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방법원판결

서울서부지방법원 2023. 6. 27. 선고 2022가단257569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각 원고와 피고 사이에 생긴 각자의 소송비용은 각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 기관은 전파법 제66조의 규정에 따라 전파의 효율적 관리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산하 공공기관이고, 원고들은 피고 기관에서 근무하던 중 임금피크제의 적용을 받다 퇴직한 사람들이다.

나.

피고 기관은 2015. 8. 31. 피고 기관 임직원의 보수에 관한 사항을 규정한 보수규정에 제4조의3(임금피크제)을 신설하고 2016. 1. 1.부터 시행하였는데, 정년퇴직 1년 전인 직원은 당해 연도 보수총액의 81%를, 정년퇴직 2년 전인 직원은 당해 연도 보수총액의 90%, 정년퇴직 3년 전인 직원은 당해 연도 보수총액의 95%를 지급하는 내용이다(이하 ‘이 사건 임금피크제’라 한다).

다.

원고들은 각 다음과 같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적용을 받았다.

[인정근거]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 갑 제1 내지 2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들 주장의 요지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무효이므로, 피고는 무효인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적용으로 원고들에게 지급하지 않은 3년간의 각 임금 및 이에 대하여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가.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 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 한다) 제4조의 4 제1항에 따르면 사업주는 임금의 지급에 있어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차별하여서는 아니되고, 위 규정은 강행규정이므로 이에 반하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 조항은 무효이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은 일응 정당한 것으로 보이나<1> 그렇더라도 원고들에게 임금 삭감을 보전해 줄 만한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고, 원고들의 임금을 삭감함으로써 확보한 재원이 일자리 창출이라는 임금피크제의 도입 목적을 위해 사용되었는지 여부도 확실하지 않은바,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다.

나.

노조위원장 L이 임금피크제 도입에 반대하고 동의 서명을 피하기 위해 피신까지 하는 상황이 되자 피고 기관은 기획재정부에서 임금피크제 도입을 적극적으로 권고하고 있는데 도입 안하면 정부의 경영평가에서 불이익을 입는다고 노조지역본부장들을 적극 회유, 압박하였고, 노조 내부에서 찬반 의견이 나뉘는 상황이 되자 L이 2015. 9. 16. 노사합의서에 서명을 하게 된 것인바, 노조의 의사결정에 피고 기관이 부당하게 개입하여 동의를 강요하여 이루어진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위법하다<2>.

3.

판단

가.

법리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서 말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ㆍ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임금을 정년 전까지 일정 기간 삭감하는 형태의 이른바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는 경우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 그 조치가 무효인지 여부는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7다292343 판결 참조).

나.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합리적인 이유 없는 연령차별인지 여부

을 제1, 2호증, 을 제6호증의 1, 2, 을 제10호증의 1 내지 11, 을 제11호증의 1 내지 3, 을 제12호증의 1 내지 16, 을 제13호증의 1 내지 18, 을 제14호증의 1 내지 7, 을 15호증의 1, 2, 을 제16호증의 1 내지 10, 을 제20 내지 22호증, 을 제23호증의 1 내지 4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 조항이 강행법규인 고령자고용법을 위반한 합리적인 이유 없는 연령차별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①

기획재정부는 2015. 5. 7. 고임금 근로자의 임금 절약재원을 신규채용에 활용함으로써 청년들에게 고용기회를 부여하기 위하여 모든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임금피크제를 도입할 것을 권고하고, 공공기관 경영평가 중 세부평가내용에 ‘임금피크제 운영의 적절성’을 별도 항목으로 구분하여 포함시켰다. 기획재정부의 위 권고에 따라 2015년 말까지 모든 공공기관과 지방공기업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였는데 임금 조정기간을 3~4년으로 한 경우가 가장 많았다.

②

공공기관의 경우 연령에 따라 임금이 상승되는 연공서열식 호봉제로 인하여 성과, 생산성과 임금 수준이 불일치하고, 사기업과 비교하여 중고령층 근로자의 비중이 높은 사정이 임금피크제의 도입의 배경이 된 측면이 있다. 이러한 공공기관의 임금피크제 도입 배경에 비추어 볼 때, 원고들의 임금 삭감 규모는 마지막 1년(19%)을 제외하고 5%, 10%로 그 규모가 크다고는 할 수 없고,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다른 공공기관의 경우와 비교해보더라도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임금삭감률을 높다고 볼 수 없다.

③

피고 기관이 임금피크제 시행 이후 대상 근로자들에 대하여 시행한 조치는 다음과 같다. ㉠ 임금피크제 대상자들을 지원직으로 전환하고 퇴직 1년 전에는 별도직으로 전환하였는데 임금삭감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별도직의 경우에는 보직을 부여하지 않고 지식과 경험을 발휘할 수 있는 직무를 부여함을 원칙으로 하였고, 검사관 내지 기술직의 경우에는 각 연고지의 전문위원으로 발령되어 무선국검사업무를 수행하게 하였다. ㉡ 2020. 12. 31. 임금피크제 운용지침을 개정하여 별도직의 경우 근로자의 신청에 따라 주당 10시간의 범위 내에서 근로시간을 단축할 수 있도록 하였는데 임금삭감률은 그대로 유지하였다. ㉢ 별도직의 경우 당일 혹은 1박 2일 일정으로 별도직무 전환교육을 실시하는 기회에 전문강사가 진행하는 ‘M’라는 전문가 컨설팅 프로그램이 제공되었다. ㉣ 임금피크제 시행 이전에는 정년을 앞둔 근로자에게 배우자 등을 동반한 여행시 교통비 정도를 지원하였지만, 임금피크제 시행 이후 재취업, 전직, 창업 지원 등을 위한 교육을 중심으로 한 공로연수 6개월의 기회를 부여하였다. ㉤ 검사관으로 퇴직한 근로자의 경우 신청자들을 대상으로 촉탁직으로 재고용되는 기회를 제공하였다. 검사관이 아닌 원고 C과 재고용 신청을 하지 않은 원고 A을 제외하고 나머지 원고들은 촉탁계약직으로 모두 재고용되었다. 이처럼 임금피크제 대상자들에 대한 피고 기관의 조치는 임금 삭감 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마지막 1년 별도직 기간에 집중되었다.

