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방법원판결

서울서부지방법원 2026. 6. 10. 선고 2020가단299323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피고는 한국전력공사의 자회사로 국내·외 원자력 및 기타의 발전사업에 필요한 엔지니어링 용역사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공기업이고, 원고는 피고의 무기계약직 근로자로 근무하다 2020. 1. 1. 정년퇴직한 사람이다.

나.

피고의 분사 및 외주

피고는 1998. 12. 경영효율성 제고 및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피고의 업무 중 일부를 별도의 회사로 이관하는 분사를 시행하였다. 피고는 분사를 하기 위하여 설립된 주식회사 B(이하 'B'이라 한다)과 1998. 12. 28. 경영협약을 체결하고 전산운영 업무, 기업홍보 업무, 차량운영 업무, 사옥관리 업무 등 업무와 자산을 이관하였다.

피고는 1999. 12. 30. B에 1999. 1. 1.부터 2001. 12. 31.까지 분사업무(차량, 홍보, 사옥관리, 전산운영, 플랜트자료관리) 용역을 도급주는 계약을 체결하였다.

다.

직영 및 근로자 채용

피고는 2011. 1. B에 위탁하였던 업무를 직영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하였고, 그에 따라 B 등에 소속되어 피고의 업무를 하던 근로자들을 계약기간 1년의 기간제근로자로 다시 채용하였다.

고용노동부는 2012. 5. 22. 공공부문 비정규직 고용개선 실태 점검 후 2012. 6. 11. 피고에게, 상시·지속적 업무종사자의 무기계약직 전환 계획을 충실히 이행하고, 합리적 평가기준을 설정하여 계약기간 만료 전 무기계약직 전환을 실시하고, 무기계약직 관리규정을 제정·운영할 것을 요구하였다.

위 기간제근로자들의 근무기간이 만 2년을 경과하여 이들이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이라 한다)에 의하여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이하 '무기계약직 근로자'라고 한다)로 전환되게 되었다.

피고는 위 전환에 앞서 2013. 2. 8. 피고의 별정직규정을 개정하여 별정직의 종류에 '무기 계약직원'을 추가하고, 무기 계약직원으로의 전환 규정을 신설하는 등 취업규칙을 정비하였다.

라.

원고의 입사, 퇴사, 기간제 근로자 및 무기계약직 근로자 근무

원고는 ① 1985. 2. 1. 피고의 정규직 특채로 입사하여 근무하다가 1998. 12. 31. 퇴사하였고, ② 1999. 1. 1. B에 입사하여 B의 근로자로 근무하다가 직영전환에 따라 B에서 퇴사하고, ③ 2011. 3. 1. 피고의 기간제근로자로 고용되었으며, ④ 2013. 3. 1. 피고의 별정직규정 제3조 2호의 다목에 의한 무기 계약직원으로 채용되는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상근위촉사무원(책임급 대우) 직급으로 무기계약직 근로자로 근무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6, 10호증, 을 제7, 24호증(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요지

피고는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분사를 실시하여 원고가 담당하고 있던 홍보업무 등을B에 이관하였고, 원고는 1999. 1. 1. B에 입사하기는 하였으나 피고의 지휘·감독 아래 종전과 동일한 장소에서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였으므로, 이는 '구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1998. 2. 20. 법률 제5512호로 제정된 것, 이하 '제정 파견법'이라 한다)이 정하는 근로자파견에 해당한다.

원고는 파견되어 근무한 지 2년이 경과한 2001. 1. 1. 제정 파견법 제6조 제3항에 따라 피고에게 기한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고용된 것으로 의제되었고, 당시 동종·유사업무를 수행한 C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이 적용되어야 한다.

피고가 불합리한 차별을 계속하기 위하여 신설한 별정직규정은 기간제 근로자를 차별한 것이고, 불이익한 취업규칙의 변경임에도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절차를 거치지 않아 무효이므로 원고에게 피고의 정규직 취업규칙이 적용되어야 한다.

