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방법원판결

서울서부지방법원 2021. 10. 15. 선고 2020나47257 판결

주문

1.

제1심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액에 해당하는 원고들 패소 부분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1 인용금액표 ‘인용금액’란 기재 각 해당 돈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같은 표 ‘지연손해금 기산일’란 기재 각 해당일부터 2021. 10. 15.까지는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라.

2.

원고들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4.

제1항의 금전지급 부분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신용정보법’이라 한다)에 따른 금융위원회의 허가를 받아 채권추심업, 신용조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나.

피고는 2014. 3.경 C채권을 실질적으로 관리하는 B공사로부터 계약기간을 2014. 3. 6.부터 2017. 2. 28.까지로 정하여 C채권의 추심을 위임받았다.

다.

원고들은 별지2 퇴직금 산정표의 ‘근무기간’란 기재 각 근무기간 초일에 피고와 채권추심에 관한 업무위임계약(이하 ‘이 사건 위임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위 근무기간 동안 피고가 위와 같이 수임한 C채권의 추심업무를 담당하다가 위 근무기간 말일에 퇴사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호증, 을 제1, 38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들

원고들은 비록 피고와 형식적으로는 위임계약을 체결하였지만, 실질적으로는 업무수행에 있어 피고로부터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는 등 피고에 종속되어 근로를 제공하였으므로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른 퇴직금으로 별지2 퇴직금 산정표의 ‘법정퇴직금’란 기재 각 돈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원고들은 피고와 대등한 입장에서 위임계약을 체결한 독립사업자로서 자신의 사업을 영위한 것일 뿐, 임금을 목적으로 피고에 종속되어 피고의 지휘․감독을 받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가 아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른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3.

판단

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기 때문에,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20. 4. 29. 선고 2018다229120 판결 등 참조).

나.

인정사실

(1)

이 사건 위임계약의 주요 내용

①

원고들은 피고가 미리 작성한 위임계약서에 서명날인하는 방식으로 각 이 사건 위임계약을 체결하였는데, 그 주요 내용은 별지 ‘위임계약서’ 기재와 같다(‘위임계약서’는 피고가 2015. 7.경까지 사용한 계약서 양식이고, ‘채권추심업무 위임계약서’는 피고가 2015. 8.경부터 사용한 계약서 양식이다. 이하 ‘갑’, ‘위임인’은 피고를, ‘을’, ‘수임인’은 원고들을 지칭한다).

②

원고들은 신용정보법 제27조 제4항에 따라 소속 채권추심회사인 피고에게 전속되어 채권추심업무를 수행하였고, 다른 채권추심회사의 채권추심업무는 할 수 없다.

③

이 사건 위임계약은 통상 6개월 단위로 체결되었고, 계약 기간이 만료되면 반복적으로 갱신되었다.

(2)

원고들의 채권추심업무 수행방식 및 보수 지급 방식 등

①

피고는 2014. 3.경 B공사가 보유하거나 관리하는 공사채권, C채권, W채권에 대하여 계약기간을 2014. 3. 6.부터 2017. 2. 28.까지로 하여 ‘채권관리 사무위탁계약’을 체결하였다. 이후 피고는 공사채권과 C채권에 대하여는 우선순위 협상대상자로 선정되어 계약이 연장되었으나, W채권에 대하여는 우선순위 협상대상자로 선정되지 못하고 계약도 연장되지 않았다.

②

원고들은 C채권의 추심업무를 담당하는 공사채권 3팀(C채권의 추심업무를 담당하는 공사채권 3팀은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별도의 사무실에 위치해 있고, W채권의 추심업무를 담당하는 공사채권 1․2팀은 피고의 본사에 위치해 있다)에 소속되어 있으면서 C채권의 추심업무를 배정받아 이를 수행하였다.

③

원고들은 피고가 제공한 사무실에서 근무하면서 피고로부터 컴퓨터, 책상, 의자, 전화기 등의 집기와 피고의 전산망 중 채권추심업무시스템인 ‘X’의 아이디를 제공받아 채권관리 및 추심업무 등을 수행하였다. 원고들은 통상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서울 영등포구 소재 공사채권 3팀 사무실에서 피고의 직원인 팀장과 함께 근무하였다.

④

피고는 원고들의 추심업무 수행과정에서 발생하는 우편발송요금, 등기부등본 및 주민등록초본 등 각종 서류 발급 비용을 15만 원의 한도에서 부담하고, 이를 초과하는 부분은 원고들이 부담하였다.

