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방법원판결

서울서부지방법원 2018. 8. 23. 선고 2017가합37560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에게 24,883,862원 및 이에 대하여 2014. 10. 1.부터 2018. 8. 23.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9/1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영화법(1995. 12. 30. 폐지)에 따라 한국영화의 진흥과 영화산업의 육성·지원을 목적으로 설립된 영화진흥공사(현 영화진흥위원회)에 1980. 12. 1. 입사하여 근무하다가 사직원을 제출하고 1984. 1. 31.자로 퇴직하면서 퇴직금을 받았다.

나.

원고는 위 퇴직일 다음날인 1984. 2. 1. 위 공사가 설립한 재단법인 한국필름보관소(1991년 9월 '재단법인 한국영상자료원'으로 명칭이 변경되었다)(이하 '필름보관소'라 한다)에 입사하였다.

다.

영화진흥법(2006. 4. 28. 폐지) 제24조의3에 따라 2002. 5. 22. 문화관광부 산하에 피고가 설립되면서 필름보관소의 권리·의무를 피고가 그대로 승계하고 필름보관소는 해산하였다. 원고는 2014. 9. 30. 피고에서 정년퇴직하였다.

라.

원고는 피고가 실시한 퇴직금 중간정산에 따라 2000. 1. 14.(근속기간 1984. 2. 1.부터 1999. 12. 31.까지) 및 2006. 3. 9.(근속기간 2000. 1. 1.부터 2005. 12. 31.까지) 2차례에 걸쳐 중간정산 퇴직금을 받았고(이하 '1차 중간정산' 및 '2차 중간정산'이라 한다), 최종 퇴직 시에는 2006. 1. 1.부터 2014. 9. 30.까지의 8년 9개월을 근속기간으로 하여 산정한 퇴직금을 받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4, 10, 14, 15, 16호증(이상 가지번호 포함), 을 제4, 6, 8, 9, 1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 주장의 요지

1)

필름보관소는 실질적으로 영화진흥공사의 일부 조직이었고, 원고가 위 공사에서 필름보관소로 옮겨 근무하게 된 것도 원고의 자의가 아닌 위 공사의 경영방침에 따른 일방적 결정에 의한 것으로, 형식적으로만 퇴직과 재입사의 절차를 거친 것뿐이다. 결국 원고의 근로관계는 위 공사로부터 필름보관소를 승계한 피고에 이르기까지 단절됨 없이 계속된 것으로 보아야 하므로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근속기간은 1980. 12. 1.부터 2014. 9. 30.까지의 33년 10개월이 된다.

2)

또한 피고가 실시한 1, 2차 중간정산은 원고의 자유로운 의사에 의한 합의가 아닌 피고의 경영방침 또는 인사절차상 필요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어서 무효이므로, 원고의 계속근로기간은 위 각 중간정산 전후로 단절되지 않고 최종 퇴직 시점에 위 전체 근로기간에 대한 퇴직금 청구권이 발생한다.

3)

피고는 1차 중간정산 과정에서 보수규정 중 근속연수의 계산방법을 누진제에서 단수제로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변경을 하였는데, 이에 대한 근로자들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과반수 동의가 없었으므로 위 변경은 무효이다. 또한 기존의 누진제 방식(퇴직금 지급률)에 관하여는 원고가 영화진흥공사에 입사한 당시에 시행되던 보수규정이 적용되어야 하고 그 후에 퇴직금 지급률에 있어 불이익하게 변경된 보수규정도 근로자들의 유효한 동의 없이 변경된 것이어서 무효이다.

4)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최종 퇴직 당시의 평균임금에 최초 누진제에 의한 퇴직금 지급률을 곱한 금액에서 영화진흥공사 퇴직 시, 1, 2차 중간정산 시, 최종 퇴직 시 받은 퇴직금을 공제한 나머지 퇴직금 396,768,669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반박 요지

1)

필름보관소와 영화진흥공사는 별개의 법인으로서 원고가 위 공사를 퇴직한 것은 원고의 자유로운 의사에 의한 것이며 강요된 사실이 없으므로, 원고의 위 공사에서의 근로관계와 필름보관소 및 피고에서의 근로관계는 단절되었다.