고용의제 상태가 계속되면 파견이 계속되는 것이고, 차별이 시정되지 않은 이상 파견법 제21조 제1항에 따라 퇴직 당시를 기준으로 동종·유사업무를 수행한 비교대상근로자의 유무를 판단하여야 하는데, 퇴직 당시 비교대상근로자로는 D이 있으므로 이를 기준으로 하여도 정규직 근로자와의 차별이 존재한다.

피고는 무기계약직 근로자라는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원고를 정규직 근로자와 차별하였으므로 근로기준법 제6조 위반에도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는 정규직과 원고를 차별함으로써 얻은 부당이득을 반환하고, 원고를 불합리하게 차별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를 배상하며, 계약을 체결하여 정규직과 동일하게 처우할 채무를 불이행한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고, 복지후생규정의 적용대상이 되는 원고에게 복리후생비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판단

가.

근로자파견 관계의 존부(긍정)

1)

관련 법리

파견법에서 말하는 '근로자파견'이란, 파견사업주가 근로자를 고용한 후 그 고용관계를 유지하면서 근로자파견계약의 내용에 따라 사용사업주의 지휘·명령을 받아 사용사업주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원고용주가 어느 근로자로 하여금 제3자를 위한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경우 그 법률관계가 위와 같이 파견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파견에 해당하는지는 당사자가 붙인 계약의 명칭이나 형식에 구애될 것이 아니라, 제3자가 당해 근로자에 대하여 직·간접적으로 그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는지, 당해 근로자가 제3자 소속 근로자와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직접 공동 작업을 하는 등 제3자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원고용주가 작업에 투입될 근로자의 선발이나 근로자의 수, 교육 및 훈련, 작업·휴게시간, 휴가, 근무태도 점검 등에 관한 결정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는지, 계약의 목적이 구체적으로 범위가 한정된 업무의 이행으로 확정되고 당해 근로자가 맡은 업무가 제3자 소속 근로자의 업무와 구별되며 그러한 업무에 전문성·기술성이 있는지, 원고용주가 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는지 등의 요소를 바탕으로 그 근로관계의 실질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2. 26. 선고 2010다106436 판결 등 참조).

2)

근로자파견관계 인정

앞서 든 증거와 갑 제23, 26, 28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는 B에 소속된 근로자들의 업무수행에 관하여 실질적이고도 상당한 수준의 업무상 지휘·감독을 직·간접적으로 하였으므로, 원고와 피고 사이에는, 원고가 피고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어 피고를 위한 근로를 제공하는 제정 파견법이 정한 근로자 파견관계가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①

피고는 1998. 12.경 공기업 경영혁신 및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분사하면서 B에 피고의 업무 중 일부를 도급주는 계약을 체결하였고, 업무를 이관한 이후에는 해당 업무를 더 이상 직접 수행하지 않았다. 피고가 이관한 업무는 품질검사, 전산운영, 문서관리, 사보발간 등 홍보, 통근 등 차량관리, 사옥 임대차관리 등 통상적인 기업 활동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업무들이 대거 포함되어 있다. 특히 원고가 수행한 홍보 업무는 주변적, 부수적인 업무라기보다는 기업 운영에 필요한 상시적, 지속적 업무의 성격이 강하다.

②

B의 임원은 모두 피고의 전 임직원들이었고, B 등으로 이직한 피고의 근로자들은 이직 이후에도 계속해서 종전과 동일한 근무장소에서 피고의 설비와 프로그램을 그대로 사용하여 동종 업무를 수행해왔다.

피고는 B과 경영협약을 체결하면서 향후 3년간 급여, 복지, 인사 및 근무조건 등을 피고와 동일하게 적용하고 승급을 피고와 상의하여 결정하며, 피고의 직원들에게 시행하는 교육훈련 등의 기회를 B 직원들에게도 동일하게 제공하도록 정했다.

③

감사원은 2006년경 피고에게 '2006. 8. 23. 산업자원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종합대책'에 따르면 상시적 업무의 경우 공공기관이 직접 수행해야 하므로, 홍보업무의 경우 수의계약이 부적절하고, 상시 수행업무이므로 회사가 직접 수행하도록 했다.

