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방법원판결

서울서부지방법원 2020. 7. 8. 선고 2019가단208574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

피고는 지상파 방송사로서 방송사업 및 문화서비스업 등을 하고 있다. 원고 A은 2012. 3. 19.부터 2018. 12. 31.까지, 원고 B은 2016. 10. 4.부터 2018. 10. 3.까지, 원고 C은 2012. 7. 11.부터 2018. 12. 31.까지, 원고 D은 2012. 3. 19.부터 2018. 12. 31.까지 각 피고 방송사의 보도국 취재센터 전국부, 정치부, 경제부, 보도본부 등에서 VJ 내지 카메라 기자로 근무하였다.

○

피고 소속 근로자들은 1987. 12. 9. F노동조합 G본부(이하 '제1노조'라 한다)를 설립하였다. 피고는 제1노조와 2005년 시간외근무수당에 관한 협약을 체결하고 위 협약이 정한 월정액 (보도국 사회부 소속 검찰·경찰 출입기자 등에 대하여) 또는 시간당단가를 토대로 산정한 금액을 원고들을 비롯한 소속 근로자들에게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이하 '초과근로수당'이라 한다) 명목으로 지급해왔다.

○

이후 피고 소속 근로자들 중 일부가 2007. 11. 27. H노동조합을, 2013. 2. 5. I 노동조합(이하 '제3노조'라 한다)을 각각 설립하였는데, 원고들은 그 중 제3노조에 소속되어 있다. 피고는 2016. 8. 9. 제3노조와 별도로 단체협약 및 부속 합의서를 체결하면서 위 나.항의 2005년 협약에서 정한 시간당단가를 인상한 다음 제3노조 조합원에 대하여는 그 인상된 시간당단가를 적용하여 초과근로수당을 지급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2호증, 을 2호증의 2 내지 5, 을 3 내지 5, 15, 2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판단

가.

당사자들의 주장

1)

원고들

피고는 원고들에게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방식에 따른 초과근로수당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런데 피고가 2005년 시간외수당에 관한 협약 및 2016년 시간외수당 부속 합의서가 정한 월정액 또는 시간당단가에 따라 지급한 초과근로수당은 근로기준법에 따라 산정된 금액에 미치지 못한다.

피고는 2015. 3.부터 각 원고들의 퇴사일까지 위 협약 등에 따라 원고들에게 지급한 초과근로수당과 그 수당에 상응하는 시간에 대해 근로기준법에 따라 다시 계산한 위 수당의 차액으로서, 원고 A에게 69,244,740원, 원고 B에게 30,459,742원, 원고 C에게 28,066,785원, 원고 D에게 32,776,770원 및 그 각 지연손해금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피고

가)

피고는 방송사 업무의 특성을 고려하여 제1노조와 초과근로수당 중 일부는 기본급에 포함시키고 나머지는 별도로 합의한 시간당단가나 월정액으로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포괄임금약정을 체결하였다. 원고들과 같은 VJ 내지 카메라기자의 경우 그 업무수행에 고도의 전문성과 재량이 요구되고 실제 근로시간을 산정하기 어려우므로 위와 같은 포괄임금약정은 유효하고, 피고는 그에 따른 수당을 지급함으로써 근로기준법에 따른 그 수당지급의무를 면한다.

나)

원고들이 초과근로수당의 근거로 산정한 통상임금에는 소정근로의 대가가 아니거나 고정성이 없는 특별상여금, 연차수당, 평가인센티브, 임금조정 일시금 등이 포함되어 있다. 또한 원고들은 소정근로시간 외에 유급으로 처리되는 시간을 8시간으로 하여 통상임금을 산정하였으나, 단체협약에 따르면 피고는 토, 일을 유급휴일로 하고 있어 소정근로시간 외에 유급으로 처리되는 시간을 16시간으로 하여야 한다. 원고들이 추가 법정수당을 지급받을 수 있다고 하더라도 위와 같은 오류를 수정한 범위 내에서만 그 청구가 받아들여져야 한다.

다)

피고가 원고들에게 추가로 지급할 법정수당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청구는 노사가 합의한 임금수준을 훨씬 초과하는 예상외의 이익을 추구하고 그로 말미암아 피고에게 예측하지 못한 새로운 재정적 부담을 지워 중대한 경영상의 어려움을 초래하는 것이므로 신의칙에 반한다.

나.

포괄임금약정의 존부 및 효력 유무에 관한 판단

1)

인정사실

을 2 내지 5, 11 내지 15, 18 내지 21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들을 인정할 수 있다.

가)

원고들의 담당업무 및 근무형태

○

피고의 조직은 담당 업무의 내용에 따라 크게 기획편성본부, 보도본부, 드라마본부, 예능본부, 경영본부 등으로 구분되어 있다. 그중 뉴스의 취재, 보도, 제작, 편집 등 업무를 담당하는 보도본부는 보도국, 스포츠국, 시사제작국 등으로 구성되어 있고 보도국 산하에는 경제부, 사회부, 문화부, 정치부, 국제부 등의 부서가 있다. 보도국에는 프로듀서, 취재기자, 촬영기자, 영상관리 등 직종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이 속해있는데, 원고들은 피고에 입사한 후 보도국 소속 VJ 또는 카메라기자로 일하였다.