2)

또한 피고가 실시한 1, 2차 중간정산은 원고를 비롯한 개별 근로자들의 자유로운 의사에 의한 요구 내지 동의를 받아 이루어진 것으로서 유효하므로 피고가 중간정산 시점부터 새로이 기산하여 퇴직금을 산정·지급한 조치는 정당하고, 나아가 미지급 퇴직금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부분 퇴직금 청구권은 위 각 정산 시점으로부터 3년의 소멸시효가 도과하여 모두 소멸하였다.

3)

원고의 주장처럼 원고의 계속근로기간을 33년 10개월로 보아야 하고 1, 2차 중간정산이 무효라고 하더라도, 1차 중간정산 당시 개정된 보수규정은 근로자 전원의 동의에 의해 이루어진 것으로 유효하므로, 피고가 지급할 퇴직금의 산정기준이 되는 규정은 현행 보수규정으로 보아야 하며 기존 누진제 방식의 규정에 의할 수 없다.

3.

쟁점별 판단

가.

퇴직 및 재입사로 인한 계속근로기간의 단절 여부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근로자가 모회사로부터 자회사로 전출되는 경우에 근로자가 자의에 의하여 계속 근로관계를 단절할 의사로써 모회사에 사직서를 제출하고 퇴직금을 지급받은 다음 자회사에 다시 입사하였다면 전자와의 근로관계는 일단 단절될 것이지만, 그것이 근로자의 자의에 의한 것이 아니라 모회사의 경영방침에 의한 일방적인 결정에 따라 퇴직과 재입사의 형식을 거친 것에 불과하다면 이러한 형식을 거쳐서 퇴직금을 지급받았더라도 근로자에게 근로관계를 단절할 의사가 있었다고 할 수 없고 따라서 계속근로관계도 단절되지 않는다(대법원 1997. 3. 28. 선고 95다51397 판결 등 참조).

2)

인정사실

가)

1973. 4. 17. 설립된 영화진흥공사는 영화필름 등 영상자료의 수집·보관 업무도 취급하고 있었는데, 국제기구인 국제필름보관소연맹에 정회원으로 가입하기 위해서는 필름의 수집·보관을 위한 별도의 조직이 필요하자 1974. 1. 22. 전액 출자하여 필름보관소를 법인으로 설립하고 위 업무 부분을 분리·이관하였다.

나)

필름보관소의 설립 초기에는 별도의 직원 채용 없이 영화진흥공사의 직원들이 기존과 같이 영화필름의 수집·보관 등의 업무를 처리하였다. 필름보관소는 1978년경 처음 직원 1명을 채용하였으나 그 후로도 여전히 영화진흥공사의 직원들이 위 업무대부분을 수행하였다. 영화진흥공사는 인사가 적체될 경우 그 적체가 해소될 때까지 직원 2, 3명을 필름보관소로 발령 내기도 하였다.

다)

영화진흥공사의 사장이 1984년까지 필름보관소의 이사장을 겸임하였고, 위 공사의 진흥이사가 그 후부터 1987년까지 위 보관소의 이사장을 겸임하였다. 위 공사의 감사가 1993년까지 위 보관소의 감사를 겸임하였고, 위 공사의 진흥부장이 1987년까지 위 보관소의 실무총괄책임자인 사무국장을 겸임하였다.

라)

필름보관소는 1989. 2. 22.경 별도의 인사규정, 보수규정 등 취업규칙을 제정할 때까지 영화진흥공사의 규정을 사실상 그대로 적용하였다.

마)

필름보관소는 1990년 9월경까지 영화진흥공사 사옥의 일부(2층 부분의 1/10 정도의 면적으로 건물 전체 기준으로 1/30 정도의 면적)를 사용하면서 위 공사와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거나 임대료를 지급하지는 않았다. 필름보관소의 예산은 1993년까지 대부분 영화진흥공사가 국고지원 받은 돈으로 편성되었다.