피고는 2007년 이에 관하여 검토하면서 유예기간을 확보하기 위하여 B 등과 체결했던 용역도급계약의 계약기간을 일괄적으로 연장하였는데, 피고가 그 과정에서 검토한 내부 문서에 의하면, 피고는 B 등에 소속된 직원들의 해직 가능성과 급여 삭감을 우려하여 경쟁 입찰을 통해 다른 업체를 수주하지 않고 수의계약 방식으로 B 등에 외주를 주었던 것으로 보인다.

④

원고는 2011년경 종전에 B에 이관하였던 업무를 직영으로 전환하기로 하고, B의 근로자들을 피고의 기간제 근로자로 채용하였다.

⑤

원고는 B으로 이직하기 전과 후, 피고에 다시 기간제 근로자로 채용되어 근로하는 동안 계속하여 동일한 업무용 전화번호를 사용하였다.

⑥

피고는 2011. 1. 10. B 홍보업무 지원용역 향후 방침을 검토하면서, 하도급을 직접적으로 업무를 지시하고 동일한 사무실에 근무하게 하는 현행 방식은 위장 하도급으로 간주될 소지가 있다고 평가했다.

⑦

B의 법인등기부등본에는 목적사업에 근로자파견업이 포함되어 있고, 원고가 수행한 홍보업무는 포함되어 있지 않다.

나.

고용의제 여부(긍정)

제정 파견법 제6조 제3항 본문에 의하면, 사용사업주가 2년을 초과하여 계속적으로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2년의 기간이 만료된 날의 다음 날부터 파견근로자를 고용한 것으로 본다.

위 규정은 같은 법 제2조 제1호에서 정의하고 있는 '근로자파견'이 있고, 그 근로자파견이 2년을 초과하여 계속되는 사실로부터 곧바로 사용사업주와 파견근로자 사이에 직접근로관계가 성립한다는 의미이고, 이 경우 그 근로관계의 기간은 기한의 정함이 있는 것으로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칙적으로 기한의 정함이 없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8. 9. 18. 선고 2007두2232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원고가 1999. 1. 1. B 등에 고용됨으로써 피고와의 근로자파견관계가 2년을 초과하도록 계속 근무한 사실은 앞서 본 것과 같고, 기한의 정함이 있는 것으로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으므로, 원고는 제정 파견법 제6조 제3항에 따라 파견근로를 개시한 날로부터 2년이 만료된 날의 다음날인 2001. 1. 1. 피고와 사이에 기한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고용된 것으로 의제되었다.

다.

고용의제 당시 정규직 중 비교대상근로자의 존부(부정)

1)

관련 법리

아래의 사정들을 종합하면, 제정 파견법 제6조 제3항에 의하여 고용의제되는 경우, 고용의제된 근로자와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가 존재하는지 여부는 고용의제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하고, 만일 고용의제 당시에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가 존재한다고 인정되지 아니하면, 고용의제에 의하여 확정되는 근로조건은, 고용기간의 정함이 없다는 것 외에는 개별근로계약, 취업규칙 또는 단체협약에 반하지 않는 이상 고용의제 직전의 근로조건과 동일한 근로조건으로 고용된 것으로 의제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①

제정 파견법 제6조 제3항 본문에 따라 사용사업주가 직접 고용한 것으로 의제되는 파견근로자의 근로조건은 사용사업주의 근로자 중 파견근로자와 동종 또는 유사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가 있을 경우 그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 등에서 정한 근로조건과 동일한다(대법원 2016. 1. 14. 선고 2013다74592 판결 등 참조).

②

개정 파견법 제6조의2 제3항에 의하면, 사용사업주가 고용할 의무가 있는 파견근로자의 근로조건은, 사용사업주의 근로자 중 당해 파견근로자와 동종 또는 유사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가 있는 경우에는 그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 등에서 정하는 근로조건에 의하고(제1호), 동종 또는 유사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가 없는 경우에는 당해 파견근로자의 기존의 근로조건의 수준보다 저하되어서는 아니된다(제2호).

