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북부지방법원판결

서울북부지방법원 2020. 12. 4. 선고 2020노729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20,0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①

피고인은 주식회사 B(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의 주주에 불과했을 뿐 E, F을 지휘·감독할 수 있는 사용자가 아니었고, 피고인이 구속된 이후 이 사건 회사는 사실상 폐업 상태였다.

②

E, F은 2016. 2. 26.부터 이 사건 회사에서 근무한 사실이 없으므로 피고인이 2016. 2. 26. 이후 임금을 지급할 책임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나.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징역 8월)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1)

①부분 주장에 대하여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동일한 취지의 주장을 하였다.

원심은, ① 피고인은 I을 통해 F이 L 본사로부터 이 사건 회사를 맡아달라는 제의를 받았다는 설명을 듣고, 피고인이 1억 원 등의 자금을 대고, I이 취재 등 언론사로서의 운영을 맡기로 한 점, ② 피고인이 자신의 아들인 M의 명의로 건물주와 이 사건 회사가 사용할 사무실에 관한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고, 그곳에 회장실이라는 명칭으로 피고인의 사무실이 마련되었으며, 이 사건 회사 내에서 피고인의 호칭은 '회장님'으로 통용된 점, ③ 피고인은 처음 1주일에 1, 2번 정도 사무실에 출근하거나, 출근하지 않더라도 경리직원인 H를 통하여 이 사건 회사의 자금집행과정에서 최종적인 결재를 하여 온 점, ④ 이 사건 회사의 법인등기부에 피고인이 임원으로 등재되어 있지는 않지만, 대표이사 겸 사내이사는 피고인의 요청에 따라 이 사건 회사에 부임한 K이고, 사내이사는 이 사건 회사에 출근한 적이 없는 피고인의 아들 M, 며느리 N이며, 감사는 피고인과 친분이 있는 O였으므로 이 사건 회사의 임원 모두가 피고인의 영향 아래 있는 사람인 점, ⑤ K은 피고인이 구속되기 전 피고인으로부터 사직서를 제출하라는 통보를 받고 피고인을 만나 이를 제출하려고 하였으나 피고인을 만나지 못하게 되자 사직서 촬영분을 카카오톡 문자메시지로 전달하며 사후처리를 요청하였고, 이후 내용증명우편을 통하여 피고인, M, N에게 사직의 뜻을 통보하기도 한 점, ⑥ 이 사건 회사의 기자 E, P, 경리직원 H는 피고인의 최종면접을 받고 이 사건 회사에 취업한 점, ⑦ 피고인이 2016. 4. 27. 교도소에서 면회를 온 F, E, K과 이 사건 회사에 관하여 나눈 구체적인 대화의 내용은 피고인이 이 사건 회사의 실질적 사주임을 전제로 하는 것이고, 피고인이 자신의 구속 이후로도 이 사건 회사를 계속 운영해 달라고 하였다는 증인 F, E의 진술과도 부합하는 점, ⑧ 이 사건 회사가 설립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H는 I, F, E, P 등의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여 피고인에게 제출하였는데, 피고인이 사실상 경영자가 아니라면 위와 같은 행위를 할 이유가 없는 점, ⑨ 피고인이 구속된 이후로도이 사건 회사에서 기사가 송고된 점, ⑩ 사무실 전기료 등 사용내역에 비추어 이 사건 회사의 사무실에서 사무집행이 이루어졌다고 할 것인 점 등의 사정을 종합하여 피고인이 이 사건 회사를 사실상 경영하는 실질적인 사주라고 봄이 타당하고, 피고인이 구속된 이후 이 사건 회사가 사실상 폐업 상태에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사용자는 근로자와의 사이에 일단 근로관계가 성립되면 근로자에게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실질적으로 사주로서 회사를 사실상 경영하여 온 자는 임금 지불에 관한 실질적 권한과 책임을 가지는 자로서 근로기준법 소정의 사용자에 해당하는바(대법원 2002. 11. 22. 선고 2001도3889 판결 참조), 원심이 든 위와 같은 사정에다가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더하여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피고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1)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로 등재된 K, G은 명의를 빌려달라는 피고인의 부탁으로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가 된 사람들이다. 특히, 피고인과 친분이 있던 G은 경찰에서 교도소에 수용 중이던 피고인으로부터 '사업을 계속 할 수 있도록 도와 달라. L 본사와 재계약을 도와달라.'는 간곡한 부탁을 받고, 자신이 피고인에게 소개했던 K을 대신하여 대표이사가 되었고, 자신은 실질적인 권한이 전혀 없었다고 진술하였다(증거기록 제79면).

