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이 사건 공소사실
피고인은 서울 도봉구 B건물, 4층에 있는 C센터(이하 '이 사건 센터'라 한다)의 대표로서 6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교육서비스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근로기준법위반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간 합의에 따라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이 사건 센터에서 2020. 5. 11.부터 2021. 5. 28.까지 심리운동사로 근로하다 퇴직한 D의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 1,549,100원과 2020. 5. 18.부터 2022. 4. 30.까지 언어재활사로 근로하고 퇴직한 E의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 2,139,904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간 합의에 따라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가항 기재와 같이 근로하다 퇴직한 D의 퇴직금986,681원 및 E의 퇴직금 4,012,646원을 각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각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판단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 요지
피고인이 이 사건 센터에서 특수교육을 담당하는 D, E(이하 이들을 합하여 부를때는 'D 등'이라 한다)를 비롯한 근로자들과의 근로계약 체결 시 매월 5주차를 휴무로 정한 것은 위 근로자들의 근로형태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이를 연차유급휴가로 대체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따라서 피고인은 D 등에게 5주차 휴무 외에 별도의 연차유급휴가를 주어야 한다고 인식하지 못하였고, D 등 또한 퇴직 당시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을 요구하지 않은 점 등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이들에게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 및 이를 전제로 한 퇴직금의 미지급에 대한 고의가 없었다.<1>
관련 법리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것이라면 사용자가 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할 것이고,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이유 및 그 지급의무의 근거, 그리고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할 것이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 대한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될 것이고(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0도14693 판결 등 참조), 이는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44조 제1호, 제9조 위반죄에 관한 고의 여부를 판단함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이 사건의 경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보건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 ·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은 이 사건 센터의 근무형태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D 등과의 근로계약에서 정한 5주차 휴무가 연차유급휴가를 대체하는 것으로 인식하였고, 이에 따라 D 등에게 그에 해당하는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 및 이를 전제로 산정된 퇴직금의 지급을 거절한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인이 이와 같이 위 수당 및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할 것이어서, 피고인에게 D 등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죄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의 고의
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할 것이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이는 피고인및 변호인이 미지급을 인정하는 D의 2021. 5. 11. 발생한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의 경우라 하여 달리 볼 것이 아니다).
피고인은 상시 6명의 근로자를 고용하여 발달장애아에 대한 언어치료 및 심리치료 등의 특수교육을 진행하는 비교적 소규모의 이 사건 센터를 운영하였다.
피고인은 D 등과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매월 5주차에 해당되는 기간은 이용자와 사전 협의하여 휴무로 하기로 정하였는바, 이는 국가지원을 받는 다른 센터들과 마찬가지로 구청, 교육청으로부터 특수교육 지원을 위한 바우처가 월 4회 지급되는 현실에 따라 대부분의 수업이 4주차까지 마쳐지므로 굳이 5주차에 수업을 진행할 필요가 없어 이를 휴무로 정한 것이다.
이에 따라 D 등 근로자들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매월 5주차에 수업을 진행하지 아니하였는데, 5주차 이전에 이용자(학부모)와의 협의 하에 수업을 진행하지 않게 된 날에는 이를 피고인에게 미리 통보하여 휴가를 사용하였고, 그 경우 대부분 5주차에 보강수업을 하였다. 이에 비추어 볼 때, 근로계약서 등 관련 규정에서 매월 5주차를 '휴무'로 표현하였다고 하여 이를 완전히 근로의무가 없는 날로 보기 어렵다(더구나 이 사건 센터 직원 인사규정 · 복무규칙 제23조 제2항에 따르면 장기휴가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그 일수만큼 5주차 휴무일에서 공제된다).
한편, 피고인은 근로자들이 위와 같이 5주차 이전에 이용자(학부모)와의 협의하에 수업을 진행하지 않게 되어 연차유급휴가 사용을 통보하는 경우 이를 거부한 사실이 없고, D 등 근로자들의 수업 일정 및 방식 등에 관하여도 별다른 개별적 · 구체적 지휘 · 감독이나 간섭을 한 사실이 없다.
이 사건 센터의 다른 근로자들은 위와 같은 이 사건 센터에서의 근무형태의 특수성 등을 감안하여 피고인에게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의 지급을 요구한 사실이 없다. D 등 또한 그 주장과 같이 실제로 5주차 휴무와는 별도의 연차유급휴가를 거의 사용한 사실이 없음에도 이 사건 진정 이전까지는 그러한 요구를 한 사실이 없었다(특히E는 진정 직전 내용증명을 통해 체불금품 지급을 독촉할 때까지도 이러한 요구를 한 사실이 없었고, 이 법정에서 퇴직 시까지도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을 받을 생각이 없었다고 진술하였다). 이에 비추어 D 등 또한 근로 당시에는 5주차 휴무가 연차유급휴가를 대체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센터와 유사한 F센터도 근로계약서에서 5주차 쉬는 날을 휴무가 아닌휴가로 정하는 등 동종 업체에서도 5주차 휴무 외에 별도의 휴가를 부여하지 않고 있다.
D 등과 같은 심리운동사 및 언어재활사의 상당수가 프리랜서 계약을 체결하여휴가규정을 별도로 두지 않는 동종 업계의 현실에서,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이 D등의 수업 일정 및 방식 등에 관하여 별다른 지휘 · 감독이나 간섭을 한 사실이 없었고, 이들의 근로형태 및 시간 또한 상당히 유연하였으므로, 피고인으로서는 프리랜서와 달리 근로자인 D 등에게 5주차 휴무 외에 별도의 연차유급휴가를 부여하여야 한다고 생각하지 못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만일 매월 5주차를 연차유급휴가와는 별개의 유급휴무일로 볼 경우 연차유급휴가를 제외하고도 1년에 20일 내외(2021년 21일, 2022년 19일)의 휴무일이 생기게 되는바, 이러한 사정 위 ⑦항에서 보는 사정 등에 비추어 볼 때, 적어도 피고인의 입장에서는 매월 5주차 휴무를 연차유급휴가로 대체하려는 의사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은 D 등의 퇴직 후 이들과의 근로계약서 제7항에서 정한 퇴직금 지급의무만이 있음을 다투면서 14일 내에 일부 퇴직금만을 먼저 지급하였다가, 이후 진정사건의 조사 도중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과 관련된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미지급 퇴직금 등의 대부분을 지급하였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무죄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않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창열
각주1)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피고인의 근로기준법위반죄 등의 고의가 인정되지 아니하여 무죄를 선고하므로, 다른 주장에 대하¦
각주2) 여는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