개정 파견법 제6조의2 제3항 제1호는, 사용사업주와 직접고용관계를 맺게 된 모든 파견근로자에게 해석상 응당 적용되어야 할 근로조건을 다시금 확인하는 차원에서 명시한 것일 뿐 새삼스레 그 근로조건을 기존보다 상향하여 설정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6. 1. 14. 선고 2013다74592 판결 등 참조).

따라서 개정 파견법에 의하면 동종·유사업무수행 근로자가 없는 경우 사용사업주는'기존의 근로조건'과 같은 정도로 근로자를 고용하더라도 개정 파견법 제6조의2 제3항 제1호를 위반한 것이 아니다.

③

제정 파견법은 개정 파견법과 달리, 사용사업주에게 사법상 고용계약을 체결할 의무를 부과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근로관계가 성립되는 것으로 의제하고 있으므로, 고용의제에 의하여 고용관계 및 근로조건이 자동으로 확정된다.

제정 파견법은 의제되는 근로조건 즉 소정근로시간, 임금액수 등에 관하여 별도로 규정하지 않았으므로, 노사간의 법률관계의 명확성, 안정성의 측면에서도 볼 때, 고용의제에 의하여 확정되는 근로조건은 '고용기간의 정함이 없다는 것 외에는 개별근로계약, 취업규칙 또는 단체협약에 반하지 않는 이상 고용의제 직전의 근로조건과 동일하다'고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2)

고용의제 당시 동동·유사업무 수행 정규직 근로자 부존재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는 홍보업무 중 사보, 종합소개서등 출판물 기획 및 편집 업무를 수행한 사실이 인정된다.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와 증인 C의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볼 때,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고용의제된 2001. 1. 1.을 기준으로 정규직 근로자인 C이 원고와 동종·유사 업무에 종사하고 있었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①

피고는 분사 과정에서 원고가 기존에 피고의 정규직으로서 수행하던 홍보업무를 B에 이관하였고, 피고와 B 사이의 경영협약의 특약사항에 따르면 피고는 B에 이관한 업무를 더 이상 수행하지 않으므로 고용의제 당시 피고 소속 근로자들은 B이 수행하는 동종·유사 업무를 수행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②

원고가 비교대상근로자로 특정한 C은 원고가 고용의제된 2001. 1. 1.에는 인사팀에서 근무하여 원고와 동종·유사 업무를 수행하지 않았음이 명백하다.

③

원고가 피고를 퇴사하여 B으로 이직하기 전까지 피고의 홍보실에서 근무했고, C도 홍보실에서 근무했으나, 원고는 편집팀의 팀장이었고 C은 홍보팀의 팀원이어서 업무 내용과 권한, 책임 범위도 달랐던 것으로 보인다.

C이 2002. 2.부터 피고의 홍보팀에서 다시 근무했으나 전체적인 기획 내지 조율은 본사 홍보실에서 하고 홍보 자료 작성이나 구체적인 실행 계획은 B에서 수행했기 때문에 권한과 책임 범위의 차이가 여전히 존재한다.

라.

2013년 개정 별정직규정의 무효 여부(유효)

1)

기간제법 위반으로 인한 무효 여부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제정 파견법에 의하여 2001. 1. 1. 피고에게 기한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고용된 것으로 의제되었다. 고용의제의 효과는 당사자들의 인식과 무관하게 계속 유지되므로 비록 원고가 2011년 피고의 기간제근로자로 채용되는 근로계약을 체결했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무기계약직 근로자로 고용의제된 상태가 계속되므로 위 2011년의 근로계약에 의해 원고가 기간제 근로자로 지위가 변경되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원고는 2013년 무기계약직 전환 계약을 체결할 무렵 실제로는 피고의 기간제 근로자가 아니었으므로, 원고가 기간제 근로자였음을 전제로 기간제법 위반으로 인한 별정직규정의 무효를 주장하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2)

불이익한 취업규칙 변경으로 인한 무효 여부

가)

관련 법리

취업규칙은 같은 사업장에 소속된 모든 근로자에 대하여 일률적으로 적용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사용자는 근로자의 근로조건, 근로형태, 직종 등의 특수성에 따라 근로자 일부에 적용되는 별도의 취업규칙을 작성할 수 있다(대법원 2000. 2. 25. 선고 98다11628 판결 등 참조).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에 의하면, 사용자는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관하여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다만,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그 동의를 받아야 한다.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이 근로자가 가지고 있는 기득의 권리나 이익을 박탈하여 불이익한 근로조건을 부과하는 내용일 때에는 종전 근로조건 또는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집단의 집단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를 요하고 이러한 동의가 없이 작성 또는 변경된 취업규칙은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될 만한 것이 아닌 한 무효이다(대법원 1993. 1. 26. 선고 92다49324 판결 등 참조).

