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고인 I, H, A, C, B은 M노동조합(이하 'M노조'라 한다) 본부 또는 N본부의 간부들로서 O공사(이하 'O공사'라 한다)의 부당노동행위 확인 및 채증을 위하여 사업소 현장을 순회하였을 뿐, 다른 피고인들과 이 사건 업무방해행위를 공모한 사실이 없다.
O공사 기술본부장 S는 M노조의 파업을 하루 앞두고 P사업소에서 조합원을 상대로 파업에 참여하지 말 것을 권유하는 교육을 하려고 하였는바, 이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81조 제4호가 정하는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여 형법 제314조 제1항의 보호대상이 되는 업무라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인들의 행위는 업무방해죄의 구성요건해당성이 없다.
피고인들의 행위가 업무방해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S가 설명회를 개최하려고 한 것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므로, 피고인들의 행위는 정당방위 또는 정당행위에 해당한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피고인들 : 각 벌금 50만 원)은 너무 무겁다.
판단
피고인 I, H, A, C, B이 다른 피고인들과 이 사건 범행을 공모하였는지에 대한 판단
2인 이상이 범죄에 공동 가공하는 공범관계에서 공모는 법률상 어떤 정형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고 2인 이상이 공모하여 어느 범죄에 공동가공하여 그 범죄를 실현하려는 의사의 결합만 있으면 되는 것으로서, 비록 전체의 모의과정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수인 사이에 순차적으로 또는 암묵적으로 상통하여 그 의사의 결합이 이루어지면 공모관계가 성립한다.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각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인 I는 M노조의 차량국장이고, 피고인 H, A, C, B, 원심 공동피고인 K은 차례대로 M노조 N본부의 조직국장, 조직1국장, 조직2국장, 조사국장, 교육1국장이며, 피고인 G, D, E, F은 차례대로 M노조 P지부의 지부장, 부지부장, 노동안전부장, 교육선전부장이고, 피고인 J은 M노조 Q지부의 부지부장이며, M노조 P지부는 O공사 P사업소의 단위노동조합인 점, ② O공사 기술본부장 S가 2010. 5. 11. 10:40경 서울 마포구 R에 있는 위 P사업소에서 직원 설명회를 하기로 예정되어 있었는데, 피고인 G은 같은 날 09:20경에 P사업소 조합원들에게 "서울본부장 직원설명회는 파업방해를 위한 것입니다. 조합원들은 참석하지 마세요."라는 문자메시지를 발송하였고, 피고인 I, H, A, C, B, 원심 공동피고인 K은 M노조 P지부에 속하지 아니하였음에도 S가 위 P사업소에 도착한 시점에 맞추어 온 점, ③ 피고인들 및 M노조 조합원 31명은 P사업소 1층 현관 앞에서 S의 설명회를 방해하기 위해 모여 있다가 S가 P사업소에 도착하여 건물 안으로 들어가려고 하자 무리를 이루어 S의 출입을 막고, 피고인 D는 "씨발놈이 치지마"라고 욕설을 하였으며, 피고인 E, H, B은 S에게 돌아가서 교섭하라고 말한 점, ④ 피고인 A, C, I, 원심 공동피고인 K은 S가 P사업소에서 설명회를 마치고 서울 용산구 W에 있는 X에서 다시 설명회를 하려고 한다는 것을 알고 교육을 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하여 2010. 5. 11. 15:40경 위 X으로 이동하여 X 건물로 함께 이동하여 간 점을 인정할 수 있는바, 피고인들의 신분, P사업소에 모이게 된 시점이나 경위, 피고인들이 S를 막은 행위 및 그 이후의 정황에 비추어보면 피고인들이 각자 상호간의 행위를 인식하고 암묵적으로 의사의 투합, 연락 아래 공동가공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 I, H, A, C, B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S의 이 사건 설명회 개최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판단