비록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정년을 연장하며 임금체계를 개편한 것이 아니라 기존 정년을 유지한 채 임금체계를 개편한 것이고, 원고들의 주장대로 원고들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 이후에도 종전 업무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내용의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하더라도, 임금 삭감에 대하여 피고 기관이 시행한 위와 같은 대상 조치들을 고려하여 보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합리적인 이유 없는 연령차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④

피고 기관은 청년 일자리 창출이라는 ‘임금피크제’의 목적에 맞게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으로 별도정원, 즉 퇴직 1년 전 인원의 직급에 대해 그 초임직급에 해당하는 인원을 새로 채용한 것으로 보인다. 피고 기관은 매년 기획재정부를 상대로 피고 기관의 직급별 정년, 정현원 현황 및 기획재정부의 ‘공공기관 임금피크제 권고안’에 따라 설정한 신규채용 목표를 보고하고 별도정원을 신청하였다. 즉 매년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자와 임금피크제 시행으로 인한 절감재원을 산정한 후 별도정원 채용시 소요되는 인건비 소요액을 계산하여 적정 추가 채용 인원을 설정한 후 기획재정부에 별도정원 배정을 요청하였다. 피고 기관은 2016년에는 적정 추가 채용 인원을 8명, 2017년에는 2명, 2020년에는 3명으로 산정하여 기획재정부에 별도 정원 배정을 요청하고 실제 채용 절차를 진행하여 위 인원들을 채용하였다. 피고 기관은 매년 이렇게 청년층을 신규채용한 경우 ‘세대간 상생 고용지원 지원금’을 신청하여 이를 수령하였다.

다.

노조의 동의가 피고 기관의 부당한 개입, 강요에 의한 것이어서 무효인지 여부

갑 제23, 24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피고 기관이 노조의 동의를 받는 과정에서 근로자들의 자율적이고 집단적인 의사결정을 저해할 정도로 동의를 강요하여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도입되었다는 원고들의 주장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다.

오히려 을 제3호증의 1 내지 5, 을 제4, 5호증, 을 제6호증의 1, 을 제8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 기관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기 이전에 직원 및 노동조합을 상대로 설명회 등을 개최하는 등 충분한 협의를 거쳐 노동조합의 동의를 받은 사실이 인정된다.

①

피고 기관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기 이전에 설명회 등 다음과 같은 절차를 진행했다. ㉠ 2015. 5. 22. 무선국 검사관 워크샵 개최, ㉡ 2015. 5. 29. 본원 설명회 개최, ㉢ 2015. 6. 10. 기획재정부 제출 임금피크제 추진계획(안) 공지, ㉣ 2015. 6. 26. 기획재정부 및 미래창조과학부 제출 임금피크제 별도정원 요청서 공지, ㉤ 2015. 6. 29. 본원 2차 설명회 개최, ㉥ 2015. 7. 3. 노동조합에 별도정원 요청서 기재부 제출사항 설명, ㉦ 2015. 8. 5. 임금피크제 설계(안) -2차 설명회 개최, ㉧ 2015. 8. 6. 노조지역본부장들과 영상회의 개최, ㉨ 2015. 8. 6.부터 2015. 8. 11.까지 임금감액율 결정을 위한 설문조사 진행 ㉩ 2015. 8. 10. 및 2015. 8. 11. 노조 상무집행위원과 간담회 개최

②

피고 노동조합과 피고 기관 사이에 2015. 9. 16. 청년일자리 확대 등 세대간 상생고용 촉진을 위해 ‘임금피크제 도입을 위한 노사합의서’가 작성되었는데 합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③

피고 노동조합과 피고 기관은 2015. 12. 3. 위 노사합의서를 반영한 임금협약을 체결하였고, 피고는 2015. 12. 30. 위 노사합의 및 위 임금협약에 따라 임금피크제 운영지침을 제정하였다.

4.

결론

따라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무효임을 전제로 하는 원고들의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모두 이유 없다.

판사 최은주

각주1)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 당시 피고 기관의 원장은 ‘정부의 핵심 정책과제인 공공기관 임금피크제 도입을 통해 청년 일자리 창출에 적극 기여하기 위해 임금피크제를 도입한다고 설명하였다.

각주2) 근로기준법에 의하면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 그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피고 기관이 시행한 임금피크제는 피고 기관 근무 공무직과 기간제에는 적용을 제외하였으므로 임금피크제가 적용되어 직접적으로 불이익을 받게 되는 근로자 집단을 기준으로 하여 동의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는 주장은 철회한 것으로 보인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