근로기준법 제97조는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근로계약은 그 부분에 관하여는 무효로 한다. 이 경우 무효로 된 부분은 취업규칙에 정한 기준에 따른다.'라고 정하고 있는데, 위 규정은, 근로계약에서 정한 근로조건이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경우 취업규칙에 최저기준으로서의 강행적·보충적 효력을 부여하여 근로계약 중 취업규칙에 미달하는 부분을 무효로 하고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따르게 함으로써, 개별적 노사 간의 합의라는 형식을 빌려 취업규칙이 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근로조건을 종속적 지위에 있는 근로자가 감수하도록 하는 것을 막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대법원 2019. 12. 24.선고 2015다254873 판결 참조).

나)

고용의제 당시 원고에게 적용되는 근로조건

을 제22, 2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는 2001. 1. 1. 고용의제 당시 시행중이던 별정직규정 제3조 제2호 가목의 '일반 계약직원' 중 '책임급 대우 위촉사무원'으로서 별정직규정의 적용을 받되기한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의제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①

원고는 제정 파견법 제6조 제3항의 규정에 따라 고용의제되었을 뿐 당시 시행중이던 피고의 인사규정이 정하는 바와 같이 공개채용 절차에 의하여 채용된 것이 아니고, 고용의제 당시 원고와 동종·유사업무를 수행하는 정규직 근로자도 없었으므로 '직원'으로 의제되었다고 볼 수 없다.

②

원고가 고용의제된 2001. 1. 1. 당시 시행되던 피고의 별정직규정에 의하면, 별정직은 고문, 계약직원, 기능원(갑), 기능원(을)로 구분되어 있고, 이 중 계약직원은 '전문적인 지식, 기능 및 경험을 요하는 특수직무 또는 일시적인 필요 등으로 인하여 기한을 정하여 채용되거나 (중략) 기한부로 채용된 자로서 계약조건으로 정한 업무수행시대우가 수석급대우이상인 자는 위촉기술(연구,사무)역, 주임급대우이하인 자는 위촉기술(연구,사무)원'이다.

피고는 2013. 2. 8. 별정직규정을 개정하여 무기 계약직원을 신설했는데, 당시 별정직규정은 별정직을 고문, 계약직원, 기원(갑), 기원(을)로 구분하면서 기존의 계약직원을 일반 계약지원, 전문 계약직원, 무기 계약직원, 외국인 계약직원으로 세분화하고 있고, 이 중 일반 계약직원이 2001. 1. 1. 당시 별정직규정의 계약직원에 해당한다.

원고는 실제로 2013. 3. 1. 피고의 별정직규정 제3조 2호의 다목에 의한 무기 계약직원으로 상근위촉사무원(책임급 대우)으로 채용되는 근로계약을 체결했는데, 책임급 대우는 주임급 대우보다 낮은 대우이다.

다)

불이익한 취업규칙 변경에 해당하지 않음

살피건대, 원고는 직원이 아니라 별정직으로 고용의제되었으므로, 2013. 2. 8. 개정된 별정직규정이 별정직의 종류로 무기 계약직원을 신설하였다고 하여 원고에게 불리한 것은 아니므로, 별정직규정을 개정함에 근로기준법 제94조에서 정하는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가 없었더라도 유효하다.

원고가 기간제 근로자로 근무한 시기에 원고와 동종·유사한 업무를 수행한 피고의 정규직 근로자가 있음을 인정할 만한 증거도 찾아볼 수 없으므로, 원고의 근로조건은 2013. 2. 8. 개정된 별정직규정에 의하여야 한다.

