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방법원판결

서울서부지방법원 2022. 1. 27. 선고 2020나47509 판결

주문

1.

제1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원고는 1987. 2. 16. 방송업 및 문화서비스업 광고사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인 피고에 입사하여 2004년경부터<1> 업무직(상시계약직) 근로자로 근무하면서 보도국 영상편집부에서 뉴스 편집업무를 담당하다가 2018. 3. 7. 해고됐다.

나.

피고와 계약직 내지 업무직 노동조합과의 합의 등

1)

피고의 직원은 2009. 3. 2.부터 2018. 9. 20.까지 일반직, 연봉직(2014. 7. 7.부터), 촉탁직, 업무직으로 구분됐으나, 원고 퇴사 이후인 2018. 9. 20.부터 연봉직과 업무직이 통합되어 전문직으로 되면서 이후 일반직, 촉탁직, 전문직으로 구분되는데, 각 직군별 특징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2)

피고는 2004. 5. 31. 계약직 노동조합과 총 계약횟수 3회 이상 또는 근속연수 6년 이상의 한시계약직 근로자를 업무직 근로자로 전환하기로 합의했고, 2004. 11. 30. 업무직 근로자 총 인원의 5%를 연봉직 근로자로 전환하기로 합의했다.

3)

피고는 2006. 12. 22. 업무직 노동조합과 기본급, 계약금을 6% 인상하고, 격려금 등을 지급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4)

피고는 2007. 12. 10. 업무직 노동조합과 직제 등 관련 규정을 개정하여 업무직 근로자를 별정직이 아닌 피고의 직원으로 전환하고 직원으로 변경하는 것 이외에는 당시의 업무직의제 규정을 적용하는 것으로 합의하고, 또한 임금에 대하여 기본급, 계약급을 총액 대비 11.6% 인상하는 것으로 합의했다(한편 피고는 2007. 12. 18. 일반직 노동조합과는 기본급 3.4%를 포함하여, 임금을 총액 대비 5.8% 인상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5)

피고는 2009. 1. 22. 업무직 노동조합과 연차휴가 보상수당 중 50%는 휴가로대체하고 이월하는 것으로 합의하고, 자가운전보조금을 2009. 7. 1.부터 일반직과 동일하게 지급하고, 기본급을 2% 인상하고, 2009년에 한하여 업무직의 상여금 중 230%를 반납하는 것으로 합의했다(단, 반납하기로 한 상여금은 경영성과에 따라 보전될 수 있었다).

다.

피고의 수당지급 등

1)

피고는 2004. 11. 17. 일반직 노동조합과 2006년부터 가족수당을 성과인센티브로 전환하여 매년 2월에 192만원을 지급하기로 합의하고, 2006. 1. 1. 그러한 내용의 성과인센티브 시행지침을 제정했다.

2)

피고는 매월 일반직 근로자들에게 보수규정 또는 일반직 연봉제 보수규정에 따라 주택수당 30만원, 가족수당 16만원(192만원/12개월)을 지급했고, 적용규정은 없으나 식대 21만원을 지급했는데(이하 위 각 수당을 합하여 '이 사건 수당'이라 한다), 업무직 근로자들에게는 이 사건 수당을 지급하지 않았고, 따라서 원고도 이 사건 수당을 지급받은 바 없다.

라.

피고의 직군 분류 등

1)

피고의 일반직은 서류전형, 필기시험 등 공개경쟁시험절차를 거쳐 채용돼, 부서장의 보직이 부여될 수 있고, 사원, 차장대우, 차장, 부장대우, 부장 등의 직급으로 승진이 이루어지는 반면, 업무직은 추천 등을 통해 실기테스트, 면접 등의 절차를 거쳐 채용되고(단, 2007년, 2010년, 2015년에는 공개채용절차를 거치기도 했음), 부서장의 보직은 부여되지 않으며, 직급승진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단, 2017. 1. 16. 연봉직, 업무직 승진관리내규를 신설하여 사원급, 주임급, 선임급으로의 승진제도를 도입했고, 원고 퇴사 이후인 2018. 9. 20. 전문직으로 통합된 뒤에는 사원, 차장, 부장 직급으로 별도 승진제도를 운영했다.

