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방법원판결

서울서부지방법원 2019. 2. 15. 선고 2018고단1812 판결

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 판결 중 무죄부분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근로자 B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관한 공소를 기각한다.

이유

무죄 부분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서울 강남구 C 소재 주식회사 D의 대표이사로서 주식회사 E가 주식회사 F에게 도급 준 제주 서귀포시 G 소재 숙박시설 신축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 중 인테리어마감공사 부분을 위 주식회사 F로부터 하도급받은 후 그 중 금속공사 및 경량공사를 공동피고인 H(이하 'H'이라고만 한다)이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부천시 부천로 I 소재 주식회사 J에 재하도급 주었다.

건설업에서 사업이 2차례 이상 건설산업기본법 제2조 제11호에 따른 도급이 이루어진 경우에 같은 법 제2조 제7호에 따른 건설업자가 아닌 하수급인이 그가 사용한 근로자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못한 경우에는 그 직상 수급인은 하수급인과 연대하여 하수급인이 사용한 근로자의 임금을 지급할 책임을 진다.

피고인은 2016. 6.경 위와 같이 주식회사 F로부터 하도급 받은 공사 중 일부를 건설산업기본법 제2조 제7호에 따른 건설업자가 아닌 H에게 재하도급 주었고, H은 근로자 K, L, M, N을 사용하여 재하도급 받은 공사를 실시하였으므로, 결국 피고인은 하수급인 H과 연대하여 K, L, M, N에 대한 임금을 지급할 책임을 져야함에도 불구하고, 2016. 6. 20.부터 2016. 10. 1.까지 근무한 근로자 K에 대한 2016년 9월 임금 900,000원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1 내지 4 기재와 같이 근로자 4명에 대한 임금 합계 30,635,400원을 각각 당사자 사이의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

판단

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것이라면 사용자가 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할 것이고,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이유 및 그 지급의무의 근거, 그리고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할 것이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 대한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 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될 것이다(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7도1539 판결, 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0도14693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이러한 법리는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44조의2 위반죄의 경우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나.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으로서는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1 내지 4 기재 근로자들에 대하여 임금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피고인에게 임금미지급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①

피고인이 운영한 주식회사 D는 H과 사이에 이 사건 공사 이외에도 2016. 2.경 보령시 'O 아파트' 신축공사 일부를 하도급하여 2016. 4.경부터 2017. 4.경까지 위 공사를 진행하였고, 주식회사 D는 H으로부터 이 사건 공사 및 보령시 공사에 관하여 기성지급요청을 받으면 그 중 노무비 부분을 해당 근로자의 개인 계좌로 송금하는 방법으로 지급하였다. 그 과정에서 H은 발주처의 기성금 지급 상황 등을 고려하여 임의로 이 사건 공사와 보령시 공사의 노무비를 혼용하여 그 지급을 요청하였고, 주식회사 D는 위 요청에 따라 노무비를 지급하였으므로, 이 사건 공사에 관하여 노무비가 미지급된 내역을 정확하게 알지 못하였던 것으로 보인다(증인 H에 대한 증인신문조서 15쪽). 2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이 사건 공사와 관련하여 H에게 미지급한 공사대금은 경량공사 부분 6,603,410원, 금속공사 부분 6,600,000원 합계 13,203,410원이고, 나머지 공사대금은 발주처에서 지급받지 못한 부분까지 H에게 모두 지급하였다고 주장하면서 이에 부합하는 기성내역, 실행 및 정산 예상 총괄표 등을 제출하였다(증거기록 32쪽, 39 내지 58쪽). 반면 H은 수사기관에서, 주식회사 D로부터 이 사건 공사와 제주시 P 소재 숙박시설 공사 2곳을 합하여 7억원 가량에 도급을 받아 6억 3천만원 가량만 지급받았고, 추가공사금액 3억원을 지급받지 못하였다고 주장하였는데(증거기록 8쪽), 주식회사 J이 주식회사 D의 회생절차에서 신고한 회생채권액이 총 34,837,000원에 불과하고(증거기록 64쪽, 피고인에 대하여 당초 공소제기된 미지급 임금액에 미치지 못하는 금액이다.), H이 이에 부합하는 자료를 제출하지 못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볼 때, H의 위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③

결국 피고인으로서는 이 사건 당시 H이 다른 공사와 이 사건 공사의 노무비를 혼용하여 지급을 요청하였기 때문에 이 사건 공사의 노무비 미지급 내역을 정확하게 알지 못하였고, H과 사이에 추가공사대금에 관하여 다툼이 있는 상황이었으므로, 이 사건 공사에 관하여 임금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의하여 이 판결 중 무죄부분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공소기각 부분

1.

공소사실의 요지

H은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5 기재 B에 대한 임금 합계 12,000,000원을 당사자 사이의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피고인 A은 H의 직상수급인으로서, 피고인 H이 사용한 위 근로자에게 임금을 지급할 책임을 져야함에도 불구하고, 위 B에 대한 임금 합계 12,000,000원을 당사자 사이의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

판단

임금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 위반의 점은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바(근로기준법 제109조 제2항), 2018. 10. 10. 근로자 B이 이 법정에서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아니하는 의사를 표시하였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6호에 의하여 이 부분 공소를 기각한다.

판사 최지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