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방법원판결

서울서부지방법원 2019. 4. 18. 선고 2018가합30795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한국철도공사로부터 철도 역사의 발권 및 기기 관리 등의 역무관리, 주차 관리 및 철도고객센터 운영 등의 업무를 위탁받아 이를 사업으로 영위하는 국토교통부 산하 기타 공공기관이다.

나.

원고(C생)는 1977년 11월부터 서울시지하철공사(현 서울교통공사) 및 철도청(현 한국철도공사)에서 30년 정도 철도 관련 역무를 담당하였고 정년퇴직 후 2012. 6. 19. 피고와 계약직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매니저(4급)로, 서 고객안내, 매표, 시설물 유지 및 안전관리 등의 업무를 담당하였다.

다.

원고와 피고는 1년 정도의 기간을 정하여 총 4회에 걸쳐 이 사건 근로계약을 갱신해왔다. 최종 갱신된 근로계약에서는 계약기간을 2016. 1. 1.부터 2016. 12. 31.까지로 정하고 있다.

라.

원고는 최종 근로계약의 기간만료를 앞두고 피고에게 계약기간의 연장을 신청하였다. 그러나 피고는 2016. 12. 30. 내부규정에 따른 계약연장심사에서 원고가 갱신 대상점수(70점)를 얻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이를 거절하고 2016. 12. 31.자로 계약기간이 만료됨을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갱신거절'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을 제1, 2, 7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 주장의 요지

아래와 같은 이유에서 이 사건 갱신거절은 무효이므로 그 확인을 구한다.

1)

피고의 내부규정에서는 근무실적 등에 관한 심사에서 일정 요건을 갖추면 계약을 연장하는 것으로 정하고 있고 원고도 이에 따라 피고와 총 4회에 걸쳐 계약갱신을 반복해왔다. 따라서 원고에게는 계약기간이 만료되더라도 일정 요건이 충족되면 계약이 갱신되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므로 피고는 합리적인 이유 없이 계약갱신을 거절할 수 없다.

2)

원고는 피고의 내부규정에 따른 계약연장심사에서 계약연장대상 점수에 미달하는 점수를 받았으나, 위 심사결과가 근로자의 업무능력을 정확히 반영한다고 할 수 없고 피고가 정한 심사기준과 방법은 객관성과 공정성이 담보되지도 않으므로 그 심사결과만으로 계약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하다. 원고는 철도 관련 역무에 30년 이상 종사해왔고 원고에게 피고와의 근로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의 특별한 결격사유가 존재하지도 않았다. 피고의 이 사건 갱신거절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는 실질상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3)

또한 피고는 위와 같이 원고를 사실상 해고함에도 원고에게 그 구체적인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해주지 않았다. 이 사건 갱신거절에는 근로기준법 제27조에 위반한 중대한 절차상 하자도 존재한다.

나.

피고의 반박 요지

피고의 내부규정과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는 원고와 같은 기간제 근로자의 경우 계약기간의 만료로 근로관계가 종료됨을 원칙으로 하면서, 근무성적 등에 관한 계약연장 심사를 하여 일정 점수를 충족한 경우에만 계약을 갱신하는 것으로 정하고 있다. 피고는 매년 객관적이고 공정한 심사기준을 마련하여 계약연장심사를 해왔는데 원고는 2016년 계약연장심사 결과 계약연장에 필요한 최저 점수를 얻지 못했다. 이를 이유로 한 피고의 이 사건 갱신거절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으므로 이를 해고로 볼 수 없다.

3.

판단

가.

인정사실

1)

피고는 기간제 근로자를 현업 부서에 배치한 2009년경부터 근로계약 기간만료대상 근로자를 상대로 수시로 계약연장심사를 하여 계약연장 여부를 결정하였다. 그와 관련된 피고의 기간제직원 운영 지침(이하 '이 사건 지침'이라 한다)과 인사규정 시행세칙(이하 '이 사건 세칙'이라 한다)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2)

원고와 피고가 체결한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는 계약만료 시 근로계약이 자동종료됨을 원칙으로 한다고 하는 한편 계약만료일이 도래할 때 인사심의를 통하여 계약연장 또는 만료를 확정한다는 취지로 정하고 있다. 원고는 매년 계약기간이 만료될 때마다 이 사건 지침 및 세칙에 따른 피고의 계약연장심사를 거쳐 앞서 기초사실에서 본 것처럼 총 4회 계약기간을 연장해왔다.

3)

피고는 2016. 8. 22. 소속 전 직원들을 상대로 한 근무성적평가와 관련한 '상반기 내부평가 시행계획'(평가기간 : 2016년 1월부터 6월까지)을 공고하였다. 그중 원고에 대한 평가와 관련된 내용은 아래와 같다.