⑤

원고들은 피고로부터 고정급 또는 기본급을 받지 않고 매월 정해진 날짜에 채권회수실적에 따른 수수료를 지급받았다. 피고는 위 수수료에 대하여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고, 원고들에 대한 건강보험, 국민연금, 고용보험, 산업재해보상보험 가입신고를 하거나 그 보험료를 납부하지 않았다. 원고들은 피고의 정규 직원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 등의 적용을 받지 않았다.

⑥

한편 원고 K(계약기간 2014. 3. 14.~2017. 2. 28.)는 주식회사 G에서 2014년과 2015년에 각각 7,171,000원과 3,500,000원의 소득을, 원고 L(계약기간 2014. 3. 14.~2017. 2. 28.)는 Y 주식회사에서 2014년, 2015년, 2016년에 각각 5,810원, 31,032원, 16,692원의 소득을, 원고 M(계약기간 2014. 4. 1.~2015. 12. 31.)는 Z 유한회사에서 2015년에 1,211,715원의 소득을, 원고 H(계약기간 2014. 9. 1.~2016. 6. 30.)은 2014년 ‘AA식당’에서 4,800,000원의 소득을 각각 얻었다. 나머지 원고들은 이 사건 위임계약 기간 동안 피고 외에 다른 업체에서 근로소득이나 사업소득을 얻은 사실이 없다.

(3)

피고의 관리, 감독 등

①

피고의 공사채권 3팀장 AB은 2015. 3.경 C채권의 추심 실적 향상 방안 등에 관한 보고서[갑 제9호증의 1(영업운영방향)를 작성하기도 하였는데, 위 보고서에는 주차별 목표를 설정하고, 목표를 달성한 채권추심원에 대하여는 시책금을 지급하며, 목표에 미달한 채권추심원에 대하여는 연장근무 등을 명하거나 실적을 특별 관리하자는 등의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위 보고서에 대해 AB은 이를 작성한 것은 맞지만 상부의 결제를 받지 못해 실제 시행되지는 못하였다고 진술한 바 있으나, 위 보고서의 체계상 전월의 영업실적을 토대로 다음 월의 영업방향을 기안하고 있는 형식의 서류인 점, 위 보고서에 전월의 채권추심원들에 대한 시책금 지급현황 서류가 첨부되어 있는 점 등을 감안하면, 피고 회사 내에서 채권추심원들의 영업 현황을 관리하고 독려해 왔다는 정황은 인정할 수 있다.

②

피고는 원고들이 담당한 C채권의 경우, 회수금 액수나 약정목표 달성률에 따라 수수료 지급률을 다르게 적용하였고 채무자들로부터의 변제 약정 건수 및 회수금액에 따라 순위를 매겨 특정 순위까지는 시책금을 지급해 왔으며, 캠페인 실시 기간을 설정하여 실적이 우수한 채권추심원들에게는 시책금을 지급하기도 하였다. 또한 피고는 채권추심원들의 업무 실적 현황을 취합하여 채권추심원들에게 일보 형태로 제공해 왔고, B공사가 목표 회수율과 목표 약정률을 부여하면 이를 채권추심원들에게 공지하였다.

③

피고는 채권 종류별로 팀을 구성하고, 팀 아래에 수 개의 파트를 두었다. 각 팀의 팀장들은 피고의 직원이었다. 한편, 파트장들은 피고와 위임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채권추심원을 모집하거나 B공사의 전파사항을 파트원들에게 전달하는 등 파트원들의 업무를 지원하는 역할 등을 수행하였으며, 파트 실적에 따라 보수를 지급받았다.