마.

현재(원고의 경우 퇴직 시)를 기준으로 비교대상근로자를 판단해야 하는지(부정) 원고는 차별이 지속되는 이상 현재, 원고의 경우 퇴직 시를 기준으로 비교대상근로자를 판단해야 하고 그 근거로 파견법 제21조 제1항을 들고 있으나, 원고는 2001. 1. 1. 피고의 근로자로 고용의제되어 고용의제 상태가 계속되었기 때문에 파견근로자 관계를 전제로 하는 이 주장은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바.

무기계약직을 다르게 대우한 것이 근로기준법 제6조 위반인지 여부(부정)

1)

관련 법리

헌법 제11조 제1항에 의하면,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하는바, 여기서 사회적 신분이란 사회에서 장기간 점하는 지위로서 일정한 사회적 평가를 수반하는 것을 의미한다(헌법재판소 1995. 2. 23. 선고 93헌바43 전원재판부 결정).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지고(헌법제10조), 직업선택의 자유를 가지며(헌법 제15조), 국민의 재산권은 보장되고(헌법제23조), 대한민국의 경제질서는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함을 기본으로 한다(헌법 제119조).

취업규칙은 같은 사업장에 소속된 모든 근로자에 대하여 일률적으로 적용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사용자는 근로자의 근로조건, 근로형태, 직종 등의 특수성에 따라 근로자 일부에 적용되는 별도의 취업규칙을 작성할 수 있으며(대법원 2000. 2. 25. 선고 98다11628 판결 등 참조), 근로자는 단체교섭, 개별근로계약의 체결을 통하여 그 근로조건을 변경할 수 있다.

2)

판단

①

근로기준법 제6조의 사회적 신분으로 인한 차별금지는 위 헌법 규정을 근로조건에 관하여 구체화한 것인바, 근로기준법 제6조를 위반하는 경우 같은 법 제114조에 의하여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므로, 사회적 신분의 의미는 형벌규정의 적용에 있어서도 국민에게 불리할 여지가 없도록 명확하고 예측가능성이 있도록 해석하여야 하는 점, ② '무기 계약직'이라는 근로자의 지위는, 근로자와 사용자의 자유의사가 합치되어야 성립되는 것이므로, 근로자가 스스로 선택한 것일 뿐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강요한 것이 아니고, '무기 계약직'이라고 하더라도 개별근로계약이나 취업규칙이 정한 대우(보수, 승진 등)에 따라 사회적 지위가 낮을 수도 있고 높을 수도 있으므로, 근로자의 특정한 인격과 관련된 표지로서 일정한 사회적 평가를 수반하는 것이라고 할 수 없는 점, ③ 근로자가 자유의사에 의하여 선택한 무기계약직이라는 지위를 근로기준법 제6조 소정의 사회적 신분에 해당한다고 인정하여 다른 근로자와 동일하게 대우할 것을 강요할 경우, 헌법에 의하여 보장된 근로자의 행복추구권, 직업선택의 자유, 재산권 보장, 근로계약의 체결 및 내용에 관한 자유를 침해할 수 있는 점 등의 사정을 종합하면, 무기계약직은 근로기준법 제6조의 '사회적 신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사.

복리후생비 청구(부정)

원고는, 생활관연수비 70만 원은 복리후생비로서 상근별정직도 지급대상이므로, 비교대상근로자의 특정시점, 존부 등 쟁점과 무관하게 원고에게 지급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갑 제22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복지후생규정이 적용범위에 상근별정직을 포함시키고 있음은 인정되나, 이와 같이 적용범위를 정한 규정만으로 바로 피고에게 상근별정직에게 생활관연수비를 지급할 의무가 도출된다고 보기는 어렵고, 달리 피고에게 복리후생비를 지급할 의무를 인정할 만한 증거를 찾아볼 수 없다.

아.

소결

원고는 2001. 1. 1.부터 피고에게 기한의 정함이 없는 별정직 근로자로 고용의제되었고, 피고가 원고에게 별정직규정을 적용하고 정규직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을 적용하지 아니한 것이 법률을 위반한 차별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이를 전제로 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은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