4)

위 시행계획에 따라 당시 원고가 근무하는 D역 소속 총 8명의 기간제 근로자들에 대하여는 D역장이 직상급자로서 평정으로 하고 E그룹장이 차상급자로서 위 평정을 확인하였다. 원고는 직상급자의 평정에서 73점(복무 21점, 역량 24점, CS 28점), 차상급자의 확인에서 75점(복무 점수 2점 가산)을 얻었고 별도의 가감점이 없어 최종 74점의 평점을 받았다.

5)

피고는 2016. 9. 22. 근무성적평가에 대한 내부평가 심의회의를 열어 평가결과 점수의 오류 확인, 평점평균 80점에 의한 편차 조정(대상자의 점수 ÷ 그룹평균점수 × 80) 등을 하였다. 그 결과 D역 소속 근로자 8명은 모두 계약연장심사대상이 되는 60점 이상을 취득하였는데 원고는 그중 최하점수인 71. 35점을 받았다.

6)

그 후 피고는 근무성적평가에서 60점 이상을 취득한 기간제 근로자들을 상대로 직무기술서 평가를 실시하였다. 직무기술서 평가는 심사대상 근로자가 직접 자신의 근무 중 성과달성내역, 직무수행능력, 직무수행계획을 기재한 직무기술서를 제출하면 피고가 차장 이상의 후보자 명단에서 무작위로 선정한 4명이 성과달성도(10점), 직무수행력(10점), 자기계발능력(5점), 직무기술내용의 충실성(5점) 등의 평가항목 및 배점기준에 따라 점수를 부여하고 그 평균점수를 최종 평가점수로 인정한다.

7)

원고는 2016. 12. 5. 종전 계약연장심사 당시 제출한 직무기술서와 동일한 내용으로 직무기술서를 작성하여 피고에게 제출하였고 최종 평가점수로 30점 만점 중 평균 16.75점(최저 15점, 최고 19점)을 얻었다.

8)

위와 같은 계약연장심사 결과 최종적으로 원고는 66.69점[근무성적평가 점수 49.94 = 71.35 × 0.7) + 직무기술서 평가점수 16.75]을 얻었다. 피고는 원고가 이 사건 세칙 제17조 제2항에 의한 계약연장대상 점수인 70점에 미달하는 점수를 얻었음을 이유로 이 사건 갱신거절을 하였다.

9)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원고에 대한 계약연장심사 결과를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2014년 직무기술서 평가에서는 소속 부서(그룹장)의 추천 의견을 반영하였다].

10)

피고는 2009년부터 2015년까지 연평균 100~200명 정도의 역무 분야에 근무하는 기간제 근로자를 상대로 계약연장심사를 해왔고 평균 80% 이상의 근로자들이 계약연장 대상으로 선정되었다. 2016년에는 297명의 계약연장심사 대상 근로자들 중에서 원고를 포함한 6명이 최종 70점에 미달하는 점수를 받음으로써 계약이 만료되었고 계약이 연장된 근로자들 중에는 원고보다 나이가 많고, 입사시기도 빠른 고령자(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2조 제1항에 의한 55세 이상인 사람을 말한다)인 근로자 62명이 포함되어 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을 제1 내지 8, 10, 12, 13, 14, 18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증인 F, G의 각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나.

원고에게 계약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지에 관한 판단

원고와 같이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알 수 있다. ①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는 계약만료일이 도래할 때 인사심의를 통하여 계약연장 또는 만료를 확정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고, 이 사건 지침 및 세칙에서도 근무성적평가와 직무기술서 평가 등 내부 계약연장심사를 통해서 일정 점수를 얻은 근로자의 경우 반드시 계약연장을 하는 것으로 정하고 있다. ② 피고는 위 규정에 따라 계약연장심사에 관한 세부적인 평가기준을 정하여 오랜 기간 시행해 왔고, 원고를 포함한 피고 소속 기간제 근로자들은 매년 계약기간의 만료를 앞두고 위 계약연장심사를 통해 반복하여 근로계약을 연장해왔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보면 원고에게는 계약기간이 만료되더라도 피고의 계약연장심사에서 일정 점수 이상의 평점을 얻는 등 일정한 요건을 충족할 때에는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있다(피고도 원고에게 계약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있다는 점에 대하여는 명백히 다투지 아니한다).

다.

이 사건 갱신거절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에 관한 판단

1)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그에 따라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에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다(대법원 2011. 4. 14. 선고 2007두1729 판결, 대법원 2016. 11. 10. 선고 2014두45765 판결 등 참조). 근로자에게 이미 형성된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이를 배제하고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데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가 문제 될 때에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 여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 직무의 내용, 근로계약 체결 경위, 근로계약의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와 그 운용 실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지 여부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갱신거부의 사유와 그 절차가 사회통념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이고 합리적이며 공정한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10. 12. 선고 2015두44493 판결 참조).

