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15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B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은 무죄.
이 판결 중 무죄 부분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피고인이 B과 함께 동업으로 G 주식회사로부터 공소사실 기재 골조공사를 도급받은 것으로 B은 피고인이 고용한 사람이 아니고, 나머지 근로자들은 B이 고용하였을 뿐 피고인이 고용한 사람들이 아니다. 그럼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판단
이 사건 공소사실 중 B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 부분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개인건설업자로 상시 6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서울 마포구 J 신축 공사현장에서 골조공사를 시공한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 그 지급 사유가 발행한 때로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의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 당사자 간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공사현장에서 2017. 4. 7.부터 2017. 5. 30.까지 근로하다 퇴직한 B의 2017. 4월 임금 660,000원, 같은 해 5월 임금 5,130,000원 합계 5,790,000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지급사유 발생일인 각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판단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 계약의 형식이 민법상의 고용계약인지 또는 도급계약인지에 관계 없이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 있어서도 사용자로부터 구체적·개별적인 지휘·감독을 받는지 여부, 사용자에의하여 근무시간과 근무장소가 지정되고 이에 구속을 받는지 여부, 근로자 스스로가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업무의 대체성 유무,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의 소유관계,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이 있는지 여부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져 있는지 여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의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 등 다른 법령에 의하여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받는지 여부, 양 당사자의 경제·사회적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5. 6. 30. 선고 94도2122 판결 참조). 또한 형사재판에서 공소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증명책임은 검사에게 있는 것이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10. 11. 11. 선고 2010도9633 판결 참조).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조사하여 채택한 증거들 및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형식적이나 외부적으로는 피고인이 B에게 일당을 주는 것으로 보여질 수 있으나, 피고인과 B의 내부적인 관계는 피고인과 B이 공소사실 기재 골조공사를 진행하여 피고인은 공사를 마친 이후 비용 등을 공제한 나머지 수익을 가져가고, B은 공사를 통하여 자신에게 책정된 일당에 상응하는 수익을 얻는 방식으로 동업을 하였다고 볼 여지가 상당하다. 결국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B이 피고인에게 고용되어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였다는 점에 관하여 합리적인 의심이 배제될 정도로 충분한 증명이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으므로 B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관한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있다.
피고인은 F 주식회사의 명의로 G 주식회사로부터 공소사실 기재 공사현장의 골조공사를 하도급 받았는데, 피고인은 건설업이나 공사현장 등에 대하여는 경험이나 지식이 거의 없어 E로부터 소개받은 B에게 상당 부분을 의지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특히 실제 공사 전반에 대하여는 B이 전담하여 근로자들을 지휘·감독하여 진행하였고, B은 공사 진행 상황 등과 관련하여 피고인에게 보고를 하거나 지시를 받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D, M, L, N, F은 B 이 공소사실 기재 골조공사를 위하여 섭외한 B의 친구들인데, 위 사람들이 고용될 당시 피고인과 사전에 협의하거나 면접 등 피고인이 관여한 채용절차를 거치지 않고 B이 전적으로 책임지고 섭외한 것으로 보이고(D은 원심 법정에서 피고인을 전혀 알지 못하고 공사현장에서 피고인을 보았을 뿐이라고 진술하였다), 위 사람들은 D을 대표로 2017. 8. 23.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서부지청에 피고인을 사용자로 지정하여 진정서를 제출하였다. 반면 B은 그보다 이전인 2017. 6. 2. 위 지청에 피진정인(사용자)란은 공란으로 둔 채 피진정인(건설)란은 C을 지정하여 진정서를 제출하였다. 만약 B이 피고인에게 고용된 근로자라면 B과 공소사실 기재 나머지 근로자들의 관계에 비추어 볼 때 B이 홀로 진정서를 제출하고, D이 나머지 근로자들의 위임을 받아 진정서를 별도로 제출한 것은 납득이 가지 않으며, 오히려 B이 자신에게 임금을 줄 의무자로 피고인이 아닌 C만을 지목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고, 단순히 피진정인(사용자)란을 착오로 누락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B의 입장에서 자신이 D 외 나머지 근로자들을 고용한 것으로 판단하였을 가능성이 있다).
피고인은 B이나 나머지 근로자들과도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는 아니하였고, 일당은 구두로 협의하여 정한 것으로 보이는데, B을 제외한 나머지 근로자들의 일당은 B이 나머지 근로자들과 협의하여 정한 것일 뿐 피고인이 관여하지 아니하였다.
도급자인 G 주식회사로부터 지급된 공사대금은 피고인이 아닌 B이 관리하였는데, B은 위 공사대금으로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주었고, 집에 못 들어가니 돈을 좀 챙겨달라는 피고인의 요청에 위 공사대금 중 일부를 피고인에게 지급하기도 하였다. 이는 통상적인 사용자와 근로자의 관계에 비추어 보면 상당히 이례적이다.
B은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서부지청에 공사일지(증거기록 제15 내지 20면)를 제출하였는데, 위 일지에는 날짜 별로 피고인과 B의 성명이 동일한 행에 나란히 기재되어 있고, 그 아래 부분에 그 날짜에 근무한 근로자들의 성명 또는 그 날짜에 진행한 공사 상황이 기재되어 있는바, 위 일지에 B의 성명이 기재되어 있다는 사정은 B이 실제 공사를 하였다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어도 B이 근로자로서 공사를 하였음을 입증하는 증거로 보기에는 부족하다.
B은 피고인을 상대로 의정부지방법원 남양주지원 2017가소30130호로 임금지급청구 소송을 제기하였는데 변론기일에 계속 출석하지 않아 취하간주로 종료되었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나머지 근로자들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 부분
위 가.2)항에서 설시한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B을 통하거나 B과 함께 D 등 나머지 근로자 5명을 고용하여 골조공사를 시공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피고인 주장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이 F 주식회사의 대리인으로서 골조공사를 도급받았고 이에 B과 함께 공사를 시공하였다는 것이므로 피고인은 D 등 5명의 근로자의 사용자에 해당한다). 그렇다면 이 부분 공소사실에 관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며, 거기에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 중 B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 부분에 관한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있고, 원심은 위와 같이 무죄로 인정되는 B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과 유죄로 인정된 나머지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을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로 보아 하나의 형을 선고하였으므로 원심판결은 전부 그대로 유지될 수 없다. 따라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