바)

원고는 1980. 12. 1. 영화진흥공사에 입사하여 B부서 직원으로 근무하다가 사무직 4급 직원이 된 후인 1984년 1월경 C으로부터 필름보관소 소속으로 근무하라는 지시를 받아 1984. 1. 31. 사직서를 제출하고 퇴직금을 수령하였으며 그 다음날 위 보관소에 입사하였다. 그 후로도 원고는 동일한 장소에서 계속 근무하였고 급여, 인사기준 등은 위 공사의 것이 그대로 적용되었으며 위 공사에서의 최종 직급인 사무직 4급(13호봉)에 해당하는 보수가 지급되었다.

사)

한편 원고 외에 D, E 등의 영화진흥공사 소속 직원도 원고와 비슷한 시기에 동일한 방법으로 위 공사를 퇴직한 다음 필름보관소에 입사하여 기존 업무를 담당하다가 위 보관소에서, 또는 위 공사로 다시 복직한 후 퇴직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4 내지 10, 14 내지 19호증(이상 가지번호 포함), 을 제1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3)

구체적 판단

이러한 사실관계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는 영화진흥공사의 일방적인 경영방침에 따른 인사명령에 의하여 위 공사의 일부 부서를 물적 기반으로 하여 설립된 필름보관소로 전출된 점, ② 당시 원고 및 원고처럼 소속이 필름보관소로 변경된 직원들에게 근무지 변경의 동기나 필요성이 있었다고 볼만한 정황은 없는 점, ③ 필름보관소 설립 후 상당한 기간 영화진흥공사 임원진이 위 보관소의 인사권과 경영권을 행사하였고 위 공사 직원들도 위 보관소의 업무를 겸하여 수행하고 있었던 점, ④ 영화진흥공사는 운영상 문제로 소속 직원들을 필름보관소로 형식상 발령 내기도 하였고 그 직원들이 위 두 법인의 조직과 업무를 구분하여 인식하고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 점, ⑤ 원고가 필름보관소에 입사한 후로도 인사 및 보수 등에 관하여 영화진흥공사의 규정이 그대로 적용되었고 원고는 거의 동일한 근무조건에서 동일한 업무에 종사해온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모아 보면, 비록 영화진흥공사와 필름보관소가 별개의 법인이고 원고가 위 공사에서 퇴직하면서 퇴직금을 수령한 다음 위 보관소에 재입사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원고의 자의가 아닌 위 공사의 경영방침에 의한 일방적인 결정에 따라 형식적으로 그러한 절차를 거친 것에 불과하고 원고에게 근로관계 단절의 의사가 있었다고 할 수 없다. 결국 원고의 위 공사와 위 보관소 및 위 보관소를 승계한 피고에서의 근로관계는, 원고가 그 후 위 공사로 복귀하였는지 여부와 상관 없이, 실질적으로 계속되었다고 보아야 하므로 원고의 퇴직금을 산정함에 있어서 그 근속기간은 원고가 위 공사에 입사한 날부터 기산하여야 한다.

나.

1, 2차 중간정산의 효력 및 계속근로기간의 중단 여부에 관한 판단

1)

관련 규정 및 법리

구 근로기준법(2005. 1. 27. 법률 제737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4조 제3항 및 구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2011. 7. 25. 법률 제1096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조 제2항은 '사용자는 근로자의 요구가 있는 경우에는 제1항의 규정에 불구하고 근로자가 퇴직하기 전에 당해 근로자가 계속 근로한 기간에 대한 퇴직금을 미리 정산하여 지급할 수 있다. 이 경우 미리 정산하여 지급한 후의 퇴직금 산정을 위한 계속근로연수는 정산시점부터 새로이 기산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근로자로서는 퇴직하기 이전이라도 기왕의 계속근로연수에 해당하는 퇴직금을 지급받을 수 있게 하여 필요한 시기에 지급을 융통받을 수 있도록 하고 사용자로서는 누적되는 퇴직금의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함으로써 퇴직금제도가 탄력적으로 운영되게 하려는 데 그 취지가 있다.