○

피고는 제1노조와 체결한 2005년 시간외수당에 관한 협약 제5조 제2항에 따라 원고들과 같은 VJ 또는 카메라기자들에 대하여 '통상근무D' 유형[기본 근무형태는 통상근무이나 업무상 사유에 따른 부서장의 명령에 의해 간헐적으로 시차근무(오전 7시 이전 또는 오전 11시 이후에 출근하여 일일 소정근로시간을 근무) 하는 유형을 적용하여 출·퇴근을 하도록 하였다.

○

카메라기자는 취재기자와 한 팀으로 취재 활동에 동행하여 해당 뉴스 아이템과 취재 현장에 맞게 영상취재를 하는 업무를 수행하여 업무의 대부분이 회사 밖에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나)

초과근로수당 지급에 관한 규정의 개정 경과

○

피고는 과거 방송사 업무의 특성을 고려하여 근로자들에게 실제 초과근로 여부나 그 시간과 관계없이 정액의 초과근로수당을 일률적으로 지급해오다가, 1988. 9. 9. 제1노조와 임금협약을 체결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노조 측이 Ⓐ 실질임금인상, Ⓑ 실제 초과근로 여부와 정도에 따른 직원들 간 불평등 해소를 위해 위와 같이 정액으로 지급된 초과근로수당을 기본급에 포함시킬 것을 요구하였고 피고는 이를 수용하였다. 당시 노조 측이 제안한 자료에 따르면 위 협약 체결 전에 일률적으로 지급되던 초과근로수당은 기본급의 20% 정도였다.

○

이어서 피고는 1990. 1. 20. 제1노조와 1989년 제수당에 관한 보충협약을 체결하였는데 그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

피고는 제1노조와 2004년 시간외수당에 관한 협약을 체결하면서 직급에 따라 시간당단가를 달리 적용하는 규정을 두었고, 2005년 시간외수당에 관한 협약을 체결하면서 위 시간당단가를 인상하였다. 그 협약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

2013. 2. 5. 제3노조가 설립된 후 피고는 2016. 8. 9. 제3노조와 별도로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는데 그 단체협약 제33조 제3호는 '시간외근무 및 휴일근무 수당의 지급방법은 방송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별도로 정하되 회사가 수당에 대한 지급을 완료할 때에는 이에 대한 법적책임을 면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에 따라 단체협약의 부속 합의로 체결된 시간외수당 별도합의서에서 피고와 제1노조가 체결한 2005년 시간외수당에 관한 협약에서 정한 시간당단가를 인상하였다. 그 구체적인 내용은 아래와 같다.

다)

초과근로수당의 구체적 지급방식

피고는 검찰·경찰 출입기자 등의 예외를 제외한 대부분의 근로자들에 대하여는 자율입력제도를 시행하여 근로자들이 내부 전산시스템을 통해 출·퇴근시간을 자율적으로 입력하면 피고는 그 입력시간에 대하여 2005년 시간외수당에 관한 협약 제16조에서 정한 상한시간의 범위 내에서 해당 시간당단가(제3노조 조합원들에 대하여는 2016. 9. 1.부터 2016년 시간외수당 별도합의서에서 정한 단가 적용)를 곱한 금액을 매월 초과근로수당 명목으로 지급하였다.

다.

판단

1)

포괄임금약정의 성립 여부에 관하여

피고는 당초 방송사 업무의 특성을 고려하여 실제 초과근로 여부나 그 시간에 관계 없이 정액의 초과근로수당을 지급해 왔다. 이후 1988년 임금협약을 체결하면서 제1노조의 요구에 따라 위 정액수당을 합한 금액을 기본급으로 지급하는 한편, 직원들 간 업무형태와 업무강도의 편차에 따른 불평등을 해소하고 실질 근로시간에 부합하는 합리적 보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주로 외근을 하는 검찰·경찰 출입기자 등 일부 근로자들에 대하여는 초과근로와 관계없이 월정액을 일괄 지급하고, 그 외의 근로자들에 대하여는 일정 근무조건에 따른 수당을 개별적으로 책정·지급함으로써 근로기준법에 따른 초과근로수당의 지급을 대신하는 것으로 정하였다.