2)

원고가 피고의 계약연장심사에서 이 사건 세칙 제17조 제2항이 정한 계약연장대상 최저 점수인 70점에 미달하는 66,69점을 얻어 위 규정이 정하는 계약연장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나아가 위 각 인정사실과 위 각 인정근거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의 계약연장심사가 불합리하거나 불공정하게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렵고 피고가 그 심사결과를 이유로 원고에 대한 계약갱신을 거절한 데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

①

이 사건 지침은 기간제 근로자에 대한 연장심사의 방법을 이 사건 세칙에서 정하도록 하고 위 세칙에서는 계약연장심사의 구성과 연장대상 점수, 근무성적평가의 기본 평가요소 정도만 정하고 있을 뿐, 그 세부적인 평가기준에 관하여는 별다른 제한 없이 피고에 위임되어 있으므로 피고는 위 규정에서 정한 범위 내에서 계약연장심사에 관한 구체적인 평가항목, 배점기준 및 평가방법 등을 정하는 데에 상당한 재량을 가지고 있다. 원고의 계약갱신에 대한 기대권도 당초 그 연장심사의 기준에 관하여 피고에게 일정 범위 내에서 재량이 부여되어 있음을 전제로 형성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②

피고는 매년 이 사건 세칙에 따라 근무성적평가에 관한 세부적인 평가기준, 평가방법 등을 정하여 미리 공고해왔고, 2016년 공고된 상반기 내부평가 시행계획의 내용도 종전에 해오던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아 원고를 포함한 계약직 근로자들에게는 그 심사기준에 대한 예측가능성이 보장되어 있다. 원고는 위 시행계획이 근로조건에 관한 사항을 정하는 취업규칙에 해당함을 전제로 그에 관한 과반수 근로자들의 의견청취 또는 동의가 있지 않은 이상 이를 계약연장심사의 기준으로 삼을 수 없다고도 하나, 위 시행계획의 수립은 피고가 이 사건 지침 및 세칙에 의해 위임되어 있는 권한을 행사한 것에 불과할 뿐 새로운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이로써 근로자들이 가지는 권리나 이익에 불이익이 발생하는 것도 아니다.

③

비록 근무성적평가의 각 평가항목은 정성적 평가요소가 강하고 상급자의 주관적 평가에 따라 그 점수가 결정되지만, ㉠ 근로의 양과 질에 대한 평가는 책임감, 성실성, 조직에의 융화 정도 등 수치로 계량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한 주관적인 평가도 포함되는 점, ㉡ 원고가 담당하는 역무 관련 업무는 그 특성상 수치로 계량할 수 있는 객관적인 성과나 실적이 요구된다고 보기 어려운 점, ㉢ 근무성적평정서에는 심사대상자가 직접 자신의 업무추진실적을 기재할 수 있고, 포상·표창, 민원, 자격증, 징계 등이 있을 경우 이를 가점 또는 감점 사항으로 별도로 반영하도록 하는 점, ㉣ 피고는 특정 상급자의 개인 성향에 따라 평정점수의 큰 차등이 생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편차 조정을 하고 별도의 심의회의를 통해 평점 산출의 오류를 검증하는 점 등에 비추어 그러한 사정만으로 위 평가기준이 부당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④

원고는 개별 역사에 근무하는 직원들과 실제 대면할 기회가 거의 없는 그룹장이 직상급자의 평정을 확인하는 근무평가방식은 부적절하다고도 하나, 그룹장은 할당된 역들을 주기적으로 순회·점검하고 역사 운영과 관련한 보고를 받거나 지시를 하는 등의 업무를 수행함으로써 개별 역사에 소속된 직원들에 대해 간접적 지휘·감독권을 행사하는 지위에 있으므로 그룹장이 그 직원들에 대한 근무평정에 관여하는 것이 특별히 불합리하다고 할 수 없다.

⑤

원고가 근무성적평가에서 상급자들로부터 종전 평가보다 훨씬 낮은 평정이 자 같은 소속 근로자 중 최하점수를 받은 것이 최종적으로 계약연장대상 점수를 얻지 못한 결정적 원인이 되었다. 위와 같은 평정의 근거에 관하여 D역장 F은 '역사 순회를 하는 중에 원고가 성경책을 보거나 잠을 자는 것을 몇 번 본 사실이 있고 경력에 비해 업무시스템 활용능력이 떨어졌다.'라는 취지로 증언하고 E그룹장 G은 '매일 역사를 순회하면서 직원들과 역장으로부터 받은 근태 보고와 직접 목격한 근무 모습을 토대로 직원들에 대한 평정을 하였다.'라는 취지로 증언하였으며, 원고의 주장내용을 보더라도 특별히 그들이 원고에 대하여 자의적으로 낮은 평정을 할 만한 이유를 확인하기 어렵다.

