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 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고인이 대표이사인 C 주식회사(이하 ‘C’이라 한다)는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공사와 관련하여 H과 도급계약을 체결한 적은 있으나, F과는 도급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없으므로 F의 직상수급인이 아니고, C이 하도급한 H에게 이미 약정 공사대금을 초과한 금액을 지급하였으므로 피고인에게 임금 미지급의 귀책사유가 없으며, 원심판결에서 인정한 임금 내역도 사실과 다르다. 그럼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징역 10개월)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판단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원심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여러 사정 등을 근거로, 그 설시한 사정에 비추어 피고인이 이 사건 공소사실과 같이 직상 수급인으로서 F에게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않아 F이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못하게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이 설시한 유죄의 이유에다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의 사정을 보태어 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피고인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의 위법이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인은, C과 F이 하도급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고, H이 C로부터 하도급을 받아 진행하던 공사 중 이 사건 D호텔 J동) 전체 및 E동) 지하 골조공2호, 제44조 내지 제44조의2, 제109조, 건설산업기본법 제2조 제11호 내지 제14호, 제4조의 각 문언 및 그 취지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은 이 사건 신축공사를 하도급한 C 주식회사의 대표이사로서 직상 수급인에 해당된다 할 것이므로, 위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다.
사 진행 과정에서 F이 목수반장으로 일했던 점(공판기록 제59, 89, 96, 155쪽), 당시 C과 H 사이의 하도급계약에 대한 정산이 마무리 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공판기록 제151쪽 등), C의 H 및 F에 대한 공사대금 지급 내역 등 자금의 흐름이 다소 불분명한 점(공판기록 제69~75쪽, 피고인 제출 증제10호증) 등이 일견 위 주장에 부합하는 듯하다. 그러나 이를 고려하더라도, 위 각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F은 그 이후 위 D호텔 E동) 지상층 골조공사(이하 ‘이 사건 신축공사’라 한다) 진행 과정에서 H으로부터 재하도급을 받았다거나 H에게 고용되었던 것이 아니라, H과 별개로 C과 하도급계약을 체결했던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F은 수사단계에서부터 원심에 이르기까지 ‘H이 C로부터 하도급을 받아 진행하던 공사 중 이 사건 D호텔 J동 전체 및 E동 지하 골조공사까지 마무리되었고, 그 후 2016. 4.경 공사가 중단되었으나, 자신이 이 사건 신축공사에 대하여 C과 별도의 하도급계약을 맺고 위 공사를 마무리하였는데, C에서 공사대금 중 일부만을 지급하여 임금을 체불하게 되었다’는 취지로 이 사건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진술을 하였는데, 그 내용이 일관되고 구체적일 뿐만 아니라(공판기록 제88~110쪽, 증거기록 제1권 제9~10쪽, 제2권 제26쪽), F이 위증죄로 처벌받을 위험을 감수하고 허위사실을 꾸며내면서까지 굳이 H을 이 사건의 책임에서 벗어나게 진술한다거나, 피고인이 처벌받도록 모함할 만한 특별한 동기나 이유를 찾아보기 어려운바 그 진술은 그대로 믿을 만하다.
C은 노임 등 공사대금을 송금할 당시 적요 부분에 수령자의 이름으로 모두 ‘H’ 또는 ‘H’라고만 기재하였는데, 2016. 6. 24.를 기점으로 ‘H F’ ‘H F’ ‘F’으로 기재하기 시작했던바(공판기록 제69~75쪽 등), 피고인의 주장대로 F이 H에게 고용되었거나 재하도급을 받은 지위였고, 단순히 H의 계좌가 압류되어 H의 요청으로 F 명의의 계좌에 송금했던 것뿐이라면, 적요 부분의 기재를 위와 같이 변경할 별다른 이유가 없어 보인다.
C을 대리한 I은 2016. 8. 8. F과 함께 이 사건 합의서 및 의향서를 작성하였고, 위 합의서 및 의향서에는 F이 H과 병기되는 등 대등한 지위의 당사자로 기재되어 있는데(공판기록 제101쪽, 증거기록 제1권 제19~21쪽), 피고인의 주장대로 F이 H의 피용자 또는 재하수급인에 불과하다면 I이 F과 위와 같은 합의서 및 의향서를 작성할 별다른 이유가 없어 보인다.
F은 이 사건 신축공사에 대한 임금체불로 인하여 2018. 6. 20. 제주지방법원에서 근로기준법위반죄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 120시간의 사회봉사명령을 부과하는 판결을 선고받았고, 그 무렵 위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었는데, 위 판결문의 범죄사실에는 ‘피고인 F은 개인건축업자로서, 제주시 D 호텔 공사 중 철근, 콘크리트, 형틀 부분을 원청인 C로부터 도급받아 근로자들을 사용하여 공사를 진행시킨 사용자’라고 기재되어 있다(증거기록 제2권 제49쪽).
H이 ‘채권채무를 F한테 위임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던 사실은 인정되나(공판기록 제60쪽 등), ‘내가 받을 공사비는 포기하고 뒤로 빠졌다’, ‘F이 위임받은 공사노임비만 2억 원을 상회한다’는 취지로도 진술했던 점, H이 위 단어의 법률적 의미에 대하여 잘 알고 사용했던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 점 등에 비추어 위 진술이 피고인이 주장하는 것처럼 단순히 ‘이 사건 신축공사에 대한 공사대금청구권을 위임해주었다’는 의미로만 보이지는 않는다.
