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방법원판결

서울서부지방법원 2016. 2. 18. 선고 2015가합1031 판결

주문

1.

원고 L, M, N, O의 소를 각하한다.

2.

피고가,

가.

2014. 10. 31. 원고 A, B, C, D, E, H에 대하여 한 각 전보발령,

나.

2014. 11. 17. 원고 I, J, K에 대하여 한 각 전보발령 및

다.

2015. 8. 31. 원고 B에 대하여 한 전보발령은

모두 무효임을 확인한다.

3.

원고 F, G의 청구를 기각한다.

4.

소송비용 중 원고 A, B, C, D, E, H, I, J, K과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은 피고가, 위원고들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은 위 나머지 원고들이 각 부담한다.

5.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제2항 및 피고가 2014. 10. 31. 원고 F, G에 대하여 한 각 전보발령, 2014. 1125. 원고 L, M, N, O에 대하여 한 각 대기발령은 모두 무효임을 확인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방송사업자이고 아래 표 기재 원고들은 기자, PD(프로듀서) 직종으로 입 사한 피고의 근로자들로, 피고의 2014. 10. 31.자 및 2014. 11. 17.자 인사발령으로 아래와 같이 전보되었다(이하 위 각 인사발령을 '2014. 10. 31.자 전보발령', '2014. 11. 17.자 전보발령'이라고 한다).

나.

아래 표 기재 원고들 역시 피고의 근로자들로, 이들은 2014. 11. 3.부터 같은 달 14일까지 2주간 성과향상을 위한 역량증진교육을 받았는데, 교육종료 후 평가 총점이 70점 이하로 저조하자 2014. 11. 21. 인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2014. 11. 25.자로 3개월의 대기발령을 통보받았고(이하 위 원고들에 대한 위 대기발령을 '이 사건 대기발령'이라고 한다), 위 대기기간 종료 후 2015. 2. 25.자 인사발령으로 아래와 같이 전보되었다.

다.

피고는 2015. 2. 9. 원고 A을 Q지사 S총국부(노동조합전임자)에, 2015. 8. 31. 원고 B를 편성국 TV편성부에 각 전보발령 하였다(이하 원고 B에 대한 위 전보발령을 '2015. 8. 31.자 전보발령'이라고 하고, '2014. 10. 31.자 전보발령', '2014. 11. 17.자 전보발령'과 포괄하여 '이 사건 각 전보발령'이라고 한다)

라.

이 사건 관련 피고의 인사규정 및 취업규칙 내용은 아래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부터 5, 8, 17, 24호증, 을 제1, 5, 22, 23, 26부터 36호증(각 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를 포함하고,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본안전항변에 대한 판단

가.

피고의 항변

이 사건 소 중 원고 A, B의 2014. 10. 31.자 전보발령 무효 확인 부분 및 원고 L,M, N, O의 소 부분은, 위 원고들이 이 부분 소로써 무효 확인을 구하는 각 인사발령 이후 위 원고들에 대하여 새로운 인사발령이 있었으므로, 그 무효 확인을 구할 이익이 없다.

나.

원고 L, M, N, O의 소의 적법 여부

위 원고들이 이 사건 대기발령으로 대기상태에 있었으나 이미 그 대기기간이 종료하였고, 2015. 2. 25.자 인사발령에 의하여 각 경영지원국, Q지사, 뉴미디어포맷개발센터, 콘텐츠제작국으로 전보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렇다면 위 원고들이 더 이상 대기상태에 있지 아니하므로 이들이 이 사건 대기발령의 각 무효 확인을 구하는 것은 과거의 법률관계에 대한 확인 청구에 불과하고, 이와 달리 이 사건 대기발령의 무효 여부가 이들의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영향을 미친다고 볼만한 아무런 주장이나 입증이 없다. 따라서 위 원고들에게 위 각 인사발령의 무효 확인을 구할 확인의 이익이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피고의 항변은 이유 있고, 위 원고들의 소는 부적법하다.

다.

원고 A, B의 소 중 2014. 10. 31.자 전보발령 무효 확인의 적법 여부

원고 A, B가 2014. 10. 31.자 전보발령으로 피고의 Q지사, R센터에 각 전보되었다가 원고 A은 2015. 2. 9.자 전보발령으로 "Q지사 S총국부(노동조합전임자)"에, 원고 B는 2015. 8. 31.자 전보발령으로 편성국 TV편성부에 다시 각 전보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원고 A의 경우, 2015. 2. 9.자 전보발령에 의하여 노동조합전임자로 근무하더라도 위 인사발령의 내용에 비추어 위 원고는 여전히 피고의 Q지사 S총국에 소속된 것으로 보이고, 이는 2014. 10. 31.자 전보발령에 의한 것이므로 위 원고로서는 2014. 10. 31.자 전보발령의 무효 확인을 구할 이익이 있다.