⑥

원고가 상급자들의 평정을 통해 얻은 점수는 피고가 정한 평점평균 80점에 의한 편차 조정을 통해 더 낮아지게 되었다. 그런데 이 사건 세칙 제31조 제3항에서는 편차 조정을 반드시 실시하도록 정하고 있고 그 조정방법에 관하여는 피고에게 상당한 재량이 부여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이는 앞서 본 것처럼 특정 상급자의 개인적인 성향에 따라 과도한 평정점수의 차등이 생기는 것을 방지함으로써 평가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므로 정당성이 인정되고 개별 심사대상자들 간에 유·불리가 발생하는 것도 아니다. 또한 위 편차 조정을 반영하지 않더라도 원고는 68.55점을 얻게 되므로 결과적으로 계약연장대상 점수에 미달하게 됨은 마찬가지이다.

⑦

직무기술서 평가의 경우 별도로 세부심사기준이 고지되지는 않으나 근로자들에게 제공되는 직무기술서 양식에 의하여 그 평가대상이 무엇인지를 충분히 예측할 수 있고 평가점수를 무작위로 선정한 4명의 심사위원들에 의한 평점을 평균하여 산출함으로써 특정 심사위원의 주관과 자의에 의해 평가가 이루어지는 것을 방지하고 있다.

⑧

원고는 원고와 함께 업무를 수행하지 않은 자가 직무기술서 평가의 심사위원이 되고 객관적 자료가 심사위원들에게 제공되지 않아 부당하다고 하나, 앞서 본 근무성적평가에서 실제 업무태도 등에 관련한 상급자의 평정이 이루어지고 직무기술서 평가는 심사대상 근로자가 자신의 근무기간 중 직무수행과 관련한 내용을 직접 작성·제출한 서면을 심사하는 것으로서 일종의 면접심사를 대체하는 절차로 보이므로 그 평가의 성격상 반드시 근무성적평가와 같이 상급자가 평가주체가 될 이유가 없고 근로자로서는 자신에게 유리한 내용을 진술하거나 제출할 기회도 충분히 보장되어 있다. 그럼에도 원고는 종전 계약연장심사에서 제출된 직무기술서의 내용을 그대로 작성·제출했을 뿐이고 그 평가점수도 직전 심사에서의 평가점수와도 크게 차이나지 않으며 심사위원간 점수의 편차도 크지 않아 그 평가가 자의적으로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렵다.

⑨

피고의 계약연장심사를 통해 매년 평균 80% 이상의 기간제 근로자들이 계약연장을 해왔고 이 사건 갱신거절이 있은 2016년 계약연장심사에서는 98%에 가까운 갱신율을 보인 점을 볼 때 피고는 기간제 근로자에 대한 대규모의 근로계약 갱신거절을 회피하고 갱신거절의 범위를 최소화하기 위한 충분한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보인다.

⑩

특히 2016년 계약연장심사 결과 원고보다도 나이와 계약연장횟수가 많은 고령자인 근로자들도 상당수 포함되어 있다는 점에서 피고가 단순히 나이와 근로기간만을 이유로 계약갱신 여부를 결정했다고 보기 어렵고, 그 밖에 근로의 양과 질과는 무관한 피고의 주관적 의도가 그 심사과정에 개입되었다고 볼 만한 정황도 없다.

라.

절차상 하자가 있는지에 관한 판단

원고는 이 사건 갱신거절이 실질상 해고에 해당함을 전제로 피고가 근로기준법 제27조에 따라 구체적인 해고사유와 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해주었어야 하는데 이를 이행하지 않았으므로 위 갱신거절은 무효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것처럼 피고가 계약연장심사 결과에 따라 원고에 대한 계약갱신을 거절한 데에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인정되는 이상 이를 사용자가 일방적인 의사표시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해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단지 이 사건 근로계약이 2016. 12. 31. 계약기간 만료로 종료됨을 알려주는 '관념의 통지'에 불과할 뿐이다. 달리 이 사건 지침 및 세칙에서 갱신거절 통지의 절차에 관한 요건을 규정한 것도 없다.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마.

소결론

원고에게는 일정 요건 아래 계약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나 피고의 이 사건 갱신거절은 합리적 이유가 있고 절차상 하자가 없어 유효하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종민(재판장) 강순영 이기웅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