사용자가 연설, 사내방송, 게시문, 서한 등을 통하여 의견을 표명하는 경우 표명된 의견의 내용과 함께 그것이 행하여진 상황, 시점, 장소, 방법 및 그것이 노동조합의 운영이나 활동에 미치거나 미칠 수 있는 영향 등을 종합하여 노동조합의 조직이나 운영 및 활동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려는 의사가 인정된다면 노동조합법 제81조 제4호에 규정된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조직 또는 운영하는 것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행위'로서 부당노동행위가 성립하고, 또 그 지배·개입으로서 부당노동행위의 성립에 반드시 근로자의 단결권 침해라는 결과 발생까지 요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사용자 또한 자신의 의견을 표명할 수 있는 자유를 가지고 있으므로, 사용자가 노동조합의 활동에 대하여 단순히 비판적 견해를 표명하거나 근로자를 상대로 집단적인 설명회 등을 개최하여 회사의 경영상황 및 정책방향 등 입장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행위 또는 비록 파업이 예정된 상황이라 하더라도 파업의 정당성과 적법성 여부 및 파업이 회사나 근로자에 미치는 영향 등을 설명하는 행위는 거기에 징계 등 불이익의 위협 또는 이익제공의 약속 등이 포함되어 있거나 다른 지배·개입의 정황 등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해칠 수 있는 요소가 연관되어 있지 않는 한, 사용자에게 노동조합의 조직이나 운영 및 활동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의사가 있다고 가볍게 단정할 것은 아니다.
인정사실
원심 및 당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① 2008. 7. 29.경부터 시작된 O공사와 M노조의 단체협약 갱신교섭이 여러 차례에 거쳐 결렬되었고, 그 와중에 정부는 2008. 10. 10. 공기업 선진화의 일환으로 2010년까지 경영개선 목표에 미달할 경우 민영화를 추진하겠다는 등 O공사의 효율화, 일부 계열사 통합을 발표한 사실, ② 이에 O공사는 2008. 12. 22. 정원 5,115명 감축 등 인력효율화, 자산매각 등 경영효율화, 운영시스템 개선, 계열사 인력효율화 등을 발표하고 2009. 5.경 다시 노사협상을 시작하였으나, M노조에서는 신규사업 정원확보 및 인력충원, 해고자 복직 등을 임단협 선결조건으로 내세운 반면 O공사는 이러한 선결요구조건은 단체교섭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이유로 거부하면서 최종 단체교섭은 결렬되었고, O공사는 2009. 11. 24. 그 당시 시행 중이던 단체협약을 해지한 사실, ③ 이에 M노조는 2009. 11. 26.부터 같은 해 12. 3.까지 파업을 진행하다가 같은 해 12. 4. 업무에 복귀하였고, O공사는 파업에 가담한 조합원 11,588명에 대하여 견책에서 해임까지의 징계처분을 한 사실, ④ 이후 2010년에도 O공사와 M노조는 계속하여 2009년 임금협약 및 단체협약에 관한 단체교섭을 진행하였으나 난항을 거듭하자, M노조는 "만약 2010. 5. 12.까지 교섭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재차 파업을 하겠다"고 O공사에 예고한 사실, ⑤ 그러자 O공사의 기술본부장이던 S는 자신이 관리하는 기술 분야에서 일하는 전국의 차량사업소 직원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하기로 하고, 2010. 5. 8. 부산 차량사업소를 시작으로 가야 차량사업소, 대구 차량사업소 등을 거쳐 2010. 5. 11. 이문 차량사업소에 이르기까지 O공사 산하 차량사업소 및 정비단 등 현장을 순회하면서 14회에 걸쳐 설명회를 개최하였는바, 그 발언의 요지는 아래 표 기재와 같은 사실, ⑥ S가 2010. 5. 11. O공사 산하 P사업소에서 약 300여 명에 이르는 직원을 상대로 위와 같은 설명회를 개최하려고 위 사업소에 도착하자, 피고인들 및 조합원 30여 명은 건물 1층 현관 앞을 막아서서 "내일이 파업인데 본사에 가서 협상하는 데 가 있어야지 여기 있을 때가 아니다"고 하거나 "파업을 하루 앞두고 성실교섭이나 하지 뭐하러 왔어. 현장에 설명회를 할 시간이 있으면 다시 돌아가 교섭에 충실히 임해 파업을 막도록 하라"고 하면서 멱살을 잡는 등으로 건물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가로막은 사실, ⑦ 피고인들의 위와 같은 출입방해 등으로 인하여 S는 결국 그날 정상적으로 설명회를 진행하지 못하고, P사업소 2층 회의실에서 과장 등 중간관리자와 V팀원 일부만 참석한 가운데 약 10분간 파행적인 설명회를 진행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판단