또한 원고 B는 2015. 8. 31.자 전보발령이 무효인 경우 그 직전의 소속인 R센터에서 근무하게 되는데, 이는 2014. 10. 31.자 전보발령에 따른 것이다.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2015. 8. 31.자 전보발령이 무효이므로, 원고 B로서는 2014. 10. 31.자 전보발령의 무효 확인을 구할 이익이 있다.

따라서 이 부분 피고의 항변은 이유 없다.

3.

본안에 관한 판단

가.

당사자의 주장

(1)

원고들

이 사건 각 전보발령은 형식상 업무상 필요를 내세웠을 뿐 실질적으로는 정당한 쟁의행위에 대한 보복조치로 이루어진 부당노동행위로, ① 당사자의 동의 없이 직종을 강제로 변경하였고, ② 업무상 필요와 무관하게 이루어졌으며, ③ 원고들에게 통상 예측할 수 없는 중대한 불이익을 초래하였고, ④ 절차적 정당성을 현저히 결여하였으므로(원고 F, G의 경우 노동조합과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점 포함), 무효이다.

(2)

피고

이 사건 각 전보발령은 2015년 정기인사의 일환으로 이루어진 것으로서, ① 지상파 광고매출감소 등에 따른 피고의 위기상황에서 사업매출확대 등을 위한 조직개편의 업무상 필요가 있었고, ② 피고는 직종을 특정하여 원고들을 채용하지 아니하고 담당 업무의 변경은 인사이동에서 흔히 있는 일이며, ③ 신분, 급여, 장래 인사의 면에서 어떠한 불이익도 없고, ④ 통상적 정기인사로 절차에 이례적인 점이 없었으므로, 유효하다.

나.

사용자의 전보발령권의 범위 및 한계에 관한 법리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서는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 정직, 전직, 감봉, 기타 징벌을 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근로자에 대한 전직이나 전보처분은 근로자가 제공하여야 할 근로의 종류·내용·장소 등에 변경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처분이 될 수도 있으나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 사용자는 상당한 재량을 가지며 그것이 근로기준법 등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라고 할 수 없고, 전직처분 등이 권리남용에 해당하는지의 여부는 전보처분 등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보 등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 교량하고 근로자 측과의 협의 등 그 전보처분 등의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00. 4. 1. 선고 99두2963 판결, 대법원 2009. 4. 23. 선고 2007두20157 판결 등 참조).

한편 전보처분 등을 함에 있어서 근로자 본인과 성실한 협의절차를 거쳤는지의 여부는 정당한 인사권의 행사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하나의 요소라고는 할 수 있으나, 그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전보처분 등이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당연히 무효가 된다고는 볼 수 없다. 그리고 사용자가 전직처분 등을 함에 있어서 요구되는 업무상의 필요란 인원 배치를 변경할 필요성이 있고 그 변경에 어떠한 근로자를 포함시키는 것이 적절할 것인가 하는 인원선택의 합리성을 의미하는데, 여기에는 업무능률의 증진, 직장질서의 유지나 회복, 근로자 간의 인화 등의 사정도 포함된다(대법원 2013. 2. 28. 선고 2010다52041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법리에 따라 이 사건 각 전보발령의 위법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① 업무상 필요성, ② 원고들의 불이익, ③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다.

업무상 필요성

(1)

