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일용근로자들의 근로형태의 특수성을 고려하면, 피고인은 이 사건 근로자들(E, F, G, H)에게 위 근로자들이 작성한 공수(근로일수 및 연장근로일수)에 따라 특정된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 그 임금 지급의무의 존재 여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상당한 이유가 없음에도,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에게 임금 미지급의 고의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판단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서울 노원구 B에 있는 C의 실경영주로서 인천서구 D 현장에서 상시근로자 4명을 사용하여 건설업을 행한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의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공사현장에서 2020. 9. 18.부터 2020. 9. 23.까지 근무하다가 퇴직한 E의 2020. 9월 임금 1,325,000원을 비롯하여 원심판결 별지 범죄일람표와 같이 퇴직근로자 4명의 임금합계 3,980,000원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각 당사자 간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원심 증인 E, G, H의 법정진술 등에 의하여 인정되는 사실 및 사정, 즉 ① 피고인이 이 사건 근로자들과 사이에 6일 안에 이 사건 공사를 마치면 2공수 임금을 더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고 볼 만한 객관적 근거가 없고 당사자들 사이에 근로계약서도 존재하지 않는 점, ② 피고인은 이 사건 공사를 6일 안에 마치면 2공수 임금을 더 지급하기로 약정한 적이 없다고 하는 반면, 근로자 E은 I의 소개를 받고 이 사건 공사현장에 갔을 당시 피고인이 위와 같이 약정하였다고 주장하면서 자신이 작성한 임금내역(증 제1호)에 관하여 ‘통상 일요일 작업을 오후 5시까지 하면 1.5공수 또는 2공수를 지급하는데 일단 2공수로 일요일 임금을 기재했고, 토요일에도 추가로 4시간을 더 근로했는데 이러한 경우 통상적으로 2시간에 0.5공수를 인정하기 때문에 토요일 임금도 2공수로 기재하였다’고 진술하여, 피고인과 E의 이해관계가 대립되는 상황에서 E이나 E으로부터 그 내용을 들었다는 H의 각 진술만으로는 임금 추가 지급약정의 존재를 인정하기 어려운 점, ③ 근로자 F, E, G이 주말(2020. 9. 19. 토요일 및 2020. 9.20. 일요일)에 연장근로를 하였다고 인정할 객관적 근거도 없는 점, ④ 피고인은 I에게 이 사건 근로자들을 위한 숙박비·식비·인건비 등 명목으로 100만 원을 선지급하였는데, 근로자 E은 임금체불로 피고인을 고소하여 근로감독관의 조사를 받으면서 뒤늦게 위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근로감독관은 선급금 100만 원을 근로자들의 임금에서 각각 25만 원씩 공제하는 것으로 조정하였는바 피고인으로서는 위 선급금을 공제하지 아니한 채 근로자들이 주장한 임금을 그대로 지급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위반의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당심의 판단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 사용자가 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하므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 여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 이유 및 그 지급의무의 근거, 그리고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 여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하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 대한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0도14693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사실 및 제반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과 이 사건 근로자들 사이에는 이 사건 공사에 따른 임금에 관하여 구체적인 지급 조건을 정하였는지, 어떤 조건 하에 어느 정도의 임금을 지급해야 할 것인지, 피고인이 I에게 이 사건 근로자들을 위한 숙박비·식비·인건비 등 명목으로 선지급한 100만 원을 임금에서 공제할 것인지 등 임금의 지급 조건 및 범위에 관하여 당사자들 사이에 여러 가지 다툼이 존재하는바, 원심이 위와 같이 이 사건은 피고인이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 여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피고인이 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조치는 정당하고, 원심판결에 검사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따라서 검사의 항소이유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오권철(재판장) 심용아 정우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