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북부지방법원판결

서울북부지방법원 2025. 2. 7. 선고 2024가단125899 판결

주문

1.

원고에게,

가.

피고 B은 1,845,4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4. 6. 12.부터 2025. 2. 7.까지는 연 5%,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나.

피고 C은 68,279,980원 및 이에 대하여 2024. 6. 13.부터 2025. 2. 7.까지는 연 5%,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피고들이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건설업체의 배관설비팀 팀장인 피고 B과 2018. 12.부터 2019. 1.까지, 이후 배관설비팀 팀장을 맡은 피고 B의 아들인 피고 C과 2019. 2.부터 2024. 3.까지 팀원으로 일하였다.

나.

원고는 자신 명의의 통장을 피고들에게 관리하게 하였고, 피고들은 건설업체로부터 원고의 급여로 받은 돈을 인출한 후 피고 B은 1,845,400원, 피고 C은 68,279,980원(이하 '이 사건 차액 부분'이라 한다)을 제외한 나머지 돈을 원고에게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피고들은 원고가 근로의 대가로 수령한 임금 중 일부 금액만 원고에게 송금하고 나머지 금액인 이 사건 차액 부분을 취득하였는바, 이는 근로기준법 제9조 위반에 해당하므로, 피고 B은 1,845,400원, 피고 C은 68,279,980원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들의 주장

건설업계에서는 통상 팀장이 팀원들의 통장을 관리하면서 비용과 기술지원비를 공제하고 급여에 맞추어 지급하는 관례가 있고, 원고 역시도 피고들과 이와 같은 합의를 하였으며, 원고는 건설업 임금실태조사 자료에 따른 적정한 수준의 급여를 받았으므로, 이 사건 차액 부분 상당이 부당이득이라고 볼 수 없다.

또한 원고는 위 기간 동안 비용 등을 공제하고 지급받는 것에 대하여 어떠한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용인하였으므로, 악의의 비채변제에 해당한다.

설령 피고들이 위 돈을 취득한 경위가 근로기준법, 민법 제103, 104조 위반에 해당한다 하더라도 불법원인으로 인하여 피고들에게 재산을 급여한 것으로 민법 제746조에 따라 그 반환을 구할 수 없다.

나아가 원고의 위 채권은 근로계약에 따른 채권으로 상법 제64조가 적용되어 2019. 4.까지의 부분은 5년의 시효가 도과하여 소멸하였다.

3.

판단

가.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1)

먼저 원고와 피고들 사이에 피고들이 원고의 통장으로 이체된 급여 중 이 사건 차액 부분을 비용과 기술지원비 명목으로 피고들에게 지급하기로 하는 약정이 있었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을 제1, 2, 5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어 피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설령 원고와 피고들 사이에 피고들 주장과 같은 약정이 있었다 하더라도 앞서 본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원고는 사업주와 근로계약서에서 정한 일당이 아니라 피고들이 정한 일당만 받고 나머지는 피고들에게 지급하여야 하고, 이를 위하여 원고는 피고들의 요구에 따라 자신 명의의 통장과 체크카드를 피고들에게 지급하면서 그 관리를 일임하였는바, 이는 누구든지 법률에 따르지 않고 영리로 다른 사업의 취업에 개입하거나 중간인으로서 이익을 취득하는 것을 금지하는 근로기준법 제9조에 위배되는 행위인 점에 비추어, 위와 같은 약정은 민법 제103조(반사회질서의 법률행위), 민법 제104조(불공정한 법률행위)에 해당한다.

2)

따라서 피고들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에게 이 사건 차액 부분인 피고 B은 1,845,400원, 피고 C은 68,279,98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들의 주장에 관한 판단

1)

비채변제 주장

원고가 피고들에게 위 차액 부분에 채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알고도 이를 변제하였다는 점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어, 피고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2)

불법원인급여 주장

피고들이 원고의 통장을 관리하면서 원고의 통장에 이체된 이 사건 차액 부분을 임의로 직접 인출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원고가 불법에 가담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설령 원고가 피고들에게 비용 및 기술지원비 등으로 이 사건 차액 부분을 지급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사정만으로는 위 지급이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한 사항을 내용으로 하는 법률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나아가 이 사건 차액 부분은 앞서 본 바와 같이 근로기준법 제9조 위반으로 피고들의 불법성이 현저히 크므로(대법원 1997. 10. 24. 선고 95다49530, 49547 판결 참조), 피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3)

소멸시효 주장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은 민법 제741조의 부당이득 규정에 따라 발생한 것으로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민법 제162조 제1항이 정하는 10년의 민사 소멸시효기간이 적용된다. 다만,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이라도 그것이 상행위인 계약에 기초하여 이루어진 급부 자체의 반환을 구하는 것으로서, 그 채권의 발생 경위나 원인, 당사자의 지위와 관계 등에 비추어 그 법률관계를 상거래 관계와 같은 정도로 신속하게 해결할 필요성이 있는 경우 등에는 5년의 소멸시효를 정한 상법 제64조가 적용된다. 그러나 이와 달리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의 내용이 급부 자체의 반환을 구하는 것이 아니거나, 위와 같은 신속한 해결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는 경우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상법 제64조는 적용되지 아니하고 10년의 민사소멸시효기간이 적용된다(대법원 2019. 9. 10. 선고 2016다271257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서 보건대, 원고가 피고들에게 행사하는 부당이득반환채권은 임금계약에 기초하여 이루어진 급부 자체의 반환을 구하는 것이라 보기 어렵고, 법률관계를 상거래 관계와 같은 정도로 신속하게 해결할 필요성이 있는 경우라고 볼 수도 없으므로, 5년의 상사 소멸시효가 적용된다고 볼 수 없어, 피고들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다.

소결론

그러므로 원고에게, 피고 B은 1,845,400원, 피고 C은 68,279,980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의 부당이득반환을 구하는 의사표시가 담긴 이 사건 소장부본이 피고들에게 송달된 다음 날인 피고 B은 2024. 6. 12.부터, 피고 C은 2024. 6. 13.부터 각 피고들이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25. 2. 7.까지는 민법에서 정한 연 5%,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원고는 소장부본 송달일부터의 지연손해금을 구하나 부당이득반환채무는 기한의 정함이 없는 채무로 채무자가 채권자로부터 이행청구를 받은 때부터 지체책임을 부담한다 할 것인데, 원고가 이 사건 소 제기 전에 그 지급을 구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윤동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