2)

원고 근무 당시 피고의 각 직원들은 동일한 취업규칙, 직제규정, 인사규정이 적용되나, 보수규정에 있어서는 일반직(호봉제) 근로자는 보수규정, 일반직(연봉제) 근로자는 일반직 연봉제 보수규정(2014. 7. 7. 제정), 업무직 근로자는 업무직 보수규정(2009. 3. 2. 제정)이 적용됐다. 이 사건 수당과 관련된 부분은 다음과 같다.

<2>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 8, 10호증, 을 제2, 5, 6, 9, 14, 16, 17,19, 20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원고가 근무하는 부서인 보도국 영상편집부는 업무직, 연봉직 등 서로 다른 직군의 근로자로 이루어져 있으나 영상편집부의 모든 업무는 직군에 상관없이 1일 4명씩 교대로 근무하면서 6~7일에 한 번씩 야근을 하며, 피고가 제작하는 모든 뉴스 편집 업무를 동일한 장소에서 동일하게 수행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는 원고와 같은 업무직에 대하여 일반직과 달리 이 사건 수당을 지급하지 않았는데, 이는 업무직이라는 사회적 신분에 따라 차별적 처우를 한 것이므로 근로기준법 제6조의 균등처우규정을 위반한 행위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① 주위적으로, 이 사건 수당을 지급하지 않음으로써 그 금액 상당의 이익을 취하고 원고에게 손해를 가한 데 따른 부당이득을 반환해야 하고, ② 제1예비적으로, 위 근로기준법상 균등처우규정을 위반한 데 따른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을 해야 하며, ③ 제2예비적으로, 근로기준법상 제6조의 균등처우금지 위반에 또한, 2017. 2. 22. 아래와 같이 개정됐다.

업무직 보수규정 제4조 (보수의 구성 및 결정)

1.

업무직 근로자의 보수는 월 기본급과 설 상여(월 기본급의 100%), 추석 상여(월 기본급의100%), 체력단련비(월 기본급의 50%)로 구성된다.

2.

업무직 직원의 기본급은 매년 회사에서 정하는 기준인상률과 추가인상률을 적용하여 조정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며, 근무평가 결과가 우수한 경우 인센티브를 지급할 수 있다.

3.

추가인상률은 [별표3]을 기준으로 상/하반기 근무평가등급에 각 적용하여 합산한다. 단, 평가결과가 없을 시에는 기준인상률만 적용하고 추가인상률은 없는 것으로 한다.

4.

시간외 수당, 퇴직연금은 별도로 한다.

5.

육아기 근무시간 단축 기간 중의 보수는 소정 근무시간(주 40시간) 대비 실제 근무시간 비율에 따라 지급한다.

따른 원고의 직접 균등처우청구권의 행사에 따라 그 해당 금액을 지급해야 한다.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해야 할 금액은 이 사건 소 제기 당시 10년의 소멸시효가 완성된 부분 이후인 2008. 9. 13.부터 원고가 퇴직한 2018. 3. 7.까지의 약 114개월 동안 이 사건 수당 합계액에 해당하는 76,380,000원(67만원 × 114개월)과 그 지연손해금이다.

3.

판단

가.

업무직이 '사회적 신분'인지 여부

1)

법은 원칙적으로 불특정 다수인에 대하여 동일한 구속력을 갖는 사회의 보편타당한 규범이므로 이를 해석함에 있어서는 법의 표준적 의미를 밝혀 객관적 타당성이 있도록 하여야 하고, 가급적 모든 사람이 수긍할 수 있는 일관성을 유지함으로써 법적 안정성이 손상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또한, 실정법이란 보편적이고 전형적인 사안을 염두에 두고 규정되기 마련이므로 사회현실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사안에서 그 법을 적용함에 있어서는 구체적 사안에 맞는 가장 타당한 해결이 될 수 있도록, 즉 구체적 타당성을 가지도록 해석할 것도 요구된다. 요컨대, 법해석의 목표는 어디까지나 법적 안정성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구체적 타당성을 찾는 데 두어야 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가능한 한 법률에 사용된 문언의 통상적인 의미에 충실하게 해석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나아가 법률의 입법 취지와 목적, 그 제·개정 연혁, 법질서 전체와의 조화, 다른 법령과의 관계 등을 고려하는 체계적·논리적 해석방법을 추가적으로 동원함으로써, 앞서 본 법해석의 요청에 부응하는 타당한 해석이 되도록 하여야 한다. 한편, 법률의 문언 자체가 비교적 명확한 개념으로 구성돼 있다면 원칙적으로 더 이상 다른 해석방법은 활용할 필요가 없거나 제한될 수밖에 없고, 어떠한 법률의 규정에서 사용된 용어에 관하여 그 법률 및 규정의 입법 취지와 목적을 중시하여 문언의 통상적 의미와 다르게 해석하려 하더라도 당해 법률 내의 다른 규정들 및 다른 법률과의 체계적 관련성 내지 전체 법체계와의 조화를 무시할 수 없으므로, 거기에는 일정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대법원 2009. 4. 23. 선고 2006다81035 판결 참조).

