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북부지방법원판결

서울북부지방법원 2025. 5. 8. 선고 2024나32493 판결

주문

1.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피고에게 고용되어 2019. 3. 18.부터 2020. 8. 10.까지 근무하였다.

나.

피고의 대표이사였던 C은 "원고의 연장근로수당, 야간근로수당, 연차휴가 미사용수당 합계 3,779,605원, 퇴직금 차액 352,478원을 원고의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않았다"는 내용을 포함한 범죄사실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2023. 12. 7. 유죄판결(서울중앙지방법원 2022고정750)을 선고받았다. 이에 C이 항소하였고, 항소심은 2024. 11. 14. 원고에 대한 범죄사실을 그대로 유죄로 인정하는 판결(서울중앙지방법원 2023노3808)을 선고하였다. C이 상고하였으나 상고심은 2025. 4. 18. 상고를 기각하는 결정(대법원 2024도18819)을 하여, 위 판결이 그 무렵 확정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호증, 을 제18, 20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 변론 전체의 취지

2.

판단

가.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1)

동일한 사실관계에 관하여 이미 확정된 형사판결이 유죄로 인정한 사실은 유력한 증거자료가 된다고 할 것이므로 민사재판에서 제출된 다른 증거들에 비추어 형사재판의 사실판단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와 반대되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대법원 1995. 1. 12. 선고 94다39215 판결 등 참조). 또한 갑 제1호증, 제3호증의2 내지 4, 5 내지 7, 9 내지 21, 23 내지 25, 27, 을 제3, 4, 1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가 원고에게 연장근로수당, 야간근로수당, 연차휴가 미사용수당 합계 3,779,605원 및 퇴직금 차액 352,478원을 미지급한 사실이 인정된다.

2)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합계 4,132,083원(= 3,779,605원 + 352,478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퇴직한 날로부터 14일이 경과한 2020. 8. 25.부터 근로기준법 및 같은 법 시행령에 의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주장에 관한 판단

1)

피고는 원고와 사이에 포괄임금제 약정을 체결하였으므로 원고에게 연장근로수당, 야간근로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감시·단속적 근로 등과 같이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경우가 아니라면 달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에 관한 규정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에 따른 임금지급의 원칙이 적용되어야 할 것이므로, 이러한 경우에도 근로시간 수에 상관없이 일정액을 법정수당으로 지급하는 내용의 포괄임금제 방식의 임금 지급계약을 체결하는 것은 그것이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시간에 관한 규제를 위반하는 이상 허용될 수 없다(대법원 2010. 5. 13. 선고 2008다6052 판결 등 참조). 원고의 주된 업무는 사무실 내에서 이루어지는 세금 신고 관련 사무업무로서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경우가 아님이 명백하므로, 포괄임금제 방식의 근로계약은 허용될 수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2)

피고는 원고에게 연장 및 야간근로를 지시한 사실이 없고, 원고가 자발적으로 연장 및 야간근로를 한 것이므로 연장근로수당, 야간근로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한다.

피고는 세무법인으로 특정 세금의 신고시기에는 업무가 가중되어 불가피하게 연장및 야간근로가 필요한 경우가 있고, 원고의 연장 및 야간근로시기도 특정 세금의 신고시기와 비교적 일치한다. 원고가 업무상 필요가 없음에도 근무시간 이후에 사무실에 남아 있을 별다른 이유가 없고, 신입 직원이었던 원고는 다른 직원들의 업무가 남아있다면 비자발적으로 연장 및 야간근로를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의 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3)

피고의 취업규칙 제18조 제2항 후문은 "연장, 야간, 휴일근로를 할 경우 근로자는사전에 상부의 승인을 득하고 그 시간을 기록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음에도, 원고는 위와 같은 사전승인 없이 연장, 야간근로를 하였으므로 피고는 연장근로수당, 야간근로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한다.

근로기준법 제96조 소정의 취업규칙은 사용자가 근로자의 복무규율과 임금 등 당해 사업의 근로자 전체에 적용될 근로조건에 관한 준칙을 규정한 것을 말하는 것으로서, 사용자가 정하는 기업 내의 규범이기 때문에 사용자가 취업규칙을 신설 또는 변경하기 위한 조항을 정하였다고 하여도 그로 인하여 바로 효력이 생기는 것이라고는 할 수 없고 신설 또는 변경된 취업규칙의 효력이 생기기 위해서는 반드시 같은 법 제13조 제1항에서 정한 방법에 의할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법령의 공포에 준하는 절차로서 그것이 새로운 기업 내 규범인 것을 널리 종업원 일반으로 하여금 알게 하는 절차 즉, 어떠한 방법이든지 정당한 방법에 의한 주지가 필요하다(대법원 2004. 2. 12. 선고 2001다63599 판결 참조).

그러나 을 제6호증의 기재만으로는 피고가 을 제6호증의 기재와 같은 취업규칙을 정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 또한 피고가 피고 소속 근로자들에게 을 제6호증의 기재와 같은 취업규칙의 내용을 알 수 있도록 주지시키는 절차를 이행하였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취업규칙의 존재 및 유효를 전제로 한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4)

피고는 2017. 1. 2. 근로자 대표와 연차휴가 대체 합의서를 작성하여 관공서의 공휴일 등으로 연차유급휴가일을 대체하였으므로 미지급 연차수당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2017. 1. 2.자 합의는 이를 통상적인 단체협약으로 보기 어려운 점, 위 합의 내용이 그 이후 취업규칙에 반영되지 않은 점, 2017. 1. 2. 이후에 입사한 근로자들에게 위와 같은 합의의 내용이 알려졌다거나 근로자들이 위 합의 내용에 동의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점,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피고의 취업규칙의 존재나 효력을 인정하기 어려운 이상 2017. 1. 2.자 합의를 피고의 취업규칙에 따른 것으로 볼 수도 없는 점을 고려하면, 피고의 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전부 인용하여야 하는데,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다.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장용범(재판장) 김진아 김민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