Q지사 전보발령

갑 제10호증, 을 제3, 15부터 17, 22, 55호증의 각 기재, 증인 T의 증언에 의하면, Q지사는 제작사업부, U총국, V총국, S총국, W총국으로 구성된 사실, 이 사건 변론종결일 무렵 방송경영, IT, 기자, 아나운서, PD 직종의 직원 19명이 여기에 소속된 사실(그 중 PD는 원고 A, K 포함 4명, 기자는 원고 I 포함 9명이다. 한편 2014. 6. 14. 무렵 Q지사의 인원은 18명이고 그 중 PD가 2명, 기자가 9명이었다), Q지사는 'X' 등의 Q지역 특화 프로그램을 제작, 방송하고 있고 2013년 'Y'을 비롯하여 12건의 지역행사를, 2014년 'Z', 'AA' 등 지역행사를 기획, 진행하였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다른 한편 피고가 인사규정에서 기자, PD, 아나운서, 방송경영 등으로 직종을 구분하고 있는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을 제56호증의 기재에 의하더라도 일부 명칭을 달리하고 있을 뿐 직종을 구분하고 있다), 갑 제8, 9, 19부터 23, 27호증의 각 기재, 증인 AB의 증언에 의하면, 피고가 직원채용에 있어서 그 모집과 전형을 인사규정에서 정한 직종별로 구분하여 절차를 진행하고 담당 직무에 필요한 전문지식을 측정하는 공개경쟁시험을 거치는 사실, 원고 A, I, K은 위와 같은 채용과정을 거쳐 피고에 제작PD, 기자로 입사하였고 그 이래 짧게는 십여 년, 길게는 이십여 년 제작PD, 기자로서 업무경력을 쌓아온 사실, 한편 'X'은 Q지사가 정기적으로 제작, 방영하는 유일한 방송인데, 금요일 오전에 1시간 방영되고, 외주제작방식으로 제작, 방영되는 사실, 피고가 2012년 이후 시용기자, 경력기자 등으로 68명의 기자를 채용하여 이들을 보도국 등에 근무하게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 A, I, K이 발령받은 Q지사는 실질적으로 제작, 방영하는 방송이 없고 그 주된 업무가 지역행사를 기획하거나 그 용역을 수주하여 이를 진행하는 곳으로, 그 업무상 방송의 제작 및 방영과 관련된 기자, PD 직종의 인원이 여럿 필요하다고 보이지 아니한다. 앞서 본 법리에 의하면 전직처분 등을 함에 있어서 요구되는 업무상의 필요성이란 인원선택의 합리성을 의미하는바, 피고가 기자들을 신규로 채용하면서도 위 원고들을 Q지사에 전보발령한 것은 위 Q지사의 업무내용과 원고들의 업무경력 등에 비추어 앞서 본 피고의 인사규정 제20조에서 정한 보직 및 전보의 원칙(특히 적재적소의 원칙, 능력위주의 원칙)과 맞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그 업무상의 필요성, 인원선택의 합리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2)

R센터 전보발령

(가)

다음 사실은 앞서 보거나 갑 제9호증의 기재, 증인 T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다.

-

R센터가 표방하는 업무는 "① 특임사업국에서 수행할 사업 발굴, ② 모바일사업(ex. 모바일게임의 대세인 캐주얼 게임 개발), ③ 외국인 방송체험여행사업 등 중국인 대상 인바운드 사업(호텔업 등), ④ 콘텐츠관련 온, 오프 연계사업 발굴(ex. 우리 콘텐츠를 활용한 외국 케이블 채널 사업), ⑤ 공연 등 새로운 문화사업 전개[공연 부스 설치(셀프 오디션 부스) : 방송참여하고 싶은 일반인 대상으로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오픈 스튜디오 설치), ⑥ 그 외 새로운 사업분야(워너비스타사업, 면세점 유치사업, 갤러리 사업 등), ⑦ 스케이트장(예능 AC 프로그램 스케이트장 커플이벤트 활용 협조), ⑧ 화교출신 연예인 매니지먼트 사업, ⑨ 어학원사업(영어강좌에 P뉴스, 드라마, 예능 활용 /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어 강좌 P 더빙물 활용), ⑩ 음식레시피 웹진사업, ⑪ 재한 외국인 대상 포털사이트 사업, ⑫ 세계 유명 포털을 하나로 묶는 포털 사이트 사업"이다.

-

2015. 8. 30. 현재 이곳에서 근무하는 인원은 방송경영, 라디오PD, 제작PD, 방송기자, 카메라기자, 시설, 경력기자 직종의 13명(원고 B, C, H, J 포함 PD 5명, 원고 D, E 포함 기자 4명)이다.

-

이 사건 변론 종결 무렵까지 R센터에서 실제로 수행한 업무는 주로 스케이트장 사업과 관련된 업무로, 스케이트장 사업 홍보, 스케이트장 음악, 스케이트장 운영기간 전시된 'AD', 스케이트장 미디어 보드에 사용할 예능물편집, 다른 방송프로그램('AE')의 현장 코디네이터, 스케이트장 사업기간 운영된 'AF' 등이 있다.

