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방법원판결

서울서부지방법원 2016. 6. 9. 선고 2015가단214847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에게 19,900,891원과 이에 대하여 2014. 6. 1.부터 2014. 6. 14.까지는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1/3은 원고,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인정사실

다음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내지 5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인정할 수 있다.

가.

피고는 1999. 11. 26. 금융위원회로부터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른 신용정보업 허가를 받아 신용조사업, 채권추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나.

원고는 2006. 2. 1. 피고와 채권추심에 관한 업무위임계약(이하 '이 사건 업무위임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한 이래 피고가 채권자들로부터 수임한 채권의 추심업무를 담당하다가 2014. 5. 31. 퇴사하였다.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위임계약의 형식으로 피고에 입사하였으나, 업무수행에 있어 피고로부터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는 등 피고에 종속되어 근로를 제공하였으므로,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른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주장

1)

피고는 원고와 사이에 위임계약관계에 있고, 이에 따라 피고는 원고의 업무수행에 관하여 위탁자로서 불가결한 최소한의 관여만 하였을 뿐이며 그 정도를 넘어 근로계약과 같은 정도의 전속적이고 종속적인 지휘·감독을 한 사실이 없다. 따라서 원고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라고 할 수 없으므로 피고로서는 원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2)

설령 원고가 근로자라고 하더라도 원고는 업무의 편의성과 높은 수수료율 때문에 피고와 위임계약을 체결하고 근로소득세보다 낮은 세율의 사업소득세를 납부하여 왔고, 피고도 원고를 비롯한 채권추심원들이 근로자가 아님을 전제로 경영계획을 수립하고 수수료율을 책정하였는바, 여기에 피고가 현재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채권추심원들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경우 피고의 존립 자체가 위협받게 되는 사정을 더하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되어 허용되어서는 아니 된다.

3.

판단

가.

원고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1)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해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대법원 2010. 5. 27. 선고 2010다12739 판결 등 참조).

2)

이 사건의 경우

앞서 든 증거에 갑 제16 내지 48호증의 각 기재를 종합하면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을 위 관련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하고, 피고가 주장하는 사정들(원고도 다투지 아니하거나 앞서 든 증거에 을 제25, 26호증의 각 기재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사정들이다), 즉 ① 원고에게 고정급이 지급되지 아니하고 실적에 따른 수수료가 지급된 점, ② 피고가 원고로부터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한 점, ③ 원고가 피고를 사업자로 한 국민연금보험, 국민건강보험,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에도 가입되어 있지 않았던 점, ④ 원고가 피고 회사 근무기간 중 평일 19시 이후 및 주말을 이용하여 B재가장기요양기관에 근무하면서 근로소득을 올리고 있었던 점 등은 위 판단에 방해가 되지 아니한다.

가)

피고는 원고에게 업무에 필요한 컴퓨터, 전화기 등 사무집기를 제공하였고, 우편요금, 주민등록등·초본, 증명서 발급비용 등 채권추심업무 수행에 필요한 비용을 부담하였다.

나)

원고는 해당 근무기간 동안 피고로부터 배분받은 채권에 관한 추심업무를 하였는데, 구체적으로 사무실에 출근하여 부여받은 아이디와 비밀번호로 피고의 전산망에 접속하여 채권 관련 신용정보를 조회한 다음 신용정보업종사원증을 지참하고 채무자를 만나 변제를 독촉하거나 재산조사, 소재파악, 변제금 수령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업무를 마친 후에는 당일 수행한 업무내용과 실적 등을 피고의 채권관리프로그램에 입력하였다.

다)

원고는 이 사건 업무위임계약을 체결할 당시 피고와 계약기간을 6개월로 약정하였으나 재계약의 형식을 통하여 8년 이상 피고에게 전속되어 계속 근무하면서 자신들의 추심활동결과에 따라 회수된 채권액을 기준으로 피고가 정한 지급비율에 따른 수수료를 매월 25일 정기적으로 지급받아 왔다.

라)

이 사건 업무위임계약 내용에는 업무수행방법, 준수사항, 보수지급기준 등 취업규칙에 갈음할 만한 사항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고, 징계해고나 정리해고 사유에 해당하는 사유들이 계약해지 사유로 되어 있으며, 피고에 대한 손해배상의 담보로 보증보험증권을 제출하도록 되어 있다.

마)

피고는 정기적으로 원고에게 추심할 채권을 배분하였고, 원고로 하여금 매월초 채권회수 목표치를 작성하여 피고에게 보고하는 외에 매일 채권추심업무 수행 상황을 피고의 전산시스템에 입력하게 하였다. 피고는 원고의 목표달성률을 수시로 점검하면서 매월 원고의 채권추심실적을 평가하여 그 결과를 공지하였고, 원고의 채권추심실적에 따라 수수료 지급율에 차등을 두었으며, 채권추심실적이 저조한 채권추심원에게 경고를 하거나 채권을 적게 배분하거나 위임계약을 해지하였다.

