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북부지방법원판결

서울북부지방법원 2024. 6. 20. 선고 2023가합20741 판결

해고무효확인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들의 관계

피고는 반도제 제품 및 부품, 원부재료의 제조 판매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2000.7.10. 피고에 입사하여 구매물류팀 물류파트에서 근무한 사람이다.

나.

원고의 휴직 및 복직

1)

원고는 2019.12.18. 근무 도중 쓰러져 병원으로 후송되었는데, 병원에 입원중인 2019.12.23. 피고의 고충위원회 구성원 등에게 “성추행 신고를 하고자 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이메일을 보내면서, ‘2018.1.18. 구매물류팀 전체 회식을 하고 돌아오던 중 업무용 카니발 차량에서 같은 부서의 직장 상사인 C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하였다.’고 주장하였고, 2020.1.22. C을 성추행으로 신고하였다.

2)

원고는 2020.4.17. 근로복지공단에 최초요양급여신청서를 제출하여 2020.8.31. 상병명 ‘적응장애’로 산업재해 요양기간(2020.4.13. ~ 2020.9.27.)을 일부 승인받았고, 이후 요양기간을 연장하여 2021.7.23.까지 추가 승인받았다.

3)

원고는 위 2) 항에도 불구하고 2021.1.29. 피고에 복직원을 제출한 후 2021.2.1. 휴직 전 근무하였던 구매물류팀 물류파트 사무실로 출근하였으나, 구매물류팀에서 원고에게 부여할만한 직무가 없다고 하여 사내 전환배치를 위한 면접 등을 보기로 하였다.

다.

원고의 장기 무직무 상태의 지속

1)

피고는 아래와 같이 사내 이메일을 보내고 면접 등을 통해 원고를 다른 부서로 전환배치하고자 하였으나, 해당 부서들로부터 원고의 업무 역량 및 경험 부족 등을 이유로 원고를 배치하는 것이 불가하다는 통보를 받았다. <아래 생략>

2)

피고는 2021.3.29. 원고에게 2021.4.1.부터 같은 달 30.까지 인사팀에서 대기하라는 내용의 인사발령을 하였고, 이후 2021.12.까지 8차례에 걸쳐 대기발령을 연장하였으며, 원고는 대기발령 기간 중 인사팀 내 회의실에서 대기를 하였다.

3)

한편, 원고가 C을 위 1의 나. 1)항과 같은 내용으로 고소함으로써 C에 대하여 강제추행 혐의로 공소가 제기되었으나, 청주지방법원 제천지원은 2021.11.18. C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고(청주지방법원 제천지원 2021고단125), 위 판결은 2021.11.26. 그대로 확정되었다.

라.

원고에 대한 해고 의결

1)

피고는 2021.12.7. 원고를 포함한 장기 무직무 직원 2명의 해고를 위한 특별인사위원회를 열기로 하고, 2021.12.8. 원고에게 특별인사위원회에 출석할 것을 통보하였다.

2)

피고의 특별인사위원회는 2021.12.13. ‘장기 무직무 직원에 대한 인사조치’를 안건으로 상정하여, ‘무직무 상태 해소를 위하여 수차례 전배 가능부서 확인 및 면접기회 부여 등의 노력을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배치 가능부서 및 직무가 발견되지 않아 장기간 무직무 상태에 있으나, 무직무 상태를 무기한 유지할 수는 없으므로, 심의 대상자에 대하여 해고 조치한다.’고 하면서, 다만 피고 인사팀에서 원고와 향후 10일간(2021.12.13.부터 2021.12.22.) 원고가 외부에서 직장을 찾는 시간 등을 고려한 소정의 위로금 등을 포함한 권고사직을 협의하기로 하고, 해고일은 2021.12.22.로 정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3)

피고의 인사팀은 2021.12.15. 원고에게 위 특별인사위원회의 의결에 따른 해고통지서를 전달하면서 ‘해고날짜가 정해지고 통보를 한다고 할지라도 권고사직을 하는 과정에 있으면 해고통지는 종료된다.’고 하며 원고에게 해고일 전 권고사직을 할 것을 권유하였다.

마.

원고의 사직원 제출

1)

피고는 원고에게 해고일 전 합의퇴직의 조건으로 대기발령 소급 취소, 퇴직위로금 지급(정상 급여 기준 5개월분), 대기발령 중 미지급 급여 지급(고정연장근로수당 및 성과급), 정상급여 기준 퇴직금 지급, 2021년 생산성 향상 격려금(PI) 전액 지급을 제안하였다.

2)

이에 원고는 위 조건에 추가하여 퇴직일을 연장(2022.1.31. 퇴직)하고, 추가적인 성과급 등의 지급을 요구하였다.