이후 시간외수당에 관한 협약을 통해 월정액 지급대상이 확대되는 한편, 그 외의 근로자들에 대하여는 각 근로자가 전산시스템에 초과근로시간으로 입력한 시간을 기준으로 미리 합의한 시간당단가를 곱하여 개별 지급하는 것으로 계산방식이 변경되었다. 그러나 ① 포괄임금이 반드시 고정액으로 정해질 필요는 없고 일정 기준에 따라 차등 지급하도록 하는 방식도 근로자들에게 불리하지 않다면 허용될 수 있는 점, ② 앞서 본 것처럼 당초 일부 정액수당이 기본급에 포함되어 있었던 점, ③ 위 시간의 입력은 상한시간 범위 내에서 원칙적으로 근로자들의 자율에 맡겨져 있었고 피고가 실제 초과근로시간을 정확히 확인하거나 검증하지 않았던 점, ④ 피고는 위 시간당단가 등을 지급함으로써 근로기준법에 따른 일체의 초과근로수당 지급의무를 면하는 것으로 정하고 있는 점을 보면, 이는 기존의 초과근로수당 지급방식의 도입 취지와 동일하게 업무편차에 따른 불평등의 해소와 실질에 더 맞는 합리적 보상을 위한 보완조치로써 월정액 대신 포괄임금의 산정방식을 별도로 정한 것으로 보일 뿐이고, 피고로 하여금 실제 초과근로시간에 비례하는 수당을 지급하도록 명시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결국 위와 같은 관련 규정의 개정 경과, 취지, 내용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소속 근로자들과 방송사 업무의 특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공통의 인식 아래 임금협약 내지 시간외수당 협약에서 정한 월정액 또는 합의된 방식에 의한 시간당단가를 지급하는 것으로써 피고의 근로기준법에 따른 초과근로수당의 지급의무를 갈음하기로 하는 내용의 포괄임금약정을 명시적으로 체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2)

포괄임금약정의 효력 유무에 관하여

가)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기본임금을 결정하고 이를 기초로 하여 근로자가 실제로 근무한 근로시간에 따라 연장근로·야간근로·휴일근로 등이 있으면 그에 상응하는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등의 법정수당을 산정하여 지급함이 원칙이다. 이러한 원칙적인 임금지급방법은 '근로시간 수의 산정'을 전제로 한 것인데, 예외적으로 감시단속적 근로 등과 같이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을 고려할 때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지급계약을 체결하더라도 그것이 달리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고 여러 사정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유효하다. 그러나 그러한 경우가 아니라면 달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에 관한 규정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에 따른 임금지급원칙이 적용되어야 하므로, 이러한 경우에도 근로시간 수에 상관없이 일정액을 법정수당으로 지급하는 내용의 포괄임금제 방식의 임금지급계약을 체결하는 것은 그것이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시간에 관한 규제를 위반하는 이상 허용될 수 없다(대법원 2010. 5. 13. 선고 2008다6052 판결 등 참조).

나)

위 인정사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원고들과 같은 카메라기자 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들과 앞서 본 내용과 같은 포괄임금약정을 체결한 것은 그 필요성이 인정되고 근로자들에게도 불이익하지 않아 정당하므로 위 포괄임금약정은 유효하다.

①

카메라기자는 정해진 소정근로시간에 구애됨이 없이 이슈가 될 만한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취재기자와 더불어 수시로 취재활동을 한다. 또한 취재기자와 동행하지 않고 단독으로 외근할 경우 정확한 근로시간을 측정하기가 어렵다.

②

기자들의 경우 업무와 비업무 영역의 구분이 어렵고, 근로의 양을 일률적으로 측정하기 어렵다.

③

근로기준법 제58조(근로시간의 특례) 및 동법 시행령 제31조 제3호에서도 방송기사의 취재, 편성 또는 편집 업무를 '성질상 업무수행방법을 근로자의 재량에 위임할 필요가 있는 업무'에 해당하는 것으로 명시하고 있다.

④

피고는 소속 근로자들과 방송사 업무의 특성을 고려하여 30년 이상 포괄임금제 방식의 임금지급계약을 유지해왔다. 그 과정에서 노조 측의 요구에 따라 당초 정액수당으로 지급되던 돈(기본급의 20% 상당)을 합하여 기본급을 대폭 인상하였고 일부 월 정액과 시간당단가에 의해 산정한 돈을 이와 별도로 지급하였다. 위와 같은 지급방식이 그 자체로 불합리하다고 보기 어렵고, 이를 정하는 데에 있어서도 근로자들이 별다른 불만을 제기한 사실도 없다.

⑤

포괄임금 중 시간당단가 방식에 의해 지급되는 부분은, 정액제 방식보다 직원들 간 업무편차에 따른 불합리를 보완할 수 있는 측면이 있고, 그 기준 시간을 근로자들이 일정 범위 내에서 자율적으로 입력하게 하고 피고가 이를 엄격히 통제하지 않아 실제 초과근로시간을 증명하여 수당을 청구하도록 하는 경우보다 더욱 실질에 부합하는 보상이 이루어졌을 수도 있다. 그 뿐만 아니라 피고는 2016년부터 원고들이 속한 제3노조 조합원에 대하여는 추가로 시간당단가를 인상해주기도 하였다.

다.

소결론

원고들과 피고는 초과근로수당에 관한 유효한 포괄임금약정을 체결하였으므로, 원고들이 포괄임금으로 지급받은 초과근로수당에는 근로기준법의 규정에 의한 그 수당이 모두 포함되어 있으므로 원고들은 포괄임금으로 지급받은 수당과 구체적인 초과근로시간에 대해 근로기준법에 따라 계산한 수당과의 차액의 지급을 구할 수 없다.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들의 청구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각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각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승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