나.

피고의 퇴직금 지급의무

1)

퇴직금 청구권의 발생

원고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로서 1년 이상 계속하여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다가 퇴직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의한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퇴직금의 액수

가)

나아가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퇴직금의 액수에 관하여 보건대, 갑 제3, 4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2013. 1.부터 2014. 5.까지 17개월 동안 40,597,828원의 수수료를 지급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월 평균임금은 2,388,107원(40,597,828원 : 17개월, 원 단위 미만은 버림, 이하 같다)이 되고, 위 금액에 원고의 계속근로연수 8년 4개월(2006. 2.~2014. 5.)을 곱하면 원고의 퇴직금은 19,900,891원{2,388,107원×(8년+4개월/12개월)}이 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 19,900,891원과 이에 대하여 원고의 근무기간 종료 다음날인 2014. 6. 1.부터 14일째 되는 2014. 6. 14.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근로기준법 제37조 제1항, 같은 법 시행령 제17조가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원고는 퇴직 전 3개월 동안의 수수료 합산액 11,025,463원(2014. 3. 4,050,173원+2014. 4. 4,233,565원+2014. 5. 2,741,725원)을 기초로 평균임금을 산정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근로기준법 및 근로기준법 시행령 등이 정한 원칙에 따라 평균임금을 산정하였더라도 근로자의 퇴직에 즈음한 일정 기간 특수하고 우연한 사정으로 인하여 임금액의 변동이 있었고 그 때문에 이와 같이 산정된 평균임금이 근로자의 전체 근로기간, 임금액이 변동된 일정 기간의 장단, 임금액 변동의 정도 등을 비롯한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볼 때 통상의 경우보다 현저하게 적거나 많게 산정된 것으로 인정되는 예외적인 경우라면 이를 기초로 퇴직금을 산출하는 것은 근로자의 통상적인 생활임금을 기준으로 퇴직금을 산출하고자 하는 근로기준법의 정신에 비추어 허용될 수 없는 것이므로 근로자의 통상적인 생활임금을 사실대로 반영할 수 있는 합리적이고 타당한 다른 방법으로 그 평균임금을 따로 산정하여야 할 것인바(대법원 2010. 4. 15. 선고 2009다99396 판결 등), 앞서 든 증거에 의하면, 원고의 2013년도 월 평균 수수료가 2,168,594원(1년 수수료 합계 26,023,137원/12개월)인데 비하여 퇴직 전 3개월의 수수료 합산액을 기준으로 산정된 월 평균 수수료는 3,595,230원(11,025,463원÷92일×30일)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가 퇴직 전 3개월간 지급받은 수수료에 근거하여 산정한 평균임금액은 원고가 전체 근로기간 동안 지급받은 통상적인 생활임금보다 현저하게 많다고 볼 수 있으므로, 원고의 평균임금은 퇴직 전 3개월간 지급받은 수수료를 기초로 산정할 것이 아니라 원고의 통상적인 생활임금을 사실대로 반영할 수 있는 합리적이고 타당한 다른 방법, 즉 앞서 본 바와 같이 2013. 1.부터 2014. 5.까지 17개월 동안 지급받은 수수료 합산액을 기준으로 산정함이 상당하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다.

피고의 신의성실 원칙 위배 주장에 대한 판단

1)

신의성실의 원칙은 법률관계의 당사자가 상대방의 이익을 배려하여 형평에 어긋나거나 신뢰를 저버리는 내용 또는 방법으로 권리를 행사하거나 의무를 이행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추상적 규범으로서,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그 권리행사를 부정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에게 신의를 공여하였거나 객관적으로 보아 상대방이 신의를 가지는 것이 정당한 상태에 있어야 하고, 이러한 상대방의 신의에 반하여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정의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정도의 상태에 이르러야 한다(대법원 2006. 5. 26. 선고 2003다18401 판결 등 참조).

2)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보건대, 원고가 피고의 구체적인 감독과 지휘를 받지 않는 등 스스로 업무의 편의성을 위하여 또는 높은 수수료를 지급받기 위하여 피고와 이 사건 업무위임계약을 체결하였다고 볼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는바(오히려 이 사건 업무위임계약의 내용은 피고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에서 임의로 정하였을 여지가 크다), 비록 피고가 위와 같은 신의를 가졌다고 하더라도 이를 정당하다고 할 수 없고, 이러한 피고의 신의에 반하여 원고가 퇴직금의 지급을 구하는 것이 정의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정도의 상태에 이른다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황보승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