3)

원고는 이 사건 해고의 해고일로 정한 2021.12.22. 피고에게 ‘최종근무일: 2022.1.31.’, ‘퇴직사유: 권고사직(장기 직무 미부여)’라고 기재한 자필 사직원(이하 ‘이 사건 사직원’이라 한다)을 제출하였다.

바.

원고의 부당해고 등 구제신청 및 판단

1)

원고는 2022.4.26. 충북지방노동위원회에 ‘피고가 2022.2.1. 원고에게 행한 해고는 부당해고임을 인정하고, 원고를 원직에 복직시키고 해고기간에 정상적으로 근로하였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을 지급하라.’고 주장하면서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제기하였다.

2)

충북지방노동위원회는 ‘원고의 이 사건 사직원이 자발적으로 작성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고, 설령 자발적으로 작성하였다고 하더라도 진정한 사직의 의사가 없는 비진의 의사표시에 해당하므로, 피고가 원고의 사직원을 수리하여 근로관계를 종료한 것은 근로관계의 일방적인 해지로서 해고에 해당한다.’고 판단하면서 원고의 구제신청을 인용하여 ‘피고가 2022.2.1. 원고에게 행한 해고는 부당해고임을 인정한다.’고 판정하였다(이하 ‘이 사건 초심판정’이라 한다).

2)

이에 피고가 이 사건 초심판정에 이의하였는데, 중앙노동위원회는 2022.10.6. ‘2021.12.22.자 해고는 철회되었고, 피고가 이 사건 퇴직 합의 과정에서 원고를 부당하게 강압하거나 기망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원고가 퇴직 조건을 요청하고 피고 측과 조율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관계는 원고의 이 사건 사직원 제출에 따른 합의해지로 종료된 것이지 피고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하여 종료된 것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해고는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판단하면서 이 사건 초심판정을 취소하고,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9, 11 내지 14호증, 을 제1 내지 13, 1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관계의 종료가 원고의 이 사건 사직원 제출에 의한 권고사직의 형식을 취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실질은 피고가 원고에게 해고통지서를 전달하면서 해고날짜 전까지 원고가 권고사직을 하면 해고절차는 종료된다고 하여 원고는 사직의 의사가 없었음에도 어쩔 수 없이 이 사건 사직원을 제출하게 되었던 것이므로, 이는 피고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어서 해고에 해당한다. 설령 원고로 하여금 사직서를 작성, 제출하게 한 것이 해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해고는 원고의 사직원 제출을 해제조건으로 하는 조건부 해고로서, 피고의 종용에 따라 원고가 이 사건 사직원을 제출한 것과 이 사건 해고를 따로 떼어서 판단해서는 안 되고, 1개의 해고로 보고 그 정당성 여부가 판단되어야 한다.

그런데 원고가 장기 무직무 상태에 있다는 것은 해고의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아 이 사건 해고는 부당해고로서 무효이므로, 이 사건 소로써 이 사건 해고의 무효 확인 및 해고기간 동안 원고가 지급받지 못한 임금 등(2022년 2월분부터 11월분까지의 월 임금 및 각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3.

판단

원고가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관계가 이 사건 해고로 종료되었음을 전제로 해고 무효 및 임금 등의 지급을 구하는 데 대하여, 피고는 이 사건 해고는 원고의 이 사건 사직원 제출에 따른 권고사직으로 취소되었고,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관계는 권고사직으로 종료된 것일 뿐이라고 주장하므로, 먼저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관계가 이 사건 해고로 종료된 것인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가.

관련 법리

해고는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겠다는 뜻을 일방적으로 통지하는 것이고, 권고사직은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할 것을 권유하고 근로자가 자유의사에 따라 사표를 제출하여 퇴직하는 근로계약의 합의해지의 한 형태로서 해고와 구별된다.