이러한 입법취지와 퇴직금이 후불적 임금의 성격을 갖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위 규정에서 정한 '근로자의 요구가 있는 경우'라 함은 반드시 근로자가 적극적으로 중간정산을 먼저 요구한 경우만을 의미하지는 않으나, 근로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따른 경우를 가리키는 것으로서 근로자의 개별성·자의성에 근거한 것임이 요구된다(대법원 2003. 12. 26. 선고 2003다48991 판결 참조).

2)

1차 중간정산에 관하여

위 법리를 기초로 우선 1차 중간정산의 효력에 관하여 보면, 갑 제11, 12, 13, 20호증, 을 제3 내지 6, 12, 13, 14 내지 17, 19, 22호증의 각 기재와 증인 F의 증언에 의하여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① 1차 중간정산은 피고가 문화관광부의 공공기관 퇴직금제도 개선방안 시행에 따라 퇴직금 지급방식을 누진제에서 단수제로 변경하면서 누진제 적용을 받는 기존 근로자들에 대한 퇴직금 정산을 목적으로 실시된 것이었고 개별 근로자의 경제상 필요에 의한 것이 아니었다. ② 그 과정에서 원고를 비롯한 일부 근로자들이 반대의 의사를 표시하기도 하였으나, 피고의 설득에 의해 최종적으로는 전체 근로자가 모두 중간정산 신청을 하였고 그 신청서에는 중간정산 신청사유가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지 않다.

그러나 위와 같은 사실만으로 1차 중간정산이 원고의 자유로운 의사에 반하여 강제적으로 이루어졌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증거가 없다. 오히려 위 각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도 인정된다. ① 피고는 1999년 초 문화관광부로부터 공공기관 퇴직금제도 개선방안을 처음 통보받고 근로자들을 상대로 그에 관한 설명회를 하였으며 1999년 10월까지 제도개선에 따른 퇴직금 중간정산의 시기 및 방법에 관하여 개인별 의견수렴 절차를 거쳤다. ② 피고는 1999년 12월까지 근로자들로부터 퇴직금제도 변경에 대한 동의서를 받았고, 위 의견수렴 결과를 토대로 중간정산의 시기와 방법을 확정한 후 근로자들을 상대로 다시 그에 관한 내용을 안내하면서 신청자에 한해 예산범위 내에서 중간정산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③ 일부 근로자들의 반대로 퇴직금제도 변경과 중간정산 실시가 당초 계획보다 늦어지게 되었는데, 당시 실무를 담당한 F의 증언에 의하더라도 피고는 위 근로자들을 상대로 계속된 협조요청을하였다는 것일 뿐 강압적인 언동을 한 사실은 없으며, 원고는 의견수렴 과정에서 '경과조항을 두어 실시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사를 자유롭게 밝히기도 하였다(을 제13호증 3면). ④ 원고를 비롯한 근로자들은 개별적으로 중간정산 신청서를 작성·제출하여 중간정산 퇴직금을 수령하였고, 위 신청서에는 '중간정산 후의 퇴직금은 개정된 보수규정에 의하여 지급되고 근속연수가 새로이 기산한다는 내용을 충분히 숙지하였고, 중간정산 퇴직금을 수령함에 이의가 없음을 확약한다'는 내용이 분명하게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피고의 방침에 대해 자유로운 의사로써 중간정산 신청서를 개별적으로 제출하여 1차 중간정산에 동의한 것으로 보일 뿐이다. 1차 중간정산은 유효하므로 구 근로기준법 제34조 제3항에 따라 그 후의 퇴직금 산정을 위한 원고의 계속근로연수는 그 정산시점(2000. 1. 1.)부터 새로이 기산한다.

