변제함으로써 공동의 면책을 얻게 하였을 때에는 다른 공동불법행위자에게 그 부담 부분의 비율에 따라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으며, 공동불법행위자 사이의 구상권 발생시점은 구상권자가 현실로 피해자에게 손해배상금을 지급하여 공동면책이 된 때라 할 것이다(대법원 2007. 10. 11. 선고 2005다7085 판결). 또한 금액이 다른 채무가 서로 부진정연대 관계에 있을 때 다액채무자가 일부 변제를 하는 경우 그 변제로 인하여 먼저 소멸하는 부분은 당사자의 의사와 채무 전액의 지급을 확실히 확보하려는 부진정연 대채무 제도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다액채무자가 단독으로 채무를 부담하는 부분으로 보아야 한다. 이러한 법리는 사용자의 손해배상액이 피해자의 과실을 참작하여 과실상계를 한 결과 타인에게 직접 손해를 가한 피용자 자신의 손해배상액과 달라졌는데 다액채무자인 피용자가 손해배상액의 일부를 변제한 경우에 적용되고, 공동불법행위자들의 피해자에 대한 과실비율이 달라 손해배상액이 달라졌는데 다액채무자인 공동불법행위자가 손해배상액의 일부를 변제한 경우에도 적용된다(대법원 2018. 3. 22. 선고 2012다74236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보건대, G의 손해액이 47,004,890원인 사실, 원고 가 G에게 그 중 24,421,040원을 지급한 사실, 원고가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22,583,860원의 환수고지를 받은 사실, 이 사건 사고에 대한 책임비율은 원고 70%, 피고 30%인 점은 앞서 본 바와 같다.
한편 다액채무자인 원고가 지급한 돈은 원고가 단독으로 채무를 부담하는 부분부터 변제로 소멸시킨다고 보아야 하는데, 원고가 G에게 지급한 24,421,040원은 원고가 단독으로 채무를 부담하는 32,903,423원(= G의 손해액 47,004,890원 × 원고의 책임비율 70%)에 미치지 못함은 계산상 명백하고, 원고가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환수고지 받은금액을 건강보험공단에 모두 지급하였다거나 피고에게 위 금액에 관하여 사전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는 지위에 있다는 점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결국 원고의 변제로 인하여 공동면책된 부분이 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부당이득반환청구에 대한 판단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G에게 24,421,040원을 지급한 것은 원고가 단독으로 부담하는 채무 부분에 대한 변제이므로 이로써 원고에게 손해가 발생하였다거나 그로 인하여 피고에게 법률상 원인 없는 이득이 있다고 보기 어렵고, 또한 원고가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22,583,860원의 환수고지를 받았다는 사정만으로는 원고에게 손해가 발생하였다거나 그로 인하여 피고에게 법률상 원인 없는 이득이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며,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창열(재판장) 정우혁 정현서
각주1) 원고는 최초 원고도 사용자책임을 10% 부담한다는 전제에서 위 합의금의 90% 상당액인 21,978,936원의 지급만을 구하였다가, 2018. 8. 22.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를 통해 위 금액에 환수액의 90% 상당액이 아닌 전액(22,583,850원)을 더한 44,562,786원의 지급을 구하였고, 그 이후 2019. 9. 29.자 준비서면을 통하여 원고가 아무런 사용자책임을 부담하지 않으므로 G에게 지출한 비용 전액을 피고에게 구상할 수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였는바, 위와 같은 청구취지 및 주장의 변경 경위를 모두 참조하여 원고의 주장을 위와 같이 선해한다.
사건정보
서울북부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0나30390
판결선고
2021. 12. 1.
서울북부지방법원
제4민사부
판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