2)

피고인은 검찰에서 '2016. 6.경 또는 7.경 K으로부터 사직서를 처리해달라는 말을 듣고 자신의 아들을 찾아가 얘기하라고 하여 (대표이사가) G으로 교체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진술하였다(증거기록 제171면). 이처럼 피고인은 교도소에 수용된 후에도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를 임면할 권한을 갖고 있었다.

3)

또한, G은 검찰에서 교도소에 면회를 갈 때마다 피고인으로부터 '일단 대표를 맡아주면 출소해서 다 정리하겠다. 임금은 내가 나가자마자 바로 해결하겠다고 했다.'는 말을 들었고, 2017. 2.경 안양교도소에 찾아갔을 때에도 피고인으로부터 재차 동일한 취지의 다짐을 받았으며, 피고인이 '기다려 달라, 나가면 보상을 다 해주겠다는 말로 E, F을 붙잡아 두었다.'고 진술하였다(증거기록 제409, 410면). 위와 같은 G의 위 진술 역시 E, F이 원심 법정에서 한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한다.

4)

이 사건 회사의 본부장으로 근무하였던 I도 피고인의 요청으로 이 사건 회사에 입사하였고, I이 피고인에게 F을 기자로 추천하였다(증거기록 제232면).

5)

E의 4대 보험이 2016. 3. 1.자로 해지되었으나, 이는 이 사건 회사가 4대보험을 낼 형편이 되지 않는다면서 4대 보험을 계속 내지 않으면 근로자 본인에게 청구될 수 있으니 일단 해지를 하는 것이 좋겠다는 경리 및 총무 업무를 담당하던 H의 권유로 인해 이루어진 것이다.

6)

F은 이 사건 회사의 체크카드 보관 및 사용 경위에 관하여 '2016. 4.경 교도소에 수용 중이던 피고인에게 이 사건 회사 사무실 운영비용을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묻자 피고인으로부터 체크카드를 받아서 사용하라는 말을 듣고 H에게 연락하여 체크카드를 전달받아 보관하면서 그 계좌에 입금된 얼마 안 되는 돈을 사용했다'고 진술하였고(증거기록 제471면), H 역시 원심 법정에서 최종 결정권자는 피고인이었고, 피고인의 위임을 받았다는 J을 통해 F에게 법인카드를 넘겨주었다고 진술하였다(공판기록 제170, 171, 172면).

2)

②부분 주장에 대하여

증인 E, F이 원심 법정에서 한 각 진술을 비롯하여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회사와 사이에 형성된 근로계약관계에 따라 E가 2017. 6. 30.까지, F이 2017. 7. 31.까지 각 이 사건 회사 소속 기자로서 기사를 작성하여 L에서 이 사건 회사에 할당한 지면에 이를 게재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피고인이 교도소에 수용된 후에도 E, F에게 '이 사건 회사 소속으로 계속해서 기사를 작성하여 게재하여 달라', '지급되지 않은 임금은 출소한 후 지급하겠다'는 등으로 말하면서 근로계약관계를 계속할 의사와 임금지급 의사를 표시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피고인 주장과 같이 피고인이 교도소에 수용된 후 E, F이 작성하여 게재한 기사의 숫자가 감소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이 사건 회사 사무실을 정상적으로 운영할 책임이 있음에도 그 책임을 다하지 못한 피고인으로 인하여 E, F이 근로를 제대로 제공할 수 없게 된 결과로 봄이 타당하므로 사용자인 피고인으로서는 기사의 숫자가 감소하였다는 사정만으로 E, F에 대한 임금 지급 의무를 면한다고 볼 수는 없다(피고인이 기사 게재 숫자에 따라 E, F에게 임금을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도 없다).

이처럼 E, F은 당초 형성된 근로관계에 따라 2016. 2. 26. 이후에도 이 사건 회사에 계속 근로를 제공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인의 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3)

소결론

따라서 피고인이 E, F에게 임금을 지급할 책임이 있는 이 사건 회사의 사용자이고, 피고인이 교도소에 수용된 후에도 E, F이 이 사건 회사를 위하여 계속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보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은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것과 같은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한 책임을 인정하고 있지 아니한 점, 미지급 임금액의 합계가 1억 2,000만 원을 넘는 큰 금액인 점, 누범에 해당하는 범행인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을 엄히 처벌함이 마땅하다.

다만, 피고인이 당심에 이르러 E, F에게 미지급 임금 중 일부를 지급하고 합의하여 E, F이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아니하는 점,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임금 미지급 경위,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이 선고한 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판단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