2)

원고가 이 사건 청구의 근거로 삼는 근로기준법 제6조(균등한 처우)는 "사용자는 근로자에 대하여 남녀의 성을 이유로 차별적 대우를 하지 못하고, 국적·신앙 또는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근로조건에 대한 차별적 처우를 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위 조항을 위반한 자는 근로기준법 제114조(벌칙)에서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편, 위 조항에서 사용된 '사회적 신분'이라는 용어는 헌법 제11조 제1항 후문<3>과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4>에도 사용되고 있다.

다만 근로기준법 제6조에서 차별의 근거로 들고 있는 항목 중 문언 자체가 비교적 명확한 개념인 '성별', '국적', '신앙'과 달리, '사회적 신분'이라는 개념은 그 포섭 범위의 확정이 쉽지 않다. 그러나 근로기준법 제6조 위반에 대하여서는 형사적 처벌을 전제로 한 벌칙조항이 있는 만큼 예측 가능성이 있도록 보다 제한적으로 해석돼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근로기준법 제6조에서 들고 있는 '사회적 신분'이라고 보려면, 같은 조항에서 차별의 근거로 들고 있는 다른 항목들과 대등하다고 할 수 있을 정도의 특성, 즉 쉽게 변경할 수 없다는 의미에서의 고정성이 전제돼야 할 것이다.

또한 근로기준법 제6조에서의 사회적 신분이란 사회에서 장기간 점하는 지위로서 일정한 사회적 평가를 수반하는 것을 말하는데(헌법재판소 1995. 2. 23. 선고 93헌바43 결정 참조), 그렇다면 사회적 신분에는 선천적 신분뿐만 아니라 자기 의사에 의해서도 피할 수 없는 후천적 신분도 포함되므로, 후천적으로 근로자가 상당 기간 동안 차지하고 있고 개인의 의사로 쉽게 변경할 수 없는 인격적 표지로서 소수자의 차별로 연결되기 쉬운 사회적 지위도 이에 포함된다고 해석할 여지는 있다.

3)

그러나, 앞서 본 사실, 앞서 든 증거에 을 제3,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업무직'이라는 원고의 지위가 사회에서 쉽게 변경할 수 없는 고정적인 지위라거나 근로자의 특정한 인격과 관련된 표지로서 일정한 사회적 평가를 수반하는 것이라고는 할 수 없고, 따라서 근로기준법 제6조가 규정하는 '사회적 신분'의 범주에 포함된다고 보기 어렵다.

①

원고는 1987. 2. 16.부터 피고와 일급용원 등 '한시계약직'의 근로관계를 형성하고수차례의 재계약을 거쳐 근무하던 중 2004. 5. 31.경 피고와 노동조합간의 합의 과정에서 전환을 희망하여<5> '업무직'으로 직종을 전환했다.

②

원고와 같이 '계약직'으로 근무하다가 '업무직'으로 전환된 사람들은, 2004. 5. 31. 피고와 C노동조합 피고 계약직지부가 작성한 합의서(을 제5호증)에 따르면 '총 계약횟수 3회 이상 또는 총 근속연수 6년 이상'의 조건만이 요구됐으며, 인사규정 제29조의1<6>에 따르더라도 '직무가치, 근속년수, 개인평가, 상사평가 등'을 종합하여 전환된 것이고, 위 기준 외에 특별한 자격기준이 요구되진 않았다. 따라서 위 자격기준들이 원고의 특정한 인격을 표상한다고까지 보기는 어렵다.