-

스케이트장 업무 외에 원고 B는 신성장 동력에 대한 조사, 원고 C은 모바일사업을 주축으로 하는 수익사업 개발, 원고 D은 중국 관련 사업, 모바일 게임 개발 사업, 원고 E, J은 신사업 아이템 개발 등의 업무를 지시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

피고는 인사규정에서 기자, PD, 아나운서, 방송경영 등의 직종을 구분하고 있고, 직원채용에 있어서 모집과 전형을 인사규정에서 정한 직종별로 구분하여 절차를 진행하며 담당 직무에 필요한 전문지식을 측정하는 공개경쟁시험을 거친다.

-

위 원고들은 위와 같은 채용과정을 거쳐 피고에 제작PD, 경력기자, 방송기자, 라디오PD로 입사하였고 그 이래 경력기자로 입사한 원고 D(을 제5호증에 기재된 호봉에 비추어 위 원고의 기자 근무연수는 2004년 입사한 원고 E의 근무연수와 비슷한 것으로 보인다)을 제외하고는 짧게는 십여 년, 길게는 이십여 년 위 PD, 기자로서 근무하여 왔다.

(나)

R센터가 표방하는 업무의 범위 및 내용, 원고 B, C, D, E, H, J이 실제로 이곳에서 맡아 수행한 업무의 내용과 이들의 업무경력, 원고가 2012년 이후 68명의 기자들을 신규로 채용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가 이 사건 각 전보발령으로 위 원고들을 R센터에 전보한 데에도 업무상의 필요성이 있었다고 보이지 아니한다.

(3)

광고국 전보발령

원고 F는 심의국 TV심의부에서 근무하다가 광고국으로 전보된바, 갑 제9호증, 을 제5, 32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2014. 10. 31.자 전보발령 무렵 위 원고가 소속되어 있던 심의국은 그 인원이 과다하여 타부서로의 전출 등 조정이 필요한 상황이었던 사실, 위 전보발령으로 심의국 소속 인원이 30명에서 20명으로 축소되었던 사실, 심의국은 편성국에서 독립하였는데 위 원고가 편성국에서 프로그램 시청률 분석 작업, 시청자 트렌드 조사 등의 실무를 담당한 바 있었고 광고국 광고업무부에서 근무한 적도 있었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을 종합하여 보면, 2014. 10. 31.자 전보발령으로 원고 F를 광고국으로 전보한 것은 피고의 업무상 필요에 따른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4)

편성국 전보발령

(가)

원고 G

원고 G은 교양제작국(2014. 10. 31.자 전보발령 직전인 2014. 10. 27. 콘텐츠제작국으로 기구개편되었다)에서 제작PD로 근무하다가 2014. 10. 31.자 전보발령으로 편성국에 전보되어 편성국 TV편성부 MD(Master Director, 편성PD 직렬이다)로 근무하게 되었다.

을 제19호증(TV 방송운행 규정)의 기재, 증인 T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TV편성부 MD의 역할은 "방송운행을 직접 지휘하며 긴급시 방송운행 책임자의 업무를 대행"(제3조 제2호)하는 것인 사실, 2011년 12월부터 2014년 12월까지 편성국 TV편성부에서 MD로 근무한 사람 27명 중 제작PD가 11명, TVPD가 8명, 편성PD가 2명이었던 사실, 원고 G을 비롯하여 위 전보발령으로 편성국에 전보된 4명의 인원이 모두 제작PD이었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가 원고 G을 위와 같이 전보발령한 데에 업무상 필요성이 있었다고 보이고, 설령 갑 제9호증의 기재와 같이 위 원고가 현재 "DMB 주조종실 운행" 업무를 담당하고 있더라도 이러한 사실만으로는 위 인정을 뒤집기에 부족하다.

(나)

