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방법원판결

서울서부지방법원 2021. 11. 10. 선고 2020가단304348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손해발생사실의 확인업무 등을 목적으로 하는 법인이고, 원고는 2015. 4. 1. 피고에 입사하여 현재까지 근무하고 있다.

나.

원고와 피고는 2015. 4. 1.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근로계약기간을 2015. 4. 1.부터 기한이 없는 것으로 정하고, 연 1회 별도의 연봉계약을 체결하기로 하였다. 이에 따라 같은 날 체결된 연봉계약(이하 ’이 사건 연봉계약‘이라 한다)에서는 연봉계약기간을 2015. 4. 1.부터 2015. 3. 31.까지, 연봉계약금액을 50,000,000원으로 하면서, ’연봉계약은 을의 전년도 1년간의 능력 및 업적평가 결과에 따라 연 1회 체결함을 원칙으로 하되 휴직, 징계, 결근 등 제반 인사변경에 따라 처우변경 사항은 회사규정에 따른다‘고 정하고 있다. 원고는 이후 새로운 연봉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한 상태로 위 연봉계약을 기준으로 연봉을 지급받아 왔다.

다.

구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2013. 5. 22. 법률 제1179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 한다) 제19조는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정하는 경우에는 그 정년이 60세 이상이 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었다. 그런데 2013. 5. 22. 법률 제11791호로 위 제19조 제1항은 “사업주는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여야 한다”로, 제2항은 “사업주가 제1항에도 불구하고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미만으로 정한 경우에는 정년을 60세로 정한 것으로 본다”라고 전문 개정되었고, 제19조의2 제1항으로 “제19조 제1항에 따라 정년을 연장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의 사업주와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를 대표하는 자를 말한다)은 그 사업 또는 사업장의 여건에 따라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는 규정이 신설되었다. 위 개정 고령자고용법의 규정은 부칙에 따라 상시 300명 미만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피고에 2017. 1. 1.부터 적용되었다.

라.

피고는 위와 같은 개정 고령자고용법 시행에 따라 임금피크제를 포함하여 취업규칙 등을 개정하기 위하여 인사제도 변경 안내문을 공지하고, 2017. 8. 24.경 팀장들에게 해당 내용을 고지한 뒤 2017. 8. 25. 연명방식에 의하여 피고 소속 근로자들로부터 동의서를 징구하였다.

마.

임금피크제가 포함된 취업규칙에 대하여 피고의 전직원 74명 중 87.8%에 해당하는 65명이 동의하였으나, 원고는 이에 동의하지 아니하였다.

바.

피고는 2017. 9. 1. 취업규칙과 인사규정을 개정하여 아래와 같이 임금피크제 규정을 신설(이하 ‘신설 임금피크제 규정’이라 한다)하고, 그 내용을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서부지청장에 신고하였다.

사.

원고는 2017. 11.분까지는 기본급 2,766,700원, 직책수당 700,000원, 업무수당 600,000원, 식대보조금 100,000원 합계 4,166,700원의 지급액을 기준으로 하여 급여를 지급받았으나, 2017. 12.분부터는 신설 임금피크제 규정에 따라 삭감된 기본급과 수당을 기준으로 한 급여를 지급받았다. 기본급은 2017. 12.부터 1,998,860원, 2018. 11.부터 1,792,310원, 2019. 11.부터 1,606,130원으로 삭감되었다. 이와 같이 삭감된 급여액은 별지 ‘청구액 산정표’ 중 ‘급여삭감액(A항)’ 해당란 기재 금액, 삭감된 퇴직연금 액수는 위 표 중 ‘퇴직연금 삭감액(C항)’ 해당란 기재 금액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호증, 을 제1 내지 7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요지

피고는 신설 임금피크제 규정을 도입하는 내용으로 취업규칙을 변경할 당시 직원들에게 그 내용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고 교육, 설명에 대한 동의인 것처럼 하여 공람의 형식으로 동의한다는 연명부를 작성하도록 하여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에 관한 절차를 준수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신설 임금피크제 규정은 효력이 없다. 위 규정이 유효하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개별적으로 체결한 이 사건 연봉계약이 위 변경된 취업규칙의 내용보다 유리하므로, 원고와 피고 사이에서는 개별적으로 체결한 이 사건 연봉계약의 내용이 우선하여 적용되어야 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신설 임금피크제 규정에 따라 미지급된 임금 및 퇴직연금을 추가로 지급하여야 한다.

3.

판 단

가.