위 인정사실 및 각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① 2009. 11. 26.부터 같은 해 12. 3.까지 진행된 파업은 O공사의 정원감축 반대 및 신규사업 부족 인력 충원, 해고자 복직 등 경영권에 속하는 사항 등을 목적으로 한 파업으로 정당성이 인정되지 않는 불법파업이라고 할 것인데,<1> 2010. 5. 12. 예정된 파업 역시 위 파업의 연장선상에 있는 파업이라고 할 것이므로 그 정당성을 인정받기 어렵다고 보이는 점, ② S는 이 법정에서 위 각 설명회를 개최하게 된 경위에 대해, 당시 개통 예정이던 수서-평택간 고속철도의 운영권을 O이 갖게 되면 만성적자에서 벗어나 흑자로 전환될 수 있는 호기가 될 수 있는데, 위와 같은 노조의 잦은 파업으로 말미암아 부정적인 여론이 확산되게 되면 위 수서-평택간 철도운영권을 제3자에게 빼앗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정부로부터 민영화 등 강제적인 구조개편을 당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에서, 자신이 직접 직원들에게 O공사가 처해 있는 그와 같은 상황을 설명하고 파업이 회사에 미치는 영향을 알려 주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진술하고 있는바, 실제 앞에서 본 바와 같이 S는 위 각 설명회에서 '수서-평택간 고속철도 개통으로 인해 KTX 여객이 크게 늘어나면 O공사가 흑자로 전환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고, 이는 우리 철도의 큰 호기이므로 우리 철도의 잠재된 기회를 살리자. 철도선진화의 성공적인 추진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년 11월부터 이상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M노조의 잦은 파업으로 정부가 위 수서-평택간 고속철도 운영권을 제3자에게 주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명분 없는 불법 파업은 민영화를 앞당긴다. 이번 파업은 종전 파업과 성격이 다르고 O의 운명을 결정짓는다'는 취지로 발언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어, 이는 사용자 측이 회사의 경영상황 및 정책방향 등 입장을 설명하고 파업의 정당성과 적법성 여부 및 파업이 회사나 근로자에 미치는 영향 등을 설명하는 행위로서 사용자에게 허용된 언론 및 표현의 자유 안에 있다고 할 것인 점, ③ 위 각 설명회는 S가 관리하는 기술 분야에서 일하는 전국의 차량사업소 직원들을 대상으로 해당 차량사업소의 강당에서 공개적으로 이루어졌고, 조합원들은 자신의 의사에 반하여 위 각 설명회 참석이 강제되지 아니한 점, ④ 비록 위 각 설명회에서 S가 발언하거나 질의에 답변한 내용 중에는 "노조 간부가 여러분들의 생계를 보장해 줄 수 없다", "무책임하고 잘못된 선동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등으로 M노조를 비판하는 내용과 "명분 없는 불법 파업은 민영화를 앞당기고, 외부의 힘에 의해 구조조정을 당할 수도 있다"는 등으로 파업을 하게 될 경우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취지의 내용이 일부 포함되어 있기는 하나, 전체적으로 볼 때 이는 사용자 측의 입장에서 O공사의 현황에 비추어 M노조에서 하려고 하는 파업은 무리가 있다는 취지의 발언과 함께 현재로서는 철도가 파업이 된다면 민영화나 구조조정 등 O공사 전체의 위기가 올 수 있다는 일반적이고 포괄적인 우려를 표명한 것에 그쳤다고 할 것이고, 달리 위 발언의 내용 정도로 사용자가 우월한 지위를 바탕으로 지배·개입의 의도를 가지고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해쳤다거나 조합원에 대해 파업 가담시 불이익의 위협을 가했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⑤ 한편, O공사와 M노조 사이에 체결된 단체협약 제9조 제3항에는 "O공사는 조합 활동을 저해할 목적으로 어떠한 노사관련 교육도 실시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앞서 살핀 바와 같이 S의 위 각 설명회 개최행위가 조합 활동을 저해할 목적으로 이루어졌다고 단정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O공사는 2009. 11. 24. 위 단체협약을 해지하였으며 새로운 단체협약은 위 각 설명회 이후인 2010. 5. 14.에야 체결된 점 등을 종합하면, S의 이 사건 설명회 개최행위를 부당노동행위라고 볼 수 없다.