③

'업무직'이라는 원고의 지위는 무기계약직이라는 고용형태 중 '업무직'이라는 직군에 해당하는데, 원고가 퇴사한 이후인 2018. 9. 20. '업무직'과 '연봉직'을 '전문직'으로통합하기 전까지는 인사규정 제29조<7>에 따르면 '업무직'에서 '연봉직'으로의 전환이 가능했다. 따라서 '업무직'이라는 지위를 사회에서 쉽게 변경할 수 없는 고정적인 지위라고 볼 것은 아니다{나아가, 원고와 같이 일급용원 등 '한시계약직'으로 입사하여 계약을 해지하고 다시 사원으로 입사한 사람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을 제20호증의 1)}.

④

만약 원고의 주장 취지를, '업무직'이라는 지위에 한정하지 않고 그 지위 안에 내포돼 있는 무기계약직이라는 고용형태까지 근로기준법 제6조의 '사회적 신분'으로 주장하는 것이라고 넓혀서 선해해 보더라도,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그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

무기계약직이라는 고용형태는 법적인 개념이 아니고 기간제 근로자와 파견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이라 한다)과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법'이라 한다)이 시행 되면서 정규직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위 법률의 보호를 받을 수는 없는 중간지대에 해당한다. 그렇기 때문에 정규직처럼 계약기간의 제한이 없기는 하나 본질은 계약직이라는 모순적인 상황에 처하여 급여체계나 근로조건이 정규직과 달라지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 그러나 그와 같은 결과가 발생한다고 하여 무기계약직이라는 고용형태 자체에 대하여 우리 사회에서 일정한 사회적 평가가 수반된다거나 그것이 당해 근로자의 특정한 인격과 관련된 표지라고 보는 것은 아니다.

㉯

무기계약직이라는 고용형태는 기본적으로 개인의 자유의사에 기한 계약에 의하여 성립하는 것이다.<8>

㉰

우리 사회에서 무기계약직이라는 고용형태가 어느 정도 지속적이며 개인 스스로 이를 벗어남에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는 점은 인정된다 하더라도, 제도적으로나 현실적으로 반드시 불가능하다고 볼 수는 없다.

㉱

기간제법과 파견법은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와 파견근로자에 대하여 차별적 처우를 한 사용자를 형사 처벌하는 벌칙규정은 두고 있지 않다. 이는 행정적·민사적 구제절차를 통해 위 고용형태들의 불합리한 차별을 시정하려는 취지로 보인다. 이런 취지에 비추어 보더라도, 무기계약직이라는 고용형태를 형사처벌이 전제되는 근로기준법 제6조의 '사회적 신분'에 포섭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나.

업무직과 일반직이 동일한 비교집단인지 여부(예비적 판단)

1)

근로기준법에서 말하는 차별적 처우란 본질적으로 같은 것을 다르게, 다른 것을 같게 취급하는 것을 말하며, 본질적으로 같지 않은 것을 다르게 취급하는 경우에는 차별 자체가 존재한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근로기준법에서 금지하는 차별적 처우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우선 그 전제로서 차별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사람과 그가 비교대상자로 지목하는 사람이 본질적으로 동일한 비교집단에 속해 있어야 한다(대법원 2015. 10. 29. 선고 2013다1051 판결 등 참조).

다만 법률의 헌법상 평등권 침해 여부를 판단하기 위하여 비교대상자가 '본질적으로 동일한 비교집단'에 속해 있는지를 살펴볼 때에 그 비교집단 자체의 내재적 특성이나 직무의 특수성 등 물리적인 성격이나 현실적인 측면만을 고려해서는 안되고, 비교대상과 관련된 헌법규정 및 당해 법률규정의 의미와 목적에 대한 규범적인 해석도 함께 고려함이 상당하다(헌법재판소 2010. 3. 25. 선고 2009헌마538 결정, 2001. 11. 29. 선고 어렵다. 99헌마494 결정 등 참조).

2)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만약 업무직이 사회적 신분에 해당한다고 보는 경우에도 원고의 주장이 이유 있으려면, 그 전제로 차별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업무직과 비교대상자로 지목하는 일반직이 본질적으로 동일한 비교집단에 속해 있어야 한다.