원고 B

을 제5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원고 B가 1997년 제작 PD로 피고에 입사하여 시사교양국에 근무하면서 'AG' 등을 제작하였던 사실, 원고 B는 2011. 5. 12. 서울Q지사(현재 Q지사)로 전보되었는데 이에 대하여 위 원고가 서울남부지방법원 2011카합283호로 전보발령효력정지가처분을 신청하여 위 가처분신청이 인용되자 2011. 7. 15. 시사교양국으로 전보되었던 사실, 위 원고가 2012. 6. 12. 대기발령을 받았고, 대기기간이 종료되자 2012. 9. 10. 3개월의 교육명령을, 교육기간이 종료되자 다시 2012. 12. 10. 2개월의 교육연장명령을, 교육연장기간이 종료되자 다시 2013. 2. 10. 3개월의 교육연장명령을 각 받았던 사실, 위 원고가 2013. 5. 10. 교양제작국으로 전보되어 2013. 5. 24.부터 교양제작국 다큐멘터리제작부(2014. 10. 27. 콘텐츠제작국으로 기구개편)에 근무하였으나 2014. 10. 31. R센터에 전보되었다가 2015. 8. 31. 편성국에 전보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2011. 5. 12. 이후 위 원고에 대한 피고의 인사발령 내용, 앞서 본 바와 같이 위 원고에 대한 2014. 10. 31.자 전보발령은 업무상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점, 2015. 8. 31.자 전보발령은 2014. 10. 31.자 전보발령으로부터 10개월 만에 이루어진 것인 점 등의 사정에 위 원고의 2011. 5. 12. 이전 업무경력을 더하여 보면, 앞서 본 TV편성부 MD의 역할 등을 고려하더라도 피고가 2015. 8. 31. 위 원고를 편성국에 전보한 것이 업무상 필요에 의한 것이었다고 보기 어렵다.

라.

원고들의 불이익

앞서 본 사실, 증인 T 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피고는 단일호봉제를 실시하는 사실, 이 사건 각 전보발령 전후 원고들의 신분은 인사규정 제5조 제1항 소정의 일반직 직원에 해당하는 사실, 또한 이 사건 각 전보발령 전후 근무지는 모두 서울 또는 수도권 지역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각 전보발령 전후 원고들의 급여, 인사 면에서 차이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출퇴근 시간에 다소 차이가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이를 전보발령으로 인한 불이익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다른 한편 전보발령의 정당성을 판단함에 있어서 고려되어야 할 원고들의 불이익에는 위와 같은 생활상의 불이익 외에 직업 내지 업무상의 불이익도 포함되어야 한다. 원고들은 앞서 본 바와 같이 직종별로 구분된 모집과 전형 절차를 거쳐 기자, PD로 피고에 입사하여 십여 년 내지 이십여 년간 기자, PD로 근무하여 왔고, 위와 같은 업무경력 등에 비추어 원고들로서는 이 사건 각 전보발령 이후로도 기자, PD로 계속 근무할 것을 기대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위와 같은 사실과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2014. 10. 31. 또는 2014. 11. 17. Q지사 전보발령을 받은 원고 A, I, K과 R센터 전보발령을 받은 원고 B, C, D, E, H, J, 2015. 8. 31. 편성국 전보발령을 받은 원고 B의 경우, 위 각 전보발령으로 기자, PD로서의 경력이 단절되고 이들의 능력, 욕구가 반영되지 아니한 새로운 업무를 수행하도록 지시받게 된바, 여기에 위 각 전보발령에 대한 피고의 업무상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점을 더하여 보면, 위 각 전보발령으로 인한 위 원고들의 불이익은 상당하다.

2014. 10. 31. 광고국 전보발령을 받은 원고 F, 편성국 전보발령을 받은 원고 G의 경우, 이들의 욕구가 반영되지 아니한 새로운 업무를 수행하게 되었다는 점에서 위 원고들에게도 위 각 전보발령으로 인한 불이익이 있다고 할 것이나, 그 업무의 내용이 종전에 해본 경험이 있는 것이거나 종래 PD들이 해오던 업무에 포함되는 것이고, 위 각 전보발령에 대하여는 피고의 업무상 필요성도 인정된다는 점에서 위 전보발령으로 인한 위 원고들의 불이익이 크다고 보기 어렵다.

마.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

(1)

인정사실

갑 제16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와 노동조합 사이의 2011. 10. 17.자 단체협약 제26조에서는 "각 사는 조합간부(집행위원)에 대한 인사를 할 경우 해당 지부와 사전 협의한다."(제4항), "각 사는 조합원의 직종변경, 파견근무 등 주요 인사이동시 적재적소의 원칙, 기회균등의 원칙, 욕구충족의 원칙에 따라 인사를 행하되 사전에 해당 조합원의 의견을 참작하여 해당지부에 사전 통보한다."(제5항)라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피고가 이 사건 각 전보발령을 하면서 노동조합 간부인 원고 F, G과 관련하여 노동조합과 사전 협의를 거치거나 위 각 전보발령에 관하여 원고들의 의견을 들은 바 없는 점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2)

