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 A에게 23,875,673원과 이에 대하여 2010. 7. 15.부터, 원고 B에게 15,730,029원과 이에 대하여 2010. 7. 30.부터 각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다음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2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보면 인정할 수 있다.
피고는 전자부품 제조 및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고, 원고 A은 2002. 8. 1.부터 2010. 6. 23.까지, 원고 B은 2003. 2. 17.부터 2010. 7. 15.까지 피고 회사에서 근무하였다.
퇴직시를 기준으로 산정된 원고 A의 퇴직금은 23,875,673원, 원고 B은 15,730,029원이다. 피고는 원고들에게 위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판단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원고들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에 대한 판단
퇴직금 분할 지급 주장에 관하여
피고는 2000. 8. 연봉제로 전환한 이후 원고들과의 근로계약에 따라 법정퇴직금을 매월 급여에 포함하여 지급하였으므로 원고들에게 지급하지 않은 퇴직금은 남아 있지 않다고 주장한다.
퇴직금이란 퇴직이라는 근로관계의 종료를 요건으로 하여 비로소 발생하는 것으로 근로계약이 존속하는 한 퇴직금 지급의무는 발생할 여지가 없는 것이므로, 매일 지급받는 일당임금 속에 퇴직금이란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지급하였다고 하여도 그것은 구 근로기준법 제28조에서 정하는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은 없다고 할 것이므로(대법원 1998. 3. 24. 선고 96다24699 판결 참조), 피고의 퇴직금 분할 지급은 퇴직금의 지급으로서 효력이 없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 A의 퇴직금 채권이 시효로 소멸하였다는 주장에 관하여
피고는 원고 A 2010. 6. 22. 퇴사하였으므로 이 사건 소가 제기된 2013. 6. 24. 이전에 시효로 소멸하였다고 주장하나, 갑 제6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 A이 2013. 6. 23.에 퇴사한 사실을 알 수 있고, 3년에 해당하는 2013. 6. 22.이 토요일이어서 민법 제161조에 의해 월요일인 2013. 6. 24.에 소멸시효가 완성된다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소는 소멸시효가 완성되기 전에 제기되었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부당이득반환 채권과의 상계 주장에 관하여
피고는 원고들에게 퇴직금 분할 지급 명목으로 지급한 돈이 퇴직금 지급으로서 효력을 인정받지 못한다 하더라도, 원고들에게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된 금원 상당액은 피고가 반환받아야 할 부당이득이므로 이를 자동채권으로 하여 원고들의 퇴직금채권과 대등액에서 상계한다고 주장한다.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퇴직금 지급의 효력이 인정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임금 지급의 효력도 인정되지 않는다면,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 취지를 고려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수 있다. 따라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해당 약정이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사용자가 퇴직금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하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 내용이 종전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여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대법원 2012. 12. 13. 선고 2012다77006 판결 등 참조).
돌이켜 이 사건에서, 위에서 거시한 증거 및 갑 제3 내지 5호증, 을 제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가 매년 원고들과 사이에 연봉제로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연봉제라 함은 퇴직금을 포함한 금액"이라고 약정하고 퇴직금 액수를 정한 사실 및 매월 지급하는 급여명세서에 지급총액에는 퇴직금이 포함되어 있다는 취지의 기재가 있는 사실을 알 수 있으나, ① 피고는 원고들과 매년 동일한 형식의 근로계약서를 관행적으로 작성해 온 것으로 보이는 점, ② 피고가 원고들을 비롯한 근로자들에게 일률적으로 퇴직금 분할 약정을 체결하도록 사실상 강요하였고, 퇴직금 지급 방식에 관하여 근로자들이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③ 피고는 원고들의 평균임금을 고려하지 않은 채 연간 지급할 전체 연봉을 먼저 정한 뒤 이를 13으로 나누어 그 중 1을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하였을 뿐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하였다고 보이지도 아니하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가 주장하는 급여에 포함된 퇴직금 액수는 피고가 원고들에게 퇴직금 지급을 면탈할 목적으로 임금 총액은 매월 비슷하게 유지하면서도 단지 항목을 나누어 기본급, 제수당과 퇴직금이 포함되어 있는 듯한 외관을 만든 것에 불과하여 피고가 원고들에게 지급하였다는 퇴직금 명목의 금원은 그 명목과는 달리 실제로는 원고들의 근로 계속 중 발생한 근로의 대가인 통상임금으로 지급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소결
피고는 퇴직금으로서 원고 A에게 23,875,673원과 이에 대하여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이후인 2010. 7. 15.부터, 원고 B에게 15,730,029원과 이에 대하여 2010. 7. 30.부터 각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원고들의 청구를 인용한다.
판사 오규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