3)

2차 중간정산에 관하여

다음으로 2차 중간정산의 효력에 관하여 본다. 갑 제11, 12, 13호증, 을 제7, 8, 17, 20, 21호증의 각 기재, 증인 F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① 피고는 2005년 급여체계를 연봉제로 변경하는 과정에서 2차 중간정산을 실시하게 되었는데, 그 과정에서 근로자들에게 설명회 형태로 그 내용을 안내하고 설문조사를 실시하였으나, 주된 내용은 연봉제에 관한 것이었고 중간정산은 연봉제 실시에 따른 당연한 경과로서 간략히 언급되어 있다(을 제7호증 5면 등 참조). ② 1차 중간정산에서 근로자들의 중간정산 신청서가 개별적으로 제출된 것과 달리 2차 중간정산에서는 근로자들이 별도의 신청서나 동의서를 작성·제출하지 않았다. 다만 피고는 '연봉제 도입 및 실시 동의서'(을 제20호증)라는 서류에 회람 방식으로 일괄적으로 전체 근로자들의 '찬성' 서명을 받았을 뿐이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가 피고의 방침에 따라 실시된 2차 중간정산에 대하여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개별적으로 동의를 한 것이라고 평가하기 어렵고, 피고가 그 과정에서 강제력을 행사한 사실이 없다거나 위 동의서 제4항에 '연봉제 실시에 따른 퇴직금 중간정산 : 실시(2006년 3월말 이전 일괄정산)'이라는 문구가 부동문자로 기재되어 있다는 사정만으로 이와 달리 볼 수 없다. 2차 중간정산은 무효이므로 이로 인해 원고의 계속근로기간은 중단되지 않는다.

다.

소멸시효 완성 여부에 관한 판단

1)

퇴직금 중간정산 전의 계속근로기간 중 일부 기간에 대하여만 중간정산의 합의가 성립한 경우, 중간정산의 합의가 없었던 기간에 대하여는 중간정산 퇴직금 청구권이 발생할 여지가 없고 최종 퇴직 시점에 그 기간에 대한 퇴직금 청구권이 발생하는 것이며, 이에 대한 소멸시효도 중간정산 시점이 아닌 최종 퇴직 시점부터 진행한다(대법원 2008. 2. 1. 선고 2006다20542 판결 참조).

2)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면, 원고가 최초로 영화진흥공사에 입사한 1980. 12. 1.부터 필름보관소로의 재입사 전날인 1984. 1. 31.까지의 기간 및 1차중간정산 기준일 후인 2000. 1. 1.부터 최종 퇴직일인 2014. 9. 30.까지의 기간에 대한 퇴직금 청구권은 원고의 최종 퇴직 시점에 발생하여 그때부터 그 소멸시효가 기산하고, 원고의 재입사일인 1984. 2. 1.부터 1차 중간정산 기준일인 1999. 12. 31.까지의 기간에 대한 퇴직금 청구권은 그 중간정산 기준일부터 그 소멸시효가 기산한다.

3)

결국 원고가 최종 퇴직에 따라 피고에 대해 가지는 퇴직금 청구권 중 재입사일부터 1차 중간정산 기준일까지의 기간에 대한 것은 덜 지급된 부분이 있더라도 위 중간정산 기준일로부터 3년이 훨씬 지난 2017. 9. 18. 이 사건 소가 제기되었으므로 그 소멸시효가 완성되었고, 그 외의 기간에 대한 것은 위 최종 퇴직일로부터 3년이 지나기 전에 이 사건 소가 제기되었으므로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았다.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은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다.

라.

최종 미지급 퇴직금의 산정

1)

퇴직금 산정의 기준

가)

피고의 현행 보수규정(을 제2호증)은 앞서 본 1차 중간정산 과정에서 변경된 단수제 방식에 의한 것으로, 제31조 제1항은 '근속연수는 신규 임용된 날로부터 퇴직 또는 사망한 날까지로 하며 재직연수 1년에 대하여 연봉월액의 1개월분을 지급한다.'라고 규정하고 제2항 본문은 '퇴직금은 월할 계산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제32조 제1항은 '퇴직금은 연봉월액에 제31조의 근속연수를 승한 금액으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나)

이에 대하여 원고는 위 개정이 퇴직금 지급방식을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는 것임에도 근로자들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과반수 동의를 받지 않은 것이어서 무효라고 주장한다.