3)

원고가 근무하는 부서인 보도국 영상편집부의 인원은 서로 다른 직군으로 이루어져 있으나 편집 업무는 직군에 상관없이 1일 4명씩 교대로 근무하면서 6~7일에 한 번씩 야근을 하는 것이 통상이었으며, 피고가 B에서 제작되는 모든 뉴스를 편집하는 업무를 동일한 장소에서 동일하게 수행했던 사실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본 사실, 앞서 든 증거 및 갑 제7호증, 을 제15, 1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위 사실에도 불구하고, 원고가 속한 '업무직'은 비교대상자로 삼은 '일반직'과 본질적으로 동일한 비교집단에 속한다고 볼 수 없다.

①

일반직은 서류전형, 필기시험 등 공개경쟁시험절차를 거쳐 채용되는 반면, 업무직은 대부분 추천 등을 통해 실기테스트, 면접 등의 절차를 거쳐 채용돼 그 채용절차가 간소화돼 있다(원고와 같이 한시계약직에서 전환된 경우에는 실기테스트 등의 절차를 거쳤다고 할 만한 주장도, 증거도 제출되지 않았다).

②

일반직은 부서장의 보직이 부여될 수 있고, 사원, 차장대우, 차장, 부장대우, 부장 등의 직급으로 승진이 이루어지는 반면, 업무직은 부서장의 보직은 부여되지 않으며, 2017. 1. 16. 연봉직, 업무직 승진관리내규가 신설되기 전까지는 직급승진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③

앞서 본 여러 사정들에 원고의 영상편집부와 같이 보조 업무를 수행하는 부서들에서 업무직의 비중이 높고, 핵심부서 내지 의사결정을 담당하는 부서(감사국, 기획국, 기획국 예산기획부, 기획국 정책기획부, 경영지원국 인사부, 경엉지원국 재무운영부 등)에는 일반직의 비중이 높은 점 등을 더하여 보면, 일반직의 채용 목적은 피고의 전반적인 업무를 수행하게 할 목적으로 채용한 것으로 보이는 반면, 업무직의 채용 목적은 보조 인력 등을 충원할 목적으로 채용한 것으로 보인다.

④

일반직과 업무직의 구분 없이 편집업무 등이 수행되고 있다 하더라도, 2017년 이전까지는 업무직의 경우 승진체계가 전혀 존재하지 않았고, 그 이후에도 원고의 퇴사 시까지는 일반직과는 다른 승진체계가 유지됐으므로<9>, 시간이 경과할수록 담당하게 되는 업무 및 권한과 책임 등은 당연히 달라질 수밖에 없다.

⑤

실제로, 원고가 근무했던 보도국 영상편집팀의 2021년경 인원현황(을 제15호증)에 의하면, 총 44명의 인원 중 일반직은 6명, 전문직 21명, 계약직 7명, 파견직 10명으로 구성돼 있는데, 일반직 6명 중 부서에 전입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사람들을 제외하면 대부분은 편집 업무를 담당하더라도 그 외에 추가 업무(데스크 업무, 인사 방향 등 결정)를 담당하고 있으며, 전문직의 경우 1명을 제외하고 모두 편집 업무만을 담당하고 있다. 이것이 업무직과 연봉직이 전문직으로 통합된 2018. 9.경 이후의 인원현황임을 고려하면, 원고가 피고를 퇴사하기 이전에도 유사한 상황이었을 것으로 보인다(2007년 노무법인에서 작성한 '피고 업무직 차별 실태 보고서'에도 '업무분장을 실시하는 데스크를 지금까지 업무직이 맡은 적은 없음'이라고 조사돼 있다<10>).

⑥

인사규정 제36조 제2항<11>에서는 개인평가에 대하여 규정하면서 '직원의 근무성적 평정에 관한사항은 개인평가규정으로 정한다. 단, 업무직은 업무직 및 계약직 근무평가규정을 적용받는다.'고 규정하고 있어 업무에 대한 평가기준도 다르게 적용됐다.

⑦

동일가치의 노동인지는 직무 수행에서 요구되는 기술, 노력, 책임과 작업조건을 비롯하여 근로자의 학력ㆍ경력ㆍ근속연수 등의 기준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0. 11. 26. 선고 2019다262193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사정들에 의 하여 인정되는 일반직과 업무직 사이의 채용절차 및 목적, 책임 및 권한, 경쟁을 거쳐 이루어지는 일반직의 공개채용절차와 추천과 면접 등 간소화되어 이루어지는 업무직의 채용절차의 차이에 따라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학력 및 경력 등의 차이를 고려하면 업무직과 일반직이 동일가치의 노동을 제공한다고 볼 근거가 부족하다.