소결
따라서 S의 이 사건 설명회 개최행위를 부당노동행위라고 볼 수 없는 이상, 피고인들의 이 사건 행위가 업무방해죄의 구성요건해당성이 없다거나 피고인들의 행위가 정당행위 내지 정당방위에 해당한다는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피고인들이 자신들의 행위가 정당하다고 믿은데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에 대한 판단
형법 제16조는 '자기가 행한 행위에 법령에 의하여 죄가 되지 아니한 것으로 오인한 행위는 그 오인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 한하여 벌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여기에서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 여부는 행위자에게 자기 행위의 위법의 가능성에 대해 심사숙고하거나 조회할 수 있는 계기가 있어 자신의 지적능력을 다하여 이를 회피하기 위한 진지한 노력을 다하였더라면 스스로의 행위에 대하여 위법성을 인식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었음에도 이를 다하지 못한 결과 자기 행위의 위법성을 인식하지 못한 것인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고, 이러한 위법성의 인식에 필요한 노력의 정도는 구체적인 행위정황과 행위자 개인의 인식능력 그리고 행위자가 속한 사회집단에 따라 달리 평가되어야 한다.
각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① 앞에서 본 바와 같이 S의 이 사건 설명회 개최행위는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한 점, ② 피고인들이 자신의 지적 능력을 다하여 자신들의 행위의 위법가능성에 대해 회피하기 위한 진지한 노력을 다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아무런 자료가 없는 점, ③ M노조에서 O공사의 단체협약 해지를 이유로 2009. 11. 26.부터 같은 해 12. 3.까지 파업을 단행한 점에서 노조 간부들인 피고인들로서는 단체협약 제9조 제3항은 효력을 상실한 상태라는 것을 충분히 알았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들에게 법률의 착오가 있었다 할지라도 이는 단지 피고인들 스스로 위법성을 판단한 결과로 볼 수밖에 없으므로,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그 오인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들의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해 S가 실질적인 피해를 입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피고인들이 개인적인 이득을 취득하고자 이 사건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 점, 피고인들에 대한 재판이 오랜 기간 지속됨으로써 피고인들의 불안정한 신분 상태가 장기간 계속되었고 그로 인하여 피고인들이 받았을 고통도 상당하였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은 피고인들에게 유리한 양형요소이다.
그러나 사용자 또한 노동조합의 활동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표명할 수 있는 자유가 있음에도 피고인들의 이 사건 행위로 인해 S는 정당한 설명회 개최행위를 방해받고 X에서 예정된 설명회를 정상적으로 진행하지 못한 점, 일부 피고인들은 이미 동종 범죄로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는 점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가지 양형 조건을 종합하면 원심이 피고인들에게 선고한 형은 적정한 양형의 범위 안에 있다고 판단된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들의 항소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하늘(재판장) 허승 조연수
각주1) 당시 M노조 위원장이던 Y 등은 2010. 1. 6. 업무방해죄로 구속 기소되었는데, 이 부분 업무방해죄에 대해서는 유죄가 인정되어 1심 및 항소심에서 집행유예의 형을 선고받았고, 현재 대법원 2011도468호로 상고심 계속 중이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