그러므로 살펴보면, 단수제 방식에 따르는 위 개정 규정은 변경 전 규정에 의해 누진제 적용을 받는 기존 근로자에게는 불이익한 변경에 해당함이 분명하고 당시 피고의 근로자들이 의결을 거쳐 위 개정에 대한 동의를 하였음을 인정할 직접적 증거는 없다. 그러나 앞서 나.의 2)항에서 본 사실과 증거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는 1999년 초부터 10월까지 근로자들을 상대로 퇴직금제도 개선방안에 관한 설명회를 하고 상당한 기간 개인별 의견수렴 절차를 거친 점, ② 그 후 피고는 전체 근로자들로부터 개별적으로 퇴직금제도 변경에 대한 동의서와 1차 중간정산 신청서를 받았고 위 동의서와 신청서에는 모두 2000. 1. 1.부터 개정 규정이 적용됨에 대하여 이의가 없음을 확약한다는 취지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 점, ③ 당시 피고의 상시 근로자는 20명 정도로서, F는 '직원들이 형제처럼 지냈고 회사 측의 요청에 결국 협조하게 된 것'이라는 취지로 증언하였고, 그 밖에 피고가 위 변경내용을 설명하고 홍보하는 것을 넘어 근로자들의 자율적·집단적 의사결정을 저해할 만한 방법을 사용했다고 볼 만한 증거는 없는 점, ④ 그 후 퇴직하는 근로자들은 변경된 방식에 따라 산정된 퇴직금을 수령하였고 근로자들이 이에 대해 이의를 제기한 사실은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위 개정 규정이 전체 근로자들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를 받아 유효하게 개정된 것이라고 추단할 수 있고 달리 반증이 없다.

다)

따라서 원고의 최종 퇴직 시에 지급할 퇴직금 산정은 위 개정 규정에 따라야 하고 이와 다른 취지의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위 개정이 무효임을 전제로 영화진흥공사의 1982. 9. 1.자 보수규정 개정도 무효여서 최초 입사 당시의 보수규정에 의한 누진제가 적용되어야 한다는 원고의 주장에 대하여는 나아가 판단하지 않는다).

2)

퇴직금의 계산

가)

갑 제3호증, 을 제9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면 원고의 최종 퇴직 당시 연월봉액(기본급, 급식보조비, 월정 직책급, 당직수당 포함)은 75,452,484원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퇴직금 산정의 대상이 되는 원고의 근속연수는 최초 입사일인 1980. 12. 1.부터 재입사 전날인 1984. 1. 31.까지의 3년 2개월과 1차 중간정산기준일 다음날인 2000. 1. 1.부터 최종 퇴직일인 2014. 9. 30.까지의 14년 9개월을 더한 17년 11개월이다. 한편 원고는 영화진흥공사를 퇴직하면서 2,169,415원을, 2차 중간정산에 의하여 28,669,800원을, 최종 퇴직 당시 56,931,673원을 각 지급받아서 피고가 지급할 퇴직금에서 위 금액이 공제되어야 함을 자인하고 있다(소장 5, 6면).

나)

결국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 24,883,862원[① 퇴직당시 연봉월액 6,287,707원(= 75,452,484원/12) × 근속연수 (17 + 11/12)년 - ② 기지급 퇴직금 87,770,888원(= 2,169,415원 + 28,669,800원 + 56,931,673원), 원 미만 버림] 및 이에 대하여 최종 퇴직일 다음날인 2014. 10. 1.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18. 8. 23.까지는 원고가 구하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원고는 퇴직일부터의 지연손해금을 구하나 퇴직금에 대한 지체책임은 그 사유가 발생한 퇴직일의 다음날부터 발생하므로 위 인정범위를 넘는 부분의 지연손해금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는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우라옥(재판장) 홍예연 이기웅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