다.

소결

피고에서의 '업무직'이 사회적 신분이라고 볼 수 없는 이상(또한 업무직과 일반직이 동일한 비교집단이 된다고 볼 수 없는 이상), 나아가 그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지 여부를 따지지 않더라도, 피고가 업무직인 원고에게 이 사건 수당을 지급하지 않은 것이 근로기준법 제6조의 균등처우규정에 위반됐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를 전제로 한 원고의 주위적, 제1예비적, 제2예비적 주장 모두 이유 없다.

4.

결론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해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신진화(재판장) 이주현 이승원

각주1) 원고의 인사기록카드(을 제20호증의 7)에 의하면, 원고는 1987. 2. 16. 피고와 ‘보도국계약직 일급용원’으로 계약하여 노무를제공한 것을 시작으로, 그때부터 2003. 1. 1.까지 매년 재계약을 해오다가, 2004년경부터 계약급조정만을 할 뿐 재계약을 하지는 않았고,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피고는 2004. 5.경 한시계약직을 업무직으로 전환하기 시작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를 종합하면 원고는 2004년경부터 업무직에 편입된 것으로 보인다(또한 뒤의

각주2) 나. 3)항에 따르면 피고는 2007. 12. 10. 업무직 근로자를 별정직이 아닌 피고의 직원으로 전환했으므로 원고도 여기에 포함됐을 가능성이 있다).

각주3) 단, 업무직 보수규정 제4조는 2015년 다음과 같이 개정됐다. 업무직 보수규정 제4조 (보수의 구성 및 결정) 1. 업무직 근로자의 보수는 월 기본급과 설 상여(월 기본급의 100%), 추석 상여(월 기본급의100%), 체력단련비(월 기본급의 50%)로 구성된다. 2. 업무직 근로자의 보수는 연봉제로 하며 근무평가 결과에 따라 매년 조정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3. 시간외 수당, 퇴직연금은 별도로 한다. 4. 육아기 근무시간 단축 기간 중의 보수는 소정 근무시간(주 40시간) 대비 실제 근무시간 비율에 따라 지급한다.

각주4) 헌법 제11조 제1항 :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

각주5)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본문 : "평등권 침해의 차별행위"란 합리적인 이유 없이 성별, 종교, 장애, 나이, 사회적 신분, 출신 지역(출생지, 등록기준지, 성년이 되기 전의 주된 거주지 등을 말한다), 출신 국가, 출신 민족, 용모 등 신체 조건, 기혼 ㆍ미혼ㆍ별거ㆍ이혼ㆍ사별ㆍ재혼ㆍ사실혼 등 혼인 여부, 임신 또는 출산, 가족 형태 또는 가족 상황, 인종, 피부색, 사상 또는 정치적 의견, 형의 효력이 실효된 전과(前科), 성적(性的) 지향, 학력, 병력(病歷) 등을 이유로 한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말한다.

각주6) 을 제3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계약직에서 업무직으로 전환을 희망하지 않는 경우, 계약직으로 직군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각주7) 을 제9호증, 을 제16호증의 1 참조

각주8) 을 제9호증 참조

각주9) 제1심법원은 이에 대하여 근로계약의 종속성을 이유로 피고의 위와 관련한 주장을 배척했으나, 근로계약의 종속성은 근로계약으로 인한 사후적인 결과로 보아야 할 것이고, 근로계약의 종속성에 의하여 ‘계약’으로 정한 고용형태가 강제됐다고 보기는

각주10) 피고가 해고당한 이후인 2018. 9. 20. 인사규정이 개정되기 전까지는 업무직에게 호봉이 인정되지도 않았고, 그 이후에도 일 반직의 경우 32호봉까지 인정되나, 전문직(일반직과 연봉직의 통합으로 생긴 직군)의 경우, 28호봉까지만 인정된다.

각주11) 갑 제8호증 제15쪽 참조

각주12) 을 제9, 16호증의 1 참조(2018. 4. 19.에 개정되기 전의 것)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