신설 임금피크제 규정을 도입하는 취업규칙 변경에 절차적 하자가 존재하는지 여부

1)

관련 법리

사용자가 취업규칙의 변경에 의하여 기존의 근로조건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려면 종전 근로조건 또는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를 요하고, 이러한 동의를 얻지 못한 취업규칙의 변경은 효력이 없으며, 그 동의의 방법은 근로자 과반수로 구성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들의 회의방식에 의한 과반수의 동의를 요하고, 회의방식에 의한 동의라 함은 반드시 한 사업 또는 사업장의 전 근로자가 일시에 한자리에 집합하여 회의를 개최하는 방식만이 아니라(큰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있어서는 이러한 회의 방식은 사실상 불가능한 경우가 많을 것이다), 한 사업 또는 사업장의 기구별 또는 단위부서별로 사용자측의 개입이나 간섭이 배제된 상태에서 근로자 상호간에 의견을 교환하여 찬반의견을 집약한 후 이를 전체적으로 취합하는 방식도 허용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여기서 사용자측의 개입이나 간섭이라 함은 사용자측이 근로자들의 자율적이고 집단적인 의사결정을 저해할 정도로 명시 또는 묵시적인 방법으로 동의를 강요하는 경우를 의미하고, 사용자측이 단지 변경될 취업규칙의 내용을 근로자들에게 설명하고 홍보하는 데 그친 경우에는 사용자측의 부당한 개입이나 간섭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다32362 판결, 대법원 1992. 2. 25. 선고 91다25055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본다. 기초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의 취업규칙 및 인사규정상 신설 임금피크제 규정은 근로자들의 자유로운 의사에 따른 의견 집약과 취합 과정을 거쳐 개정된 것으로 볼 것이므로, 여기에는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가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피고의 취업규칙 및 인사규정의 개정에 있어 절차적 하자가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다.

○

집단적 의사결정 방식 중 하나인 회의방식에 의한 동의에는 사용자 측의 개입이나 간섭이 배제된 상태에서 사업 또는 한 사업장의 단위 부서별로 근로자 간에 의견을 교환하여 찬반을 집약한 후 전체적으로 취합하는 방식도 포함될 수 있다.

○

피고는 임금피크제를 포함한 인사제도 변경에 대한 안내문을 공지하고 팀장 등에게 해당 내용을 설명하였다. 팀장 등은 해당 내용을 각 팀원들에게 설명하고 안내문을 개별로 교부하였다. 위 안내문에는 취업규칙 개정 목적 및 취지로 정년을 연장하고 관련 법에 따라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고자 한다는 점이 본문 첫 장에 명시되어 있다.

○

원고들을 포함하여 취업규칙의 개정에 반대의사를 표시하거나 동의하지 아니한 근로자들이 존재하며, 동의 과정에서 사용자 측이 부당한 개입이나 간섭을 하였다거나 원고의 주장과 같이 다른 내용에 대한 동의인 것처럼 설명하여 서명을 받았다고 볼 만한 사정을 특별히 찾아볼 수 없다.

○

임금피크제는 고령화 사회 진입에 따라 정년을 연장하면서 수반되는 연공서열식인건비 증가에 대한 부담을 완화해 중장년층의 고용안정을 확보하면서 동시에 감액되는 임금을 재원으로 청년 고용을 창출하기 위한 제도로서 사회 전반적으로 그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었던 것으로 보이고, 피고의 구성원들 대다수도 위와 같은 인식에서 취업규칙 등 개정에 동의한 것으로 보인다.

나.

신설 임금피크제 규정 보다 이 사건 연봉계약이 우선 적용되는지 여부

1)

근로자에게 불리한 내용으로 변경된 취업규칙은 집단적 동의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그보다 유리한 근로조건을 정한 기존의 개별 근로계약 부분에 우선하는 효력을 갖는다고 할 수 없다. 이 경우에도 근로계약의 내용은 유효하게 존속하고, 변경된 취업규칙의 기준에 의하여 유리한 근로계약의 내용을 변경할 수 없으며, 근로자의 개별적 동의가 없는 한 취업규칙보다 유리한 근로계약의 내용이 우선하여 적용된다(대법원 2019. 11. 14. 선고 2018다200709 판결 참조).

2)

구체적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본다. 원고와 피고가 2015. 4. 1. 이 사건 연봉계약을 체결한 사실, 이후 새로운 계약이 체결되지 아니한 상태로 계약기간 이후에도 피고가 2017. 11.경까지 위 연봉계약을 기준으로 원고에게 급여를 지급하여 온 사실은 앞서 본 것과 같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볼 때,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이 사건 연봉계약이 개정 임금피크제 규정보다 우선하여 적용된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

이 사건 연봉계약은 계약기간을 2015. 3. 31.까지로 정하고 있어 그 기간이 경과한 이후에도 위 연봉계약이 유효한 개별 근로계약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이 사건 연봉계약은 연 1회 체결함을 원칙으로 한다고 정하고 있을 뿐, 연봉계약기간 내에 새로운 연봉계약이 체결되지 아니할 경우 동일한 내용으로 계약이 갱신 또는 연장된다는 내용의 규정은 두고 있지 않다.

○

피고는 임금피크제가 시행됨에 따라 2017. 12.경부터 기본급과 수당 등을 조정하여 원고에게 지급하여 왔는바 원고가 2020. 11.경 이 사건 소를 제기하기 전까지 이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였음을 인정할 자료가 없다. 오히려 임금피크제의 시행에 따라 조정된 연봉이 원고와 피고 사이에 확정되었다고 볼 여지가 있다.

○

이 사건 연봉계약 및 원고와 피고 사이에 체결된 근로계약에는 ‘제반 인사변경에 따른 처우변경 사항은 회사규정에 따른다’, ‘계약서에 정하지 아니한 사항은 노동관계 법령 및 취업규칙에서 정한 바에 따른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4.

결 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수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