근로자가 사용자로부터 퇴직의 권유를 받고 사직원을 제출하거나 스스로 제출한 사직원을 사용자가 수리하는 경우, 사용자가 사직의 의사 없는 근로자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제출하게 한 후 이를 수리하는 이른바 의원면직의 형식을 취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경우처럼 근로자의 사직서 제출이 진의 아닌 의사표시에 해당하는 등으로 무효이어서 사용자의 그 수리행위를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해고라고 볼 수 있는 경우가 아닌 한, 사용자가 사직서 제출에 따른 사직의 의사표시를 수락함으로써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는 합의해지에 의하여 종료되는 것이므로 사용자의 의원면직처분을 해고라고 볼 수 없고, 진의 아닌 의사표시에서의 ‘진의’란 특정한 내용의 의사표시를 하고자 하는 표의자의 생각을 말하는 것이지 표의자가 진정으로 마음 속에서 바라는 사항을 뜻하는 것은 아니므로 표의자가 의사표시의 내용을 진정으로 마음 속에서 바라지는 아니하였더라도 당시의 상황에서는 그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하여 그 의사표시를 하였을 경우에는 이를 내심의 효과의사가 결여된 진의 아닌 의사표시라고 할 수 없다. 이때 의원면직이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하는지는 근로자가 사직서를 제출하게 된 경위, 사직서의 기재 내용과 회사의 관행, 사용자 측의 퇴직권유 또는 종용의 방법, 강도 및 횟수,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예상되는 불이익의 정도, 사직서 제출에 따른 경제적 이익의 제공 여부, 사직서 제출 전후의 근로자의 태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4.10.27. 선고 2012다108290 판결, 대법원 2015.2.26. 선고 2014다52575 판결, 대법원 2017.2.3. 선고 2016다255910 판결 등 참조).

나.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①

원고는 피고의 특별인사위원회에서 해고 의결을 한 이틀 뒤인 2021.12.15. 피고의 인사팀장 E으로부터 위 해고의결통지서와 함께 권고사직의 권고를 받은 후, 같은 달 20. E에게 “상무님. 안녕하세요. 많이 고민하고 연락드립니다. 권고사직이면 실업급여를 받는 코드로 되는 것이지요? PI 받고 나갈 수 있도록 설날까지는 근무하는 것으로 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부탁드립니다.”라고 문자메세지를 보냈고, 이에 E이 “권고사직이면 실업급여는 당연히 받을 수 있고, 권고사직 받으면 PI는 챙겨 주려고 검토하고 있다. 일정은 얘기해보자.”라고 답하자 “감사합니다~”라고 메시지를 보냈으며, 다음날에도 “상무님. 임금피크제 직원분들은 조기 퇴사시 4월달 퇴직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급여도 연봉체계 바뀐 후 샌드위치 직급이었고 고의적 평가로 피해도 받았기에 급여도 많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대기발령까지 되었고...타사는 권고사직 위로금도 저희 보다 많은데요. 재검토 부탁드립니다.”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②

이에 E은 먼저 원고에 대한 대기발령을 소급 취소하고 ㉠ 퇴직위로금(정상급여 기준 5개월분), ㉡ 대기발령 중 미지급 급여(고정연장근로 수당 및 성과급), ㉢ 정상급여 기준 퇴직금, ㉣ 2021년도 생산성 향상 격려금(PI) 전액을 지급할 것을 제안하였고, 원고는 E이 제안한 조건에 더하여 퇴직일을 2022.1.31.까지로 연장하고, ㉤ 2022년도 1월 급여, ㉥ 2022년도 설 성과급, ㉦ 2022년 연차휴가 미사용수당, ㉧ 설 명절 임직원 선물(복지포인트/복지카드)을 지급하여 줄 것과 ㉨ 기숙사 사용 기간을 연장(2022.2.14. 퇴소)해줄 것을 추가로 요구하였다.

③

원고는 피고와 사이에 위와 같은 협의를 거쳐 당초 피고가 제시한 권고사직 조건보다 추가적인 대가를 지급받았는데, 그 구체적인 내용은 아래와 같다. <아래 생략>

④

이 사건 사직원에는 원고가 지급받게 될 위와 같은 합의 퇴직의 대가[퇴직위로금 5개월(정상 급여 기준), 대기발령 중 미지급 급여 지급(고정OT, 성과급), 퇴직금은 정상급여 기준 지급(대기발령 미적용), PI 정상적으로 지급함, 1월 급여 및 설 성과급, 연차수당(22년 발생분) 지급함, 설 복지포인트 지급]와 함께 “본인 사직서 작성으로 기존 해고발령(21.12.22.)은 취소함”이라고 기재되어 있고, 그 아래에 피고의 인사팀장 E의 이름과 서명이 기재되어 있다. 또한 이 사건 사직원 하단의 ‘금품 정산 합의’란에는 “본인은 퇴직으로 인한 제반 금품 정산액(퇴직금, 잔여급여, 환급세액 등)을 아래의 지급일까지 급여계좌로 이체함에 동의합니다.”라고 기재되어 있고, 그 지급일자란에 “2022년 2월 14일”, 퇴사자란에 원고의 이름과 서명이 각 수기로 기재되어 있다. 피고는 이러한 합의 퇴직 조건을 모두 이행하였고, 원고는 이를 이의없이 모두 받아들였다. ⑤ 원고는 피고에 이 사건 사직원을 제출한 2021.12.22.에도 E에게 이메일을 보내 “상무님께서 확인해주신다고 해주셨던 부분 메일 드립니다. 사직원 쓴 이후이지만 꼭 부탁드립니다. 제가 마지막까지 ‘상무님 믿겠습니다.’ 말씀드린 부분이에요.”라고 이메일을 보내며 2021년도 연차휴가 일수 조정 및 2020년도 생산성 향상 격려금 지급가능 여부 등 추가적인 금전적 지원을 위한 조율을 요청하였고, 이에 따른 피고 측 확인에 2021.12.30. 다시 ‘산재휴직 소급적용 등을 위하여 질병휴직기간 중 받은 급여를 일부 반납한다. 확인 조치를 해주어 감사하다.’는 취지의 이메일을 보내기도 하였다. ⑥ 원고는 이 사건 재심판정 과정에서 제출한 이유서에서 원고는 “2021.12.22.자 해고는 취소되어 없는 상황”이라며 이 사건 해고통지가 철회되었다고 주장하였다.