④

원고들이 속한 공사채권 3팀에 대한 것은 아니지만(피고는 아래 정황에 대해서 근로자성 인정 징표로는 부족하다는 취지로 주장할 뿐, 공사채권 3팀에 적용할 수 없다는 취지로는 다투고 있지는 않다), W채권을 담당한 공사채권 1팀 2파트장 AC은 2015. 12.경부터 2016. 2.경까지 같은 파트 채권추심원들에게 수차례에 걸쳐 업무를 독려하거나 연장근무 또는 주말근무를 지시한 바 있고, 피고의 직원인 공사채권 1팀장 AD은 그 무렵 같은 팀 채권추심원들에게 업무를 독려하는 지시를 한 바 있다. 즉 ㉠AC이 보낸 메모에는, “현재 업무 진척도가 많이 부진한 관계로 회사에서는 토요일, 일요일 출근 이야기까지 나오는 상황이에요.”, “실적 땜에 다들 스트레스일 텐데 돌아가는 회사 분위기가 내일은 전체 출근을 해서 마감을 해야 할 거 같아요. 팀장님도 가급적이면 주말 업무 이야기를 안 하시는데 이번 달은 출근 요청을 하시네요.”, “1. 29일 (화) 오후 3시까지 팀장에게 아래 리스트 제출(파트장, 29일 리스트 작업할 것), 담당별 키핑 리스트(30건)” 등의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 AD이 보낸 메모에는, “2. 업무처리 방향-민원성으로 일부 납입 요구 시 파트장 직접 통화 후 팀장 상황보고 후 건별 결정”, “분할상환금 전액 다 받을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 바람”, “공사채권 1팀 담당해야 할 일-분납 성실이행 건, 약정 건, 민원 발생 가능 건 등 확인하여 통지 제외해야 함” 등의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5 내지 14, 16, 21, 24, 25, 27 내지 29, 32 내지 48호증, 을 제1, 3, 4, 10, 11, 19, 21, 24, 29, 42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도봉세무서장, 강동세무서장, 남인천세무서장, 동수원세무서장, 마포세무서장, 부천세무서장, 금천세무서장, 인천세무서장, 북인천세무서장, 광명세무서장에 대한 각 과세정보제출명령 회신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다.

판단

(1)

위 인정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들은 업무수행에 있어 피고로부터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으며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였으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판단된다.

①

피고는 신용정보법에서 정하는 채권추심업 및 신용조사업을 주된 사업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고 채권추심업무는 피고의 사업에서 핵심적이고 중요한 업무라고 할 수 있으므로, 피고로서는 채권추심을 담당하는 인력이 상시적으로 필요하고 적정한 업무수행을 보장하기 위하여 채권추심원의 업무에 대하여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고자 하는 유인이 크다.

②

피고는 실제로, 원고들에게 회수금 액수나 약정목표 달성률에 따라 수수료 지급률을 다르게 적용하고 회수 순위에 따라 시책금을 지급해 왔다. 또한 원고들과 함께 근무한 공사채권 3팀장 AB은 전월의 영업실적을 토대로 다음 월의 영업방향을 기안하는 내용의 보고서를 작성한 바 있고, 공사채권 1팀의 경우에서 알 수 있듯이 피고의 팀장이 파트장을 통해 채권추심원들에게 업무를 지시하거나 독려하는 등 피고의 팀장을 통한 원고들에 대한 관리감독 정황을 알 수 있기도 하다.

③

원고들은 신용정보법 제27조 제4항에 따라 피고에게 전속되어 채권추심업무를 수행할 수밖에 없었고, 이 사건 위임계약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자동적으로 갱신되어 계속성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④

피고는 원고들에게 사무실과 함께 각종 사무집기, 컴퓨터, 전산망 아이디 등을 제공하고, 원고들의 채권추심업무 수행 과정에서 발생한 비용 중 일부를 부담하였다.

⑤

원고들은 불법적인 채권추심이나 개인신용정보의 누출 방지를 위한 신용정보법과 그 하위 법령․감독 규정, 채권의 공정한 추심에 관한 법률 및 그 하위 법령, 개인정보보호법 및 그 하위 법령 등에 따른 각종 규제를 준수하여야 하고, 원고들이 이를 위반하거나 그 밖에 피고에게 직접 또는 간접으로 손해를 끼치는 행위를 하는 경우 피고가 위임계약을 해지할 수 있으므로, 원고들이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⑥

원고들에게 지급되는 수수료의 액수가 일정하지 않고, 전월의 채권회수실적에 따라 지급액 등이 결정되기는 하였으나, 채권추심이라는 업무의 특수성과 아울러, 그러한 업무배정이 결국 피고가 정한 범위 내에서 이루어졌고 그에 따라 매월 정기적으로 원고들의 채권회수실적이라는 근로의 결과물에 따라 비례하여 지급되었으므로, 이러한 수수료가 원고들의 업무량이나 업무시간과 무관하다고 보기 어렵다.