협의의무 등의 부담여부

단체협약이 실효되었다고 하더라도 임금, 퇴직금이나 노동시간, 그 밖에 개별적인 노동조건에 관한 부분은 그 단체협약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근로계약의 내용이 되어 그것을 변경하는 새로운 단체협약, 취업규칙이 체결·작성되거나 또는 개별적인 근로자의 동의를 얻지 아니하는 한 개별적인 근로자의 근로계약의 내용으로서 여전히 남아 있어 사용자와 근로자를 규율하게 되고, 단체협약 중 해고사유 및 해고의 절차에 관한 부분에 대하여도 이와 같은 법리가 그대로 적용된다(대법원 2009. 2. 12. 선고 2008다70336 판결 참조). 이 사건과 같이 근로자에 대한 인사로서 전보를 실시하는 경우에도 위 법리가 적용된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피고의 주장과 같이 위 단체협약의 유효기간이 도과하였더라도, 피고는 위 규정에 따라 조합간부에 대한 인사를 할 경우 사전 협의의무를 부담한다.

또한 조합원에 대하여 직종변경 등 주요 인사를 할 경우 사전에 해당 조합원의 의견을 참작하여 해당지부에 사전 통보할 의무도 부담한다.

(3)

원고 F, G의 경우

근로자에 대한 전보처분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사용자는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 상당한 재량을 가지며, 단체협약에서 노동조합 간부에 대한 인사를 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조합과 협의하여야 한다는 규정을 둔 것은, 노동조합 간부에 대한 회사의 자의적인 인사권 행사로 인하여 노동조합의 정상적인 활동이 저해되는 것을 방지하려는 취지에서 회사로 하여금 노동조합의 간부 등에 대한 인사의 내용을 노동조합에 미리 통지하도록 하여 노동조합에게 인사의 공정을 기하기 위하여 필요한 의견을 제시할 기회를 주고 제시된 의견을 참작하여야 한다는 취지로서, 노동조합 간부에 대한 인사가 위와 같은 사전 협의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행하여졌다고 하여 반드시 그 인사가 무효라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1992. 9. 25. 선고 92다18542 판결, 대법원 1995. 8. 11. 선고 95다10778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보건대, 피고가 노동조합과의 사전 협의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원고 F, G에 대하여 2014. 10. 31.자 전보발령을 실시하였으나, 앞서 본 광고국과 편성국의 업무내용, 위 전보발령으로 인한 위 원고들의 불이익이 크지 아니한 점 등에 비추어 위 전보발령이 피고의 자의적인 인사권 행사에 해당한다거나 노동조합의 정상적인 활동을 저해할 목적으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위 절차상의 하자로 인해 위 전보발령의 효력이 없다고 볼 수 없다.

(4)

나머지 원고들의 경우

앞서 본 바와 같이 전보처분 등을 함에 있어서 근로자 본인과 성실한 협의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전보처분 등이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당연히 무효가 된다고 볼 수는 없으나, 이는 정당한 인사권의 행사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하나의 요소가 된다. 원고 A, B, C, D, E, H, I, J, K의 경우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각 전보발령으로 인한 위 원고들의 불이익이 상당한바, 피고가 직종변경에 해당하는 이 사건 각 전보발령을 하면서 위 단체협약에서 정한 대로 해당 원고들의 의견을 참작하는 과정을 거치지 아니한 점 역시 위 각 전보발령의 정당성을 판단함에 있어서 부정적 요소로 고려함이 타당하다.

바.

소결

(1)

피고가 2014. 10. 31. 원고 A, B, C, D, E, H에 대하여 한 각 전보발령, 2014. 11. 17. 원고 I, J, K에 대하여 한 각 전보발령 및 2015. 8. 31. 원고 B에 대하여 한 전보발령은 피고의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는 반면 위 원고들의 불이익이 상당 하고, 또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도 거치지 아니하였으므로 무효이고, 피고가 위 각 전보발령의 유효를 주장하면서 다투고 있으므로 위 원고들로서는 그 확인을 구할 이익도 있다.

(2)

피고가 2014. 10. 31. 원고 F, G에 대하여 한 각 전보발령은 피고의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고 위 원고들의 불이익도 크지 아니한바, 비록 피고가 위 원고들에 대하여 사전 협의 절차 등을 거치지는 아니하였으나 그로 인한 하자가 위 각 전보발령을 무효로 할 정도에 이르지 아니한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 L, M, N, O의 소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고, 원고 A, B, C, D, E, H, I, J, K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원고 F, G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한성(재판장) 김영아 이민령

각주1) 이하에서 '원고들'은 소가 부적법한 원고 L, M, N, O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을 가리킨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