다.

구체적인 판단

원고와 피고의 근로관계는 피고의 권고에 따라 원고가 이 사건 사직원을 제출하고 피고가 이를 수리함으로써 이른바 권고사직의 형식을 취하여 종료되었으므로,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이 사건 사직원의 제출이 진의 아닌 의사표시에 해당하는 등으로 무효이어서 실질적으로 피고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해고라고 볼 수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관계는 합의해지에 의하여 종료되는 것이고, 이를 해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그런데 앞서 인정한 사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의 이 사건 사직원의 제출이 진의 아닌 의사표시 등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보기 어렵고, 달리 원고의 이 사건 사직원 제출이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한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관계는 이 사건 해고가 아닌 원고의 이 사건 사직원 제출에 따른 합의해지에 의하여 종료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①

원고가 피고로부터 이 사건 해고를 통지받은 이후 및 이 사건 사직원을 제출할 당시에도 마음속으로 진정으로 원하였던 것은 피고에 계속 근무를 하는 것이었다고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원고는 피고로부터 권고사직의 권유를 받은 후 오랜 기간 직무를 배정받지 못한 원고의 상황, 피고가 제시하는 사직의 조건 등을 종합하여 고려할 때 피고가 제안한 권고사직안을 받아들이는 것이 당시로서는 최선이라고 생각하고 권고사직안을 받아들이기로 하면서, 좀 더 좋은 조건으로 권고사직을 하기 위해 피고에 적극적으로 구체적인 조건을 요청하고 협의하는 과정을 거쳐 이 사건 사직원을 제출하였던 것으로 보이는바,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위와 같은 원고의 이 사건 사직원 제출이 비진의 의사표시로서 무효라고 볼 수는 없다.

②

또한 피고가 원고에게 사직을 권유하면서 원고로서는 다소 강압적으로 느꼈을 언동을 한 것으로 보이기도 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권고사직 조건을 두고 피고에게 여러 차례 구체적인 요구사항을 전달하면서 자신의 요구를 추가적으로 관철시키기도 하였으므로, 원고가 이 사건 사직원을 강요에 의하여 제출한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원고도 이 사건 사직원의 제출이 강요에 의한 의사표시로서 무효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③

원고는 피고와의 협의과정을 거쳐 결국 피고로부터 이 사건 사직원을 제출하는 대가로 7,000만 원이 넘는 경제적 이익을 제공받았는데, 이는 원고의 연봉을 훨씬 초과하는 수준이다.

④

이 사건 사직원에는 이 사건 사직원의 제출로 2021.12.22.자 해고(이 사건 해고)는 취소한다고 명확히 기재되어 있고, 원고도 이 사건 초심판정 및 재심판정에서 2021.12.22.자 해고는 취소되었다고 주장하면서 2022.2.1.자 해고가 부당해고라고 주장하였을 뿐이다.

⑤

원고는 2021.12.22. 이 사건 사직원을 제출한 이후 퇴직일인 2022.2.1.까지는 물론, 이후 2022.4.26. 구제신청을 하기 전까지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하다는 등의 태도를 보인 바 없다.

⑥

원고는 이 사건 사직원의 제출과 이 사건 해고를 하나의 조건부 해고로 보아야 한다고도 주장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이 사건 사직원을 제출함으로써 이 사건 해고는 당사자들의 합의에 따라 취소된 것이므로, 이 사건 해고가 사직원의 제출을 해제조건으로 하는 조건부 해고라고 보기도 어렵다.

라.

소결

따라서 원고와 피고는 원고가 이 사건 사직원을 제출함으로써 이 사건 해고를 취소하고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관계를 합의해지로 종료하기로 한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므로, 이와 전제를 달리하는 원고의 이 사건 해고 무효 확인 청구 및 그에 따른 임금지급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이창열

판사 조은엽

판사 최가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