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
사실오인(근로조건 서면 명시·미교부의 점)
D는 2018. 7. 4. 단 하루만 근무하였는데, 피고인과 D 사이에 근로기준법 제17조에 정한 근로조건에 관한 합의가 아직 완료되지 않은 상태였고, 당일 피치 못할 일정으로 근로조건에 대하여 논의할 시간도 없었으므로, 피고인에게 근로조건을 서면으로 명시하여 교부하지 않은 것에 고의가 있다고 볼 수 없다. 그럼에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벌금 1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검사
사실오인(임금체불의 점)
D의 퇴사 직후 피고인이 D에게 임금을 지급받을 계좌번호를 알려달라고 요구한 점, 피고인은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서부지청에서 조사를 받은 이후에야 적극적으로 계좌번호를 요구한 점 등에 비추어 피고인에게 임금체불의 고의를 인정할 수 있음에도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벌금 10만 원)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근로기준법 제17조에 의하면,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에 근로자에게 임금, 소정근로시간, 주휴일, 연차 유급휴가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근로조건을 명시하여야 하고, 그중 임금의 구성항목·계산방법·지급방법 및 소정근로시간, 주휴일, 연차 유급휴가에 대해서는 그 사항이 명시된 서면을 교부하여야 하고, 그 취지는 근로조건의 미확정상태에서 불리한 취업을 강제당할 위험 등을 방지하여 근로자의 법적지위를 강화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런데 피고인의 주장에 의하면 D가 실제 근무를 시작한 이후에도 근로기준법 제17조에 정한 근로조건을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은 상태였다는 것이고, 당일 피고인의 친정 언니가 방문하여 근로조건을 협의하거나 이를 서면으로 작성할 시간이 없었다는 사정은 이를 정당화할 사유가 될 수 없으며, 다른 정당화 사유도 찾아볼 수 없고, 피고인의 고의 또한 충분히 인정된다.
따라서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없다.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이 부분 공소사실
피고인은 서울 은평구 B에 있는 C식당 대표로서 상시근로자 2명을 사용하여 음식서비스업을 경영하는 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간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런데도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8. 7. 4. 1일간 근로한 D에게 1일간의 임금 90,360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판단
원심은, 피고인 측이 1일간의 임금을 지급하기 위해 D 측에 계좌번호를 달라고 했는데 사과를 받는 것이 우선이라며 계좌번호를 알려주지 않았고, D 측에서 뒤늦게 계좌번호를 알려주자 그날 바로 미지급 임금을 송금한 점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에게 임금 체불의 고의가 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무죄를 선고하였는바,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므로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없다.
쌍방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공판중심주의와 직접주의를 취하고 있는 우리 형사소송법에서는 양형판단에 관하여도 제1심의 고유한 영역이 존재하고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원심판결
선고 후 피고인의 양형에 반영할 만한 새로운 특별한 정상이나 사정변경을 찾아볼 수 없고 여기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등 이 사건 기록 및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조건들을 원심판결의 양형이유와 대조하여 보면 원심의 양형이 합리적인 재량의 범위를 벗어나 지나치게 가볍거나 무거운 것으로 보이지는 않으므로 피고인과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부상준(재판장) 이진용 정금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