P, Q은 당심에서 ‘H이 이 사건 신축공사를 모두 담당했고 F은 별도로 계약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였으나, ① P가 ‘F이 H과 상관없이 공사한 적이 있는지 생각이 잘 나지 않는다’, ‘F이 목수반장으로 처음에 일한 것은 맞지만 그 다음 관계는 정확히는 잘 모른다’는 취지로도 진술했던 점(P에 대한 당심 증인신문조서 제6~7쪽), ② Q 또한 이 사건 신축공사가 2016. 5. 중순경 재개되었다고 진술하였다가 2016. 8.경 재개되었다고 번복하였고(Q에 대한 당심 증인신문조서 제3, 13쪽), 그 후 ‘2016. 2.경부터 2016. 8.경까지 공사가 중단되어 있었던 것으로만 알고 있고, 만약 다른 공사가 있었다면 이에 대해서는 모른다’는 취지로도 진술했던 점(위 증인신문조서 제14쪽), ③ Q은 당심에서 ‘H이 당시 거의 매일 이 사건 신축공사 현장에 방문하여 인부들을 관리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데(위 증인신문조서 제3~4쪽), 이는 ‘H이 그때 다른 현장을 맡았기 때문에 내가 F을 설득해서 공사를 재개했다’는 취지의 P의 당심 법정진술 및 ‘이 사건 공사를 진행할 당시에는 H을 알지 못했고, 공사가 끝나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는 취지의 G의 원심 법정진술(공판기록 제170쪽 등)과도 배치되는 점 등을 종합하면, P, Q의 위와 같은 진술은 그대로 믿기 어렵다.
피고인은, C이 H에게 약정 공사대금을 초과하여 지급하고 F에게도 공사대금의 일부를 지급하는 등의 사정에 비추어 피고인에게 임금 미지급의 귀책사유가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피고인이 주장한 것과 같은 H 및 F에 대한 입금 내역이 존재하는 사실(공판기록 제69~75쪽)은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H이 진행하던 공사가 중단되었고, F이 이를 이어받아 진행하던 중 F에게 공사대금이 제대로 지급되지 않아 원심판결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은 임금체불이 발생한 것이 문제되는 이 사건에서, H에 대한 공사대금이 초과 지급되었거나 F에 대한 공사대금 중 일부가 지급되었다고 하더라도, F에게 그 공사대금이 정상적으로 지급되지 않은 정당한 사유가 달리 인정되지 않는 이상 피고인에게 이 사건 임금 체불에 대한 귀책사유가 없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피고인은 F이 K에게 C에 대한 공사대금 청구채권을 양도했던 사실(피고인 제출 증제15호증의2)도 지적하고 있으나, 위 채권양도 일자는 2020. 4. 27.경으로 이 사건 발생일로부터 약 4년이 경과한 시점인바, 위 채권양도 사실을 이유로 피고인에게 귀책사유가 없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피고인은, 이 사건 공소사실에서 인정된 임금 내역이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G이 수사단계에서부터 당심에 이르기까지 계약된 임금 액수와 그 내역에 대하여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는 점(공판기록 제172쪽, G에 대한 당심 증인신문조서 제4쪽, 증거기록 제1권 제9쪽), 피고인이 지적하는 13만 원 내지 18만 원의 임금은 이 사건 공소사실 범죄일람표 기재 근로자들이 아니라 중국 교포들을 대상으로 하는 임금이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공판기록 제171쪽) 등을 종합하면 위와 같은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공사대금 중 일부가 지급되었던 점, 피고인은 이 사건 공사가 이미 어느 정도 마무리 된 후 이 사건에 관여하기 시작했던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에게 벌금형을 초과하는 범죄전력이 없는 점 등 유리한 정상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체불 임금액이 적지 않고 그 기간도 장기에 이른바, 근로기준법의 취지, 범행의 수단과 방법 등에 비추어 죄질이 가볍다고 보기 어려운 점, 당심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기 보다는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하면서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점, 피고인이 이 사건에 관여하기 시작한 이후로도 상당한 시간이 경과하였는데, 그 동안 임금 체불 상황을 해소하기 위하여 노력한 정황도 보이지 않는 점, 피고인이 주장하는 사정들은 이미 원심에서 충분히 고려된 것으로 보이고, 원심판결 선고 이후 양형에 고려할 만한 새로운 사정도 없는 점,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과 환경,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 과정에 나타난 양형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원심의 양형이 너무 무겁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노진영(재판장) 김지철 이근영
각주1) 피고인과 변호인은 항소이유서 제출기간이 도과한 당심 제5회 공판기일에서, 설령 C 주식회사가 F에게 수급하였다 하더라도, 직상수급인은 C 주식회사일 뿐 개인인 피고인이 아니라는 취지의 법리오해 주장을 추가하고 있으나, 이는 항소이유서 제출기간이 도과한 이후에 제출된 주장으로서 적법한 항소이유가 될 수 없고, 나아가 직권으로 살펴보더라도, 근로기준법 제2조 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