⑦

원고들의 출․퇴근 시간이 지정되어 있었다거나 피고가 원고들의 근태관리를 하였다고 볼 만한 직접적인 증거가 제출되어 있지는 않다. 그러나 앞서 본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팀장 등을 통해 원고들의 근태를 관리하고 업무 수행 과정을 지휘․감독하며, 채권회수를 독려했던 것으로 판단된다.

(2)

피고의 주장에 관하여 추가적으로 살펴본다.

(가)

원고들이 피고에게 전속되지 않았다는 주장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들과 같은 위임직 채권추심원들의 경우 자신들이 선호하는 채권에 대한 추심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신용정보회사를 옮겨 다니고, 일부 원고들은 피고 회사에서 채권추심원으로 근무하던 기간에 겸직을 하였으므로, 원고들의 피고 회사에 대한 전속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들이 피고 회사에서 계약을 갱신하면서 수년간 근무해 온 점,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에서 벗어난 시간을 이용하여 업무수행에 지장이 되지 않는 한도에서 겸업을 하는 것이 언제나 금지되어 있다거나 근로관계의 본질과 곧바로 충돌하는 것은 아닌 점, 앞서 본 원고 K 등의 겸직 기간이나 소득액에 비추어 피고의 채권추심 업무에 지장을 줄 정도였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등을 감안할 때, 원고들에 대하여 피고에의 전속성은 인정된다.

(나)

원고들이 스스로의 의사에 따라 사업소득세를 납부하고 세제상의 혜택을 보았다는 주장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들이 스스로 근로계약이 아닌 위임계약을 선택하여 개인사업자로 사업소득세를 납부함으로써 필요경비를 공제받아 세제혜택을 누리게 된 점에 비추어 원고들을 근로자로 볼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가 주장하는 사정은 피고가 원고들과 위임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사실상 우월한 경제적 지위를 이용하여 원고들로부터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하기로 정한 결과에 따른 것이라 볼 여지가 있으므로, 비록 원고들이 사업소득세 납부에 따른 필요경비 공제 등의 혜택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원고들의 근로자성을 부정할 수 없다.

(다)

원고들을 근로자로 인정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주장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들이 업무의 편의성과 높은 수수료율 등을 이유로 자신들의 선택에 따라 근로계약이 아닌 위임계약을 체결하고 근로소득세보다 낮은 세율의 사업소득세를 납부하는 등 그 이익을 향유하여 왔음에도 위임계약 종료 후 근로자성을 주장하며 퇴직금 청구를 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신의성실의 원칙은 법률관계의 당사자가 상대방의 이익을 배려하여 형평에 어긋나거나 신뢰를 저버리는 내용 또는 방법으로 권리를 행사하거나 의무를 이행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추상적 규범으로서,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그 권리행사를 부정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에게 신의를 공여하였거나 객관적으로 보아 상대방이 신의를 가지는 것이 정당한 상태에 있어야 하고, 이러한 상대방의 신의에 반하여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정의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정도의 상태에 이르러야 한다.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들이 피고의 구체적인 감독과 지휘를 받지 않는 등 업무의 편의성을 위하여 또는 높은 수수료를 지급받기 위하여 스스로의 선택으로 피고와 이 사건 위임계약을 체결하였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또한,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들은 피고의 지휘․감독을 받아 업무를 수행하였으므로 피고의 간섭 없이 자유로이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비록 피고가 위와 같은 신의를 가졌다고 하더라도 이를 정당하다고 할 수 없으며, 이러한 피고의 신의에 반하여 근로자인 원고들이 퇴직금의 지급을 구하는 것이 정의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정도의 상태에 이르렀다고 볼 수도 없다.

(라)

파트장이 피고의 관여 없이 임의로 채권추심원들을 지휘․감독하였다는 주장에 대하여

피고는, 파트장은 위임직으로서 채권추심원들의 실적에 연동하여 보수를 지급받기 때문에 채권추심원들의 업무를 독려하기도 하였으나, 이는 피고의 관여나 지시에 따른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팀장님도 가급적이면 주말 업무 이야기를 안 하시는데 이번 달은 출근 요청을 하시네요.”라는 파트장 AC의 메모 내용, “민원성으로 일부 납입 요구 시 파트장 직접 통화 후 팀장 상황보고 후 건별 결정”이라는 팀장 AD의 메모 내용 및 피고의 조직 체계 등을 감안하면, 팀장이 파트장에게 업무상 지시를 내리고 보고를 받는 지위에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반면, 파트장의 독단적 행위로 평가할 수는 없다.

라.

원고들의 퇴직금 액수

(1)

원고 D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

위 원고들이 근로자로 인정될 경우 피고로부터 받아야 할 퇴직금의 액수가 별지2 퇴직금 산정표의 ‘법정퇴직금’란 기재 각 해당 금액과 같은 사실은 위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피고는 위 원고들에게 별지1 인용금액표 ‘인용금액’란 기재 각 해당 돈 및 위 각 돈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원고 D

(가)

당사자의 주장

원고 D은, 본인이 퇴직 전 3개월 동안 지급받은 수수료의 합계 및 이에 따른 평균임금이 통상의 경우에 비해 현저히 적게 산정되므로 퇴직 전 1년 동안 지급받은 수수료를 기준으로 평균임금을 산정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 D은 위임직 채권추심원으로서 실적에 따라 수수료를 지급받기 때문에 매월 수수료 편차가 극심하므로 원고 D이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특수하고 우연한 사정으로 인하여 임금액 변동이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어 퇴직 전 3개월 동안 지급받은 수수료를 기준으로 평균임금을 산정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2)

판단

근로기준법 및 근로기준법 시행령 등이 정한 원칙에 따라 평균임금을 산정하였다고 하더라도, 근로자의 퇴직을 즈음한 일정 기간 특수하고 우연한 사정으로 인하여 임금액 변동이 있었고, 그 때문에 위와 같이 산정된 평균임금이 근로자의 전체 근로기간, 임금액이 변동된 일정 기간의 장단, 임금액 변동의 정도 등을 비롯한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볼 때 통상의 경우보다 현저하게 적거나 많게 산정된 것으로 인정되는 예외적인 경우라면, 이를 기초로 퇴직금을 산출하는 것은 근로자의 통상적인 생활임금을 기준으로 퇴직금을 산출하고자 하는 근로기준법의 정신에 비추어 허용될 수 없는 것이므로, 근로자의 통상적인 생활임금을 사실대로 반영할 수 있는 합리적이고 타당한 다른 방법으로 평균임금을 따로 산정하여야 한다. 그러나 근로자의 평균임금이 위와 같이 통상의 경우보다 현저하게 적거나 많다고 볼 예외적인 정도까지 이르지 않은 경우에는 근로기준법 등이 정한 원칙에 따라 평균임금을 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20. 6. 25. 선고 2018다292418 판결 등 참조).

갑 제2호증의 13, 을 제4호증의 9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 D이 퇴직 전 3개월 동안 수령한 수수료 합계액과 퇴직 전 1년 동안 수령한 수수료 합계액은 각각 3,446,130원, 29,435,470원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퇴직 전 3개월 동안 수령한 수수료 합계액에 기초한 1일 평균임금액과 퇴직 전 1년 동안 수령한 수수료 합계액에 기초한 1일 평균임금액이 각각 37,458원, 80,425원임은 계산상 명백하다.

이에 의하면, 피고의 수수료 체계가 실적급만으로 구성되어 있어 채권추심원간 편차가 크고 같은 채권추심원의 수수료 실적도 매월 편차가 큰 점 등을 고려하더라도, 원고 D이 퇴직 전 3개월 동안 수령한 수수료 합계액에 기초한 1일 평균임금액이 퇴직 전 1년 동안 수령한 수수료 합계액에 기초한 1일 평균임금액의 1/2에도 미치지 못하여, 퇴직 전 3개월 동안 지급받은 급여가 통상의 경우보다 현저하게 적다고 볼 예외적인 사정이 있다고 할 것이다.

결국 원고 D이 퇴직 전 1년 동안 수령한 수수료 합계액을 기초로 계산한 1일 평균임금을 근거로 퇴직금을 산정하면 6,160,775원(=80,425원×30일×932일/365일)이 된다.

마.

소결론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1 인용금액표 ‘인용금액’란 기재 각 해당 돈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원고들의 근무기간 말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다음날인 같은 표 ‘지연손해금 기산일’란 기재 각 해당일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한 당심판결 선고일인 2021. 10. 15.까지는 상법에서 정한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 중 위에서 지급을 명한 금액에 해당하는 원고들 패소 부분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피고에게 위 인용금액의 지급을 명하며, 원고들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유창훈(재판장) 우인성 최성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